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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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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작성일 : 17-11-24     조회 : 36     추천 : 1     분량 : 7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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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한 가정이 붕괴되고 어느 덧 6년. 이 6년이라는 세월은 군대에 있거나, 감옥에 갇혀있지 않는 한 길면서도 한편으로는 짧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간이리라. 그러나 이 짧은 6년 사이 전 세계, 즉 판게아 대륙은 발칵 뒤집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2년 전 신세기 3986년에 일어났다. 신세기 3986년. 과거 세계를 구했던 성스러운 다섯 신관이 거느리고 있는 집단. 세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세계 5대 권력 기구라 불리는 집단 중 하나인 헌터 킬러.

 

 헌터 킬러가 하는 역할은 쉽게 말해 세계의 경찰이다. 그들은 위대한 신, 아몬에게 부여받은 힘, 이른바 마법을 올바르지 못한 일에 사용하는 자들을 체포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마법사들의 힘은 제각각이기에 헌터 킬러는 그 등급을 각각 C, B, A, S, E, G로 나누었다.

 

 그 중 사실상 성스러운 다섯 신관의 등급이기에 별개 등급이라 볼 수 있는 G급, 즉 신 급과 한 세대에 많아야 2명인 E급, 즉 황제 급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간이 아무리 강해져봐야 전투 레벨 S급이 한계였다.

 

 물론 그 S급조차 수 십 억의 인구 중 단 500명만 받을 수 있는 직위. 그 중 상위 50위를 하이 랭커라 부르며 별도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위라는 것에 눈이 멀어 상위의 마법사들을 암살하려 하는 이들이 있기에 수 백 년 전부터 헌터 킬러는 WML이라는 대회를 열어서 순위 관리를 했다.

 

 사건은 그 WML. 정확히는 WML 3986의 첫 경기에서 일어났다. 하이 랭커들 중 특히 강한 상위 5명. 신의 이름으로 온갖 권력을 다 받는 자리인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 중 한 사람인 ‘악귀’, 네오스 아카이론이 16살의 정체모를 소년에게 패배하고 목숨까지 잃은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악귀의 마법 속성은 빛 속성과 함께 가장 이질적이며 소유자가 죽을 때까지 한 사람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속성인 어둠.(이것은 빛 속성도 마찬가지다.) 그에 비해 소년은 불 속성이었다. 역사상 어떤 불 속성의 마법사도 어둠 속성을 이긴 점이 없다는 것을 보았을 때 이것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물론 악귀의 순위는 신관 직속 부하들 중 가장 약한 5위였고 무엇보다 그는 속성만 믿고 날뛰었기에 다른 초신성들에 비해 특별한 장점은 없었다지만 그래도 당시에 일어난 일은 충격적인 것이 분명했다.

 

 어쨌든 악귀는 전 세계로부터 명망을 크게 잃은 상태였다. 왜냐하면 신관 직속 부하라는 자리와 지신의 힘만 믿고 전 세계에 온갖 행패를 부렸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를 쓰러뜨린 소년의 인기와 명망은 솟구친다는 것을 의미했으며 사람들은 소년을 ‘저승사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

 

 판게아 대륙의 중부에 있는 거대한 사막인 사하라. 구전시대에는 번성했던 곳이지만 태양의 악마와 성스러운 다섯 신관의 전투 이후에는 척박한 땅으로 변한 이곳에는 신관이 직접 거느리는 세계 5대 권력 기구 중 무려 4개가 위치했다. 그리고 그것들 중 하나인,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모으고 있으며 세계의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신의 탑.’

 

 그곳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소인 신관의 집무실에서 두 명의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중 한 남자는 길게 기른 푸른 머리카락에 벽안을 가진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얼굴 절반 정도가 화상 자국으로 덮여있지 않았더라면 굉장히 잘생겼을 얼굴이었다.

 

 이 푸른 머리의 남자는 거만하게 상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어린애 티가 사리지기 직전의, 소년과 청년의 사이의 경계에 있는 10대 후반의 남자가 푸른 머리의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회색빛에 가까운 은발 머리카락에 구릿빛 피부… 그리고 빠져들 것만 같은 연녹색 눈동자를 가졌으며 신장은 180cm 정도는 되어 보였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굉장히 준수한 외모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소년의 인기는 최악이었다. 왜냐하면…

 

 “그래, 저승사자. 또 사고를 쳤더구나.”

