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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전부 입니다.
작가 : 포르테
작품등록일 : 201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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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오늘은 나를 보러 왔나?
작성일 : 17-12-04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5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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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율과의 주말을 보내고 또 다시 새로운 한 주가 시작 되었다.

 기분 좋게 출근 해서 자신의 책상에 쌓여있는 서류들을 보니 잠시 짧은 한숨이 나왔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생각하며 힘을 내자고 마음을 다 잡는 시윤이었다.

 

 “하하-. 서류가… 참… 연말까지 파이팅 하자.”

 

 시윤은 바로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했다.

 서류의 대부분은 자신이 처리하기 쉬운 서류들로 구성되어있어 생각보다 업무가 고되지는 않았다.

 눈처럼 쌓여있던 서류들이 어느 정도 처리하고 나니, 비서실에서 연락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전무님,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손님이 찾아왔다는 말에, 시윤은 의아했다.

 자신을 찾아 올 사람이 있다면, 미연이나 지율 두 사람 뿐인데, 두 사람이라면 누군지 비서실에서 모를 리가 없었다.

 

 혜지가 찾아왔다고 해도, 그날 그 엄청난 난동을 부렸으니, 혜지의 얼굴 역시 모를 리가 없었다.

 정체를 모르는 사람에 의해 시윤은 날카로워진 신경으로 비서실에 물었다.

 

 “손님? 확실히 저를 찾아온 사람이라고 합니까?”

 

 “네, 전무님을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비서실에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시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누군지 감이 오질 않았다.

 

 ‘약속한 사람이 없는데…’

 

 감이 전혀 잡히지 않은 채, 시윤은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의외의 이름이 들려왔다.

 

 “강연우라는 분이신데, 전무님께 말씀 드리면 아실 거라고 하시네요.”

 

 강연우의 이름이 들려오자, 시윤은 의외라는 생각과 동시에 지난날의 대화가 떠올랐다.

 자신의 얼굴은 얼마든지 보여 줄 수 있으니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 만나러 오라고 했던 그날의 대화, 그리고 정말로 대화를 하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강연우.

 

 여전히 강연우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은 시윤 이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찾아온 점만큼은 시윤의 마음에도 들었다.

 

 “정말로… 찾아 올 줄이야…”

 

 “네?”

 

 “아… 아닙니다, 들여보내세요.”

 

 시윤이 간결하게 들여보내라고 하자 문이 열리고 연우가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시윤이 인사를 건네자, 연우는 들어와 가볍게 인사 하며 말했다.

 

 “언제든 보고 싶으면 오라 해서.”

 

 연우가 말하자, 시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탁자 쪽으로 안내했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제 얼굴이야 언제든지 보고 싶으면 오셔도 된다고 했으니, 잘 찾아오셨습니다.”

 

 “사실 보고 싶은 얼굴은 따로 있지만.”

 

 “그건 제가 허락을 못해드릴 것 같은데.”

 

 허락을 못하겠다는 시윤의 말에 연우는 자리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말했다.

 

 “그쪽 허락을 받을 이유는 없지. 보러 가는 건 내 맘이니까.”

 

 “그런데, 지키는 건 또 제가 할 일이죠.”

 

 “회사라서 예의를 차리는 건가?”

 

 “전 기본적인 예의가 갖춰진 사람이라, 먼저 그쪽이 도발 하지만 않는다면 이 예의는 당신이 나갈 때까지 쭉 계속 될 겁니다.”

 

 시윤이 조금 비꼬듯이 말하자 연우 자신의 귀에는 마치 시윤이 ‘너 같은 거랑 다르게 예의는 잘 지키는 사람이지.’ 라고 들렸다.

 

 실제로도 연우에 비해 시윤은 최대한 손님으로서 자신이 싫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예의를 지키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연우는 손님으로서 찾아왔지만 예의를 지키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시윤의 뼈있는 비꼬는 말에 아무런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왜 찾아오셨습니까. 얼굴이야 보여드린다고 했지만, 찾아온 이유는 있겠죠.”

