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아직 멀었지만 하늘은 한 없이 우중충한 5월 25일, 따분한 목요일의 수업시간, 언덕 위, 큰길가가 내려다보이는 우리 학교의 1학년 3반 교실에는, 교실 맨 뒷자리에 앉아, 수업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턱을 괸 채, 말조차 없이 앞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있었다.
난 확실히 몇 주 전까지 분명 1학년 1반이었다. 하지만, 가연의 시신이 교실에서 발견된 다음주, 학교는 혼란 상태인 1학년 학생들을 학급을 완전히 섞어 재편성했다. 아마 조금이라도 그 일을 잊게 만들려는 것 같은데,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날 이후 전교생 중 열 한명이 전학을 갔고 그중 일곱 명이 1학년이었다. 슬프고 안타깝게도 가연과 세정과 함께 살던 도경 역시 이 안에 속해 있었다. 참고로 그 일곱 명중 다섯 명이 당연하게도 1학년 1반 학생들이었다. 참고삼아 한 가지 더 말하자면, 1학년 3반은 재편성 전 서른 명이었다. 하지만, 입학식 때는 서른 한명이었다. 전학 간 학생은 없다. 즉, 4월 중순 즈음에 죽은 진형은 1학년 3반이었다.
어쨌든 가연이 죽은 그 다음주, 나와 세정은 다시 학교에는 나왔다. 다시 나왔지만, 나는 3반이 된 후, 한 번도 수업을 제대로 듣거나 과제를 수행하거나, 혹은 교과서를 편 적 조차 없다.
가연이 세상을 떠난 후로, 나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갖지 못했고 관심을 가졌던 것들 모두 지금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예외 몇 가지를 빼고 말이다.
무감각해진 나에게 관심을 끈 몇 안 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내 앞에 나란히 앉아 교사의 눈을 피해 장난치며 조용히 떠드는 두 여학생이다. 자기들 딴엔 조용하다고 느끼나 보지만 상당히 소란스럽다.
하긴 뭐, 지금 이 교실을 보면 열심히 수학 공식을 설명하며 칠판에 수식을 써가는 수학 담당의 젊은 여교사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업을 듣는 사람이 적다. 수업을 듣는 사람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정도, 두 번째 수업인 2교시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수업을 안 듣는 나머지 절반 이상은 엎드려 있는 놈들과 내 앞의 두 명처럼 떠드는 놈들로 또 다시 나뉜다. 진형에 이은, 가연의 죽음은 아무래도 상당히 아이들에게 영향이 있는 모양이다.
교실 안을 훑어보던 나는 다시 눈을 내 앞의 두 명에게 고정시킨다. 정면의 칠판과 교사와 교과서의 수식을 바라볼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내 시험 성적 중 유일하게 만점을 도전했던 건 수학뿐이다. 지금은 수학문제는커녕 간단한 산수조차 풀기 싫다. 이것만 봐도 얼마나 내 상태가 심각한지, 나 자신도 감이 온다.
어쨌든 이만 서론을 끝내고 다시 내가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하자면, 지금 왼 쪽에 앉아 오른 쪽의 친구를 보며, 안경 안쪽의 눈의 빛내며 이야기하고 있는 쪽, 이름은 이 승아라는 약간 흔한 느낌이지만 여자이름으로는 적당히 예쁜 이름이다. 오른 쪽은 긴 생머리의 승아와 대조되는 길지 않은 단발의 또래에 비해 꽤나 커다란 젖가슴이 상당히 돋보이는 쪽이 권 하현이다. 뭔가 하현에 대한 설명이 약간 나 자신을 엄청 깎아 내리는 듯한 표현이 섞여 있지만, 이 정도는 다른 사내놈들에 비하면 약과다. 다른 사내놈들은 당장 성희롱으로 당장 고소를 먹어도 싼 정도의 말을 입에 올리니 말이다. 옆에서 듣다보면 하현의 젖가슴이 녀석들의 대화에서는 상당한 화제가 되는 것 같다. 이쪽 얘기가 어찌되든, 내가 왜 이 두 명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 하면, 아, 아니지. 정확히는 그녀들 쪽이 먼저다. 관심을 표출하며 다가온 것은.
