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노 사쿠라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날아온 하나의 날카로운 쇠붙이에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했다.
채앵-!
주머니에 있던 작은 한 손만한 크기의 칼로 쇠붙이를 쳐낸 후 그것이 날아온 곳을 응시했다.
그러자 나무의 뒤에서 하나의 그림자가 보였다.
사쿠라는 그림자의 발밑으로 정확히 손에든 칼을 던졌고, 놀란 듯 그림자는 뒷걸음 치다가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나무의 앞으로 다가가 용의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검은 반곱슬 머리에 짙은 눈썹. 그 아래에 있는 맑고 큰 검은 눈. 남자 치고는 조금 보얀 얼굴 피부가 그의 날카로운 턱선을 돋보이게 했다.
“넌 뭐야?”
사쿠라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소년이 답하기를
“네가 여기서 제일 쎈 놈이냐?”
넘어진 몸을 일으켜 다짜고짜 사쿠라에게 덤벼드는 것이었다.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그녀의 안면에 날아오는 주먹. 그 주먹의 의도를 눈치챈 사쿠라는 주먹을 얼굴 바깥쪽으로 쳐낸 다음 팔꿈치를 그대로 꺾어서 제압했다.
어여쁜 외모와는 달리 거친 제압이었다. 분홍의 긴 머리에 얇은 턱선, 그리고 하얀 피부는 그녀의 민트색 눈동자를 더 선명하게 해주었다.
어째서 이 소년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인가? 일반인인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곳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뭐지?
사쿠라는 그 질문에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물어보도록 하지. 이게 뭐하는 짓이지?”
“아야아.....”
질문에 대답은커녕 아픈지 계속해서 신음을 내뱉는 소년의 팔이 부르르 떨렸다. 그제서야 사쿠라는 자신이 조금 과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팔에 힘을 풀었다.
“체엣-”
이윽고, 소란을 듣고 온 학교 내의 경비원들이 그들을 둘러싼 후에야 그 소동은 잠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