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너랑? 나랑?
그녀들이 오고 나서, 한 달이 지났다.
내 다리도 괜찮아지고, 얘들이랑도 많이 친해졌다.
언제나 전쟁터를 돌아다니며 총기를 수집하는 건 변화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한하가 좋아진 거 같았다.
아니, 그냥 한하가 좋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이 없었던 거는 아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자, 이제 그것이 짝사랑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짝사랑한 것도 어느 만인지.
“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같이 아침 준비를 하던 사후가 나에게 말했다.
“아, 아니, 잠깐 정신이 팔려서, 하, 산탄총 하나만 가지고 싶다.”
나는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서는 대충 둘러됐다.
"어휴, 오빠도 참, 정신 똑바로 차려, 손 자르겠다.”
나는 내 손을 보았다.
손바로 위에 칼이 있었다.
“진짜로 잘못하면은 죽을뻔했네.. 고마워.”
“정신 똑바로 차려요, 네? 오랜만에 전투식량이 아닌데, 그런 걸 한눈팔면은 어떡해.”
아, 그랬지, 맞다.
그러고 보니, 얘들이 오고 나서 한 달 만에 전투식량이 아닌, 제대로 된 식량을 먹게 되었다.
그 첫 음식이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카레인 것이고.
“알았어, 만들면 되지.”
이렇게 투덜투덜 대면서도 나는 카레 재료를 손질해 나갔다.
자, 카레 완성!
나는 카레를 완성 시키고서는 한하와 수리, 글자를 깨우려 갔다.
"얘들아, 일어나, 오늘은 카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전부 일어났다.
전투식량이 아니라는 말이 이렇게 기쁜 일일 수가 있나.
“오빠, 전투식량이 아닌 거예요?"
“전투식량, 아닌 거 맞지?”
나는 거기에다가 웃음을 한번 지어주고서는 대답해주었다.
“맞아, 오늘은 내가 직접 만든 카레야, 아 사후도 도와주었고.”
“예!”
그리고서는 우리 모두 아침을 맛나게 먹었다.
특히 한하는 3그릇이나 먹을 정도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우리는 그것 때문에 무서워서 밥을 먹을 수가 있어야지..
일단은 밥을 다 먹고, 오늘도 어김없이 전쟁터로 향했다.
요즘 우리 집 앞 전쟁터에서는 전투가 안 일어나서, 오늘은 얘들 여행 겸 해서, 좀 멀리 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먼 곳은 아니자만, 내가 어릴 적에, 즉 아직 학생일 때 있었던, 안양으로 말이다.
얘들이 여행을 간다고 하니까, 나에게 물어보았다.
“어디로, 어디로 가요?”
“오빠, 설마 뒷골목에 있는 창..”
수리가 사후의 말을 끝내고서는 나에게 말하였다.
“이 녀석 말에는 신경 쓰시지 마시고, 결국에는 어디에 가는 건데요?”
“내가 어릴 적, 학생일 때 살았던 곳, 지금엔 떨지 모르겠지만, 아직 우리 부모님이 계실수도 있고.“
거기서 조수석에 있던 한하가 나에게 질문하였다.
“아, 근데 우리 네 이름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모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너의 이름은?”
나는 거기에다가 쓴웃음을 한번 지었다.
“옛날에 본 영화 패러디 하지 말고, 이름은 민제, 이민제야.”
거기서 전부 뿜었다.
“왜? 내 이름이 어때서? 왜? 정말 이상한 거야?”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여자 이름 같아서.”
“그런 거면 웃지를 마세요, 거기 꼬맹이들, 상황 종료다, 제발 그만 웃어.”
그리고서는 나는 다시 운전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결국에는 도착했네.”
우리는 약 2시간 정도의 운전을 가지고 나서야 안양, 평촌에 도착하였다.
“와, 여기는 아직 많이 망가지지가 않았네.”
“그러게 말이야.”
내가 어릴 적에 있었던 거보다는 많이 망가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이 망가진 게 아니다, 지금 내가 사는 곳보다는 많이 낳은 것이다.
물론 아파트 건물이나, 공원이나, 학교나 망가지기는 하였지만, 이 정도면 아직 도시의 풍경을 갖추고 있다고 해야 한다.
생각을 하는 와중에, 수리가 내 소매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왜, 수리야?”
“민제 오빠, 어디 먼저 가요?”
“가장 먼저 가야 하는 곳은 우리 부모님 만나는 거 일 걸.”