쉬는 시간, 우리 교실에 찾아 온 것은 다름 아닌 세정과 이 주전 퇴원한 현준이었다. 재편성으로 5반이된 현준은 어쩌다 나를 보기 위해 한 번 우리 교실에 오는 정도지만, 세정은 쉬는 시간만 되면, 우리 교실로 온다. 거리도 제법 되는 8반이 되었으면서도 말이다. 그것도 다른 이유도 없이 오직 나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먼저 두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쩌다 한 번인 현준과 비교해도 5대1인 수준이다. 두 사람은 물론 바로 옆 반인 승우 역시 일부로 만나러 가는 일은 없다. 가연이 죽었다고 해서 내가 세 사람과 멀어진 것은 아니다. 물론 도경의 연락처 역시 세정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현준이나 승우를 약간 피하게 된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나는 그 두 사람이 가장 친한 친구들이었고 누구보다 편한 사람들이었는데. 뭐, 세정은 조금 예외다. 여전히 편하다. 이유는,
“너는 어차피 같이 살면서 왜 맨 날 올 때마다 와있냐.”라는 현준의 말로 설명이 된다. 그렇다. 그 이후, 나와 세정은 같이 살고 있다. 내가 살던 그 집에 말이다.
이게 무슨 막장드라마 급 이야기인가 싶지만, 그날 이후, 어쩌다보니 라는 느낌으로 같이 살고 있다. 물론 부모에게 허락 따윈 받지 않았다.
가연의 아버지와 만났던 날, 부모님이 부르는 소리를 완강히 무시한 채 세정의 이끌고 방으로 들어온 나는 문을 걸어 잠그고 부모님의 말을 전부 무시했다. 어쩔 수 없이 가연의 아버지는 다시 돌아가셨고 부모님도 그대로 다시 원래 계시던 곳으로 돌아가셨다. 그대로 그때부터 나와 세정은 한 집, 한 방에서 같이 살고 있다. 예전, 연휴 때 가연이 잠시 누웠던 내 옆 자리는 이제는 밤마다 세정이 누워있다.
어째 요즘 이상하게 여자가 주변에 많이 꼬인 나의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하현의 커다란 젖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내가 다른 사내놈들과 똑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현준 역시 나와 비슷한 위치로 눈이 가는 걸 보자, 약간은 안도 했다. 사내놈들은 다 이런 건가?
어쨌든, 이 말만 몇 번째냐 이야기가 계속 다른 쪽으로 가는 군. 해설자의 능력 부족이야. 다시 어쨌든, 쓸데없이 지지리 여복도 많은 나에게 승아와 하현은 다가와 물었다.
“너희 같이 살아?”
“진짜?”
승아가 본인 특유의 찢어지는 목소리로 진짜인지 사실 여부를 묻는 다. 이걸 어쩌지.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남자 동급생들과는 그냥 저냥 간단 간단히 대화 할 뿐인 내가 딱히 세정이나 현준을 만나라 가지 않아도 외롭지 않는 이유는 저 두 명이다. 세정이 이 교실까지 올 때까지 걸리는 3분여간 나를 놔주지 않는 이 두 명은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레야 않을 수 없다.
승아와 하현, 두 사람은 우리가 3반이 된 순간부터 나를 놔주지 않고 있다. 도대체가 이유가 뭐냐고.
“응, 그런데. 왜?”라는 어이없는 세정의 대답에 나는 할 말을 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 어이가 없어진다. 딱히 알려지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만약 저들이 알게 된다면 다른 녀석들 귀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다.
“아니, 야.”
“왜. 말 못할 건 아니잖아.”
세정은 대수롭지 않는 다는 투로 말했다. 제발 상대는 평범한 학생이라는 걸 잊지 말아줘. 어떻게 들어도 그런 이야기는 도저히 평범하다고 볼 수 없잖아.
