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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전부 입니다.
작가 : 포르테
작품등록일 : 201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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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같이 밥 먹으러 왔어
작성일 : 17-11-29     조회 : 292     추천 : 2     분량 : 5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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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에 놀라, 이불을 걷어내고 뒤돌아 보니 지율이 자신의 뒤에서 내려다보며 서있었다.

 

 “안녕~”

 

 “어…어? 여기 어떻게…”

 

 한번도 지율이 자신을 찾아올 거란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던 시윤은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언제부터 와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을까? 그것보다, 어떻게 찾아왔지 라는 생각들이 두서없이 지나다녔다.

 

 “엄마한테 어머님 전화 번호 여쭤봐서 직접 연락 드려서 찾아왔지-!”

 

 “어..언제?”

 

 “어제 시윤씨 바로 가고 나서.”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안 하셨는데?”

 

 자신이 어제 분명 집에 들어왔을 때, 미연은 지율에 대해서는 시윤에게 데리고 오라는 말만 했을 뿐, 지율이 찾아올 거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당연하지, 내가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 드렸으니까-.”

 

 “..하-! 하하…”

 

 “항상 쉬는 날, 시윤씨가 오니까 이번에는 내가 오려고 쉬라고 한 거야.”

 

 최근 들어 바빴던 시윤은 쉬는 날이 일주일에 하루 밖에 없었다.

 그 하루 쉬는 날 조차도 나머지 6일을 지율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지율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보러 오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이 더 많았다.

 

 그러면서 지율의 집에서 조금씩 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던 지율은 이번에는 자신이 찾아가보고자 마음을 먹고 작정하고 시윤에게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쉬라며 협박을 했었던 것이었다.

 

 “그럼 그냥 나한테 말하지 그랬어, 직접 오겠다고… 그럼 내가 주소 바로 알려줬을 텐데…”

 

 시윤의 말에 지율은 장난기가 가득 담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뭔가 재미없잖아, 그리고 그랬으면 시윤씨 또 일찍 일어나 준비했을 거고 이렇게 무방비 상태인 시윤씨는 보지 못했겠지?”

 

 “무방비?”

 

 “응, 지금처럼 편안해 보이는 시윤씨 처음 봤는데? 와, 이렇게 편한 상태여도 멋있을 수도 있구나.”

 

 지율이 자신을 바라보며 웃자, 시윤은 자신의 상태를 생각해보니 평소처럼 셔츠차림이 아닌 잠옷을 입은 채 그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 잠옷을 입은 채 그녀를 맞이했다는 것을 깨닫자 자신도 모르게 이불을 올려 덮었다.

 

 “어머, 시윤씨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야?.”

 

 “나 이런 이미지 아닌데, 망했어.”

 

 “지금도 멋있다니까?”

 

 멋있다는 지율의 말에도 위로가 되지 않는지 시윤은 고개를 저었다.

 

 “어떤 모습이든 나쁘지야 않지만, 그래도 셔츠 입은 모습이 가장 멋있을 거 아니야.”

 

 항상 단정하던 모습만 보여주던 시윤은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 아쉬운 표정을 보자, 지율은 몸을 낮춰 그에게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시윤씨 그거 알아?”

 

 “뭐가?”

 

 “원래 이렇게 편한 모습 마저 멋있는 게 진짜 멋있는 거라고 하던데 그럼 시윤씨는 정말 만점 짜리 남자 아니야?”

 

 지율이 만점 짜리 남자라며 그를 세워주자 시윤은 미소를 활짝 띄우며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답했다.

 

 “그럼 너도 만점 짜리 여자겠네, 먼저 그 모습에 반한 건 나니까.”

 

 “정말, 이런 말은 시윤씨를 못 이기겠어 그래도 들으니까 기쁘네. 이제 일어나서 씻고 내려와요. 나는 어머님이랑 식사 준비 하고 있을게.”

 

 “어색하지 않겠어? 괜찮아? 그래도 손님인데…”

 

 시윤은 모처럼 지율이 자신을 보러 왔는데, 그녀가 식사준비를 돕겠다고 나서니 미안하고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지율은 미안해 하는 시윤에게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도와드리는 게 예의야, 시윤씨도 내가 요리해주면 가만있지 않고 도와주잖아. 똑 같은 거야, 게다가 너무 잘해주셔서 좋은걸?”

 

 “그럼 빨리 씻고 나도 같이 도울게.”

 

 “알았어요~”

 

 

 ******

 

 

 시윤은 서둘러서 씻고 옷을 갈아 입은 뒤, 내려오자 벌써 음식 준비가 끝나있는 것을 보고 놀랍고 미안했다.