"그래서, 부모님은 어디 계세요?”
“여기 지리는 내가 꾀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자, 얘들아, 날 따라라!”
“유치해.”
“시, 시끄러.”
결국에는 시시콜콜한 잡답이나 까면서 우리 집에 도착하였다.
“마지막 집을 나갈 때 우리 부모님은 여기 계셨는데..”
제발 우리 엄마, 아빠가 계시기를 바라면서, 나는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고, 제발, 제발, 제발!
우리 엄마가 나왔다.
“저기, 누구신지?”
좀 그런 점이라고 하면 엄마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거 같았다.
그럴 수밖에, 누가 봐도 군인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이 말을 하였다.
“기역 안 나? 엄마?”
역시, 이 말을 하여야지만, 기역을 할 수가 있겠지.
“민, 민제야!”
이렇게 될 줄 알았지.
"어떻게 된 거니? 군인이 되었니? 잘 살았어?”
“그, 그레, 잘 있었어.”
나는 살짝 무서워서 엄마한테 한걸음 뒤로 갔다.
“일단, 들어오렴, 거기 뒤에 있는 사람들도 전부.”
그 말을 듣고, 전부 따라들어왔다.
그리고 간단한 얘기를 하였다.
... 살짝 후회된다.
옆에 있는 한하는 아직도 즐거운지, 웃고 있었다.
“너, 총기 성애자가 아니라, 그냥 중 이병인 거구나? 큭큭”
하.. 정말 망했다. 내 흑 역사가 전부 까발려진 거 같다.
일단 첫 번째로 한하를 내 여자친구로 봐서, 내 옛날 예기를 애들에게까지 전부 까발렸다.
“민제 오빠, 정말 말랐었어요, 나보다도 훨씬!"
애들에게까지 이렇게 흑 역사를 공개 당했다.
그 덕에 한동안은 동네북으로 지네야 할듯하다..
“그것보다, 나를 완전 네 여자친구로 보더라? 이렇게 이쁜 여자가 여자친구라니, 기분 좋으시겠어요, 우리 동정 민제 씨?”
아니, 동정인 거는 맞지만, 직접적으로 그러면..
“오늘은 내가 네 일일 여자친구라도 해줄까?”
순간 그냥 내 여자친구로 들어와줘라고 할뻔했다.
나는 그 말이 올라오는 걸 막기 위해서, 머리를 붕붕붕 흔들어 됐다.
“어머, 우리 민제, 나 생각해서 섰어?"
“한하야, 애들 앞에서 섹드립은 좀... 그렇지 않냐..”
“아, 맞다.”
이제야 정신 차린 듯이, 원래 상태의 한하로 돌아왔다.
...방금도 원래 상태는 맞지만 말이다.
"얘들아, 그럼 어디 어디 가볼까?”
“오빠 다녔던, 학교.”
“저, 저도 학교 가보고 싶어요!”
“민제 오빠가 까일만 한 구석이 있는 곳..”
결국 눈치 없는 사후는 수리에게 맞았다.
... 오늘은 엄청 까이겠구먼..
그렇게 내가 나왔던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둘러보고, 끝이 났다.
건물은 다 망가졌지만, 그래도 야외수업은 하는 거 같았다.
결국은 한 1 달치는 꿔 일거리를 만들고 돌아가는 길이였다. 돌아가는 도중에 전쟁터가 보일길래 한번 보고 가자고 했다.
결국에는 시가지로 들어갔다.
“자, 여기는 탄약이 그나마 많기를 바라면서, 노획하고 가자!”
“옛날부터 학교에 미군 모자 쓰고 가는 씹덕이.”
“시, 시끄럽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잖아?"
그리고 원래 패션은 밀리터리 패션이 최고라고.
결국은 투덜투덜하면서 지프에서 내렸다.
"얘들아, 탄약 줍...”
그 순간. 갑자기 총알이 날라오기 시작했다.
나와 한하는 내린 상태였지만, 애들은 내린 상태가 아니었다.
나는 뒷좌석 문을 열고, 애들은 꺼냈다.
“지프 뒤에서, 안전하게 서있어. 알았지?”
그리고서는 애들에게 내가 일단 가지고 있는 총인, K-5 권총을 쥐여주었다.
“함부로 쏘지는 마, 알았지?”
그리고서는 한하가 있는 콘크리트 벽으로 갔다.
“애들은 잘 있어?”
