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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메이커
작가 : 에드찬
작품등록일 : 201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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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 화
작성일 : 16-08-17     조회 : 785     추천 : 0     분량 : 3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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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가족회의(2)

 

 

 

 성호는 동생들을 달랜 뒤 아바타 능력자가 된 기념으로 외식하러 가자며 동생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다들 일하느라, 학교 다니느라 바쁜 탓에 오랜만에 하는 외식이었다. 아바타 능력자라고 해서 아직 그걸로 돈을 번 건 아니어서 메뉴는 돼지갈비지만.

 “다음에는 한우 먹으러 가자, 한우. 아니면 로브스터? 참치도 제대로 된 거 먹어본 적 없지?”

 “갈비 섭섭하게 음식 앞에 두고 무슨 소리야? 그냥 맛있는 거 배불리 먹으면 되지. 오빠도 얼른 먹어.”

 성희는 한 손에 뜯고 있던 갈비를 성호에게 내밀면서 핀잔을 줬다. 입 주변에 양념을 잔뜩 묻히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오늘은 한창 성장기인 성우뿐만 아니라 성희도 사양하지 않고 경쟁하듯 마구 먹어댔다. 성호는 동생들이 잘 먹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그래, 내가 더 돈을 많이 벌어야지. 그래야 앞으로 이렇게 잘 먹이고 하고 싶은 것도 원 없이 하게 해줄 수 있으니까.’

 동생들은 서로 자기 일을 미루고 남한테 기대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형과 오빠로서, 그리고 부모님이 안 계신 지금 가장으로서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하려면 내가 더 포인트를 더 모아서 강해져야겠지. 그것도 몸조심하면서.’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 겪은 변이 지역에서의 일은 위험천만했다.

 특히 호르헤의 성체들이 무더기로 나타났을 때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그때 강 준위님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때를 생각하자 성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졌다.

 “오빠, 왜 보기만 하고 안 먹어? 갈비가 그렇게 신기하게 생겼어? 어서 먹으라니까.”

 “형?”

 성호는 두 동생이 부르는 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얼른 주먹을 펴고 젓가락을 들었다.

 “그래, 얼른 먹자.”

 “설마 우리가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

 걱정스레 묻는 성우를 보고 성호가 씩 웃었다.

 “무슨 소리야? 앞으로 두 배는 더 먹어야지! 이모, 여기 불판 갈아주시고 삼 인분 더 주세요!”

 “역시 오빠가 최고야!”

 성희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성호는 문득 소미가 생각났다. 내내 퉁명스럽고 삐쳐있는 듯 보이던 모습은 예전의 성희와 비슷했다.

 ‘소미는 뭐 하고 있으려나? 오늘 당장에라도 아바타 각성했을까?’

 

 ***

 

 고성그룹 본사 건물인 고성타워.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성타워의 최상층에서도 고성그룹 오너 일가의 가족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그래, 소미 병이 다 나았다고?”

 테이블 중앙에 앉아 있는 남자가 느긋한 말투로 물었다. 고성그룹의 오너이자 소미의 아버지인 고성주이다.

 “네. 아직 정밀 검사 중이지만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확인된 병이 저녁에 갑자기 사라졌답니다. 티 한 점 없이 깨끗하게요. 드디어 제가 밀고 있는 힐링 코어 연구가 빛을 발한 거예요.”

 아버지의 말에 좌측에 앉아 있던 첫째딸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 말에 딸의 반대편에 앉아 있던 둘째아들이 빈정거렸다.

 “애당초 무슨 병인지도 몰랐잖아. 어떻게 나은지도 모르고 그게 무슨 성과야?”

 “뭐야?”

 둘째아들의 지적에 첫째딸이 쏘아봤지만 둘째아들은 그걸 무시하고 아버지를 쳐다봤다.

 “그보다 아버지, 진석이가 그러는데, 소미 녀석, 아바타로 각성할 수 있다고 하네요. 우리 고성그룹의 유니언 모델로 써보면 어떨까요? 외계 괴수와 싸우는 재벌가의 영애. 딱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까? 이미지 올리기에는 딱이죠.”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소미는 오빠 거 아니야. 기껏 나았는데 다치기라고 하면 어쩌려고.”

 “그렇다고 해서 네 것도 아니잖아? 넌 실험실에 가둬두고 자매놀이라도 하고 싶은 거야, 아님 해부라도 하려고?”

 “조용히.”

 성주의 말에 한창 말싸움을 하던 둘이 입을 다물었다. 성주는 자신의 반대편에 선 장남을 쳐다봤다.

 “네 생각은 어떠냐?”

 “고성 유니언을 밀어줘야 한다면 DE 쪽에서 들어오는 혼담을 진행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 말에 성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타부타 말은 없지만, 자기 생각을 미리 알고 있는 듯 딱 원하는 말만 하는 장남이다.

 성주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다른 아들딸들도 다급히 장남의 말에 동의했다.

 “맞아. 그 녀석이 있었네. 소미가 그래 보여도 나이가 있으니까. 그 녀석 취미에도 딱 맞고.”

 “우리보다 유니언을 먼저 만들어서 우주까지 진출했으니까 확실히 이득이지. 게다가 소미에게 들어오는 유일한 혼담이지?”

 자신이 한 생각대로 모두의 의견이 통일된 걸 본 성주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결정됐군.”

 소미를 정략결혼 시키는 걸로 고성그룹 오너 일가의 가족회의는 끝났다.

 소미는 이 가족회의가 열리는지도 몰랐다.

 

 ***

 

 다음날 아침.

 “다녀오겠습니다.”

 성호는 그렇게 말하고 집을 나섰다.

 가벼운 트레이닝복을 입은 성호가 향한 곳은 동네 뒷산이었다.

 그동안 운동은커녕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만 했기에 체력이 부족하다는 걸 여실히 느껴서이다. 헬스장에라도 다닐까 했지만, 아침에 강 준위로부터 5일 뒤 입소라는 연락을 받고는 포기했다.

 “며칠 안 남았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성호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발걸음을 뗐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산을 오르자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 상쾌함을 느끼며 차근차근 산을 오르던 성호는 자신이 어느새 정상까지 올라온 걸 깨달았다.

 “어? 벌써 정상이야?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한 번도 안 쉬었는데.”

 심지어 호흡이 가빠지지도 않았다. 동네 뒷산이지만 꽤 높았기에 원래라면 중간에 한 번은 꼭 쉬었다 가야 했다.

 성호는 바위에 걸터앉아 아래를 내려다봤다. 건물들이 장난감처럼 보인다.

 ‘이것도 아바타 능력을 각성했기 때문일까?’

 하지만 성호는 신체 강화형 아바타가 아니었다. 그런 능력자들은 나무 위를 뛰어다닐 수도, 산길을 무시하고 나무들을 부수면서 단번에 오를 수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슬슬 다음 능력을 구매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눈에 안 띄는 능력이라 배제했지만, 아바타 메이커의 상점에 신체 강화에 관련된 능력도 분명히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아바타 메이커를 쳐다보니 메시지가 와 있다.

 

 [서번트 ‘고소미’로부터 포인트 1을 얻었습니다.]

 

 “응? 뭐야?”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다. 성호가 당황해서 아바타 메이커를 확인하려고 할 때 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

 

 [서번트 ‘고소미’로부터 포인트 2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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