 

 시윤이 왜 찾아왔는가를 묻자 연우는 자신이 찾아온 이유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지율이를 만나는데 그쪽이 너무 방해 되니까. 상관을 좀 하지 않았으면 해서 이렇게 그쪽을 보러…”

 

 지율이를 보는데 방해 되니까 상관하지 말라는 연우의 말을 시윤은 더 들을 가치를 느끼지 못했는지, 듣다가 연우의 말을 끊어버리고 말했다.

 

 “왜 방해가 됩니까? 저는 애인이고 그쪽은 제 애인을 위협하는 남자니, 오히려 방해는 당신이 되겠지요.”

 

 “당신이 없으면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그 애를 위협적이게 하지 않고 할 수 있어.”

 

 위협적이게 하지 않는다. 그런 말을 하기에는 이미 연우는 지율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었다.

 정신적으로도 위협이 늘 되어왔고 이제는 찾아와서까지 위협이 되고 있었다.

 아무리 자신이 지율의 앞에 서서 막아주기도 했지만 이렇게 바쁜 시기에는 자신이 그 타이밍에 맞춰 그녀를 지킬 수가 없었다.

 

 시윤이 일이 바빠지면서 최근 들어 가장 신경 쓰이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지율이 그런 일이 없었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한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시윤 역시 주시만 하고 있었다.

 

 “이미 위협이 되고 있다고는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군요.”

 

 “그거야, 그 쪽이 방해를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조금 막무가내로 나갔지.”

 

 “원래 막무가내로 나간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게다가 자신 있으면 내가 있어도 그럴 필요가 없었겠죠?”

 

 틀린 말이 없는 시윤의 말에 연우는 서서히 감정이 나빠지려고 했지만, 자신의 목적은 허락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통보를 하러 온 것 이였다.

 만나겠다는 통보가 아니라 자신이 만나는데 방해 하지 말라는 통보.

 시윤으로 인해 연우가 지율에게 접근 하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어려웠다.

 게다가 지아까지 모든 상황을 아는 상태니 옛 정을 이용할래야 할 수도 없는 상황.

 

 여러 가지 꼬인 상황으로 인해 기분이 좋지 않은 연우는 이 모든 원인이 전부 시윤이라고 생각했다. 지율의 곁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자신에게서 뺏어 가버린 남자.

 연우의 기준에서는 지율은 여전히 자신에게서 벗어나면 안 되는 여자였다.

 

 “나보다 한지율을 잘 아는 남자는 없어. 그 애가 뭘 두려워하고 어떤 걸 좋아했는지. 하나하나 모두 다 기억하고 있다고. 지금 당신을 바라보는 눈은 원래 나를 바라보는 눈 이였으니까.”

 

 연우의 말을 들은 시윤은 기가 막혀서 웃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됐다.

 정말 지율이 뭐를 두려워하는지 알고는 있을까? 어떤걸 좋아하는지 정말 알고 있을까?

 다른 두 가지는 자신이 백 번 양보해서 그가 알 수 있다고 해도, 지금 지율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을 연우와 비교한다는 것은 시윤에게는 들어주기 힘든 말이자 화를 자극하는 말 이였다.

 

 어떻게 그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을 원래는 ‘나’를 바라보는 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미 지율은 끔찍하게 바라보고 있는 눈인데, 그리고 그 사랑스러운 시선은 온전히 시윤만을 위한 눈이지 다른 누군가를 위한 눈이 아님을 그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잘 아는 사람이, 그럼 뭘 두려워하는지도 알면서 그렇게 접근을 합니까?”

 

 “두려움을 제공한 사람이 원래 고치기도 쉬운 법이지.”

 

 “아니죠, 두려움을 제공했다면 강도에 따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끔찍한 일이 될 수가 있습니다. 당신의 존재는 지율이에게는 딱 그런 존재에요.”

 

 끔찍하고 아주 끔찍한 존재.

 얼굴만 봐도 숨이 막혀오는 사람.

 지율의 표정을 보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거라… 그건 제가 이미 알아가고 있는 중이니 딱히 문제 될 건 없고…”

 

 “…..”

 

 “가장 거슬리는 건 바라보는 눈이 원래 그쪽을 바라보던 눈이라고 하는데.”

 

 원래 누구를 바라보았는가. 시윤에게는 결코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재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을 뿐.

 지율의 마음이 떠날 까봐 연우에게 미련이 남아있을 까봐, 두려워 할 필요 조차 없었다.

