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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셔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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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왕과 죽음을 내리는 자들 6
작성일 : 17-12-30     조회 : 298     추천 : 1     분량 : 8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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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타타타!!!

  “홍! 지금 앞으로 가고 있어! 놈은?”

  “지금 앞에 있습니다! 우왓!”

  타타타타!!

  남양주시 외곽, 아파트도, 상가건물도 꽤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떠나 흉흉해진 동네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세연은 상가와 상가가 얽혀있는 한 골목에서 적과 조우하고 있었다.

  “젠장!!!! 망할!!!!”

  “쓸데없이 열내지 마라. 침착해.”

  내 외침에 강윤선배가 무전을 통해 대답했다.

  “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건혁이 직접 통보해온 정보가 있었다,

  12반과 9반이 서울 전역의 무선통신과 무전을 감청한 끝에 찾아낸 수상한 무전. 그리고 필사적으로 모아온 목격 정보. 그걸 추적하여 남양주까지 쫒아온 우리 15반은 현재 다른 반들과 함께 이 일대에 흩어져있던 ‘언노운’의 협력자, 혹은 언노운으로 추정되는 자들과 교전 중이었다.

  “그래, 4반이 경솔하게 총질만 안했어도 놈들이 임전태세 갖출 여유도 안주고 잡을 수 있었는데!!”

  수연선배도 어지간히 짜증이 난 듯 목소리가 좋지 않다.

  “아무튼, 지금은 저걸 잡는데 집중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앞을 살핀다. 골목 안, 오른쪽에서 3번째 건물 2층 창가에 적 둘, 왼쪽 두 번째 건물 뒤편에 적이 한명 은폐 중, 그리고 맞은편 코너의 건물 1층, 아마도 동네 마트가 있었을 것 같은 폐점된 곳에 4명.

  그리고 목표라고 지정된 자는 지금 현재 그 코너를 돌아 도주 중.

  “좋아.”

  나는 눈에 장착된 바이저마스크를 조작, 화면을 전환한다. 화면 중간중간에 빨갛게 표시되는 인영이 보인다.

  “역시, 다들 각성자였네요.”

  “그래, 덕분에 이곳도 꽤 힘들다.”

  강윤선배의 목소리 너머로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그쪽은 이곳 보다 만만치 않은 듯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가겠습니다.”

  우선은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

  취이이이.......

  발연통을 세 개, 자신의 진로가 될 곳을 따라 던져넣었다.

  “젠장! 앞으로 가서 막아!!”

  앞에서 생소한 언어가 들린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엄폐한 곳에서 튀어나갔다.

  가속, 2배.

  “우선 하나.”

  탕!“

  왼쪽 건물에서 엄폐하던 자가 쓰러진다. 그리고 나서도 멈추지 않는다. 곧바로 오른 쪽으로 방향을 튼다.

  타타타타타......

  탄환의 궤적이 날 포착하는 것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나는 적이 은폐한 건물 앞의 가로등으로 뛰어들었다.

  “!!”

  공중에서 가로등을 붙잡고 그걸 축으로 한바퀴 회전, 가로등에 발을 디딘다. 그리고 힘껏, 가로등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채앵!!!

  경쾌하게 박살나는 유리창. 적들이 달려든다. 한명은 손이 딱딱한 무언가로 덮여져 있고, 그 손가락은 마치 금속질의 무언가로 덮여져 있다. 뒤에 있는 한명은 양 손을 파랗게 빛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

  주위의 온도가 올라간다. 내 얼굴 옆에서 불꽃이 일어난다. 그 불꽃과, 앞에있는 변형계 능력자는 나를 덮치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쪽이 더욱 빠르다.

  가속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 전신에 기력이 퍼지고 오른 손에 들고 있는 기관 단총에도 가속이 적용된다.

  타타타타타타타!!

  기관단총을 난사한다. 조준은 필요없다. K3기관단총은 정밀 조준을 상정하고 만든 물건이 아니다.

  털썩.

