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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메이커
작가 : 에드찬
작품등록일 : 201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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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 화
작성일 : 16-08-17     조회 : 675     추천 : 0     분량 : 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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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첫 번째 서번트(3)

 

 

 

 “아가씨, 무슨 일 있으신가요?”

 소미의 외침에 군인들을 지휘하고 있던 강 준위가 다가왔다. 계속 이쪽을 신경 쓰고 있던 거 같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음.”

 성호가 그렇게 말했지만 강 준위는 미심쩍은 눈초리로 성호를 쳐다봤다. 소미까지 괜찮다며 손을 내젓고 나서야 강 준위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갔다. 그리고 응급처치를 마친 군인들을 부축해서 SUV에 태웠다.

 강 준위가 멀어진 뒤 성호는 조심스레 소미에게 아바타 메이커에 대해 알려줬다.

 “손목에 있는 팔찌 덕에 네 병이 낫긴 했는데, 대신 표시된 남은 수명만큼만 더 살 수 있게 된 거야. 그래도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그 수명이라는 거, 늘릴 수 있으니까.”

 “늘릴 수 있다고?”

 “그래. 저기 상점 보이지?”

 성호가 소미의 손목을 가리켰다. 소미는 손목의 초기 화면 메뉴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상점을 선택해서 그 안에 들어가면 포인트로 능력이라든가 수명을 살 수 있어.”

 “어, 있어.”

 “외계 괴수를 잡으면 포인트를 얻거든. 그러니까 그걸로 수명을 사면 되는 거지. 넌 이곳에서 강 준위님 도움을 받아서 사냥하면 포인트 모으는 데 무리 없을 거야.”

 “그래, 그럼.”

 소미는 성호의 설명을 듣고 뭔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였다가 번쩍 들었다.

 “병… 나았다고 했는데, 완전히 나은 거야? 이제 안 아픈 거야?”

 “아마도 그럴 거야. 포인트가 떨어지지 않는 한 말이야.”

 성호도 아바타 메이커를 얻은 지 며칠밖에 안 되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했다. 아바타가 된 뒤로 몸 곳곳에 있던 자잘한 상처가 깔끔하게 나았다. 마치 새 몸을 얻은 것처럼. 분명 아바타 메이커를 얻어 생긴 특혜일 터였다.

 “꺅!”

 소미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성호에게 매달렸다. 기쁨에 찬 비명이다. 성호는 갑작스러운 소미의 반응에 놀랐다.

 “왜 그래?”

 “좋아서 그래.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

 “그런 거였어? 어쨌든 떨어져. 나 괜히 오해받아 철컹철컹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철컹철컹?”

 “모르면 됐으니까 얼른 떨어지기나 해.”

 성호는 처음 듣는 말에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소미를 간신히 떼어냈다.

 ‘정말 여자애가 힘은 왜 이렇게 센 거야?’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으려니 뒤통수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강 준위가 매서운 눈으로 자신을 째려보고 있다. 등 뒤로 식은땀이 쭈르륵 흘러내렸다.

 한편 소미는 성호가 자신을 밀친 게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 로리콘 아냐?”

 “어이구,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들었어? 어린애는 내 취향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로리콘이라는 말에 성호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소미는 그런 성호의 모습에 뭔가 말하려다가 말을 삼켰다.

 ‘정말로 나한테 반한 거야?’라고 물어보기에는 창피했다. 소미의 뺨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응? 무슨 말 하려고 했어?”

 “아, 아냐.”

 성호의 물음에 소미가 고개를 세차게 가로젓고 몸을 휙 돌렸다.

 ‘얼굴 빨개진 걸 본 건 아니겠지?’

 그때 강 준위가 불렀다.

 “준비 다 됐습니다. 타시죠.”

 성호는 얼른 SUV에 올라탔다. 뒷좌석에 앉아 있으니 소미가 슬그머니 옆자리에 앉았다.

 

 ***

 

 SUV는 동굴을 한참 달렸다.

 들어올 때는 그렇게 보안을 중시했지만 돌아갈 때는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아무도 성호에게 안대나 헤드셋을 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할 필요는 없겠지.’

 성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바타 메이커를 만졌다.

