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무협물
파촉지룡
작가 : 부지화
작품등록일 : 2017.11.13
  첫회보기
 
귀로
작성일 : 17-12-14     조회 : 413     추천 : 0     분량 : 5868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게, 무슨. 무슨 말씀이죠?”

 

 “따로 언질을 받은 것이 없나요?”

 

 “네?”

 

 당난영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별다른 언질이 없었으므로 당연히 태원까지 공주와 동행할 것이라 여겼다.

 

 “사실은 관작루에서 선을 보기로 했었거든요. 말이 선이지, 그저 남편감 얼굴이나 혼례 전에 미리 볼 수 있게 해주신 부황의 은총이겠지요. 당초에 거부권 같은 것도, 혼례가 깨질 리도 없으니까요.”

 

 공주는 주변을 휘익 둘러보았다.

 

 당난영도 눈동자로 그 휘도는 시선을 따라 짚었다.

 

 금위군과 까마귀 부대가 뒤섞인 풍경. 한쪽에는 시체가 잔뜩 쌓였고, 또 다른 쪽에는 사로잡은 이들을 묶어다 꿇려뒀다. 피와 먼지와 앓는 소리를 버무린 아수라장.

 

 그리고 그 끔찍스러운 광경에 썩 어울리지 않는 깔끔한 차림을 한 무리가 멀찍이서 눈에 띄었다.

 

 언제부터 있었던 것일까.

 

 하얀 심의를 걸친 무인 열한 명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겨울바람에 나부끼는 옷자락은 옅은 금빛이 일렁거려 한낮의 햇살을 감아다 걸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눈에 익은 차림새의 무인들이 그 뒤를 따랐다. 미색의 피풍의에 미색의 무복. 모두의 허리에 걸린 눈에 익은 장검.

 

 뒤편의 수십은 족히 넘어 보이는 소호단과.

 

 “화일단(華日團)?”

 

 무림맹에는 유서 깊은 거대 문파부터 군소 방파까지 두루 가입했다. 그리고 그 대표인 무림맹주는 유사시에는 전체를 지휘한다고 하나, 정작 자신의 마음대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맹에 상주하는 수많은 무인도 기실 그 지휘자와 주요 문파에서 파견한 장로들의 동의를 얻어야 부릴 수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단체는 단둘, 화일단과 월영단 뿐이다.

 

 화일단은 이름 그대로 양지에서 활동하는 단체.

 

 그 구성원 개개인은 잘 알려진 고수들이며, 또한 의기와 협행으로이름 높은 자뿐이다. 전체 숫자는 쉰 안팎에 불과하나 그 힘마저도 작다고 여길 이는 없으리라.

 

 그런데 그런 화일단에서 어찌 이곳에, 게다가 기척까지 숨기고서?

 

 의아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당난영에게 화일단원 한 명이 다가왔다.

 

 본 적 있는 얼굴이었다.

 

 미색이 그리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대신 눈꼬리가 날카롭게 올라가 일견 새침한 인상을 주는 여인. 얼마 전 일월전에서 처음으로 대면한 월영단원 중 하나였다.

 

 “여향 언니?”

 

 이여향(李麗香)은 경공술이 뛰어나고 몸이 날랬다. 또한 그녀가 즐겨입는 검은 옷과 그 뛰어난 경공술이 어우러지면 하늘을 나는 제비처럼 보인다 하여 비연희(飛燕姬)라 불렸다.

 

 그리고 까탈스러워 보이는 인상과 달리, 당난영과 가장 가까워진 월영단원이었다.

 

 “응, 나야. 간만이구나, 랑아.”

 

 성격이 급한 이여향답지 않게 느직한 말투가 외려 성질을 긁었다.

 

 “언니가 왜 여기까지 왔어요?”

 

 “응? 부단장한테 못 들었니? 본래 관작루에서부터는 내 소관인 걸로 예정되어 있을 텐데.”

 

 “네?”

 

 “어, 정확히는 나는 후발대. 화일단원 다섯이랑 멀찍이 따라왔지. 관작루 인근으로 해서 거란 놈들이 쫙 깔렸길래 미리 진왕부에 다녀왔어. 진왕부에 미리 소호단을 파견해뒀으니까. 이미 출발한 후이기는 했다만.”

 

 예상 못 한 말이 줄줄이 흐르니 머리가 영 따라붙지를 못한다.

 

 당난영을 파견하고서 따로이 이여향에 화일단까지 얹어 보냈다.