  앞의 둘이 힘없이 쓰러지고 주위의 불꽃도 사라진다.

  그리고 곧바로 앞으로 달린다

  타타타!

  총으로 창문을 깬 뒤 곧바로 몸을 날렸다.

  탓.

  창틀에 발을 디디며 시야를 확인한다. 저 앞 코너에 있는 동네 슈퍼. 그리고 그 전에, 길 왼편에 있는 가로등.

  그곳을 향해 힘껏 뛰어오른다. 가로등의 꼭대기에 발이 닿았다. 그리고 힘껏 박차고 이번엔 적을 향해 직선으로 날다시피하여 돌진한다.

  문득, 언젠가 보았던 김연의 짐승같은 움직임이 떠오른다. 자신도 지금 그와 비슷한 움직임을 하고 있을까?

  쿠콰콰콰......

  “젠장!!! 망할 김연!!!”

  김연이 떠오른 탓이다. 나는 착지에 실패하고 온갖 종이상자와 플라스틱 장바구니가 쌓여있는 곳에 성대하게 굴렀다.

  “이런!!”

  주변에 있던 자들이 당황한 덕에 곧바로 벌집이 되는 것은 면했으나 그것도 시간문제였다.

  그 순간 언젠가 짜증나는 인간에게 들었던 한마디가 떠오른다.

  ‘그리고 포기가 너무 빨라. 위에 올라탔다고 항복이라니.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면 꿈틀거리기라도 하란 말이다.’

  그 빈정대는 말투가 떠올라 짜증이 나면서도 놓쳐버린 기관단총 대신 빠르게 권총을 뽑아든다. 그리고,

  가속 3배

  타타타타

  갈고 닦아온 동체시력, 수백 수천발을 쏴온 익숙한 권총, 그리고 3배로 가속된 모든 움직임, 훈련으로 키워온 반사신경. 이것들이 조합된 사격이 퍼부어진다.

  아니, 퍼부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제자리를 빠르게 돌며 적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한발, 한발, 정확하게 사격한다.

  그리고 잠시 후, 털썩, 하고 나를 둘러싸던 적들이 쓰러졌다.

  “크으.......”

  연속해서 가속한 탓일까. 반동이 올라온다. 팔다리가 저리고 뻐근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동시에 탈력감이 몸을 감싸왔다.

  그렇게 잠깐 긴장을 풀고 있을 때였다.

  콰아아아아!!!

  강풍이 ‘뒤’를 스쳐지나갔다.

  콰직.

  그리고 곧바로 무언가가 찌그러지는 소리가 난다.

  “뭐?”

  뒤를 돌아보니 저 뒤, 마트의 뒤쪽 벽에 설치된 냉장고에 사람하나가 처박혀 있었다. 그의 손에서 권총이 떨어진다. 조금 전에 맞추었다고 생각한 적이었다.

  “세연!! 괘.......괜찮아?”

  뒷 편에서 위축되고 겁먹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네 전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겁먹은 얼굴의 지민선배가 뛰어온다.

  잠깐만? 선배는 후방에서 지원과 관측을 하고 있었을 텐데, 갑자기 왜 여기까지 온 거지?

  “선배?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으, 응...... 네가 갑자기....... 너무 빨리....... 멀어지더라구........”

  “아.”

  선배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본다.

  “......”

  아무래도 적을 쫒다보니 다른 팀들을 지나치게 앞지른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아, 아냐.......”

  “어쨌든, 타겟은 계속 쫒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그렇게 말하고 상가를 나서다, 갑자기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나 자신에게 너무나도 위화감이 든다.

  이상한 일이다. 분명 대충 두달 전만 해도 한명을 사살하고 벌벌 떨던 자신이었을 터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상하리만큼 담담하다. 왜일까. 사람이 변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일 텐데.

 

  ‘죽고 죽이는 이런 일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버틴다는 방법도 있지.’

  언젠가 이건혁 청장이 했던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보면 이미 익숙해져 버린 것 같다.