 

 [아바타 메이커]

 [정령 소환] [서번트 아바타]

 [상태/퀘스트/상점]

 

 메인 메뉴에는 서번트 아바타가 추가되어 있었다. 소미 쪽 정보를 보려다가 일단 자신의 상태부터 확인해 봤다. 각성한 뒤에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고 싶었다.

 상태 창에 표시된 정보가 꽤 바뀌었다.

 

 [아바타 상태]

 [이름:류성호] [종족:지구인]

 [아바타 등급:F]

 [능력:하급 정령소환술-불+1]

 [장비:하급 코어 동기화 장갑]

 [보유한 서번트 아바타:1]

 [회수한 아바타 메이커:0]

 [잔여 포인트:0]

 [남은 수명–2일 2시 7분 17초]

 

 아바타 등급은 F급.

 각성해서인지 장비도 제대로 적용되었고 정령소환술에도 포인트를 들여 정령을 강화해 둔 표시로 +1이 붙어 있다.

 새로 알게 된 메인 퀘스트와 관련해 보유한 서번트 아바타와 회수한 아바타 메이커 숫자도 추가되어 있다.

 ‘이제 서번트 아바타 쪽도 살펴봐야지.’

 성호가 그렇게 생각할 때 소미가 넌지시 말을 걸어왔다.

 “너 그것 좀 그만 보고 휴대폰 줘봐.”

 “없는데?”

 소미가 무엇 때문에 자신의 휴대폰이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 보안 때문에 회수당한 상태였다.

 그런데 성호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소미의 표정이 급속도로 굳었다.

 “흥, 싫으면 말고.”

 차갑게 대꾸한 소미가 고개를 휙 돌렸다.

 “그게 아니라…….”

 성호는 소미가 오해하는 거 같아서 변명하려고 했지만 강 준위가 끼어들어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아니, 네 폰이 필요한 게 아니야.”

 소미는 짜증 내며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내저었다. 그 말에 강 준위는 고개를 돌려 다시 운전에 열중했다.

 그 이후 다시 차 내에 적막이 맴돌았다. 성호는 아까 아바타 메이커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말았다는 걸 깨달았다.

 “아, 참.”

 “…뭐?”

 보란 듯이 고개를 돌린 채 삭막한 창밖을 보고 있던 소미는 성호가 부르자 못 이기는 척 슬그머니 돌아봤다.

 눈빛에는 성호가 무엇 때문에 자신을 불렀을까 하는 기대감이 담겨 있었지만 이어지는 성호의 말에 그 기대감은 금세 깨졌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포인트가 있거든. 그걸로 바로 수명을 사기보다는 먼저 적당한 공격형 능력을 사는 게 좋아. 너 같은 경우에는 강 준위 같은 분이 도와주면 안전하게 사냥할 수 있을 테니까 무기에 속성 부여 같은 능력을 얻으면 좋을 것 같네. 그리고…….”

 성호는 한참 설명하다가 소미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걸 눈치채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걸 보고 소미가 따지듯이 물었다.

 “그게 끝이야?”

 “응? 응. 나머지는 나도 사실 잘 몰라. 나도 이거 가진 지 얼마 안 됐거든.”

 “흐음. 알았어.”

 그렇게 대답한 소미는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창밖을 쳐다봤다.

 ‘뭐야, 저 태도는? 친절하게 알려줘도 그러네.’

 성호도 소미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결국 그 뒤로는 소미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잠시 후 동굴 밖으로 나갈 때쯤 되자 강 준위가 다시 안대와 헤드셋을 찰 것을 요구했다.

 ‘잊지 않았구먼.’

 성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무 대꾸 없이 착용했다. 소미가 심기 불편한 기색을 풀풀 풍기고 있는 탓에 오히려 이쪽이 편했다.

 그런 다음 다시 한참 차를 타고 이동한 다음 소미와 군인들이 내렸다. 소미는 차 문이 닫히기 전에 차 안에 고개를 쏙 들이밀고 소리를 질렀다.

 “나한테 관심 있으면 연락처라도 달라고 해야 할 거 아냐! 이 바보!”

 하지만 헤드셋을 끼고 있던 성호는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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