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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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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공주님
작성일 : 17-11-24     조회 : 20     추천 : 1     분량 : 7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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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정이 다 되어가는 어두컴컴한 밤. 후드로브를 입은 누군가가 3m 정도는 훌쩍 넘어 보이는 담장을 넘어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후드를 깊게 눌러써 입과 코밖에 보이지 않는 그 모습은 굉장히 수상해보였다.

 

 “으윽! 이번에야말로!”

 

 이 높은 담장을 넘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드로브의 소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활짝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근처에서 벽에 기대어져 있는 사다리를 발견한 것이었다.

 

 소녀는 귀엽게 후훗하고 미소를 지은 뒤 그것을 옮겨 자신이 넘으려던 벽에 기대었다. 이제 이 연약한 소녀조차 이 담장을 충분히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수상한 소녀는 수상하게 다시 주변을 둘러본 뒤 서둘러 담장을 넘어갔다.

 

 “아얏!”

 

 사실 어떻게 보면 이 3m라는 높이는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 어린 소녀가 넘어가기에는 충분히 높다고 볼 수 있었다. 어두운 곳에서 성급하게 넘어가려다가 엉덩방아를 찧은 소녀는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인상을 찌푸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뛰어내릴 때 후드가 벗겨져 그녀의 얼굴을 은은한 별빛과 달빛의 도움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소녀는 연녹색의 긴 머리카락이 등허리 부근까지 나 있었으며 같은 색깔의 눈동자를 가진 큰 눈이 길을 잃은 아기 고양이처럼 반짝였다.

 

 달빛과 별빛이 그녀를 축복하듯이 은은하게 비춰주고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할 정도였다.

 

 “히잉, 아파…”

 

 그녀는 울상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 부근을 툭툭 털었다. 그리고는 몇 번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어둠 속을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아픔의 고통도 잠시! 그녀는 드디어! 드디어 일주일 만에 겨우 이곳에서 다시 탈출을 한 것이었다!

 

 환희의 기쁨이 그녀의 연분홍빛 입술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그러나…

 

 “꺄악?!”

 

 일주일 전에는 분명히 없었던 구덩이 속에 그녀는 쏙 빠져버렸다. 조금 전 엉덩방아를 찧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엉덩방아를 찧게 된 소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깊이가 2m는 넘어보이는 구덩이. 남자라면 쉽게 올라갈 수 있겠지만 이 가엾은 소녀는 아무리 폴짝폴짝 뛰어도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다.

 

 “히잉. 나 어떡해…”

 

 처량하게 중얼거리는 그녀를 그저 은은한 달빛만이 비출 뿐이었다. 그때 구덩이 밖에서 저벅저벅하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히익’하고 헛숨을 삼켰다. 틀림없이 불쌍한 그녀를 포획하기 위해 이 함정을 설치한 몹쓸 자이리라.

 

 그러나 이 가엾은 소녀를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녀는 곧 있으면 일어날 끔찍한 일에 두려움을 느끼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호오? 또 도망을 치셨군요.”

 

 구덩이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소녀는 고개를 들었고 5명 정도는 되어 보이는 남자들이 소녀를 바라보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을 보고 안색이 창백해진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끌어올려. 다시 데려간다.”

 

 그 중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은 소녀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다. 이제는 틀렸다.

 

 “싫어! 싫어!”

 

 소녀는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남자들의 손을 완강히 거부하며 그 손들을 쳐냈지만 곧 구덩이에 직접 들어간 한 남자로부터 직접 끌려나오기 시작했다.

 

 “무, 무례합니다!”

 

 그러나 소녀의 말에 그녀를 끌어 올리려던 남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소녀의 신분이 상당히 높은 것 같았다. 그러나 곧 구덩이 위에서 냉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례고 뭐고 내가 허락한다. 얼른 끌어올려라.”

 

 “싫어! 싫어! 당신들 얼굴 기억할 거예요!”

 

 “시간 없다! 얼른 끌어올려!”

