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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셔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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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 9
작성일 : 17-12-28     조회 : 46     추천 : 1     분량 : 4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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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

  “반장님!!!”

  김연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힘없이 바닥을 바라보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리아는 그런 그에게 빠르게 접근한다.

  안돼.

  카앙!!!

  “방해하지마!!!”

  김연의 앞으로 뛰어들어, 군용 대검으로 마리아의 접근을 막아냈다.

  “크윽!! 정신 차려요!!”

  “이게!!”

  카앙!!! 카앙!!!

  다시 한 번 펼쳐지는 백병전. 그러나 마리아에게 밀리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젠장!!! 진짜 더럽게 강하네!!!

  그렇게 속으로 절규하며 이를 악물고, 온 힘을 다해 그녀에게 칼을 휘둘렀다.

  카앙!

  좋아, 틈이 생겼다.

  나는 잠깐의 틈으로 다시 기관단총을 꺼내어 순식간에 장전, 마리아를 향해 난사했다.

  타타타타타타

  뒤로 물러나 탄막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마리아.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 다시 달려들어 종단으로 크게 휘둘렀다.

  후웅

  문득 느껴지는 허탈감. 내 베기는 그저 허공을 갈랐다.

  마리아가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

  언젠가 느껴본 적 있다.

  그 공장.

  김연이 나를 구하기 직전의 위기.

  텔레포트.

  그리고 언젠가 말했던 텔레포트에 대한 대처법도 떠올라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 시선의 끝에 있는 김연은 무릎을 꿇고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리아는 그런 김연의 등 뒤의 허공에서 나타났다.

  “이에에엔!!!!!!”

  “반장님!!!!!!!!!”

  안 돼.

  저렇게 죽게 해선 안 된다고.

  일어나라고!!!

  그러나 더 이상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저 할 수 있는 것은 두배 가속 뿐.

  그러나 그보단 마리아의 손이 더 빨리, 김연의 목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안 돼!!!”

  빠악!!!!

  내 절규 직후, 갑자기 무언가가 마리아를 덮쳤다. 마리아는 그 충격으로 날아가, 달려오던 날 지나쳐 저 뒤로 튕겨져 나가 버렸다.

  “크으윽....... 뭐야 또!!!”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며 일어서는 마리아. 그 대답은 총탄으로 돌아왔다.

  타타타타타

  “칫!!”

  마리아는 황급히 바닥에 엎드리다 시피하며 탄을 피했다. 그리고 그 자세 그대로, 마치 네발 달린 늑대가 그렇듯, 땅을 박차며 뛰어올라 다시 김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총탄이 날아온 방향에는.......

  “반장님!!!”

  김연의 팀원들. 15반 대원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 무슨!!!”

  축 늘어진 김연을 발견하고 경악하여 누군가가 외쳤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15반 대원들은 행동을 개시했다.

  “큿!!”

  제일 앞으로 나서서 움직인 것은 강윤선배였다.

  타타타타!!!

  다시 시작된 기관단총의 사격, 마리아가 그 탄막 범위를 피한 직후, 어느새 강윤 선배가 그녀에게 가까이 접근했다.

  그리고 육탄전이 시작되었다.

  챙!! 카앙!!

  나이프를 뽑고 달려든 강윤 선배가 마리아에게 붙고, 둘 간의 육박전을 벌였다. 갑작스런 습격에 당황한 것이 명백한 마리아가 뒤로 크게 뛰며 물러나려 했다.

  “어딜!!”

  그렇게 외치고 수연선배가 왼쪽 벽에 주먹을 때려 넣는다.

  콰콰쾅!!!!

  주먹이 닿은 곳에서 다소 앞의 부분부터 금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에서 시작된 진동과, 그 진동으로 생긴 금은 벽을 타고, 천장, 반대쪽 벽까지 퍼져나가 벽을 무너트린다.

  쿠구구구!!!

  그리고 마리아의 등 뒤에서 벽과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무너지는 벽과 천장 탓에 퇴로가 막힌 마리아가 알 수 없는 언어로 내뱉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시작되었다.

  “죽어버려.”

  어느샌가 강윤선배의 위로 뛰어오른 지민 선배. 평소의 그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싸늘한 얼굴과 목소리였다.

  그리고 증오를 담은 한마디 직후, 지민선배는 공중에서 옆으로 회전하면서, 팔을 크게 휘둘렀다.

  휘익!!!

  “치잇!!”

  하수도의 공기가 만들어 낸 참격이 방금 전까지 마리아의 머리가 있던 곳을 지나갔다. 그 궤도를 따라, 뒤의 벽과 무너진 잔해에서 파편이 튀어 오른다.

  콰가가각!!!!

  미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리아의 긴 은발이 한 움큼 잘려나가 하수도의 어둠 속에서 너풀거리며 떨어지고 있었다.

