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공포물
카산드라
작가 : 건망고
작품등록일 : 2017.11.16
  첫회보기
 
프롤로그 - 신탁
작성일 : 17-11-17     조회 : 651     추천 : 0     분량 : 658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당신은... 믿습니까?"

 암흑 속에서 탁한 목소리가 묻는다.

 "당신은...... 믿습니까?"

 "네? 무엇을 말입니까?"

 "당신은... ...을 믿습니까?"

 "네? 뭐라고 하셨어요? 크게 다시요."

 "당신은 영원불멸의 존재를 믿습니까?"

 

 갑자기 환해진다.

 갖가지 소리들이 찬 공기를 메운다.

 암흑도 없고 침묵도 없다.

 나는 횡단보도 가운데 서있다.

 깜빡이는 신호를 한참 보다가 겨우 발을 옮긴다.

 아슬아슬하게 길 저편에 닿는다.

 

 "당신은 영원불멸의 존재를 믿습니까?" 마주 선 사내가 묻는다.

 "네. 믿고 말고요. 당신은 진실을 아시는군요."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그는 정면으로 받는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연다. "메신저여, 신의 뜻을 들을지어다."

 사내는 장검을 높이 쳐든다. 칼날의 반사광이 눈부시다.

 장검은 나의 심장을 사정없이 관통한다.

 

 나는 무릎을 꿇은 채로 신탁을 듣는다.

 테잎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소리가 어지러이 귀를 때린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준엄한 목소리가 신탁을 내린다.

 고통과 혼란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눈을 뜬다.

 

 이상하게도 한 문장 한 문장이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신탁은 틀림없이 이루어진다."

 마지막 문장이 망령처럼 귀에 붙어 있다.

 

 길을 지나는 이들이 힐끔거린다.

 나는 일어나 무릎을 털고 차분히 길을 걷는다.

 "왕은 형제를 만난다. 신탁은 틀림없이 이루어진다."

 망령이 속삭인다.

작가의 말
 

 ...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25 성 미가엘 보육원 8/27 10 0
24 기억의 사진첩 7/5 15 0
23 인터뷰 7/4 18 0
22 자고 일어나면 5/23 47 0
21 히틀러는 아이돌이다 5/22 43 0
20 이자카야 농부와 상상 공간 체스 5/2 74 0
19 체스판의 말 5/1 74 0
18 4/29 69 0
17 다시 깨어나다 4/27 94 0
16 발신인: 메신저 4/27 73 0
15 히틀러의 몸 4/26 81 0
14 내가 네 형제 노릇을 해줄게 4/25 92 0
13 당신, 카산드라를 아시나요? 4/22 115 0
12 신탁의 뜻은 무엇인가 4/15 92 0
11 의외의 한 수 4/3 116 0
10 신탁은 어차피 모든 것을 안다 4/1 103 0
9 섬에서 육지로 4/1 114 0
8 가만히 앉아서 신탁을 기다린다 3/29 106 0
7 체스 - 나는 무엇인가 3/29 110 0
6 왕은 말하지 않고 경청한다. 2/20 430 0
5 너는 무엇인가? 11/30 410 0
4 형제의 비밀 - 그곳에 살던 너와 나 11/22 407 0
3 그 여자 - 그토록 큰 캐리어 안에는 무엇이 들… 11/21 417 0
2 라이프 스타일 - 기생충 11/17 428 0
1 프롤로그 - 신탁 11/17 65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