 

 그러나 아까와는 달리 구덩이에 들어갔던 남자가 이번에는 소녀를 끌어올렸고 소녀는 분한 표정을 지으며 주저앉아 주변을 살핀 뒤 누군가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 눈빛은 아기 고양이가 노려보는 것처럼 힘이 없었고 오히려 귀엽게 느껴질 뿐이었다.

 

 “분해!”

 

 “하하하하하! 분하기는 뭐가 분하다는 것입니까!”

 

 소녀가 누군가를 노려보며 말했지만 소녀의 분노를 받은 남자는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소녀는 진심으로 화가 난 듯 볼을 있는 힘껏 부풀렸다. 그러나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주위에 있는 남자들은 웃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미워요! 특히 당신! ‘루크 기사단장!’ 당신이 제일 미워!”

 

 소녀의 말에 기사단장이라 불린 남자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사실 소녀를 함정에 빠뜨린 자들의 의상을 보면 어느 누구도 그들이 악역이라 말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바로 사일런스 제국의 기사복장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중 소녀와 친척 관계인 사일런스 제국, 황실 기사단장, 루크 사일런스 준장은 손수건을 꺼내 소녀의 얼굴에 묻은 흙먼지를 닦아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으이구! 우리 제국의 보물이신 ‘가출 공주님.’ 우리가 공주님을 이곳까지 유도하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십니까? 일부러 낮은 담장 근처에 사다리 놓고 함정 설치하고. 이 어두운 밤에 대기까지 하고.”

 

 “비겁해요! 기사면 당당하게 맞서 싸우시지 교활한 함정이나 설치하다니!”

 

 가출 공주님이라 불린 소녀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녀의 가출이 최근 성공한 적이 없었고 그 이유가 바로 사일런스 제국의 황실 기사단장인 루크 사일런스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기사들과 달리 가출 공주와 친척 관계였기에 감히 그녀를 나름 험하게 다룰 수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워! 언젠가 복수할 거야! 두고 보세요!”

 

 “하하하! 그건 그렇고. 공주님. 황제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안으로 가시지요.”

 

 한참을 분해하던 가출 공주님, 즉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에게 루크 사일런스의 이 말은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었고…

 

 “시, 싫어!”

 

 그녀의 비명이 어두운 그곳에 울려 퍼졌다.

 

 %%%%%

 

 사일런스 제국. 판게아 대륙 동부에 위치한 이 제국은 세계 최강대국이라 당연히 여겨지고 있었다. 무려 2천 년의 무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 제국은 단 한 번도 위기를 겪은 적이 없었고 세계 5대 권력 기구의 수장인 성스러운 다섯 신관들도 이 강대한 제국의 황제에게는 크게 뭐라고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사일런스 제국이 최근 30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그것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왜냐하면 어느 위대한 황제의 등장 때문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의 이름은 임파이니 사일런스. 올해로 딱 50세인 그는 30년 동안 사일런스 제국의 황제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의 통치는 때로는 결단력 있고 때로는 혁신적이었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안정적이어서 경제, 정치, 안보 등 주요 분야가 모두 고르게, 그리고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그 결과는 다른 국가의 국민들이 사일런스 제국으로 이민을 오게 만들었다.

 

 자고로 국가의 경쟁력 중 중요한 것은 인구. 인구가 늘어나자 사일런스 제국은 더욱 강해지고 사일런스 제국이 더욱 강해지자 인구는 더욱 늘어나고… 끝없는 선순환의 반복이 3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 결과 이 위대한 황제인 임파이니 사일런스 황제는 하늘이 내린 황제라 불리며 찬양을 받으며 제국의 신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황제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세이라! 오늘 또 가출을 하려고 했다고!”

 

 그렇다. 이 강대한 제국은 정말로 잘 통치하면서 정작 하나 밖에 없는 자식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가 그녀의 어머니인 황후에 대해 안 뒤로부터 그녀의 가출은 계속되고 있었다.

