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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악녀의 사랑
작가 : 서윤하
작품등록일 :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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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작성일 : 17-11-25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6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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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활

 

 악녀들은 비릿한 비명을 토해내며 이리저리 땅바닥으로 굴러다녔다.

 쿠르르릉!

 잔인한 폭음놀이가 지축을 뒤흔들면서 계속 이어졌다. 힘들게 버티고 있던 칠악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흐흐…꿈틀거리는 게 꽤 요염한데. 죽이기 전에 일곱 년을 한꺼번에 안아볼까?”

 황제가 사과를 씹으면서 다가온다.

 “씹어 죽을 놈!”

 “그러게 알아서 가슴을 째라니까 덤비긴…덕분에 재미있는 구경을 했어…흐흐흐”

 가소롭게 쳐다본다.

 “여신님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

 “아직도 모르나? 나는 여신 따위를 무서워하지 않아. 어쩌면 여신은 나에게 감사할지도 모르겠군. 제자들이라고 여자의 사랑을 나눠줬더니 하라는 짓은 안 하고 오히려 그걸로 여자들을 농락했으니 말이야.”

 “네놈이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여?”

 분에 겨워 씩씩거린다.

 “흥분할 거 없어. 내 말이 틀린 것도 아니잖아? 그래서 너희들이 이 산에 갇혀있는 거니까.”

 “그것은…….”

 주황 마녀가 변명이라도 하려는 듯 일어서는데 초록이 말린다.

 “됐어! 놈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어.”

 “하기야 나도 들어줄 시간이 없네. 이제 네 년들의 심장을 볼 차례다…흐흐…심장 색깔도 무지개처럼 모두 다를까?”

 황제를 선두로 마법사들이 흐느적거리며 발걸음을 떼어놓는다.

 “이…이제 어쩌지?”

 “최후의 방법!”

 빨간 악녀의 눈빛이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콤바인?”

 녹색이 두 눈을 치켜뜬다.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하기야 지금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군.”

 황제와 마법사들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모두 준비하자!”

 “우리를 대신할 몸뚱이는?”

 “저기!”

 놈들의 뒤쪽으로 목에 구멍이 뚫린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 악녀들이 놀라는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슈…슈턴?”

 “저놈은 우리의 적이잖아.”

 “이제는 황제의 적이기도 하지.”

 “잘못하면 우리가 몰살할 수 있어.”

 “여신님이 그랬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하라!”

 동료들의 작은 반발을 물리치며 빨간 악녀가 벌떡 일어났다. 그 뒤를 나머지 악녀들이 따랐다. 그녀들은 무지개 순서대로 늘어섰다.

 “내 이름은 루디! 빨강은 자아도취! 여자의 사랑을 막는다.”

 “내 이름은 바실라! 주황은 불복! 여자의 사랑을 막는다.”

 “내 이름은 로베나! 노랑은 허영! 여자의 사랑을 막는다.”

 빨간색에 이어 악녀들이 빠르게 주문을 외우면서 손을 벌렸다. 그녀들은 똑같은 동작으로 움직이면서 앞으로 밀착했다. 마치 슬라이스 치즈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었다.

 “내 이름은 그리니! 초록은 유약! 여자의 사랑을 막는다!”

 “내 이름은 사르티스! 파란은 구속! 여자의 사랑을 막는다!”

 “내 이름은 블로피! 남색은 겁쟁이! 여자의 사랑을 막는다!”

 여섯 빛깔의 주문이 끝나고 마지막 보라색 악녀의 차례가 돼서야 이상한 낌새를 차렸다. 황제는 서둘러 소리를 질렀다.

 “저년들을 막아라!”

 무엇인지는 몰라도 다 잡은 고기를 놓칠 것만 같았다. 칠악녀가 그물을 빠져나가려고 마지막 발광을 한다. 안 돼! 어떻게 잡은 고기인데. 저년들의 가슴을 씹어 먹지 않고선 세상을 지배할 수 없다.

 “어서 막아라!

 “이얍!”

 마법사들이 달려들었다. 그 사이로 일곱 번째 악녀의 주문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 이름은 슈나! 보라는 자살! 여자의 사랑을 막는다!”

 주문을 끝낸 칠악녀들은 빈틈이 없을 정도로 촘촘히 붙어있었다. 바로 옆까지 달려온 마법사들이 그녀들을 낚아채려 했다.