 

 숫자가 많은 소호단은 필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진왕군의 보조 역할일 터이었다. 이미 진왕부에 파견한 것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겨우 여섯은 대체 무엇 때문에, 그것도 이렇게 따로이그녀의 등 뒤에서.

 

 “감시역입니까?”

 

 “엥?”

 

 “부단장님이 언질을 건넨 것이 없었습니까?”

 

 “에이, 얘는. 표정 좀 풀고. 나나 저 화일단 친구들은 그저 파발 대신으로 나온 거야. 공주 전하가 혹여라도 위험에 처한다면 황군이든 진왕군이든 불러야 하니까. 너도 알겠지만 내가 발이 좀 빠르잖니?”

 

 태연자약한 말투로 다다다 내뱉는 말.

 

 “그런데 무슨 감시역 타령인지. 얘도 참.”

 

 이여향은 붙임성은 좋은 편이어도 말수가 썩 많지는 않았다. 이리 웃으며 말을 쏟아낸다는 것은 무언가 속내를 감추고 있다는 의미였다.

 

 “알았어요, 언니. 그럼 임무 끝나거든 낙양에서 만나요.”

 

 당난영은 굳이 파고드는 대신 웃는 낯으로 돌아섰다.

 쓴웃음을 물고서 말고삐를 건네받았다. 마차에 실었던 단출한 짐을 건네받아 챙기고 말 등에 올라 고삐를 당긴다.

 

 “눈치가 빠르네.”

 

 이여향의 나직한 목소리. 이미 멀어진 등을 바라보는 여인의 입가에도 쓴웃음이 어리었다.

 

 이여향은 소호단이 끌고 온 마차에서 새장을 꺼냈다. 비둘기 세 마리가 갇힌 새장은 제법 큼직해, 그녀의 몸통보다도 컸다.

 

 그녀는 옷소매에서 종이와 붓, 그리고 무언가 찰랑거리는 자그마한 병을 꺼냈다. 손바닥 길이 정도의 너비에 한 치가 조금 넘는 폭의 종이를 손바닥에 올리고 무엇인가 깨알같이 써내렸다. 하지만 종이 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녀는 자그마한 종잇조각을 휘휘 흔들고는 도르르륵 말아 비둘기의 다리에 매인 통에 넣었다.

 

 그 손을 타고 새장에서 나온 비둘기가 남으로 날아간다. 새는 홀로 말을 달리는 여인의 등을 앞질러 날개를 푸드덕거린다.

 

 * * *

 

 관작루 인근에서 낙양은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말을 조금만 박차를 가하면 고작해야 하루 남짓 걸리는 길.

 그러나 당난영은 굳이 하룻밤을 쉬었다.

 

 반 남짓 달리자 어둠이 깔렸다.

 

 몸이 피로하기도 하였고, 왜인지 서두를 마음도 들지 않았다.

 

 객잔에 들어서자 물에 빠뜨린 이불마냥 몸이 축축 처졌다.

 

 "어서 옵쇼!"

 

 기껏해야 열너덧 남짓으로 보이는 점소이가 나긋나긋한 말투로 당난영을 맞이했다.

 

 시녀의 옷이라고는 하여도 공주의 최측근 궁인의 물건이라 절대 허름하지 않았다. 큼직한 등짐도 지고 먼지투성이의 피곤한 낯을 하고서 기다란 장검을 차니 영락없는 무림인으로 보였으리라.

 

 이 근방은 황제의 확실한 세력권이다. 그리고 수년째 무림맹이 황실과 서로 상부상조하며 세를 불려 온 덕에 그 황제의 영역 안에서만큼은 무림인은 존중을 받았다.

 

 하기야 그런 연유가 아니라도 인간을 초월한 무력을 지녔다는 무림인의 심기를 거스를 이가 어디에 있겠느냐마는.

 

 “혼자 묵을 방이 있을까? 그냥 좀 깔끔하기만 하면 넓지 않아도 상관없는데.”

 

 “아무렴요. 저를 따라오십쇼.”

 

 점소이는 그녀를 3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어둑한 방에는 의자 둘이 딸린 작은 탁자와 침상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빈 공간이 휑뎅그렁했다. 그래도 침구는 깨끗이 세탁한 모양인지 불쾌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 활짝 열린 창문으로는 멀리 황하가 별빛을 한껏 머금고 흐르는 소리가 밀려들어 온다.

 

 "괜찮구나. 혹시 목욕을 좀 할 수 있을까?"

 

 당난영은 예의 그 그린 듯한 미소를 지으며 점소이의 손에 동전을 두어 개 쥐여 주었다.