 

 황후는 세이라를 낳고 얼마 있지 않아 죽었고 임파이니는 황후와 워낙 각별했기에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재혼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다음 황위를 이을 유일한 사람은 세이라 사일런스인데 위험하게 가출이나 하고 있다니…

 

 임파이니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임파이니의 나이는 올해로 50살. 평균 수명 나이까지 한참 남았지만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는 나이였다. 그런 자신이 갑작스럽게 죽으면 이 16살 밖에 안 되는 아이가 이 강대한 제국을 다스려야만 하는데… 철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 그게…”

 

 한편 임파이니의 말에 세이라 공주는 고개를 숙이고 안절부절 하지 못하였다. 후드로브를 벗고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정말로 아버지인 임파이니가 보더라도 정말로 어여쁘고 사랑스러웠다. 젊은 시절 황후를 꼭 닮은 정말로 아름다운 외모였다.

 

 이것은 자기 자식이라고 예쁘게 보는 평가가 아니라 정말로 세이라 공주는 가출과 함께 아름다운 외모로 전 세계에 유명했다. 그런 그녀가 저렇게 난처하게 행동하면 너무나도 귀여워서 그녀에게 생겼던 화가 자연스럽게 풀리던 임파이니 황제였다.

 

 “크흠.”

 

 임파이니는 헛기침을 하며 세이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미 여자의 무기인 눈물 공격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은 곁에 있는 기사들에게는 남심을 자극했고 아버지인 임파이니에게는 부성애를 자극했다. 그러나 오늘은 결코 봐줄 수가 없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뒤고 더 이상 무를 수 없었다. 언제까지 그녀가 철없게 행동하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임파이니는 중대한 결정을 한 것이었고 이 중대한 결정은 아직 다른 고위 신하들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사실이 사전에 퍼지면 가뜩이나 다음 황제인 세이라를 암살하고 제위에 오르려는 간악한 무리들이 더욱 기를 쓰고 그녀를 죽이려고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 주위에 있는 자들은 모두 믿을 수 있는 사람들 뿐이었고 임파이니는 입을 열었다.

 

 “이제는 더 이상 봐줄 수가 없다.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 내일부터 너에게 누군가를 붙이기로 결정했다.”

 

 “아, 아바마마?”

 

 임파이니에게 눈물 공격이 통하지 않자 세이라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임파이니는 당황한 세이라 공주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세이라 사일런스. 내 딸이여. 혹시 저승사자라고 들어보았느냐?”

 

 “황제 폐하?! 그, 그 자는?!”

 

 함께 황제의 방에 있던 루크 사일런스 황실 기사단장이 그 한 단어를 듣자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 루크 사일런스는 기사의 본분도 무릅쓰고 황제에게 항의하려고 입을 열려고 했지만 임파이니가 한 발 앞서 말했다.

 

 “조용히 있도록, 황실 기사단장!”

 

 “하오나 폐하!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옵소서! 공주님은 온실 속의 화초와도 같은 분이시옵니다! 그런 공주님께 그런 흉악한 자를 붙이시다니요!”

 

 “기, 기사단장님?”

 

 어지간하면 자신의 편을 들지 않는 황실 기사단장이 그녀를 위해 항변하자 오히려 당황한 사람은 세이라였다. 세이라 입장에서는 어떤 영문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저승사자라는 이명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사실 조금만 온실 속에서 나오면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으나 임파이니가 가능한 흉악한 소문을 그녀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끊임없이 황제에게 항의하는 루크 사일런스의 행동에 세이라는 본능적으로 그 저승사자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애초에 이명이 저승사자라니… 16살 소녀의 뇌리에 불길함이 감돌았다.

 

 “폐하! 차라리 다른 사람을 생각해주시옵소서! 아, 아니 제가 더 잘하겠사옵니다! 저승사자, 시크릿 만큼은 절대로 안 되옵니다! 그 자는 사람 죽이기를 닭고기 먹는 것보다 쉽게 생각하는 자가 아니옵니까! 게다가 얼마 전 갈리아 왕국이 자랑하는 라플로스 기사단을 전멸시키고 기사단장인 플로리아 갈리아 공주를 고문한 사실은 폐하도 잘 알고 계시지 않사옵니까! 또한 우리 위대한 사일런스 제국이 세계 최강대국이라고는 하지만 저승사자는! 그 자는 절대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제국 내에서 날 뛸 것이옵니다!”

