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
정류장에서
작가 : 드리머
작품등록일 : 201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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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떡볶이
작성일 : 17-11-12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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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환의 집

 "다녀왔습니다."

 -왈왈왈왈왈

 반려견 '보미'가 시끄럽게 짖어대며 주인을

 맞이해주었다.

 "아이구~내 동생 오빠 없어서 심심했구나?"

 수환은 자기 품안에 안겨 얼굴을 핧아대는 보미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쓰다듬었다.

 할머니가 귀가한 손자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고생했다. 저녁 먹어야지?"

 "옷 갈아입고 먹을게요."

 수환이 패딩 지퍼를 내리며 말했다.

 -수환의 방

 바닥에 깔린 전기장판에 수환이 쓰러지듯이 엎어졌다.

 '후우...이...지현이라고 했지?...대체 뭐하는 사람이었을까?...'

 -달칵

 방문을 열고 수환의 아버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슬며시 책상 앞 의자에 앉은 아버지는 무뚝뚝한 말투로 수환에게 물었다.

 "공부는...잘 되가냐?..."

 "그럭저럭이요...."

 수환은 애써 눈을 피하려고 하며 괜히 화면이 꺼진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학교휴학을 반대할 만큼 진로문제로 갈등을 빚어서인지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색해져있었다.

 "그래?..필요한거 있음 언제든 말해라...할머니가 찌개 데워놓으셨다 저녁 먹어라...."

 아버지는 짧게 말하고는 방문을 닫고 조용히 나갔다.

 '어차피 들어주지도 않을거면서!!...'

 수환은 입술을 깨물었다.

 공시생 신분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금전적 문제를

 아버지가 도와주겠다 하였기에 수환은 딱히

 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수십만원의 인터넷 강의비용을 듣더니

 이내,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며 부탁을 들어줄수 없다고 말을 바꾼것이었다.

 수환이 돈을 벌고자 독서실 총무일을 시작한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어느정도 있었다.

 -다음 날 11월10일 독서실

 "저기...등록하러 왔는데요?.."

 "네?, 아..네.. 죄송합니다...에...

 .그러니까..카드로 하시면 한 달 13만원이고요, 현금결제하시면12만원이요..."

 영어단어장을 보고있던 수환이 깜짝놀라며 대답했다.

 신규회원을 등록시킨 수환이 컴퓨터의 회원 관리창을 보며 중얼거렸다.

 "회원도 이렇게 많은데...돈 좀 많이 주면 안돼나?..."

 무심코 벽에 걸린 시계를 본 수환은 깜짝놀라며 빗자루를 집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된거지?..슬슬 청소 안하면 꼰대원장한테 한 소리 듣겠네.."

 -삐비비빅,삐비비빅

 빗자루로 바닦을 쓸던 수환의 휴대전화에서 벨소리가 들려왔다.

 '이크, 진동으로 안했었나...'

 발신자는 저장되지 않은 처음보는 번호였다.

 '에휴..또 폰 바꾸라는 광고겠지...'

 수환이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네,여보세요.."

 "어, 받았다,받았다. 혹시 김수환씨 번호 맞나요?"

 전화너머의 목소리는 다행히 기계음이 아니었다.

 대신 시끄러운 여자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신종 사기인가??...어디서 유출된거야??"

 수환은 전화를 가리고 혼잣말을 한번 하고는 수화기속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맞는데요...누구세요?"

 "아,맞구나!!~. 나야 나,어제 숙취음료!!~"

 '숙취음료??'

 수환은 문득 어젯밤에 있었던 취객여성과의 헤프닝을 떠올렸다.

 "혹시....이..지현씨??"

 "어,맞아!!, 다행히 기억하네!!, 야, 나 어제 만났던 정류장에서 기다릴테니까 7시까지 와라?~"

 -?

 '뭐라고?..'

 "여,여보세요?!, 잠시만요..."

 -뚜~뚜~

 갑작스럽고도 황당한 지현의 요구에 힘빠진 수환이

 의자에 걸터앉으며 중얼거렸다.

 "7시까지 나오라고?..내가 왜?...아니, 그리고 날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수환은 지현과의 일방적인 약속장소에 갈지 안갈지 고민하느라 귀중한 공부시간을 2시간이나 날렸다.

 -'영도쇼핑' 정류장 가는 길목

 "아,미치겠네..정말...오란다고 진짜 가는 나도 참..

 근데 이 추위에 기다린다는데 안 갈수도 없고..."

 차가운 밤추위를 뚫고 수환이 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영도쇼핑 정류장

 기다란 흑장발에 빨간 패딩에 진한 네이비색 청바지를 입은 지현이 검은 봉투꾸러미를 소지한채 정류장 의자에 앉아있었다.

 어느덧 정류장에 도착한 수환이 지현을 보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친한사이도 아닌데...굳이 아는 척을 해야하나...그냥 모른척 할까?...'

 그사이 고민하던 수환을 먼저 발견한 지현이 어느새 다가와 반갑게 말을 걸었다.

 "야, 언제왔어? 왔으면 왔다고 말을 하지, 니가 장승이냐 길목에 서있게?.."

 지현은 자연스럽게 수환의 팔을 당겨 정류장 의자에 앉혔다.

 어색한 분위기속에 수환이 지현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저기,근데 왜 보자고 하신거에요??..."

 "아~별건 아니고 그냥 간식이나 같이 먹을까해서~"

 지현은 가져온 검은봉투를 내밀더니 수환에게 풀어보라며 주었다.

 봉투안에는 새빨간국물과 윤기가 흐르는 떡볶이,

 검은옷에 속이꽉찬 순대, 노란옷을 자랑하는 튀김이 들어있었다.

 "어제 술먹고 정신 못차리는거 도와줬잖아?, 그래서

 분식이나 같이 먹자고 불렀어..아, 걱정하지마..이간 그냥 순수하게 내가 사는거니까, 이걸로 빚 갚으려는거 아니니까 맘 편히 먹어도 돼."

 지현이 어색해하는 수환에게 나무꼬챙이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저기..정류장에서...이런거 먹어도 돼요??...공공시설인데..."

 소심한 수환의 반응에 순대 하나를 입에넣고 우물거리던 지현이 대답했다.

 "응?, 아~걱정하지마, 이 시간대엔 사람이 거의 안 다녀..그런걱정말고 맛있게 먹기나 해"

 지현의 호언장담에도 수환은 섣불리 먹지 못했다.

 '어떡하지?...이번 달 월급도 다썼는데...그냥 모른척 먹을까??...'

 고민에 빠진 수환을 보며 고구마 튀김을 먹던 지현이 의아해하듯 물었다.

 "분식 싫어해??, 아니면 역시 어묵을 안 사와서 그런가?..지금이라도 사올까?..남기면 곤란해서 1인분씩만 사온건데..."

 "네?, 아,아뇨 괜찮아요...잘 먹겠습니다.."

 당황한 수환이 떡볶이 하나를 찍어 냉큼 입에 넣었다.

 "이것도 먹어."

 패딩 주머니에서 꺼낸 우유팩쥬스를 수환에게 건네며 말했다.

 "저,저기..진짜 그냥 분식먹자고 불러낸거에요?..."

 수환이 조심스레 물었다.

 "뭐, 그냥...심심하기도 해서...이 동네로 이사한지 얼마 안됬거든..그래서 주변에 친구가 아주 많진 않아.."

 "...."

 지현의 사정을 들은 수환은 목이 타는지 괜히 쥬스에 손을 뻗었다.

 수환이 쥬스를 들이키고 있던 그때..

 "나랑 친구하자."

 -?

 4차원 여자 지현의 뜬금없는 제안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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