 

 푸른 머리의 남자가 목소리를 무겁게 깔며 말했고 바로 저승사자라 불린 소년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곧 피식 미소를 지으며 푸른 머리의 남자에게 비꼬듯이 말했다.

 

 “후후후, 위대한 성스러운 다섯 신관 중 한 분이신 물의 신관, 레시드 이븐이시여. 제가 어디 사고치는 것이 어디 하루 이틀입니까?”

 

 성스러운 다섯 신관. 구전시대의 말. ‘태양의 악마’를 봉인한 5명의 위대한 마법사를 이르는 말이며 저승사자의 앞에 거만하게 앉아있으며 이곳, 신의 탑의 주인인 레시드 이븐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 레시드 이븐이 담배를 비벼 끈 뒤 뚫어져라 저승사자를 노려보다가 거친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초신성(超新星)이라는 자각을 가지란 말이다, 빌어먹을 애송이 새끼야!”

 

 초신성(超新星).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이라 부르며 하이 랭커의 마법사들 중 특히 강한 5명을 신관의 직속 부하로 두었다. 그들은 짧게 초신성이라고도 부르며 온갖 물질적인 지원과 함께 대부분의 법들도 신관의 부하라는 이름으로 면죄를 받았다.

 

 대신 신관이 내린 명령을 절대적으로 수행하며 그럴 일은 극히 드물지만 신관이 일국을 멸망시키라고 명령하면 반드시 그리해야만 했고 또 그럴 힘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저승사자가 바로 그 초신성이었으며 레시드 이븐의 직속 부하였다.

 

 “후후후. 진정하세요, 진정. 그러다 고혈압으로 뒤지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큰 잘못은 아닌 것… 크윽?!”

 

 저승사자의 비아냥거림에 더 이상 참지 못한 레시드가 재떨이를 집어던졌고 그것은 정확히 저승사자의 관자놀이에 명중했다. 그것을 정통으로 맞은 저승사자는 살짝 비틀거렸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피를 닦았다.

 

 “그래, 절도? 폭행? 살인? 뭐, 좋아. 어차피 네가 죽여버린 빌어먹을 악귀 녀석도 밥 먹듯이 했던 짓이니까. 근데… 감히! 감히!”

 

 레시드는 이를 바드득 갈며 책상 위에 놓인 물컵의 물을 벌컥벌컥 마신 뒤 계속 말을 이었다.

 

 “갈리아 왕국의 라플로스 기사단을 전멸시키는 것도 모자라 공주인 플로리아 갈리아를 고문해?!”

 

 판게아 대륙의 지역 중 특히 강대국이 많은 대륙 동부. 그곳에 바로 갈리아 왕국이 위치했으며 특히 갈리아 왕국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무패의 기사단, 라플로스 기사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기사단이었다.

 

 무엇보다 이 갈리아 왕국에는 하이 랭커 28위의 플로리아 갈리아 공주가 있었으며 그녀가 바로 라플로스 기사단의 기사단장이었다. 그러나 갈리아 왕국이 자랑하는 라플로스 기사단의 무패 역사도, 그리고 라플로스 기사단의 존재자체도 이틀 전에 끝나 버렸다.

 

 몇 달 전, 갈리아 왕국의 어느 작은 마을을 저승사자가 불태우자 왕국의 국왕인 라드 갈리아가 저승사자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물론 이 일이 알려지자 저승사자는 5개월의 감봉을 받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저승사자의 꼭지를 돌게 만드는 것은 충분했다.

 

 감봉 결정이 나자마자 저승사자는 바로 갈리아 왕국으로 쳐들어갔고 그를 막기 위해 출병한 라플로스 기사단과 맞서 싸웠다. 저승사자는 간단히 다플로스 기사단을 전멸시켰고 기사단장인 플로리아 갈리아 공주를 1시간 정도 고문한 뒤 분이 풀린 듯 그곳을 떠났던 것이다.

 

 이번 일의 충격으로 플로리아 공주는 식음을 전폐한 채 방 안에 숨어 지내고 있었다.

 

 “지난 번 ‘그 일’과 달리 이번 일은 묻을 수도 없단 말이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하아. 역시 그냥 그 날 갈리아 왕국을 멸망시켰어야 하나. 아니면 최소 ‘그때’처럼 수도라도…”

 

 “그냥 여기서 네놈을 죽여 버릴까?”

