자유연재 > 로맨스
당신은 나의 전부 입니다.
작가 : 포르테
작품등록일 : 201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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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내 남자인데.
작성일 : 17-11-24     조회 : 261     추천 : 1     분량 : 6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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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율의 비수를 꽂는 말에 혜지는 울컥하며 말을 쏟아냈다.

 

 "넌 이제 세 달이라며. 나보다 오빠에 대해 아는 게 없잖아.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오빠 옆에 있지마. 곁에 있지마, 오빠 팔에 안겨있지 말란 말이야!!"

 

 자신을 향해 혜지가 소리를 지르자 지율은 그대로 듣고 있다가 바로 옆에 있는 시윤의 품으로 들어가 그녀를 노려 보며 말했다.

 

 “눈이 있으니까 보이겠지. 넌 10년 동안 이렇게 품에 안길 수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 뭐했니. 뭐했길래 네 말대로 고작 연애를 3개월도 못한 애한테 뺏겨서 악을 써.”

 

 지율의 옳은 말에, 혜지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녀의 말대로 수많은 시간이 있었지만 시윤은 그녀를 여자가 아닌 오직 여동생으로 여겼다.

 결혼에 대해 시윤이 자신에게 상담 했을 때도 사실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믿고 싶었다. 시윤이 그저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고 그도 똑 같은 마음이지만 부끄러워 자신에게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마음대로 믿고 싶었다.

 그렇게 믿어야 했다.

 

 그런데, 눈 앞의 현실은 그녀의 믿음과 자신의 꿈과는 정 반대 되는 상황만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랑해온 남자의 품에는 다른 여자가 안겨있었고 사랑해온 남자는 그 여자만 보고 있었다.

 아주 사랑스럽고 그녀 외에는 보이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질투가 났다.

 시윤의 눈이 자신을 향했으면, 마음을 자신에게 주었으면 그 품을 자신에게 주었으면 했다.

 

 “과거를 아는 게 그렇게 중요해? 중요하면 네 입이 아니라 이 사람한테 들을게. 넌 그럼 이 사람 현재는 알아? 가장 중요한 현재는 넌 모르지. 그런데 나는 이 사람의 현재를 알아, 그 현재를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자신의 현재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는 지율을 보며 시윤은 감싸고 있던 지율의 어깨에서 자신의 팔을 지율의 허리로 옮겨 더욱 더 품에 들어오도록 안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지율은 혜지와의 대화에 집중해 있어 그의 팔이 자신의 허리에 옮겨짐을 인지하지 못했다.

 

 “…..”

 

 “10년의 과거가 뭐가 대수지? 현재가 아닌데, 심지어 너는 나에게 반해도 보지 못했던 4년의 시간 동안에도 너를 어필하지 못했어. 그에 반해 나는 4년의 공백을 넘어도 이렇게 옆에 있잖아.”

 

 “너만 보지 않았더라면 날 반드시 좋아했을 거야. 시간이 지나 오빠의 곁에는 여자는 유일하게 나만 있었을 테니까. 그럼 오빠도 나한테 왔을 거야.”

 

 정말 아무도 없었더라면 시윤이 자신에게 왔을 거라는 확신이 혜지는 있었다.

 자신의 얼굴에도 자신 있었으니까, 집안도 자신 있었으니까.

 

 “내가 지금 너보다 뭐가 못나서 오빠를 못 넘어오게 하겠어.”

 

 혜지의 말에 지율은 한 쪽 입 꼬리를 올리며 슬쩍 미소만 지은 뒤 ‘쯧쯧’ 혀를 차며 이야기했다.

 

 "아까 스스로 말하지 않았어?"

 

 "뭐를."

 

 "시윤씨가 한번이라도 너한테 여자로 대해준 적이 없다며, 10년의 시간을 여자로 대해준 적이 없는데 언젠가가 아니지 평생 대해주지 않았을 거야."

 

 지율이 아는 시윤은 혜지를 평생 여자로 대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왜… 일까요?”

 

 혜지에게 ‘왜’라는 질문을 하자 쉽게 그녀는 대답하지 못한 채 노려보고만 있었다.

 

 “너무 쉬운 답이지.”

 

 정말로 쉬운 답 이였다.

 그녀가 시윤과 알아가기 시작한 것과 연애를 하기 시작한 것이 아무리 얼마 되지 않았어도 그녀가 신뢰하는 그에 대해서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굉장히 쉬웠다.

 

 지율은 그 정답을 아주 쉽게 혜지에게 알려주었다.

 

 “이미 내게 반한 채로 지내왔으니까. "

 

 그녀의 다시 한번 쐐기를 박는 말에, 혜지의 가슴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는 것이 더 치욕스러웠다.

 

 “만약에, 정말 양보해서 과거에 서로 잠시 좋아했어도 난 상관없어.”

 

 정말로 두 사람이 사귀었어도 상관없었다.

 

 “…..”

 

 시윤은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 자신의 남자니까.

 

 “여전히 현재는 내 남자니까.”