 

 달리 치장을 하지 않아도 눈이 돌아가도록 어여쁜 미인이 이리 환하게 웃는데다 쌈짓돈까지 챙겨주다니.

 

 "아이고, 물론이죠. 금방 목욕통이랑 따끈한 물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횡재다 싶어 절로 나오는 콧노래를 누르며 소년이 내려갔다.

 

 그는 나무로 된 간이 목욕통에 물 잔뜩, 거기에 자그마한 화로까지 날라다 두었다.

 

 방 안 공기에 금세 훈기와 수증기가 엉기어 붙는다.

 

 "아, 또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거기 침상 머리맡의 종을 울려주세요. 금방 달려오겠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따끈한 물에 살결을 폭 담그면 피로가 노곤하게 녹아난다. 행장에 챙긴 조두를 개어 머리카락도, 얼굴도 모두 깨끗이 씻어냈다.

 

 온통 뒤집어쓴 흙먼지와 아직도 전신에 더덕더덕 달라붙은 피비린내가 씻겨내린다.

 

 대강 핏기만 씻어내 대강 뭉쳐서 챙겨온 도복도 남은 물에 빨아낸다.

 

 "아아, 정말로 도포는 상하면 안 되는데. 여벌도 없는 것을 어찌 이리도 매번 더럽히는지."

 

 아직도 조금씩 핏물이 흘러나오는 도포를 보고 있노라니 조금 우울해진다.

 

 흰 천에 흰 실로 수를 놓다 보니 언뜻 티는 안 나도, 만들자면 품이 제법 들었다.

 

 수행하는 몸이니 그 옷을 어찌 남의 손에 맡기랴. 그 또한 정신을 가다듬는 일이라 하였다. 하여, 재단과 재봉은 물론이요 전체에 빼곡하게 들어찬 자그마한 구름무늬며 오른팔의 선학 무늬도 전부 각자 해내야 했더랬다.

 

 당난영은 솜씨는 좋았으나 손에 익지 않은 일인 탓에 여벌의 도포를 채 짓지 못했다. 덕분에 이리 더럽히면 노상 울상을 짓고는 하였다.

 

 "후, 이제야 깨끗해졌나."

 

 치마저고리에다 도포에서도 이제는 맑은 물만 빠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창가에다 도복을 주렁주렁 널어두고서 여벌로 챙겨온 침의를 걸쳤다.

 

 깨끗해진 몸에 걸친 새로 빤 옷.

 

 겨울 내음을 실은 강바람이 물기가 남은 살갗을 간질인다. 기분이 절로 쾌청하게 갠다.

 

 종은 기둥을 타고 1층이나 지하까지 연결된 모양이었다. 종을 울리자, 금세 아까의 점소이가 둘을 더 데리고 나타났다.

 

 목욕통과 쓰고 난 물을 치울 것이라 예상했겠지. 이런 곳의 아이들은 눈치가 빠르니까.

 

 새로이 나타난 이들도 마찬가지로 애티가 덜 가신 낯에 썩 잘 먹지 못한 마른 몸을 하였다.

 

 "목욕통이랑 물을 좀 치워 주겠니? 그리고 배가 좀 고프니 통을 치우고 나서 음식도 좀. 적당히 채소 요리를 좀 해서 소면이랑 같이 가져다주련. 아, 그리고 차도. 백차가 있다면 백차로, 없다면 적당히 화차면 된단다."

 

 "네!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당난영은 제 방 탁자에 금세 달려와 그릇을 좍 늘어놓는 소년을 향해 미소를 그렸다.

 

 물기가 촉촉이 어린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좋은 향내 때문일까, 점소이의 뺨이 조금 붉어졌다.

 

 "참으로 싹싹하구나. 게다가 행동도 빠르고."

 

 그녀는 소년의 손바닥에 동전을 하나 얹어주었다.

 

 "감사합니다, 손님!"

 

 "잘 먹으마. 내일 아침 식사는 되었고, 내 말이나 한번 들여다봐 주련."

 

 "네!"

 

 점소이를 내보낸 당난영은 젓가락을 들었다.

 

 짭쪼름한 국물이 밴 국수가락에 곁들인 채소가 아삭아삭 씹힌다. 하지만 생채는 아니며, 적당히 식감이 남을 만치 익혀 따끈한 기운이 감돈다. 달큰한 감칠맛을 타고서 씁쓰레한 향과 알싸한 맛이 혀끝에 와 감긴다.

 

 퍽 배가 고팠던 모양인지 적잖은 양의 음식은 금세 사라졌다.