 

 레시드의 싸늘한 말에 저승사자는 자신도 모르게 한 발자국 물러섰다. 아무리 저승사자가 강하다고 한 들 감히 신관에게 대응할 수조차 없었다. 만약 저승사자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인물이 아니었더라면 그리고, 전 세계 범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지만 않았더라면, 그리고 무엇보다 저승사자가 ‘그곳’에 속해있지 않았더라면 그는 이 자리에서 척살되었을 것이다.

 

 사실 그가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의 자리에 오를 때 잡음이 많았다. 그는 출신도 신분도 밝혀지지 않았고 본인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어느 한 ‘여자’가 그를 위해 보증을 서지 않았더라면 그는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저승사자는 한숨을 살짝 내쉬며 말했다.

 

 “그래서… 제게 원하는 게 도대체 무엇입니까? 신관이시여.”

 

 %%%%%

 

 판게아 대륙의 북부. 그곳의 1/3 가량은 드래곤 포레스트라 불리는 거대한 숲이 존재했고 그곳에는 다양한 몬스터가 출몰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몬스터는 숲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드래곤이었다.

 

 최소 위험 레벨이 S급 이상인 이 몬스터는 웬만큼 강한 마법사들조차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런 몬스터들의 부산물, 특히 드래곤 하트는 굉장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몬스터의 위협 때문에 나라조차 건설되지 않은 이곳에는 대신 길드라는 것이 지배하고 있었다.

 

 사실상 대륙 북부 전체를 장악한 길드인 DS(Dragon Slayers)길드.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섬광이라 불렸던 에이스 크라미뉴가 창시했으며 2대 길드장인 ‘올마이티’ 로트 H 세븐은 대륙 북부를 장악했고 그것에 위협을 느낀 세계 5대 권력 기구 중 하나인 헌터 킬러가 군대를 보냈지만 결과는 DS길드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 후 헌터 킬러를 비롯한 세계 5대 권력 기구는 감히 DS길드를 건드리지 않았다. 물론 올마이티가 사망한 이후 DS길드는 몇 번이나 분열을 했지만 수십 년 전, 현 길드장이 그것을 다시 하나로 합쳤고 과거의 영광과 힘을 완전히 되찾은 상태였다.

 

 이런 DS길드에서 오늘 중대한 회의를 위해 대륙 북부 곳곳에 위치한 30개의 지부에서 온 지부장들을 포함해 지부의 위에 있는 지부 본부장들 10명. 그리고 길드 본부장 1명과 부 길드장. 그리고 심지어 길드장까지 모두 DS길드 본부에 모여 있었다.

 

 “길드장님! 현재 불참한 참모장, 저승사자를 해임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부장들 중 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자 상당수 지부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을 들은 가장 상석에 앉은 남자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신장이 2m는 훌쩍 넘는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의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올해로 딱 70살이 된 그는 현재 ‘세계 최강의 사나이’라 여겨지고 있었다. 그의 전투 레벨은 인간의 한계라 여겨지는 S급을 넘어선 E급. 현 시대에 이 등급을 받은 사람은 그를 포함해서 딱 두 명 뿐이었다. 힘이 워낙 막강하기에 천제(天帝)라 불리는 그의 이름은 라로브 A 레이븐. 이곳 DS길드의 길드장 자리를 무려 50년 동안 역임하고 있었으며 당연히 분열된 대륙 북부의 길드들을 다시 통합한 사람도 바로 그였다.

 

 그런 라로브조차 부 길드장의 바로 밑의 있는 자리인 참모장의 자리의 해임을 위해 회의가 열린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어떠한가.”

 

 라로브의 질문에 모두들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이 노련한 길드장은 대충 저승사자의 파면을 요구하는 무리가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파면을 주장하는 자들의 무리의 장은 난데없이 낙하산으로 나타난 저승사자에게 밀려 참모장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DS길드 본부장, 시키나 아이던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 자들도 감히 다른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시키나 입장에서도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몇 년 전 전임 부 길드장이었던 안토니오 세르단이 ‘혁명군’의 손에 목숨을 잃자 참모장 직에 앉아있던 코르웨이 카르멤논이 부 길드장의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되니 시키나는 참모장의 자리의 주인은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것이 거의 확정시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난데없이 나타난 ‘어느 여자’에 의해 상황은 반전되었다. 길드장과 친한 그녀는 난데없이 저승사자를 비어있는 참모장으로 추천했고 라로브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당연히 시키나의 승진은 미뤄졌고 이제 그가 승진할 수 있는 경우는 길드장이나 부 길드장, 혹은 참모장이 죽거나 해임을 당하는 일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키나가 이렇게 열을 내고 있는 것이었다.