 “콤바인! 합체!”

 한 몸처럼 뭉쳐있던 칠악녀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녀들의 몸뚱이는 하얀빛에 둘러싸이며 공중으로 솟구쳤다.

 “악녀들이 도망치려 한다!”

 “어림없다!”

 제일 가까이 있던 마법사가 스펠을 던지며 손을 뻗었다.

 “파이어 불!”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붉은 덩어리가 쏜살같이 날아갔다. 파이어 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악녀들의 가운데 부분을 강타했다.

 꽝!

 불꽃이 사방으로 터지며 메케한 연기가 사방을 뒤덮었다. 그러나 하얀 빛이 쌓여있던 악녀들의 몸뚱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들은 슈턴의 시체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서 악녀들을 잡아와!”

 황제가 악을 썼다. 불길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틀림없이 뭔지 모를 꿍꿍이속이 있다.

 “패럴라이즈!”

 이번에는 키가 작은 마법사가 주문을 외웠다. 서서히 움직이던 칠악녀의 하얀빛이 그 자리에 멈추었다.

 “무브!”

 움직임을 봉하는 마법 후에 곧바로 물체를 이동시키는 마법이 펼쳐졌다. 그러나 칠악녀의 하얀빛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런!”

 마법사들이 잠시 당황했다. 이미 끝난 게임이라 쉽게 먹힐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질겼다.

 “저년들의 몸뚱이가 조각나도 상관없다. 무조건 떨어뜨려라!”

 안절부절못하던 황제가 부하들을 다그쳤다. 그의 명령은 가장 나이 많은 마법사가 매듭을 지었다.

 “매직 에로우!”

 부메랑처럼 생긴 몇 개의 날카로운 빛이 악녀들에게 날아갔다. 노란 빛줄기가 날카롭게 번쩍거리며 그녀들의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녔다.

 털썩!

 제일 먼저 초록색 머리가 떨어졌다. 그리고 빨간색 팔이, 보라색 가슴이 차례대로 바닥에 흩어졌다. 그러나 비명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노란 빛줄기의 칼질하는 소리만 쓱싹거렸다.

 우수수수수.

 마침내 임무를 마친 노란빛이 사라지고 공중에 떠 있던 칠악녀의 몸뚱이가 조각조각 땅바닥에 떨어졌다. 이와 동시에 그녀들을 감싸고 있던 하얀빛은 슈턴의 시체 속으로 날아갔다.

 “저건 뭐지?”

 마법사들이 주춤했다. 하지만 황제의 관심은 오로지 칠악녀의 잘린 몸뚱이에 가 있었다.

 “빨리 저년들의 가슴을 열어라!”

 “예!”

 잠시 슈턴의 시체를 쳐다보던 마법사들이 황급하게 일곱 개의 몸뚱이를 수거 했다.

 “가까이 있는 녹색부터 열어봐!”

 “예!”

 매직 에로우의 노란빛이 다시 한 번 번쩍였다. 이름이 ‘그리니’라고 했던가? 여자를 유약하게 만드는 초록 악녀의 가슴이 일자(一)로 갈라졌다. 옆에 있던 마법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가슴속을 헤집는다. 의기양양하게 손을 휘젓던 마법사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빨리 안 꺼내고 뭐해?”

 황제가 거칠게 다그쳤다.

 “그게…….”

 어찌할 바를 모르던 마법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바뀌었다.

 “도대체 왜 그래?”

 “심…심장이 없습니다.”

 마법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손에 힘을 주었다. 두 손으로 갈라진 몸뚱이의 한쪽씩을 잡고 활짝 펼쳐보였다.

 쩌억!

 거북한 소리가 숲 속을 잡아먹을 듯 메아리쳤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황제 이하 모든 눈동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없다! 심장이 없어!

 “다른 년들도 열어봐라!”

 “서둘러.”

 각자 한 명씩 맡아서 악녀들의 가슴을 두 동강이 냈다. 그 뒤로 황제의 불길한 느낌을 확인하는 목소리가 연거푸 들렸다.

 “역시 없습니다.”

 “여기도 비었습니다.”

 절망한 목소리가 비통하기까지 했다.

 “이…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이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잡을 수 없는 결과에 머릿속이 멍해졌다.

