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여자를 얻고 싶은 자!
사랑을 얻고 싶은 자!
그리고
세상을 얻고 싶은 자!
황제이던,
괴물이던,
한낱
촌부이던,
그것이 누구이던
칠악녀(七惡女)의 심장을 훔쳐라.
남자로 태어난 자들은
원하는 것을 이룰 것이다.
단,
목숨을 건 사랑만이
그녀들의 심장을 움직일 수 있다.
일곱 소녀의 방마다 똑같이 걸려있던 시(詩)의 구절이다. 벌거벗은 젊은 사내가 시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음미하며 자신의 발 아래로 시선을 옮겼다. 역시 벌거벗은 채로 그의 앞에 엎드려 있던 소녀가 고개를 들었다.
“사…사랑해요.”
너무 울어서 퉁퉁 부어오른 눈빛으로 사내를 애절하게 바라보더니 이내 가슴을 쥐어짜며 심장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으으…윽.
이번이 마지막이다. 사내는 이미 여섯 악녀의 심장을 빼내서 잘 간직하고 있었다. 일곱 번 째 악녀의 심장만 얻는다면 즉시, 이 세상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아아악!
일곱 번째 악녀가 최후의 용트림을 썼다. 빨갛게 타오르던 심장이 목을 타고 입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아래턱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