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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리아의 여왕
작가 : 페르시온
작품등록일 : 201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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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he Queen] 시련 -2-
작성일 : 17-11-09     조회 : 344     추천 : 2     분량 : 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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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수건을 가방 한켠에 집어넣고 교실로 향하던 세이렌은 자신이 울었다는 것을 티내고 싶지 않았기에 교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화장실로 옮겼다.

 화장실에는 많은 여학생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지만, 역시나 그녀는 신경쓰지 않고 무시하는 듯 했다.

 세이렌은 자신의 슬픈 감정을 꾸욱꾸욱 한없이 억누르며 물로 눈물자국을 닦아내고 거울을 보며 , 다시 웃음을 지어보았다.

 

 ' 이정도 가지고 힘들어하면 앞으로는 더 버티기 힘들거야. 그러니까 벌써 지쳐선 안돼 '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그 말을 몇번이고 되뇌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감정이 조금 추스러진건지 내려놓았던 가방을 들고 반으로 향했다.

 

 " 펠디아양,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온거죠? 반에 들어와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일텐데요 "

 

 역시나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시간을 끌었던걸까

 평소 지각은 생각할 수 조차 없게 시간엄수를 하던 그녀이지만, 오늘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 죄송합니다... "

 

 반 아이들의 작게 쿡쿡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세이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 그럼, 중요한 공지 하나를 할테니 주목해주세요 "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주목시키기 위해 교탁을 몇 번 두드리며 말씀하셨다.

 

 " 모두 페일리아에서 학년 진급을 위해서는 진급시험을 봐야한다는 것 쯤은 다 알고 있겠죠? "

 

 반 아이들은 목소리를 맞춰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대답했지만 세이렌은 혼자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그런 시험으로 학년 진급을 한다는 것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선생님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들었다.

 

 " 이번 학년 진급시험 역시 이번년도 말에 있을 예정이고, 이번에는 조금 특별하게 2인 1조로 팀을 지어 평가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녀에게 찾아온 두번째 시련,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입학한 뒤로 그 쉬운 안녕이란 인사 한번 나눌 상대도 없던 그녀에게 팀과제라니, 정말 신이 그녀를 시험하는 것만 같았다.

 

 " 팀은 이번주 금요일까지, 기간안에 팀을 적어 제출하지 않는 사람은 학년진급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한 그녀였지만, 정말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절망에 빠져 주저앉아버릴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반 아이들은 한 둘씩 짝을 지어나가기 시작했다.

 

 ' 난... '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자신과 팀을 할 아이를 찾아보았지만, 그녀와 같이 해줄 아이는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오늘 하루를 절망에서 허우적거리며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수업이 모두 끝나고 그녀는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홀로 걸어갔다.

 그 때 가방에 넣어놓은 손수건이 그녀에 눈에 띄었다.

 

 " ... 카일은 팀 정해졌으려나.. "

 

 그녀는 손수건을 보며 오늘 자신을 처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카일을 떠올렸다.

 

 " 손수건 돌려주면서 한번 말해볼까....? "

 

 그렇게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신의 기숙사 방문을 열쇠로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나갈때와 다르게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방,

 아마 이 학교 기숙사는 시녀들을 두고 학생들의 방을 일정시간마다 정리해주는 모양이다. 짐 정리를 하지 않고 나간 그녀에겐 좋은일이었다.

 

 그녀는 제일먼저 가방을 의자위에 올려두고, 손수건을 꺼내 라벤더향의 비누로 깨끗이 빨아 창가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그녀는 오늘 하루의 긴장을 풀기 위해 교복을 벗고 욕조에 따듯한 물을 받았다.

 적당히 물을 찼을때 쯔음, 그녀는 발 끝부터 목까지 천천히 몸을 물에 담갔다.

 

 " 하아- "

 

 그녀는 욕조에 들어가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았지만, 정말 오늘 하루는 안좋은일이 겹치고 겹친 최악의 날이었다. 정말 한숨밖에 나오질 않았다.

 

 " 진급시험.. 진짜 어떡하면 좋지... 이 상태론 평생 졸업 못할지도 몰라.. "

 

 역시나 제일 걱정이 되는건 팀 과제로 주어진 진급시험.

 왜 하필이면 이번엔 특별하게 팀으로 하는걸까 그녀는 온갖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와 머리가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복잡해졌다.

 그렇게 엉켜버린 실타래같은 고민의 해결책은 결국 해결하지 못한채로 그녀는 욕조밖으로 나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고 침대에 털썩 누웠다.

 

 " 내일도 오늘같을까 "

 

 세이렌은 오늘도 여김없이 내일을 걱정하며 서서히 잠이 들었다.

 

 

 ***

 

 

 

 다음날 아침,

 

 그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신의 머리를 깔끔히 빗고, 교복으로 단정히 갈아입은후 가방을 들고 교실동으로 향했다. 다른 날과 다른점이라면 가방에 라벤더향이 은은히 나는 손수건을 챙겼다는 것과 카일을 만나기 위해 조금 일찍 간다는 정도?

 

 세이렌은 자신의 반에 가방과 겉옷을 대충 걸어두고, 카일의 손수건을 들고 1학년 B반으로 향했다.

 

 1학년 B반 앞에 도착한 그녀는 문을 열기위해 손잡이를 잡으려 했지만, 그녀가 잡기도 전에 문이 먼저 열리고 익숙한 사람이 서있었다.

 

 " 아, 울보 너구나 "

 

 날 울보라고 부르는 이 사람, 분홍머리에 곰인형같은 외모, 하지만 말투는 전혀 그렇지 않은 이 모든 것을 보아 이 사람은 카일이 분명했다.