  “.......”

  분명 지금의 나는 전담청 입사 때와 비교해보면 일취월장한 실력이었다. 김연이 지겹도록 시킨 시가전 훈련 덕분일까.

  그러나, 이 더러운 기분은 도대체 뭘까?

  “으윽!”

  짜증이 치솟아 고개를 젓는다.

  또 김연이다. 떠올리고 싶지가 않다. 성깔 나쁜 인간, 시끄러운 인간, 자신의 직무를 내팽개치고 사라진 인간이니까.

  무엇보다, 오빠, 홍세건의 비극에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큰 사람이니까.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일단 그 잘난 얼굴을 후려치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그를 찾아내고 싶다. 여기서 이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그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을 억지로 억누르고 있는 나다.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

  “세연?”

  “네? 아, 하하....... 아무것도 아니에요.”

  자신도 모르게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문득 생각한다. 이게 얼마 만에 짓는 웃음이었나?

  최근에 웃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시간 나면 가르쳐 줄테니까. 그렇게 보지 마라.’

  언젠가 그렇게 약속같지 않은 약속을 한 적이 있었지.

  “또 김연!!!!”

  “응? 바......반장님이 왜......”

  “죄송합니다헛소리예요아저는빨리타겟을쫒겠습니다.”

  속사포로 둘러대고 도망친다. 그리고 적성 PMC의 지휘관을 쫒기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역시 이번에도 미끼였나. 이지운 제대로 일하는 거 맞아?”

  체포된 PMC 용병들이 호송차에 태워지는 것을 보며 착잡하게 중얼거리는 10반 반장 조윤아.

  그리고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것은 김강윤 반장보좌였다.

  “어쨌든 이들 만이라도 놓친 것보단 낫습니다만...... 진짜 ‘언노운’은 대체 어디에.......”

  “그나저나 이놈들은 어디에서 자꾸 들어오는 거지?”

  “북쪽은 아닐테고....... 바다일테죠. 저번 공장에서 투입되지 않았던 놈들이 이제 잡히기 시작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녀의 옆에서 15반의 지휘를 맡고 있는 강윤이 역시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후우.......이런 때에 김연 녀석은 아직 뻗어있고 말야. 정말 그렇게 안 좋은 거야?”

  “아.......네. 아무래도 뇌에 직접 받은 충격이 상당한 모양입니다.”

  “꼭 필요할 때 없다니깐. 근데 말 놓아도 된다니깐? 육사 시절엔 편하게 했으면서.”

  “지금은 계급차가 있으니까요.”

  “직분의 차이일 뿐인데. 어차피 랭크도 같고 하니 편하게 하면 될 텐데. 후훗. 정말 김연은 가까이에 있는 부하를 좀 보고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아.”

  “......”

  그 뒤에서 나는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홍?”

  “아, 네?”

  나를 부른 것은 수연선배였다.

  “어디 안좋아? 표정이 좀 불편해 보이는데....... 다치진 않았어?”

  “아, 전 괜찮아요.”

  “아까 깜짝 놀랐다구. 갑자기 그렇게 빠르게 치고 들어가서 포위망의 다른 반도 놀라고.”

  “아. 죄송합니다!”

  정말로 당황스럽다. 개인적인 실력은 늘었을지언정 전담청 대원으로서의 자신은 아직도 미숙한 것 같아 부끄럽다.

  “후....... 혹시. 연을 따라하는 건 아닌지 걱정돼. 그 인간이야 괴물이니까 그렇다쳐도 넌 그렇게 무리하면 위험하다구.”

  김연을? 내가?

  “.......죄송해요.”

  “아니....... 비난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그렇게 얼어있지마. 하지만 다음에는 그러면 안된다? 자, 이제 끝났으니 차로 가자!”

  “네.......”

  힘없이 대답하고 나는 차로 터덜터덜 돌아간다.

  젠장. 이것도 다 김연 때문이다. 아니라고 해도 김연 때문이다.