 이미 지율은 그를 하루가 다르게 더 사랑스러워지는 눈으로 보고 있었으니까.

 

 “원래 누굴 바라봤건 지금은 나를 바라본 다는 사실이 중요하죠. 그 점을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

 

 “제 애인이 이런 소리를 했습니다. 과거가 뭐든 현재에 누가 곁에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최근 지율이 말했었던 내용이 시윤의 머리에 스쳐갔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누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과거의 좋은 순간은 현재에도 알아갈 수 있지만 그 현재에 누가 존재하냐의 차이였다.

 그리고 그녀의 현재는 연우가 아닌 시윤 이였다.

 

 “당신은 과거입니다. 뭘 말하든 과거가 되죠. 하지만 저는 현재 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을 압니다. 당신은 좋아했던 것을 알죠.”

 

 하는 것과 했던 것의 차이는 ‘현재’와 ‘과거’의 차이이다.

 현재는 지금 이 순간이지만 과거는 언제든지, 현재에 와서 바꿀 수 있다.

 좋아했던 것은 싫어질 수 있고 싫어했던 것은 좋아질 수 있는 것과 같이.

 

 마찬 가지로 두 사람의 입장도 똑같다.

 과거의 시간을 갖고 있는 연우와 현재의 시간을 갖고 있는 시윤의 차이는 연우는 지율의 현재가 아니었고 시윤은 지율의 현재였다는 점이다.

 

 “당신을 바라본 시선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날 보는 시선이 훨씬 사랑스러울 거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어요.”

 

 연우를 본 시선보다 지금 자신을 보는 시선에 더 자신 있다는 시윤의 말이 연우는 궁금해졌다.

 어째서 일까? 알지도 못하는 과거인데.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네.”

 

 연우가 모르겠다는 말을 하자, 시윤은 정말 모르겠냐는 표정을 지으며 간단하게 말해줬다.

 

 “지율이가 당신에게 전혀 미련을 갖지 않고 있으니까.”

 

 “……”

 

 “정말 나보다 당신이라면 이미 그 모임에서 흔들렸을 겁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어요. 그게 지금 그녀가 나를 더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

 

 “정말 당신에게서 못 벗어 났다면 돌아갔을 겁니다.”

 

 시윤 역시 지율에 대해 잘 알기 위해 다가갔고 매일 다가가며 그녀에 대해 알아가고 알아가면서 그 누구보다 그녀에 대해 잘 파악 할 수 있었다.

 그가 아는 그녀는 정말 미련이 남아있었다면 자신과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악몽을 꾸는 이유는 미련이 아닌 말 그대로 상처로 인해 꾸는 악몽 이였다.

 자신의 존재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소리를 들으며 받아왔던 상처, 그리고 남은 것은 모두 다 비슷할 거라는 트라우마였다.

 

 “고마워요, 그녀의 마음속에서 사라져줘서. 상처를 남겨준 건 마음에 안 들지만.”

 

 “…..”

 

 “그리고 당신 말은 틀렸어. 내 여자는 돌 같은 사람이 아니야. 의외로 열정적이라고.”

 

 “그 애가? 다가서기만 해도 겁을 먹었던 애야.”

 

 지율이 열정적이라고 말하는 시윤에게 연우는 반박이라도 하듯이 다가서면 겁을 먹는 사람이라고 하자 시윤은 미소를 지으며 전혀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의외로 열정적이라고. 조금만 부드럽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간다면 겁을 먹을 이유가 없어요.”

 

 “그 여유가 얼마나 가는지 정말 지켜보고 싶네.”

 

 “얼마든지, 지켜봐도 좋습니다. 그렇다고 지율이에게 절대로 접근 하지 말고. 다음에는 정말 그 얼굴이 남아나지 않게 해줄 테니까.”

 

 “과연 얼마나 갈까. 오늘은 대충 할말도 다 했고 가보도록 하지.”

 

 연우가 일어나 뒤를 돌아 나가려 하자, 시윤은 다시 한번 연우의 뒷모습을 보고 경고를 했다.

 

 “정말로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도 생각보다 많이 참아주고 양보했으니까. 다음에도 그런

 식이 라면 그때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지.”

 

작가의 말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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