 

 " 울보아니거든! "

 

 그녀는 울보라는 말에 놀라며, 반박했다.

 그리곤 가방 안 쪽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찾아 꺼내들었다.

 

 " 아, 저기.. 이거 빨아왔어, 그날은 고마웠어 "

 

 그녀는 손수건을 카일의 손에 쥐어주고, 고맙다는 말을 함께 전하며 환하게 웃어보았다

 

 " .... 아, 응 "

 

 카일은 갑자기 자신의 손을 잡으며 환하게 웃는 그녀를 보고 당황했는지 붉어진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다행히도 세이렌은 눈치채지 못했는지 말을 이어나갔다.

 

 " 아, 혹시 너 진학시험 팀 정해졌어? "

 

 그냥 가볍게 물어보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는 한마디지만,

 그녀는 마지막 희망을 거는 것과 다름이 없는 한마디였다.

 

 " 진작에 정해져서 이미 제출했는데 "

 

 역시 어쩌면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세이렌은 실망한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순 없었다.

 

 " 역시 그렇겠지.. 그냥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 "

 

 세이렌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채 애써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카일은 그런 세이렌을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 뭐, 정해지지 않았어도 울보랑은 하기 싫었을거 같은데 "

 

 세이렌은 카일의 말을 듣고 카일을 찌릿 흘겨보았다.

 

 " .... 울보라고 그만 불러! "

 

 카일은 그런 세이렌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 풉... 진짜 못생기긴 했다. 뭐, 팀은 안해도 가끔 괴롭혀 줄 순 있는데 "

 

 

 " 괴롭혀준다는 말 , 가끔 말 장난 상대정도 되준다는 걸로 받아들여도 되는거지..? "

 

 

 " 뭐, 알아서 생각해 "

 

 세이렌은 살짝 못미덥긴 했지만, 말 상대 그러니까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에 기뻐서 목소리 톤이 점점 높아졌다.

 카일도 그런 세이렌을 싫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 정말이지? 나중에 말바꾸기 없기다? "

 

 세이렌은 무슨 중요한 약속이라도 하는 듯,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몇번이고 강조하며 물었다.

 

 " 뭐, 그건 나중에 보고? "

 

 그런 세이렌에게 카일은 재밌다는 듯 웃으면서 계속 장난을 쳤다.

 그렇게 둘의 사이가 가까워졌을때 쯤 수업을 알리는 종이 학교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 그럼 팀은 아쉽지만, 이만 가볼게 "

 

 세이렌은 그렇게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고 반으로 돌아갔다.

 

 ' 소문이랑 다르게 꽤 재밌는 애네 "

 

 카일 역시 재밌는 애라고 생각하며 본인의 반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카일과 친해진 것까진 좋았지만, 세이렌은 자신의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채 하루, 이틀 그리고 나흘이 지나 팀제출 마감일까지 다가왔다.

 오늘까지 제출을 못하면 그녀는 진학포기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녀는 팀을 정하지 못한채 평소처럼 터덜터덜 반으로 들어와 앉았다.

 그리고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옆자리를 바라보았다.

 

 ' 쟤는 누구길래 첫날부터 한번도 나오지 않는거지.. 그냥 누구든지 좋으니까 제발 파트너만 생기면 좋겠다.. 신이 존재 하기라도 한다면 저에게 파트너를 주세요... '

 

 그렇게 비어 있는 자신의 옆자리를 보며 한참을 온갖 생각을 하던 도중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 자, 다들 조용, 오늘까지 팀 제출인데 제출하지 않은 사람은 진학을 포기하는건가요? "

 

 꼭 자신을 보고 하는 말인 것 같이 느껴진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반쯤 포기하고 있었던 그 때..

 닫혀있던 교실 뒷문이 세게 열리며 짧은 은색 머리카락과 바다같은 예쁜 눈을 가진 남자아이가 들어왔다.

 

 " 드디어 온거니 아르 에스테반? "

 

 그녀는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이름에 뒤를 돌아 그를 쳐다보았다.

 

 ' 저 아이는 넘어졌을때... 제대로 사과도 못했었는데, 같은반이었구나 '

 

 세이렌은 낯설지만은 않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 진급시험 팀, 그거 정하라면서요 "

 

 그도 정하지 않은걸까, 세이렌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 여기 팀없는 애 아무랑 할게요. 그게 누구든 저는 혼자서라도 통과할 자신이 있으니까요 "

 

 그 말을 듣고 세이렌은 꺼진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지금 여기 팀이 없는 사람은 그녀 한명 뿐이었으니까. 신이 그녀의 기도를 들은걸까

 

 " 팀이 없는 아이라면 거기 세이렌, 그러니까 거기 검은색 머리 여자아이 말이다. "

 

 갑자기 그녀의 머리위로 커다란 손이 터억 올라왔다.

 그건 다름아닌 아르라고 하는 아이의 손.

 그는 세이렌의 머리에 손을 얹고 선생님을 향해 말했다.

 

 " 얘도 할 사람 없어보이니까, 얘랑 할게요 "

 

 세이렌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은채 막무가내로 아르라는 남자아이의 말에 팀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녀는 없는 것보단 낫다는 심정이었지만...

 

 ' 팀을 해준 건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이런 막무가내에 내 의견도 묻지 않고 머리에 손을 턱턱 얹는 싸가지랑 시험을 통과 할 수는 있을까... '

 

 

 [ To be continue ]

 

 

작가의 말
 

 되도록이면 매일 연재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동그리토마토 17-11-10 16:41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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