 

 지율의 확고한 목소리에 혜지는 손만 부들부들 하게 떨려왔다.

 불안한 목소리가 아닌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에 담긴 말이 모두 다 진실 이였다. 그 진실이 지율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내 남자야. 내 남자인데-. 한번 더 네 남자라는 듯이 말하면, 다음에는 이렇게 좋게 말로만 끝내지 않아. 그때는 시윤씨의 여동생으로도 생각하지 않겠어. “

 

 “…..”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말을 마친 지율은, 새침한 표정으로 시윤의 품에서 나와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며 돌아서 먼저 차로 걸어가 문을 열고 차를 탔다.

 그녀의 뒤를 따르는 시윤은 지율이 차에 올라타자 벨트를 채워주면서 그녀의 귓가에 말했다.

 

 “정말 멋있다, 다시 반했어 내 여자.”

 

 시윤의 말에 지율은 웃으며 보란 듯이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그녀가 입을 맞추자, 당장에 그녀의 입술에 다시 한번 입을 맞추고 싶은 시윤이지만, 참고 다시 한번 벨트를 확인 했다.

 

 “빨리 시윤씨도 타.”

 

 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고 운전석을 향해 가 문을 열었다.

 그가 문을 열고 타려고 하자, 혜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들려오는 소리에 습관처럼 시윤은 멈춰서 혜지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다음에…! 봐…”

 

 여전히 성이 나있는 목소리였지만, 한 풀 꺾인 목소리로 혜지가 말하자 시윤은 아무런 대답도 행동도 취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다가 차에 올라탔다.

 

 지율의 얼굴을 때린 혜지에게 화가 났지만 그래도 10년을 알고 지내온 동생이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과 척을 진 사이가 되어버린 것은 그 역시 달갑지 않았다.

 

 화도 났지만 한편으로는 동생을 잃은 기분에 조금 마음이 울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윤은 혜지에게 아무런 말도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차에 올라탄 그는 묵묵히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주차장을 나가면서 혜지 옆으로 지나갈 때도 혜지는 시윤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지만,

 시윤은 시선조차 주지 않고 빠져나갔다.

 

 두 사람이 떠난 후 그 자리에는 혜지 혼자서 짧지도 길지도 않게 그들이 지나간 자리를 보며 서있었다.

 

 

 *********

 

 

 주차장을 나와 길 위를 달리며, 두 사람은 조금 전 상황을 두고 대화하고 있었다.

 

 “정말 한지율 어떻게 이렇게 매일매일 반하게 만들 수 있지?”

 

 시윤은 신이 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지율은 아직도 기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조금 다운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생각 할수록 기분이 좋지 않아. 한번도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 없는데.”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라는 말에 시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한번도? 처음… 연애 할 때도?...”

 

 시윤의 말에 지율은 창가에 시선이 고정 된 채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때도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어. 정말 그때는 그냥 그러겠거니 싶기도 했고 처음 연애하는데 뭘 알겠어. 화 조차 내보지도 못했어. 그때는 좋아하면 참는 게 맞는 건 줄 알았고 다 그러려니 했었단 말이야.”

 

 “아… 좋아해서 참아준-.”

 

 지율의 말에 질투가 조금 난 시윤이 운전하며 살짝 눈을 흘겼지만, 창가에 고개를 기대며 밖을 보고 있던 지율은 시윤의 시선을 보지 못한 채 이어 말했다.

 

 “그 때는 정말 그런 상황이 많다 보니까 여러 여자들이 한번씩 자기 남자라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고 특별히 조심하는 인간도 아니여서 그런 사람이지 하는 체념에 가까웠는데, 시윤씨에게는 아니였어.”

 

 자신에게는 그런 기분이 아니였다는 말에 시윤은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묘하게 기분이 좋아졌지만, 그런 그와는 달리 지율의 표정이 심각하게 심오한 표정이 되어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시윤은 잠자코 그녀의 이야기를 마저 듣기로 했다.

 

 “항상 당신 여자는 나 하나뿐이라는 소리만 듣고 지내왔는데 갑자기 얼굴도 모르는 여자가 그 자리는 자기 것이라고 우기니까, 뭔가 내게서 아주 소중한 걸 빼앗기는 기분 이였어.”

 

 생각 할수록 아주 기분이 나빴던 순간.

 그 순간을 생각하니 그녀의 고운 이마에서 찡그린 표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리고, 그 여자 입에서 내 남자라고 말하는 거 너무 화나.”

 

 다른 여자로 인해 화나는 감정, 자신이 겪어보지 못했던 감정.

 하지만 두 사람은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나 이거 질투지?”

 

 그를 바라보며 묻자 시윤은 그녀의 귀여운 투정에 미소 짓고 말았다.

 

 “웃을 때가 아니야… 나 큰일이야 내가 이렇게 질투심이 클 줄은 몰랐어.”

 

 연애 감정에 있어서는 솔직한 것이 서투른 지율에게 시윤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

 

 “그게 정상이야. 누구나 그러니까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시윤씨도 그렇게 느꼈어?”