 

  “휴우....... 처음 15반에 간다고 했을 땐 촉망받는 인재가 김연 밑이라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강해진 것 같은 것은 좋은데, 너무 김연에게 물든 것 아냐?”

  수연과 함께 차로 들어가는 세연을 보며 조윤아반장이 중얼거렸다.

  “좋든 싫든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니까요.”

  “뭐 그렇긴 하지. 근데 어때? 저 친구는? 괜찮은 대원같아?”

  “확실히 재능은 뛰어납니다. 실전에선 아직 헤메는 것 같긴 하지만 판단력도 좋고 영리하죠. 무엇보다 기력을 다루는 재능이 뛰어납니다. 물론 아직 어린 탓인지, 감정조절이 가끔 서툰 것 같긴 합니다만.”

  “하하...... 하긴, 17살이면 정말 지나치게 어린 나이긴 하지. 정말로, 후천성 각성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야.”

  “뛰어난 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저건 김연이 하던 짓이야. 저렇고 혼자서 빠르게 치고나가면서 쓸어버리는 건 김연 전매특허잖아?”

  “그렇긴 합니다만....... 일단 알겠습니다. 하지만 반장님도 나름 홍세연 대원을 아끼시긴 하는 것 같습니다.”

  “응? 뭐? 김연 놈이? 설마....... 어린애를........”

  “그건 절대로 아닐겁니다.”

  “어떻게 알아?”

  “연상취향이라고 하셨으니까요.”

  “......”

 

  서울공항, 얼티밋 원 니콜 카나의 전용기 앞. 전용기에서 내린 니콜 카나는 주위를 둘러본다.

  “서울은 오랜만이군.”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하. 그건 나도 알아.”

  로날드 테일러와 그런 대화를 하는 니콜 카나의 앞에는 대통령과 비서진, 외교부 장관, 경호원들이 서있었다. 대통령 김상우는 앞으로 나서며 니콜 카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어려운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 뵙는 것은 오랜만이군요.”

  “하하하. 그렇군요. 이렇게 마중 나와 주실 줄이야. 정말 감사합니다.”

  “이야기 나눌 것들이 정말 많으니까요. 물론 먼길 오신 분을 이렇게 닦달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호텔에 도착하실때까진 제가 함께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대통령의 에스코트라니. 정말 극진한 대접이군요. 전임 대통령 각하와는 또 다른 의미로 열심히 하시는 분이셨군요. 성실한 분이란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대통령은 얼굴이 아주 잠깐, 굳었다가 다시 부드럽게 하고 말했다.

  “그분도 그분 나름대로 열심히 하신 분이시지요. 자 그럼.”

  그때 대통령의 비서가 헐레벌떡 다가온다. 그는 니콜카나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했다.

  “뭔가, 이건 무례하게 보일 수도.......”

  “각하, 아이신입니다. 아이신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합니다.”

  “뭐?”

  갑자기 목소리가 올라간 대통령. 그러나 다시 목소리를 낮춰 속삭인다.

  “갑자기 왜?”

  “듣기에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방문일 뿐이라고 못박았다고 합니다만...... 하필 이럴 때라.......”

  당황스러운 소식에 당황하여 속닥대는 대통령과 보좌관의 귀에, 무겁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문제가 생겼습니까?”

  “아.......”

  여유 있는 웃음을 지으며 묻는 니콜 카나. 대통령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지금은 차라리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이 났다고 판단한다.

  “하필 이럴 때라 당황스럽습니다만....... 저...... 타스하의 아이신 총사령관이 지금 한국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오호....... 그 친구 답군요.”

  “네?”

  “그 친구가 원래 좀 기행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하하.......”

  “아, 그렇긴 합니다만, 게다가 혼자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더 문제 될 것이 없지요. 그는 강합니다만, 혼자서 이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려 하진 않을 겁니다. 오히려 그를 지나치게 경계하는 것은 타스하를 자극할 빌미가 될 수 있으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아니, 차라리 기회가 되면 오랬만에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라도 나눠보고 싶군요.”