 

 “빨리 준비하고 온다고 했는데, 벌써 준비가 끝나버렸네…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서 어쩌지…?”

 

 미안해 하는 표정을 짓는 시윤을 보니 미연은 웃음이 조금 새어 나와 버렸다.

 

 “평소에는 일하느라 도와줄 수는 있니?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부터 일에 치여 제대로 집에 있지도 않았잖니.”

 

 미연의 말에 시윤은 머쓱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머니도… 참, 부끄럽게… 대신! 설거지라도 제가 하겠습니다!”

 

 시윤이 뒷정리라도 자신이 하겠다고 하자 미연은 지율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말했다.

 

 “어머, 바쁘던 애가 그래도 네가 왔다고 신경이 쓰이나 봐. 호홋, 보기 좋구나.”

 

 미연의 말에, 지율도 웃으면서 소곤소곤 말했다.

 

 “그러게요, 어머님. 잘 된 거죠?”

 

 “그럼~ 당연한 소리를~ 이렇게 네가 찾아와서 어머님이라고 불러주니까 나도 좋고 저 녀석이 오랜만에 도와준다니까 더 좋구나.”

 

 미연과 지율이 두 사람끼리만 속닥속닥 웃으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자, 시윤은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만 빼고 이러기에요? 어머니?”

 

 “물론, 집에 딸이 있으니 좋기는 정말 좋아~”

 

 “어서 식사들 하세요~ 어머님 앉으세요. 시윤씨도.”

 

 “그래, 준비도 다 되었고 앉아서 식사하자.”

 

 미연의 말에 지율과 시윤도 자리에 앉아 세 사람의 화기애애한 식사가 시작되었다.

 오래간만에 사람들이 모여 둘러앉아 식사를 하니 미연은 기분이 좋아 말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여 먹어본 식사가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너무 좋구나.”

 

 “그러게요, 어머니랑도 식사를 같이 한지 오래 되었네요. 아버지도 아직 한국으로 오지 않으셨고, 저도 최근 들어 계속 바빴으니…”

 

 “그래, 맞아… 이제 한국으로 그만 들어오시라고 해도 마저 정리하고 들어오시겠다고 하시니 원… 다음 달이나 되야 오신다고 하시더구나. 연말에도 못 오신데.”

 

 “정리 할 문제가 많나요?”

 

 “전문 경영인을 쓸 모양이신 것 같구나, 그러다 보니 준비하고 정리 할게 많은 거지. 그래도 이렇게 지율이가 대신 와서 자리를 채워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미연이 지율에게 미소를 짓자, 지율 역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도 오래간만에 맛있는 식사를 하는걸요. 이렇게 차려주셔서 감사해요.”

 

 “무슨~ 같이 했는데, 음식 솜씨가 아주 좋더구나, 희수가 부러워.”

 

 미연의 칭찬에 지율은 쑥스러웠는지, 계속 아니라고 답했지만, 미연의 칭찬은 전부 다 진심이었다. 자신의 친구의 딸이라서가 아닌, 어려서부터 줄곧 지켜 봐오면서 심성이 곱고 착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세심하고 요리실력까지 갖춘 지율을 보니 더욱 예뻐 보이고 더욱 욕심이 났다. 마음 같아서는 얼른 두 사람을 결혼시키고 싶었지만, 혹시나 저번처럼 자신의 적극적인 반응이 지율에게 부담으로 다가설 까봐 그저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지낼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세 사람의 화기애애한 식사 시간이 마친 후, 시윤은 자신이 약속한 대로 스스로 먼저 나서서 뒷정리를 시작했다. 지율이 도우려고 하자, 시윤은 정색하면서 그녀를 주방에서 거실로 나가게 했다.

 

 “어어! 손대지마! 얼른 나가 있어.”

 

 “하지만, 혼자서 하기는…”

 

 지율이 나가지 않고 버티려고 하자 억지로 그녀의 몸을 돌려 거실 쪽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안돼, 이건 내가 할거야. 하고 맛있게 커피 타갈게.”

 

 “괜찮겠어?”

 

 “손님으로 오셨으니,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요~ 얼른 나가있어.”

 

 시윤이 나가있으라 계속 재촉하며 밀자, 결국 지율은 웃으면서 거실로 나가있었다.

 

 지율을 내보내고 시윤은 설거지를 마친 후, 커피를 타서 거실로 나가자 미연과 지율은 아까처럼 또 다정히 서로 대화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윤이가 맛있는 걸 사다 주고 그랬다고?”