평범함이라. 하긴 이제 더 이상 나는 평범한 채로 지내는 건 불가능 하겠구나. 세정과 함께 지내면서 하루하루, 매일 밤 잠드는 순간과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이 평범하지 않은 순간들이 되어 버렸다. 이 생활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나에겐 일상이 되겠지만 말이다.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수업들이 모두 끝난 방과 후, 하현과 승아에게 내일 보자는 말을 한 뒤, 8반 교실로 간다. 방과 후에 갈 만한 곳도 없으니, 세정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거의 일과가 되었다. 오후 종례를 빨리 처리해버린다는 것이 장점인 8반 담임 덕에 항상 방과 후에도 세정이 나에게 왔는데, 오늘은 그쪽 반에 무슨 일이 있는 지, 우리 담임이 말을 끝내고 아이들을 해산시킬 때까지 세정이 오지 않았다. 사실상 처음 있는 일에 의아해 하며 세정이 있는 8반으로 가기 위해 동급생들이 우글거리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수업이 끝나 해방감을 느끼며 뛰어가는 남자애들과 다른 반 교실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여학생 한 무리, 빗자루와 대걸레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녀석들도 더러 보인다.
모퉁이를 돌아 8반 앞으로 가니 열려있는 교실 뒤 쪽, 미닫이 문 안 쪽으로 세정이 보인다. 굳이 교실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부르려니까, 갑자기 왁작 지껄한 교실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살짝 큰 정도의 크기로 내가 만나러 온 사람을 불렀다.
“세정아, 또 그 애 한태 가는 거야?”
누군가 생각할 필요도 없다. 학급 재 평성 전 같은 반이었던 한 여자애다. 딱히 평소에 생각 한 적 없는 그냥 존재만 아는 동급생이다. 친하다 사이 나쁘다 할 만한 정도도 아닌 그냥 동급생이다. 하지만, 세정에게 말한 ‘그 애’란 분명 나를 말한다. 뭐, 세정이 항상 나를 만나러 왔고 별다른 이상만 없으면 방과 후에도 계속 나에게 왔으니 이상할 것 없는, 그저 오늘도 그러나 하고 묻는 간단한 친구사이에 하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매번 나한테 가는 거라고 광고라도 하고 다니는 건가,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도대체 무슨 사인데, 그렇게 안 떨어지려고 하는 거야?”
나 역시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은 질문은 그녀가 대신해 주었다. 실제로 나 역시 몇 번이나 물었었다. 집에든 학교에서든. 항상 대답은 같았다.
“그냥 보고 싶어서.”
세 번째로 그 대답을 들었을 때, 나는 그 질문을 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확실한 대답을 듣는 건 아마 그녀의 목에 칼을 들이 밀지 않는 이상 불가능 할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모르지. 그게 진짜 대답일지도.
“글쎄, 왜일까. 이유는 나도 모르겠네.”
“뭐?”
“뭐라고.”
세정의 대답에 밖에서 듣고 있던 나도, 옆에서 물어본 그녀도 상당히 당황했다.
“그냥 그러라고 몸이 시킨다고 해야 하나? 여기서 나한테 이유라던가 의미라던가 그런 건 없어. 전혀.”
마지막에 살짝 틈을 두고 ‘전혀’라고 덧붙인 그녀는 자신에게 질문한 친구를 뒤로 한 채, 가방을 집어 들고 몸을 돌렸다.
왠지, 지금 그녀와 마주 치면 안 될 것 같아, 나 역시 몸을 뒤로 돌려 교실 문에서 살짝 몸을 뺐다. 조금 전에 돈 모퉁이를 다시 돌아, 마치 지금 막 온 척 하려했다. 그런데, 교실 밖으로 나온 세정은 정면에 있는 복도에 난 창문으로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소리 내어 말했다.
“비 오겠다. 빨리 가자.”
혼잣말 치곤 너무 큰 소리다.
“알고 있었냐.”
내가 멋쩍게 뒷머리를 긁으며 다시 모퉁이를 돌아 이쪽을 보고 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뒤에도 눈이 달렸답니다.”
“그것 참 부러운 몸이네.”
그녀가 한 번 씩 웃더니 나에게로 한발 짝, 다가온다.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하지. 머리로 제대로 된 대응과 반응을 생각해내지 못한 채 그저 그녀를 따라 살며시 웃는 다.
“뭐들 하냐? 니들?”
세정과 서로 마주보고 웃고 있자니, 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윈 손 검지 손가락으로 배배 꼬며 우리를 쳐다보는 한 여학생이 서있었다. 짧은 치마와 갈색이 어렴풋이 보이는 머리를 가진 내가 이름 모를, 정확히는 내가 알지 못한 학생이다.