 “황제 폐하, 저기!”

 “뭐야?”

 손가락이 가리킨 한 점으로 모두의 눈길이 집중됐다. 칠악녀의 몸뚱이와 분리되었던 하얀 빛이었다. 슈턴의 시체 위를 맴돌던 빛줄기는 좌우로 흔들거리며 서서히 사라져간다.

 “저게 왜?”

 버럭 성질을 냈다. 악녀들의 심장이 없어졌는데 지금 저런 게 문제야? 그러나 마법사들은 황제의 생각보단 하얀빛에 신경을 썼다. 누군가 급한 숨을 몰아쉬었다.

 “황제 폐하! 빛이 시체 속으로 들어갑니다.”

 “정말인가?”

 별거 아닌 줄 알았더니 하얀빛에 비밀이 있는 듯했다. 알지 못할 불안감이 더욱 강렬하게 황제의 마음을 짓눌렀다. 그는 두 눈에 힘을 주었다. 마법사의 말처럼 하얀빛은 바람 속으로 지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빛은 분명히 슈턴의 몸속으로 스며드는 중이었다.

 “슈턴의 시체를 가져와라!”

 아무래도 저 속에 무슨 비밀이 있을 듯하다. 황제의 명령을 받을 마법사들이 빠른 걸음으로 움직였다. 그들이 물체이동마법의 스펠을 외우려는 찰 라였다.

 “멈춰라!”

 칼을 베어 문 여자들의 날카로운 목소리. 숲 속의 모든 동작들이 움찔했다.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벌떡!

 슈턴의 시체가 허리를 세웠다.

 “어…어떻게…….”

 새파랗게 질린 황제의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마법사들이 반사적으로 튕겨 나왔다.

 “황제 폐하를 보호하라!”

 “만일을 대비하라!”

 마법사들은 여차하면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으아아아아…….

 죽었다가 일어나 앉더니 괴성부터 질렀다. 마법사들이 잔뜩 웅크리며 각자의 주문을 준비했다. 그러나 슈턴은 놈들의 행동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올려서 목덜미를 매만졌다. 얼음 화살이 꿰뚫어놓은 목의 상처는 어느새 회복된 상태였다.

 “힐 마법이다!”

 이곳에서 신(神)의 백 마법을 보다니…마법사들은 무척 당황했다. 인간의 마법이 아무리 높다 해도 신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호호…놀라긴…그 정도 마법은 우리도 쓸 줄 알지.”

 슈턴이 일어서며 입을 가린다.

 “여자?”

 “우리가 여신의 제자란 걸 잊은 건가?”

 여전히 여자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다.

 “칠…칠악녀다!”

 “악녀들이 죽지 않았다!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다. 황제와 마법사들은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휴우~인간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줄 알았네.”

 악녀들이 안도의 한숨을 몰아 내쉰다.

 “네 년들이 살아있다는 말이냐?”

 “흥! 인간의 황제 따위가 감히 신의 제자들을 능욕하다니 그냥 두지 않겠다.”

 슈턴의 우락부락한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진다.

 “그럼 슈턴은?”

 “우리가 살린다. 그리고 너에게 복수할 것이다.”

 “살린다고?”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뜻인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슈턴이 황제의 고민을 알아챘는지 빈정거리며 자리를 털었다.

 “직접 겪어보면 알겠지.”

 “조심하라!”

 죽었다가 살아나서 그런지 아직은 걷는 동작이 어설프다. 마치 몸이 비틀린 채 깨어난 좀비 같았다.

 “호호…나부터 갈까?”

 “흥! 이번엔 완전히 끝내주마!”

 “그러면 우리의 심장을 영원히 얻지 못할 텐데.”

 “으음!”

 황제의 깊은 신음이 꽉 다문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악녀들의 육체에는 심장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녀들의 심장은 다른 방법으로 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호호…슬슬 시작해 볼까?”

 이상한 일이다. 육체를 잃어버리고 슈턴의 몸을 빌려 쓰면서 칠악녀의 기운이 넘쳐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갈아탄 몸뚱이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본인의 원래 몸뚱이만큼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어느 놈부터 없애줄까?”

 손바닥을 들어 마법을 펼치려 한다. 황제의 마법사들도 각자에게 맞는 주문들을 읊조렸다. 그들의 손 위로 파란빛 마나들이 몰려들었다.

