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옛 동료들
“뭐? 친구들? 우리 남편도 친구가 있었어?”
“여보, 여보야는 그러면, 나를 지금까지 친구 없는 찐따로 본 거야?”
“그런 거는 아니고, 그냥 총기를 좋아하니까, 총기랑 친구 먹었을 거 같아서.”
물론 그렇기는.. 안돼! 이거는 절대 안 돼!
“하, 어쨌건 친구 한 명이 수소문하여서 나를 찾아왔다니까, 여기 파티 한번 오라고.”
사건의 발단을 이렇다.
오늘도 어김없이 밥을 해주려고 나는 읍내 시장으로 갔다.
거기서 내 중학교 때 친구를 만났다.
그 아이는 나를 알아보고, 우리 동창회에 오라고 하였다.
“그런 거야? 아쉽네, 나는 아직 우리 슬기가 100일이 안 지나서..”
“음..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떡해?”
갑자기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는 우리 한하.
“그, 애들에게 맡겨."
“애들이 잘할 수 있을까.”
갑자기 축, 늘어진 한하.
“괜찮을 거야, 그, 젖병이랑 분유 구해왔으니, 그걸로 하면 되겠지.”
“근데, 어떻게 분유를 구한 거야?”
“어디서 구하기는, 시장에서 산 거지, 어떻게 하겠냐, 내가.”
“그, 그러면 애들이 잘 볼 수 있을까?”
“핏, 야, 그래도 우리 애들도 전쟁터에서 1년을 굴렀어, 1년을.”
“그, 그렇기는 해도..”
“그러면은 동창회 가지 마라.”
“아, 아니야, 그렇게 할게.”
결국에는 성립되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나와 한하는 육아 팸플릿을 만들어서 집을 나가기 전에 애들에게 건네주었다.
"얘들아, 집 잘 지키고 있어, 강도 들어오면 갈기고.”
“예.”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는 슬기 돌보는 거야, 슬기 잘 봐줘.”
“예.”
수리가 대표하듯, 우리 앞에서 고문단처럼 얘기하였다.
“그럼 우리 다녀올 동안, 집 잘 지키고 있어.”
“응, 안녕히 다녀오세요.”
“안, 안녕히 다녀오세요!”
“안녕히 계세요!”
서로 각자 다른 포즈로 인사를 하는 우리 세 꼬맹이, 잘할 수 있을까.
일단은 살짝 불안하기는 하여도, 나는 애들을 믿고, 집을 나서셔, 동창회 개최지로 향하였다.
“애들이 슬기를 잘 돌보고 있으려나..”
“잘 돌보고 있을 거야, 걱정 마.”
한하가 가는 도중에 그렇게 말하였지만 나는 괜찮다고, 믿어보자고 식으로 말하였다.
“나는 어릴 때, 13살쯤에는 엄마가 나를 못 믿는 게 너무너무 싫었어.”
“갑자기 무슨 말이야?”
나는 슬쩍 무시를 하고, 내 이야기를 하였다.
“일단 들어봐, 우리 엄마는 천성이 사람을 못 믿는 거라, 나도 엄청 못 믿었거든, 그래서, 우리 애들만큼은 믿어주고 싶어, 내가 싫었던 만큼, 애들도 자기를 못 믿는 것이 엄청 싫을 테니까."
그 말을 한하는 묵묵히 들어주었다.
“결국에는 그렇다는 거지, 나는 애들을 믿어, 그렇기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너는 정말 좋은 아빠네, 신랑감을 잘 정했어.”
“응? 그게 무슨...”
나는 고개를 돌아보자, 한하가 내 입술을 손으로 막으며 말하였다.
“주행 시에는 전방 주시!”
“네..”
그렇게 우리는 정말 오랜만에 서울로 내려갔다.
서울에 도착하였을 때는, 정말 신세계 같았다.
정말 며칠 만에 많은 것들이 복구가 되어있었다.
“와.. 망해도 대한민국 기술력 하나는 대단하다..”
“그렇게 말이야..”
우리 부부는 서울을 보며 감탄을 하고 있었다.
“자, 일단 동창회 장소로 들어가자.”
나는 주소를 보며, 동창회 장소로 들어갔다.
동창회는 어느 한 패밀리레스토랑.
정말 대한민국의 기술력은 세계제이이이이이이일!! 이다.
서울은 벌써 전기도 들어오고, 건물도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어이, 이민제, 오랜만이다, 진짜.”
“야, 이준서, 정말 너는 키 많이 컸다. 오랜만이야
“그렇게 말이야, 이민제, 옆에 있는 여자는 누구냐?”
이 질문에는 한하가 직접 대답하였다.
“민제 신부, 한하라고 해요.”
그 순간, 모두가 경적 되었다.
“자, 자 모두 경적은 풀어, 맞아, 맞아, 내 아내 맞아.”
“너, 평생 결혼 못할 줄 알았는데.”
“시, 시끄러, 박찬영.”
그렇게 모두가 자리에 앉고, 동창회를 시작하였다.
역시, 내가 일어나서 동창회를 진행하였다.
“자, 그럼 제1회, 민제 모임 동창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아직도 그 촌스러운 이름을 쓰다니..”
내 친구 모두가 그 말을 하였다.
“시, 시끄러, 그리고 한하 너는 왜 웃는 거야?”
한하는 웃긴 듯, 일부러 웃음을 참고 있었다.
“누, 누가 봐도 여보하고는 안 맞는 이름이라서, 풉풉..”
“으... 이런, 옛날 느낌 내는 거는 실패네..”
“나는 옛날부터 그 이름 싫었어.”
“조용히 해, 조성진.”
“네~”
그럼 다시..
나는 헛기침을 한 후, 적당히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얘기하였다.