“니들 둘도 혹시 연애질 하는 거냐?”
상당히 시건방진 말투네. 나는 처음 보는 것 같은 데, 세정과는 아는 사이인건가? 자세히 보니 머리카락을 감고 있는 손가락의 손톱도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런 건 아니라고요, 선배.”
선배? 아, 이제 보니까 교복 가슴께에 붙은 이름표의 색깔이 우리랑 다르군. 저 색이면 이학년이겠지.
“뭐, 아님, 말고. 그래도 세정이 너까지 연애하면 난 좀 외로워진다.”
“걱정 말아요.”
세정이 웃으며 대답하자 선배는 우리를 지나 걸어갔다. 그런데, 이학년이 일학년들 교실 쪽엔 무슨 일이지.
“소영선배가 그렇게 예쁘냐? 넋이 나갔네.”
“아, 그렇게 보이냐. 아무튼 선배 이름이 소영이야?”
“응, 김 소영. 남자애들은 다 선배 예쁘다고 난리던데.”
“그러냐? 내 눈엔 그다지.”
“네 눈앞엔 내가 있으니 아무리 예쁜 여자가 있어도 별로겠지.”
“전언철회, 그다지 라고 한 말은 기각.”
뭐, 상당히 매력 있는 외모인건 사실이다.
“저렇게 염색하고 노는 사람처럼 보여도 공부도 잘해서 남자 선배들 사이에서도 인기는 꽤 많다네.”
“오호, 공부를 잘한데?”
“응, 일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전교1등이라니까.”
“뭐야, 잘하는 수준을 넘어 선 수준이잖아.”
보기와는 다르게 모범생이라.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저런 사람을 모범생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제 그만 가자. 진짜 조금 있으면 비올 것 같아.”
세정과 함께 학교를 나와 언덕을 내려가 큰길을 향한다. 제법 더운 공기에 곧 내릴 비의 습기가 더해져, 상당히 유쾌하지 못한 날씨다.
언제나 사람이 많은 큰길가를 세정과 도로 사이에서 걷고 있는 나의 눈에, 어렴풋이 길 건너편이 눈에 들어왔다. 이쪽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 그중에도 검은 캡 모자를 머리에 깊이 눌러 쓴 어린 여자에게 시선이 갔다. 건너편까지는 감으로 때려 맞춰도 최소 20에서 30미터, 어쩌면 40미터정도는 될 거리지만,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내 눈에도 정확히 그녀가 보였다. 깊게 눌러 쓴 모자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또래. 아무리 높게 봐도 고등학생이 안 되어 보인다. 모자 밖으로 나와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모자와 마찬가지로 검은 색의, 짧은 단발이었다.
대략 3초정도 이유조차 모르는 채,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자 왠지 모르게 모자 안쪽에 숨겨진 그녀의 눈이 나의 눈과 마주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순간 살짝 당황했고 황급히 그녀에게서 눈을 때려 하였다. 그녀에게 맞춰져있던 나의 초점이 다른 곳을 향해 움직이기 직전, 나의 눈에 검은 모자의 그녀의 입이 살며시 웃는 것을 보았다. 거리는 멀지만 확실히 입이 웃었다, 라는 근거 없는 확신이 들었다. 모자가 없었다면 분명 그녀의 눈은 나를 보고 있었을 거다. 이상하다. 분명히 내가 모르는 사람일 텐데.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또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이 상황, 이 느낌, 이 감정, 모두 입학식 날, 가연을 처음 보았던 때와 너무도 비슷하다. 이상하리만큼 검은 모자의 그녀가 신경 쓰인다. 가연에게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가연은 이미 죽었다. 그녀는 스스로 제 목숨을 끊어버렸다. 검은 모자의 그녀가 있던 쪽으로 고개를 돌려 다시 그녀를 보고 싶었지만, 힘들게 참아냈다. 가연도 이런 식으로 계속 기억하고 있었다가 결국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연은 잊어야한다. 그러니 검은 모자의 그녀도 잊도록 하자.
나는 내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세정을 보았다. 차라리 이 아이에게 집중하자, 라고. 그렇게.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