 

 “네, 밥 굶지 말라고 사다 주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우리 시윤이가 원래 자기 아버지를 닮아서 참 다정해.”

 

 “제가 보기에는 어머님을 닮아서 재치도 있는걸요?”

 

 “어머, 너도 참~ 고맙구나~”

 

 두 사람의 대화하는 것을 보니 시윤은 절로 흐뭇해졌다.

 한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 이렇게 언젠가는 할 수 있을까 싶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니 기쁘기도 하고 느낌이 묘했다. 마치 자신의 미래에도 계속 이렇게 화기애애한 장면이 계속될 것 같은 행복한 느낌이었다.

 

 “자, 여기 커피 왔습니다.”

 

 시윤이 커피잔들을 들고 오자, 지율이 일어나 받아주었다.

 

 “여기요 어머님.”

 

 “고마워 지율아~”

 

 생각보다 어색할 줄 알았던 두 사람이 이렇게 친근한 모습을 보이자 시윤이 지율에게 물었다.

 

 “어머님 소리 어색해할 줄 알았는데 잘하네?”

 

 시윤의 말에 지율은 ‘아아-.’ 하며 웃으면서 그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전화로 처음에 어색하게 말했는데… 계속 하다 보니 지금은 좀 괜찮아요. 굉장히 어려울 줄 알았는데 어머님이 편하게 들어주셔서 가능했어요.”

 

 지율의 말에 미연이 전화 통화 내용이 생각났는지 웃으며 말했다.

 

 “처음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안녕하세요, 저 지율이에요. 어…어머..님..’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귀여웠는지…”

 

 “하하, 제가 많이 긴장이 되었나 봐요.”

 

 “얼마나 귀여웠는지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어.”

 

 “다행이 어머님께서 ‘어머님이라고 하니 정말 듣기 좋구나’ 라고 해주셔서 제가 금방 풀릴 수 있었어요.”

 

 “정말, 그래서 그 짧은 통화 시간 동안 둘만의 비밀로 어머니와 지율이가 이렇게 짠 거에요?”

 

 시윤이 묻자 미연은 아들을 흘깃 보며 말했다.

 

 “그래도 싫은 건 아니었잖니? 이렇게 지율이도 보고 밥도 맛있게 먹고.”

 

 “네 당연히 좋죠~”

 

 “그래, 나도 지율이 덕에 간만에 아들과 밥도 먹고 아들이 설거지까지 해주고 편해서 좋네, 연말에는 둘은 어떻게 할 예정이니?”

 

 미연이 두 사람에게 묻자, 지율이 답했다.

 

 “아무래도 호텔이 그 시기에 바쁘니까 잘 모르겠어요. 시윤씨가 무리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도 그럼 같이 못 보낼 수도 있겠구나. 젊을 때 연애는 지금 뿐인데.”

 

 미연이 아쉬워하자 시윤도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워낙 일이 많아야죠. 월급을 받는데 일을 열심히 해야 하니,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아서 애인을 못 봅니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으니 네가 그만큼 바쁜가 보구나.”

 

 “네, 그래서 연말에는 어떻게든 같이 보내려고 더 열심히 일해야죠. 어머니는 연말 어떻게 보낼 예정이신가요?”

 

 시윤이 미연에게 묻자 미연은 조금 생각해보더니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이야기 했다.

 

 “나는 희수에게 연락을 해봐서 괜찮다고 하면 같이 보내지, 아 지율이 네 아버지랑 약속 있을 수도 있겠구나.”

 

 “아마, 괜찮으실 거에요. 연말에 아버지도 친구분들이랑 여행 가신다고 하셨으니까요.”

 

 “어머? 여행을 친구분들이랑? 요즘 유행하는 싱글라이프 이런 건가?”

 

 “네, 엄마도 오히려 그게 더 편하다고 하셔서요.”

 

 “굉장히 신세대시구나, 좋다~”

 

 미연이 신기해 하며 말하자 시윤이 미연에게 여행을 제의 하며 말했다.

 

 “어머니도 그렇게 다녀오시면 어떻겠어요? 그 동안 아버지랑 같이 호텔 경영하시느라 이제서야 쉬시는데 편하게 다녀오세요.”

 

 “가면 좋겠지만 네 아버지 일이 조금 더 정리가 되면 나도 완전히 손떼고 다녀오는 게 좋지 않겠니? 지금 잠시 쉬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아직은 네 아버지를 도와야 해. 그래야 우리 아드님이 과로 하지 않을 테니까.”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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