“어, 괜찮아, 일단은 가지고 있는 권총이라도 쥐여주고 왔어, 너는 총 있어?”
한하는 주머니에서 내 집에 있었던 컬렉터 중 하나인, 루거 P08을 꺼냈다
“이거 있지롱."
“하, 함부로 가져오지 마, 이거 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터를 진짜로 누볐다고, 일단은 가지고 있어. 나는 총 있으니까.”
언제나 나는 총기를 가지고 다닌다, 역시 내애 총인 StG44로.
나는 나의 StG44를 장전하고, 수류탄을 꺼냈다
그리고서는 총알이 날라오는 곳으로 정확하게 던졌다.
아슬아슬하게 난간에 수류탄이 걸쳤고, 더 이상 총알은 날라오지 않았다.
나는 한하 어깨를 두들기면서 말하였다.
“엄호 사격 부탁.”
한하는 고개를 끄덕였고, 권총으로 엄호 사격을 하였다.
그리고 나는 총알이 날라온 건물로 들어갔다.
그 사람들이 있었던 거는 2층, 개단을 올라갔다.
문을 부수고, 바로 수류탄을 집어넣었다.
폭발 후, 나는 들어갔다.
사람은 3명, 전부 사망.
나는 아직 엄호 사격을 하는 한하에게 수신호로 그만하라고 시켰고.
이제, 그 사람들의 무기를 찾았다.
일단은 방에는 북한군 3명이 있었으니까, 가능하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를 구할 수도 있었다.
총은 TT-33이랑, AK-47 2정, 그리고...
StG44! StG44가 하나 더 생겼다!!
거기에 있던 탄약까지 하여, 꾀 수입을 거두었다.
나는 총과, 탄약을 가지고 애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뭐야, 결국 거기서도 가져온 거야?”
“수입이 대단하거든, 부족하던 StG44 탄약이 보충됐어."
결국 우리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녁 먹을 생각도 하지 않고, 애들은 뻤어버렸다.
오늘의 총격전에 대한 충격이 큰 거 같았다.
나는 쓴웃음을 머금고, 애들을 바라보았다.
“역시 애들은 애들이구먼."
그러자, 옆에 있던 한하가 풋 하고 웃더니, 나를 바라보고 얘기하였다.
“당연하지, 애들은 애들이지, 안 그레?”
“그렇지.”
그리고선 한하가 주방으로 가서 전투식량 두 개를 꺼내왔다.
“우리도 저녁이나 먹고 잠이나 자자.”
“야, 옥상에서 밥이나 먹자.”
“왼 옥상?”
“오늘 날씨 좋아서 별이 밝게 보이거든, 나도 오늘 같은 날씨에는 옥상에서 먹었어.”
“네, 네, 집주인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레, 원래 세입자는 말을 딸 아야지, 평소에나 말을 따르지, 오늘도 내 총기 컬렉터 중에 하나를 가지고 와서는.”
“품, 미안.”
이래저래 잡담을 하면서, 한하랑 나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역시 집에 돌아왔을 때는 8시가 넘은 시각이어서, 별이 총총총, 하고 떠있었다.
애들이 처음 왔을 때도, 이런 밤이었지.
“어때, 이런 것도 나쁘지 않지?”
나와 한하는 옥상에서 밥을 먹으며 잡담을 나누었다.
“다 좋은데, 제발 그 총 좀 밥 먹을 때는 내려좋지? 군대에서도 밥상머리에서 총 있으면 상관에게 뒤지게 맞았거든?”
“미안하다, 언제나 총을 끼고 살아서.”
그렇게 별을 보면서 밥을 먹었다.
“정말, 근데 별이 많기는 하다, 내 어릴 때만 해도 별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그러게, 이런 날에는 별님의 힘을 빌려서 하고 싶은 게 많지.”
“뭐 하고 싶은데?”
“예를 들어서..”
나는 별을 보는 한하 옆에 무릎을 꿀었다, 그리고서는 내 애총을 바치는 포즈를 하였다.
그리고서는 대표적인 고백 멘트를 날렸다.
“나랑 사귀어줄래? 나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를 좋아했어.”
나는 별님의 힘을 빌려서, 그날처럼, 나에게 축복이 내리기를 기도하면서, 한하에게 고백을 하였다.
그날처럼, 그때처럼, 별님 곁에서, 나는 다시 한번 축복을 빌었다.
너랑, 나랑. 잘되면 좋을 거 같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하의 대답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