 

 저승사자, 시크릿… 안색이 완전히 창백해진 가출 공주님은 침을 꿀꺽 삼켰다. 플로리아 갈리아 공주와 세이라 공주는 안면이 있었다. 그것도 불과 몇 개월 전. 갈리아 왕국과 사일런스 제국의 회담이 있었을 때 플로리아 공주는 세이라 공주에게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굉장히 착하고 어여쁘신 분이셨는데… 그런 그녀에게 몹쓸 짓을 한 흉악한 자가 자신을 경호한다고?!

 

 “폐하!”

 

 “아바마마,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가출하지 않을게요!”

 

 극한의 공포에 휩싸인 세이라 공주가 루크 황실 기사단장과 함께 임파이니에게 간곡히 부탁했지만 임파이니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끄럽다! 이미 끝난 이야기이니라! DS길드와도, 또 신의 탑의 신관이신 레시드 이븐님과도 모두 이야기가 되었다! 여기서 무르면 그때는 국제 문제가 된다! 그러니 더 이상 나를 설득할 생각은 하지 말 것이며 내일 정오 저승사자가 오기 전까지 이 사실을 발설하는 자는 목을 칠 것이다! 그리고 방금 들었다시피 내일 정오에 그 자가 기차역에 당도할 것이니 기사단장은 다른 일정은 접고 그를 마중하고 그에게 세이라 공주의 경호 권한을 넘기도록!”

 

 “크윽!”

 

 이미 일이 너무 커졌고 진화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안 루크 사일런스는 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숙인 뒤 황제에게 경례했다. 한편 자신의 유일한 버팀목이던 루크 사일런스가 고개를 숙이자 더 이상 기댈 곳을 잃은 세이라 공주는 얼굴을 붉혔다.

 

 “아빠 미워!”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황제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녀의 말을 들은 임파이니는 가슴이 아리는 것을 느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임파이니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사일런스 제국은 분명히 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결점이라면 바로 후계자 문제였다. 세이라가 죽어도 그 뒤를 이을 왕자나 공주가 몇몇 있었더라면 세이라를 암살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임파이니의 자리를 이을 그의 유일한 자식은 세이라 공주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몇몇 간악한 무리들은 세이라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황제 계승권 1위인 그녀가 죽으면 그 이후에는 서로 순위가 비등비등해 누구라도 황제에 오를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하게 황궁에 있어야 하건만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가출을 하려고 하고 있으니… 사실 세이라 본인은 알지 못하겠지만 그녀가 가출을 했을 때 그녀는 수없이 암살을 당할 뻔했고 그것을 막아온 것이 루크 사일런스를 필두로 한 황실 기사단이었다.

 

 그러나 황실 기사단은 공주에게 엄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녀가 어리다고는 하지만 그녀는 명백히 이 나라의 제 1 황녀였고 그녀가 친절하게 웃으며 부탁하면 잘 훈련된 기사라고 할 지라도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세이라 공주에게는 그녀를 엄하게, 때로는 험하게 다룰 수 있는 자가 필요했고 그 적임자가 바로 그 흉악한 저승사자가 된 것이었다. 물론 황제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황제는 저승사자가 벌인 ‘그 사건’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기에 불안한 마음도 가득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DS길드장과 신관에게 단단히 다짐을 받았고 무엇보다 이곳 사일런스 제국에 속한 신하 중 한 명이 저승사자보다 더 순위가 높은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이기에 임파이니는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었다.

 

 “미안하구나, 공주…”

 

 그러나 임파이니는 두 가지를 간과하고 말았다. 첫 번째는 저승사자와 가출 공주님의 만남이 그들의 운명을 크게 뒤흔들 것이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가 새벽에 가출을 시도했고 그것이 성공을 해버렸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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