 

 곁에 놓인 찻잔에 따른 찻물이 붉은 입술을 적시며 파고들었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차에서는 말리화 향이 다향과 뒤엉킨 채 피어올랐다.

 

 입가심까지 한 당난영은 그대로 마룻바닥에 앉아 운기조식을 했다. 부연 운무가 뭉게뭉게 그녀를 포근하게 감싸고 돌며 피어올랐다.

 

 이튿날, 당난영은 개운한 기분으로 객잔을 나섰다.

 

 충분히 채운 뱃속만큼이나 단전도 가득해졌고, 깨끗이 빨아 말린 도복에서는 꽃잎을 가득 문지른 듯 좋은 냄새가 났다.

 

 점소이는 그녀를 친절하게 배웅했고, 말도 잘 쉬었는지 발걸음이 가볍다.

 

 하지만 그 기분은 딱 거기까지.

 

 무림맹 장원에 도달하여 임무 보고를 하러 찾은 무영검을 얼굴을 볼 때까지만 지속했다.

 

 "여어."

 

 "월영단원 하예랑,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말꼬리에 묘하게 악물린 소리가 매달린다.

 

 "고생이 많았겠지? 가서 쉬어도 좋다."

 

 저 빈들빈들 웃는 미끈한 낯짝을 딱 한 대만 후려갈기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밀려 올라왔다.

 

 "보고, 안 받으십니까?"

 

 당난영은 그 욕망도, 또 울컥 머리로 솟구치는 뜨끈한 것도 애써 꾸욱 누르며 말을 이었다.

 

 "아, 어차피 감시를 붙여 뒀을 테니 보고 따위는 필요가 없겠군요. 그렇죠?"

 

 물론 눌렀다고 완전히 눌러 가라앉힐 수준은 아니니 뾰족한 말이 절로 튀어 나갔다.

 

 "아, 역시 눈치가 빠르네. 못 당하겠어."

 

 "그래서, 여향 언니는 뭐라고 적어 놨습니까?"

 

 "응?"

 

 "다음에도 감시가 필요하답디까?"

 

 "아니, 괜찮을 것 같다는구먼. 자네는 이제 정말로 정식 단원이다."

 

 "아, 예. 크신 은혜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말의 내용과 말 한 이의 표정은 정반대라, 무영검은 애써 웃음을 참아야 했다.

 

 머리는 좋은데 그런 것치고는 표정은 잘 못 숨기는구나, 싶어서.

 

 "뭐, 대강 알았을 테니 쉬어도 좋다. 아, 소현 진인께 일러바쳐 봐야 소용없는 것도 알고 있을 테지?"

 

 "어린애도 아니고 이런 일로 일일이 스승님을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그럼 이만."

 

 당난영은 그대로 돌아 나갔다.

 

 분명 푹 쉬고 난 다음인데도 피곤이 올랐다.

 

 아직 날이 환하게 밝은데도 제 방 침상에 누우니 절로 눈이 감긴다. 당난영은 견디지 않고 감기는 눈을 내버려뒀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30 남궁세가(2) 1/18 448 0
29 남궁세가(1) 1/15 420 0
28 표류(2) 1/11 417 0
27 표류 12/26 414 0
26 강남행(4) 12/23 420 0
25 강남행(3) 12/18 444 0
24 강남행(2) 12/17 454 0
23 강남행(1) 12/17 459 0
22 낙양에서의 원단절 12/15 454 0
21 귀로 12/14 414 0
20 평하 공주(4) 12/13 467 0
19 평하 공주(3) 12/13 449 0
18 평하 공주(2) 12/12 452 0
17 평하 공주(1) 12/12 461 0
16 학명파의 제자(2) 12/12 443 0
15 학명파의 제자(1) 12/12 431 0
14 월영단 입단 12/10 440 0
13 사투, 그 이후(2) 12/10 443 0
12 사투, 그 이후(1) 12/9 410 0
11 출동(3) 12/8 440 0
10 출동(2) (2) 12/7 457 1
9 출동(1) (2) 12/7 445 1
8 풍문 만들기 (2) 12/6 452 1
7 피의 대가는 받아내야겠습니다 (2) 12/6 461 1
6 옛 이야기 (2) 12/2 464 1
5 마른 하늘에 날벼락 (2) 12/1 454 1
4 옥화소랑 (2) 11/30 435 1
3 남영무관 오인조 (4) 11/29 486 1
2 남복여인(男服女人) (2) 11/28 463 2
1 죽은 자와 산 자 (2) 11/27 74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