 “간다!”

 “모두 준비하라!”

 양쪽에서 일성(一聲)이 터지며 슈턴이 먼저 주문을 펼쳤다. 이번에도 여자들의 앙칼진 목소리가 사방을 덮었다.

 “다크니스!”

 숲 속의 모든 빛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만이 마법사들의 숨소리를 쫓아다녔다.

 “리턴 라이트!”

 곧이어 터진 주문이 잃어버린 빛을 되찾아왔다. 그러나 눈앞에 있어야 할 슈턴은 보이질 않았다.

 “아차! 속았다!”

 “무슨 일인가?”

 “칠악녀의 허풍에 당한 듯합니다. 공격하는 척 어둠 속에다 저희를 묶어놓고 텔레포트로 도망갔습니다.”

 “그럼 빨리 쫓아야지.”

 “늦었습니다. 악녀들의 공격에만 신경을 쓰다가 공간이동을 하는 스펠을 쫓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으음!”

 황제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칠악녀를 잡으려고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던가? 하지만 그는 곧 마음을 진정시켰다.

 “어쩐지 남의 몸을 빌렸는데도 기고만장하더라…후후…허세를 부려서 도망치려는 수작이었군.”

 “황제 폐하! 어떻게 할까요? 악녀들이 사라진 공간을 찾으려면 삼일 정도가 걸릴 텐데 계속 쫓을까요?”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어차피 칠악녀는 내 앞에 다시 나타날 테니까. 심장은 그때 받아내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돌아가서 할 일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악녀들의 심장은 어디에…….”

 궁금증을 쫓아버릴 수가 없다. 마법사들이 서로 쳐다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것도 다시 만나면 알게 될 테지.”

 “만일 악녀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어찌하실 겁니까?”

 “걱정하지 마. 우리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면 칠악녀가 아니더라도 슈턴은 찾아오겠지.”

 다른 생각이 있는지 조금 전의 초조함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마법사들이 입술을 태웠다.

 “슈턴은 죽지 않았습니까? 그저 악녀들의 영혼만 담겨있는 용기(容器)일 뿐입니다.”

 “자네들은 악녀들의 말을 못 들었나? 슈턴을 살려서 복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잖아. 그 말은 슈턴을 살리지 않으면 악녀들도 죽는다는 뜻이야.”

 황제는 확신했다. 악녀들에 대해서 나름 조사를 한다고 했지만, 결국 오늘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만큼 악녀들의 정체는 베일이 가려져 있었다. 그래도 악녀들이 각자의 육체를 다시 얻으려면 슈턴, 정확히 말해서 남자가 필요할 거라는 판단이 생겼다.

 “이유야 어쨌든 악녀들은 여신의 결계에 풀고 이곳을 떠나게 됐으니 괜찮을까요? 만일 여신이 그녀들을 벌한다면 심장도…….”

 “새로운 육체를 얻어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면 별일이야 없겠지. 벌을 받아야 할 시간이 어떻게 바뀔진 모르지만.”

 “어쩌면 새로운 육체들은…….”

 “맞아! 내 생각도 그래!”

 황제가 무릎을 탁 쳤다.

 “……?”

 “칠악녀가 찾아갈 새로운 육체들이 바로 그녀들의 심장일 수도 있어. 그래서 남자가 필요할 거야. 그녀들의 심장은 여자들의 사랑을 지배하고, 그 지배를 풀어줄 사랑은 당연히 남자여야 하고…그것도 다음에 만나면 알게 되겠지…흐흐흐.”

 “그렇군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마법사들은 경의(敬意)의 눈으로 황제를 쳐다보았다. 평소 때는 신경질적이고 잔인하지만, 머리 쓰는 걸 보면 웬만한 석학들보다 영특하고 확실했다. 추진력도 강하고 판단력도 무서울 정도였다. 그러나 본성에 깔린 히스테리는 황제를 미친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한 번씩 발작을 일으키면 몇 백 명이라도 불구덩이에 쳐 넣었다.

 “이제 성으로 돌아가 볼까?”

 “예! 폐하!”

 마법사들이 머리를 숙이며 물러난다. 말에 오르던 황제는 사과를 꺼내들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간식이었다.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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