  “젠장....... 안티 텔레포트인가?

  그렇게 중얼거리던 마리아. 그런 그녀가 갑자기 쿠크리를 놓치더니 자신의 귀를 움켜쥐었다.

  “크아아아악!!”

  고통스러운 듯이 양 쪽 귀를 틀어막던 그녀가 더러운 하수도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

  시선을 돌리니 어느새 수연선배가 굳은 얼굴로 마리아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강윤선배가 역시 마찬가지로 마리아를 향해 손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끝이다.”

  콰앙!!

  강윤 선배가 위에서 아래로 팔을 휘두르자 무언가 보이지 않는 힘에 짓눌린 마리아는 바닥에 처박혔다. 염력으로 짓눌린 마리아는 하수에 반쯤 잠겨서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잡았다!!!!”

  그렇게 외치는 강윤선배. 그리고 그는 아직 쓰지 않던 왼손을 들어 염동력을 조종했다. 하수에 얼굴을 묻고 날뛰는 마리아의 양팔이 뒤로 당겨졌다. 그리고,

  쉬익, 철컥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수연이 던진 대 각성자 구속구 투척형이 날아가 그녀의 양팔을 뒤로 묶었다.

  잡은....... 건가? 언노운을? 우리....... 아니 선배들이?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았다.

  “응? 민아?”

  수연선배의 부름을 무시하며, 지민선배가 바둥거리는 마리아에게 다가간다,

  “크아아아아아!!!!!!!! 방해 하지 마!!!!!!!!!!!!!!!!!!!!!!!!!!!!!!!!!!!!!!!!!!!!!!!!”

  절규하는 마리아를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는 지민 선배.

  “.......”

  “선배?”

  내 부름에 대답조차 없이, 지민선배가 발을 든다.

  빠악!!

  지민선배가 마리아의 머리를 발로 내려찍고는, 그대로 전력을 다해서 마리아의 머리를 하수도 바닥에 짓뭉개기 시작했다.

  “크아악!!!!!!!!”

  첨벙거리는 소리와 비명이 이어진다.

  “민!!! 뭐하는 거야!!!!!”

  수연선배가 지민선배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말리려 하지만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마리아는 곧 정신을 잃은 듯, 힘을 잃고 축 늘어져 버렸다. 그러나 지민선배는 자신을 잡아끄는 수연선배를 다시 한 번 뿌리치고 마리아에게 달려들려 했다.

  “그만!!!”

  그런 그녀를 멈춘 것은 김연의 다급한 외침이었다.

  “반.......장님?”

  의아한 듯이 그를 돌아보는 지민.

  “그만해.......”

  “하지만.......”

  “그만 하라고 하잖아!!!!!!”

  어느새 일어나, 악에 받쳐 외치는 김연. 다들 얼이 빠진 채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면, 그는 짜증을 내고 빈정거릴지언정 우리에게 진심으로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것도 지민선배는, 어찌 보면 김연이 유일하게 다정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 아니었나?

  “반장님.......”

  힘없이, 낙담한 목소리로 내뱉는 지민선배가 슬픈 듯이 김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강윤선배가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 이제 그만해도 된다. 제압했으니 된 거야.”

  지민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마리아에게서 떨어진다. 강윤은 그런 마리아의 어깨를 붙잡고 일으켰다.

  “......”

  힘없이 축 늘어진 마리아의 은발에서 하수도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저.......연? 무슨 일이야?”

  걱정스럽게 묻는 수연. 김연은 그런 그녀를 보지도 않고 힘없이 대답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아무 일도 아닌 게 아니잖아?”

  “아무 일도....... 아니.......”

  그렇게 말하고 김연은,

  철퍽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반장님!!!!!!”

  경악에 찬 외침과 함께 지민선배가 김연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그것은 수연선배와 강윤선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나는 그저 그들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있었다.

  “......”

  정신을 잃고 벽에 기대어진 마리아, 바닥에 뻗어 있은 김연을 번갈아 바라본다.

  “......”

  말없이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곧, 내 머릿속은, 오늘의 사건, 그리고 김연과 마리아의 대화로부터 가설을 이끌어 냈다.

  “김연.......”

  아, 그렇구나.

  왜 인지 알겠어.

  그 날, 김연의 집에서 들었던 언노운의 이야기. 거기에서 느꼈던 위화감의 이유가 마치 퍼즐이 맞추어지듯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그렇게 끊임없이 떠오르는 진실의 추정에 팔다리가 떨리고, 나는 그 충격에 힘없이 중얼거린다.

  “그럴 리가........없을 거라.......”

  지금 내 머릿속에서, 줄곧 부정하던, 최악의 가설, 혹은 결론이 만들어 졌다.

 

  김연은, 이들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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