  “하하하....... 그렇게 생각해주셨다니 다행입니다만.”

  “너무 걱정 마십시오. 그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도, 지금 이 나라엔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초월자도 두 명이나 있지 않습니까?”

  “네? 두 명이라 하시면.......”

  “저와, 이건혁 청장입니다.”

  “아, 그렇군요. 하하. 참 마음이 든든합니다. 일단, 가시죠.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대통령은 니콜 카나와 함께 안으로 향한다. 여유있게 미소짓고 있는 니콜카나, 그리고 위장에 가시가 박힌 듯 불편한 기색을 완전히 숨기지 못한 대통령이 나란히 걷는다.

  대통령 김상우는 생각한다.

  분명 대한민국 역사상, 자신은 가장 재수없는 대통령일 것이라고.

 

  나는 흔들리는 장갑차량 안에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김연의 행방, 언노운, 김연, 언노운. 머리가 터질 것 같다.

  망할 인간 같으니라고, 무책임하고, 불쾌하다.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 도대체 어떻게 지내는 걸까.

  왜 사라진 걸까.

  쫒기고 있는 걸까? 누군가에게?

  위험에 처한 건 아닐까?

  지금 당장이라도 찾으러 나가야하는 거 아닐까?

  이런 건 걱정이라고 하지 않았나?

  제기랄.

  “홍, 홍. 오늘 어디 안좋아?”

  “네? 아뇨 괜찮아요.”

  옆에서 걱정되는 듯 물어오는 수연선배에게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그리고 맞은 편에서 강윤선배가 입을 열었다.

  “오늘 다들 걱정 많이 했다. 반장님이 안계신다고 해서 네가 무리할 필요는 없어. 네 행동은 자칫하면 포위망을 붕괴시킬 뻔 했다. 함부로 나서지 말도록.”

  “아. 네....... 정말 죄송합니다.”

  할말이 없다. 분명, 경솔한 행동이었다. 상대방이 조금만 더 정예였다면 위험했을 것이다.

  “아 정말. 고생한 애한테 너무 매정한 거 아냐?”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원래는 반장님이 하셔야 하지만 지금 안계시니 내가 대신 할 뿐이지.”

  “......히끅.”

  이번엔 지민이 울상이 된다.

  “정말....... 더럽게 눈치없네. 차라리 반장님이 더 섬세하겠다.”

  “.......그건 아니야.”

  “아닐걸? 연이 아무리 말을 막해도 나름 생각은 하고 말하거든? 그치 민아? 연이 더 섬세하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나한테 쏟아내는 말을 보면 아닌 것 같아요 선배.

  “히끅.......반장님.......히끅.......”

  “저, 연.......아니 반장님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는게.......”

  보다 못해 끼어든다. 지민선배는 조금만 더하면 울 것 같았으니까. 때리는 시누이보다 말리는 시어머니가 더 밉다는 게 이런 말일까? 아니 반대였나?

  어찌됬건 나는 선배들이 만든 참상을 참담하게 보고 있었다.

  그때, 강윤선배의 전화가 울렸다.

  “매너없네. 언제는 ‘임무는 복귀할 때까지가 임무다’ 라고 하더니.”

  “......”

  강윤선배는 수연선배를 무시하며 전화를 받았다.

  “네 청장님.”

  “??”

  “청장?”

  놀라는 반응을 무시한채 통화에 열중하는 강윤.

  “네. 아, 홍세연 대원 말씀이십니까?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요?”

  청장이 내 이야기를 꺼냈다고?

  청장과 강윤선배의 통화에 내 이름이 나올 이유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혹시 아까 작전에서의 추태가 이미 알려진 것일까?“

  “청장님이 널 찾으시는 군.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청장실로 가도록.”

  “절 말입니까? 도대체 왜죠?”

  “모른다. 너에게 긴히 할 말씀이 있으시다고 하는 군.”

  “청장이 홍을?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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