 

 “나도 그렇게 느꼈어, 강연우가 자신을 사랑했던 너를 이야기 하는 게 많이 싫었어. 끔찍하지. 그래서 나도 감정 조절을 못하고 말한 부분도 있는데, 오늘 네가 훨씬 나보다 멋진 소리를 했어.”

 

 시윤의 말에 지율이 물었다.

 

 “무슨 멋진 소리?”

 

 “음…’과거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자신의 곁에 있는 게 중요하다.’ 였나?

 

 과거가 아닌 중요한 현재.

 그리고 그 현재에 누가 곁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시윤은 진심으로 지율이 그 말을 했을 때 멋있어졌다고 생각했다.

 

 늘 마음 약한 모습을 보이던 지율이, 화를 내도 감정을 쏟아내는 게 익숙해 하지 않던 지율이 어느 새 감정을 조절하고 침착하게 표현을 하고 있었다.

 그런 지율의 모습을 보며 시윤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모습과 많이 흡사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우리 조금 닮아지지 않았어?”

 

 시윤의 말에 지율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했다.

 

 “나는 생각보다 우리가 닮은 것 같은데.”

 

 “흠, 글쎄 내가 시윤씨랑 닮은 부분이 딱히 없는 것 같은데… “

 

 “모습이 아니라, 분위기가 조금.”

 

 “그런가?”

 

 잘 모르겠다는 지율을 표정에 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가 같이 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래도 확실히 두 사람은 서로 닮아가고 있었다.

 아주 긍정적인 모습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닮아가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지율이 변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던 그녀가 지금은 그녀가 다가오는 순간도 늘어났다.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욕심이 생겼지만, 그럼에도 시윤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가갔다.

 

 하지만 아주 가끔, 그녀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날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매일 반하게 하는 여자, 매일 사랑스러운 여자.

 

 “매일 이렇게 반하게 만들면 천천히 다가갈 자신이 없어지는데.”

 

 시윤이 좋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이야기 하자,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시윤이 다가오는 상상이 되었다. 상상으로 인해 심장 소리는 더욱 더 커져 자신의 귓가에 아주 크게 들려 시윤에게도 들릴까 봐 자신도 모르게 큰 기침을 했다.

 

 큰 기침을 하며 얼굴을 붉히는 지율을 보며 시윤은 다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 했던 말이 머리에 남아,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내 사람.”

 

 “충분히 멋있었어, 시윤씨도 똑같이 말했잖아, 현재는 내 여자라고.”

 

 “나는 미래도 내 여자라고 했는데? 너도 그럼 조금 더 추가 해서 미래도 함께 할 사람으로 말해주지 그랬어.”

 

 시윤의 미래에는 오직 지율 밖에 없으니까, 당연한 대답이다.

 

 하지만 지율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대답,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그녀는 크게 기대하고 싶지 않았다.

 사라지면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아플 테니까, 그것도 전 보다 더 많이,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래는 불투명 하니까…”

 

 기운 없어지는 지율의 목소리에 시윤은 그 불안감 조차 희미해지도록 말했다.

 

 “그걸 투명하게 보기 위해 우리 같이 가고 있잖아.”

 

 불투명한 것을 투명하게 보기 위해서 서로 같이 손 잡고 가고 있는 두 사람.

 지율 역시 그 말에 동의 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같이 조심스럽게 가고 있어, 시윤씨.”

 

 “응?”

 

 “오늘 우리 데이트 집으로 가서 할까?”

 

 “난 어디든지 너와 함께라면 다 좋아.”

 

 “그럼 집으로 가자.”

 

 시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지율의 집 방향으로 몰기 시작했다.

 조금 우울 했던 오후가 어느 새 둘이서 함께라는 이유로 행복한 오후가 되었다.

 

 추운 날씨임에도 창을 열어 겨울 바람을 맞으며, 지율과 시윤은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오자, 지율은 먼저 옷을 걸어두고 시윤에게 간식거리와 차를 대접해놓고 자신은 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

 

 “나 씻고 나올게, 조금만 기다려요!”

 

 “저녁 나가서 안 먹고?”

 

 “집에서 내가 해줄게. 아직 시간은 한 참 멀었으니까 우선은 간식먹어요.”

 

 집에서 요리를 해준다는 지율의 말에 바로 시윤은 작은 쿠션을 안은 채, 지율에게 손짓했다.

 

 “빨리 들어가서 씻고 와, 나도 집 밥이 더 좋아.”

 

 “정말 못 말려…~”

 

 “점심도 한지율표 요리 저녁도 한지율표 요리, 나 오늘 복권 살까 심각히 고민까지 하는 중이야.”

 

 “왜?”

 

 “이런 날은 오기 힘들지 않겠어?”

 

 “별 나~ 정말~”

 

 “게임 하고 있을 테니까 얼른 갔다와.”

 

 신이 난 듯한 목소리에 지율은 못 말리겠다는 표정을 다시 한번 짓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지율이 욕실로 들어가자 시윤은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그녀를 기다리는 동안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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