 

 “본부장. 자네의 의견은 어떤가.”

 

 “예?”

 

 생각에 잠겨있던 시키나에게 라로브가 길게 난 자신의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으나 그 얼굴 내면에 자신을 떠보려는 것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시키나는 침을 꿀꺽 삼킨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참모장이 DS길드를 위해 수많은 일을 한 것은 사실이며 그는 분명히 DS길드에 수많은 재물을 가져왔습니다. 실력으로 그를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이 도를 지나쳤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해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강등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길드장님.”

 

 “흐음… 그런가?”

 

 길드장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몇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행동을 본 시키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그때 라로브는 힐끔 눈짓으로 누군가를 바라보았고 그의 눈짓을 본 남자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긴 흑발을 허리까지 길렀으며 나이는 40대 초반으로 보였다.

 

 “부 길드장님…”

 

 여태까지 가만히 있던 인물이 손을 들자 회의장이 잠시 들석였다. 코르웨이 카르멤논. DS길드의 부 길드장 자리에 앉아있으며 흑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하이 랭커 7위의 강자였다.

 

 부 길드장의 자리에 앉기에는 나이가 어리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가 DS길드를 위해 이룬 업적이 수도 없이 많기에 그가 DS길드의 2인자 자리에 앉아있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저승사자, 그 망할 녀석이 한 일은 유감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어리고 또 재능이 많습니다. 여기 있는 자들 중 저와 길드장님을 빼고 어느 누가 드래곤과 1:1로 싸워서 이길 수 있습니까. 아마 없을 것입니다. 아까 본부장도 말했다시피 그가 DS길드에 가져온 재물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며 그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런 그를 해임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보물을 스스로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그는 어리기에 자존심이 강합니다. 그런 그에게 강등이라는 벌을 주면 그냥 길드를 떠나는 선택도 감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렇기에…”

 

 코르웨이는 잠시 시키나를 바라보았다. 시키나는 자신보다 10살 정도는 어린 그가 오늘따라 무척 크게 느껴졌다. 코르웨이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은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저승사자가 DS길드의 참모장으로써 가진 일체의 권한을 당분간 본부장에게 주고 그를 잠시 정직시키는 것이 옳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의 말을 들은 시키나는 입을 쩍 벌리는 것을 숨길 수조차 없었다. 겨우 승진의 기회를 얻었는데! 이럴 수는 없었다. 승진은 못하고 일만 늘어난 최악의 상황. 그러나 여기서 더 밀고 나가다가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잃을 위험도 있으리라.

 

 시키나는 마지 못해 부 길드장의 말에 찬성했고 무리의 장인 그가 찬성하자 그의 무리에 속한 다른 이들도 결국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태를 지켜본 라로브는 호탕하게 ‘하하하하!’ 웃기 시작했다.

 

 이 웃음은 마치 욕심을 부리려던 시키나를 비웃는 것만 같았다. 잠시 후 웃음을 그친 세계 최강의 사나이는 자신의 앞에 놓인 판결봉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지금 이 시간부로 저승사자가 가진 DS길드 참모장의 자리를 정직하며 정직 기간 동안 그 권한을 길드 본부장인 시키나 아이던에게 위임한다. 또한 저승사자에게 1년 동안 다른 임무를 줄 것이니… 그 임무는 바로…”

 

 길드장의 다음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다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금 이 시간부로 DS길드 참모장인 저승사자, ‘시크릿’은 1년 동안 대륙 동부에 위치한 사일런스 제국의 제 1 황녀이신 세이라 사일런스 공주님의 경호를 명한다. 이 명령은 그의 직속상관이신 물의 신관, 레시드 이븐님이 그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리고… 판결봉이 3번 내리쳐지는 소리와 함께 회의는 끝났다.

 

 %%%%%

 

 “뭐라고! 이 나에게 그딴 빌어먹을 공주나 경호하라고? 젠장! 이럴 수는 없단 말이다!”

 

 한편 레시드의 방에서 나온 시크릿은 주먹으로 벽을 후려쳤다. 온 몸의 짜증이 솟구치고 있었다. 한가롭게 공주님 경호나 하라니! 그것도 그 유명한…

 

 사일런스 제국의 ‘가출 공주님’ 경호를!

 

 이때까지만 해도 저승사자, 시크릿은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 ‘가출 공주님’과의 만남이… 그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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