“그럼, 제1회, ㅇㅇ중학교 친구들의 동창회를 시작합니다!”
“예!”
그렇게 활기차게 시작을 하였다.
“자, 그럼, 전쟁 중에 무엇을 했는지, 각자 자기소개 한번씩! 나 먼저 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자기소개를 하였다.
“자, 나는 전쟁 중에는 최전방에 나가서, 총기 수집을 하며 살았어, 가끔은 군부대에 납품을 하기도 하며, 식량을 얻었고, 지금은 이렇게 예쁜 아내를 얻어서, 아이 낳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중이야.”
“올, 아기도 있어? 출세했네.” “저 오덕이 아이까지..”
“총기성 애자.”
나는 여러모로, 빗발치는 항의를 받았다.
“시, 시끄러, 그럼 너희도 동정 표시 때면서, 아내나 얻던가.”
“그럼 이번에는..”
다음은 내 옆에 앉아있던, 한화가 일어나 자기소개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민제의 신부, 한하라고 해요, 나이는 17살, 민제랑 같은 나이고, 전쟁 중에서는 군인으로 있다가, 군대에서 나오고, 민제를 만나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어요, 저희 아이도 있고요, 애 이름은 슬기에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나와는 다르게, 손뼉을 치며, 환영받았다.
“야, 왜 너희는 내가 할 때랑은 다르냐, 엉?”
“야, 한하씨가 아깝다, 으.. 나도 그렇지 말고, 너 따라서 최전방이나 나설걸.”
“시끄러, 내 아내는 누구에게도 넘겨줄 수 없어.”
“올~”
모두가 감탄하였다.
동시에, 한하의 얼굴도, 빨개졌다.
“민제, 이제 사랑꾼~”
“시끄러, 홍승찬.”
“사랑꾼~ 사랑꾼~”
“나 놀리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냐, 자, 다음 차례.”
“올~ 민제 부끄러워한다~”
“시, 시끄러, 조용히 해.”
그렇게 폭풍 같은 자기소개 시간이 끝나고, 많이 먹는 일만이 남았다.
오전에 시작한 동창회였지만, 끝은 없어 보였다.
우리는 적당한 시각을 봐서, 좀 즐기다가, 집으로 갔다.
친구들도, 우리를 배웅하며 한하가 가는 걸 아쉬워하였다.
...왜 내 친구라면서 한하에게 더 달라붙는 걸까.
어쨌건, 살짝의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래도 집으로 향하였다.
“여보, 어땠어? 나쁘지 않은 친구들이지?”
“좋은 친구들인 거 같은데~, 우리 남편 친구들로는 좋은 거 같고.”
“나도, 좋은 친구라 생각하고 있어.”
서로, 좋은 기분만 남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친구라 생각하고 있다.
“자, 도착했다.”
“나중에, 우리 슬기 100일 파티는 저기서 하자, 어때?”
“좋지, 그러면, 그때 부모님께도 우리 슬기 보여드리고.”
“그렇게, 어머님이 보시면 좋아하셔야 할 텐데..”
“좋아하실 거야, 자기 손자를 싫어하실 부모님이 어디 있을까?”
“그렇게..”
한하는 약간 기운 빠져 보였다.
“뭘 그렇게, 괜찮아. 우리 부모님, 잘해주실 거야, 믿어봐.”
“그레, 우리 서방님 말씀이라면 믿어야지!”
“그레, 그렇게 서방님도 좀 믿고.”
“에힝, 서방님은 많이 믿거든.”
그렇게 잡담이나 떨며, 집으로 들어갔다.
"얘들아 우리 왔다.”
“오빠~ 잘 다녀오셨어요~”
“잘 다녀왔어? 설마, 이거 또 이상한데 가서...”
또 사후는 수리에게 맞았다.
수리는 사후를 때리며, 슬기를 안고 나왔다.
"잘 지내고 있었어.” “오, 우리 수리, 엄마 같은데~”
한하가 그렇게 말하자, 수리가 찌릿, 눈빛을 보내며, 말하였다.
“언니, 나는 아직 아줌마가 아니야.”
“야, 그럼 이 언니는 아줌마라는 거야?”
“집에 있을 때는 완전 아줌마 차림이잖아.”
“이 쪼그만 게, 나 아직 17살이거든? 청춘이라고!”
이걸 지켜보고 있자, 머리끄덩이 잡힐 상황이라, 나는 중간에 들어가서 말렸다.
“자, 자 그만, 둘 다 그만 싸워, 한하너도 아직 엄청 이쁘고, 수리 너도 아직 엄청 어려.”
“그렇지? 에헤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수리 너는 네가 늙은 줄 알았냐..
"얘들아, 너희 전부 고생 많았다, 원하는 거 있니?”
“음.. 저는 평촌에 가고 싶어요.”
“나도 평촌!,거기 서.. 이히히”
“평촌 가보고 싶어.”
애들이 은근 평촌을 그리워하네.
“그럼, 슬기 100잔치 때, 서울구경 해볼레?” “오오오오!”
다행히 애들 눈이 반짝인다.
“오빠는 가봤어?” “방금, 동창회 때문에 갔다 왔는데, 복구가 진짜 빠르더라.”
“오오오오!!”
"그래서~ 우리 슬기 100잔치는 거기로 결정! 된 거지!”
한하가 끼어들어 말하였다.
“좋아, 언니, 오빠, 최고.”
“좋, 좋아요! 글자는 너무 좋아요!”
“흠.. 거기에서, 모든 걸 싹쓸이 해야... 아얏!”
항상 사후는 수리에게 맞고 사냐.
그렇게, 우리의 동창회도 끝나고, 제미 난 하루도 끝났다.
이렇게 끝나면 아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