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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nom
작가 : 초파기
작품등록일 : 201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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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 묵은 소원
작성일 : 17-12-03     조회 : 86     추천 : 0     분량 : 6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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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준공식 건 때문에 홍보실 직원들이 애 많이 썼어. 내가 회장님하고 십오 년을 같이 근무했지만 이번처럼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아. 참 중국 간 기자들은 다들 들어왔나? 나중에 술 들이라도 한 잔씩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오늘 들어옵니다. 어제 밤늦게까지 김영근 부사장과 꼭지가 돌게 한 잔 씩 들 했습니다.”

 

  “최 과장이 갔어야 했는데…….”

 

  “어쨌든 별 탈 없이 잘 끝나지 않았습니까?”

 

  “박 부장! 뭐 특별히 따로 보고할 건 없나?”

 

  “아…… 예. 어, 없습니다.”

 

 

  박두식 전무는 마뜩찮은 표정으로 박순업을 쳐다봤다. 박 부장의 얼굴은 쓴 오이 꼭지를 씹은 표정이 되어 있었다.

 

  당초 이번 준공식엔 창배가 기자들을 인솔해 가기로 하였으나 막상 회사에 남아 각 언론사와 긴밀한 연락을 취할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박순업 부장이 대신 참석을 했다.

 

  만일 초판 신문에 공장 준공식 관련 기사가 빠지거나 작게 취급될 경우 창배가 발 빠르게 나서 각 언론사마다 일일이 그 협조를 부탁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박순업 부장은 준공식 행사가 끝나자 화성 전자의 김영근 부사장과 참석한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도 참석지 않고 혼자 호텔에 들어가 자고 아침 첫 비행기로 들어오고 만 것이다.

 

  기자들은 그래도 중국의 현지 공장이 호스트가 되어 벌어지는 행사라 해도 혹시 그룹 홍보실에서 나온 아는 얼굴이라도 있지 않을까 해서 이리저리 찾았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박순업은 공장과 기자들의 중간에 나서 기자들의 취재 편의를 도와줄 생각은 않고 엉뚱하게도 초청 손님들이 앉아있는 좌석 가운데 앉아있다 식이 끝나기 무섭게 곧장 숙소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이는 식사 후 술자리에서도 그룹 홍보실에서 나온 직원이 보이질 않자 궁금하게 생각했던 기자가 나중에 홍보실로 전화해 알려왔다.

 

 

  “이젠 박 부장도 좀 능동적으로 움직여 봐. 사무실에만 붙어 있질 말고 좀 다니라고. 달라면 골프 회원권도 해 줄 테니 부지런히 기자들하고 식사도 하고 움직이라고. 하긴 뭐……, 박 부장 나이를 생각하면 귀찮기도 할 거야.”

 

 

  박두식은 박 부장을 더 힐책하려다 그냥 말문을 닫았다.

 

  박두식은 최창배와 박순업의 역할이 뒤바뀌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바로 자기 직속 밑 부장인 박순업에게 더 역할이 주어지게 되면 그만큼 자기 자리가 더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과장인 최창배가 권한을 갖고 흔들어도 부장인 박순업이 중간에서 방패 역할을 하게 되니 그게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전에 있던 홍보실장이 신병 때문에 급작스레 회사를 그만둔 후 그 홍보 업무를 한 두어 달 겸직해 맡고 나자 박두식은 이래저래 궁리가 많아졌다.

 

  자기가 오랫동안 그룹의 기획 업무를 맡아 해 오곤 있지만 기획 업무는 공치사 들을 일이 없었다.

 

  해마다 연말이거나 오 년을 주기로 각 계열사에서 올린 자료를 토대로 그룹의 신년 매출 계획이나 중장기 사업 계획 등을 세워 보긴 하지만 항상 계획상의 수치와 실적 간엔 늘 차이가 나기 마련이었다.

 

  그때마다 그런 숫자 놀음에 쌓이는 스트레스는 보통이 아니었다.

 

  계열사의 사장이나 임원들이야 실적이 부진하다가도 회사 매출이 전년도 보다 한 번 오르면 곧 자기의 능력 인양 회장이나 사장으로부터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박두식 자신으로 보면 기획일 이란 이도 저도 아닌 얼치기 같아 보였다.

 

  자신이 그룹의 전무이긴 해도 동창들이나 친구들을 만나 골프를 치거나 술이라도 마시게 되면 제대로 마음 놓고 돈을 써 본 적이 없었다.

 

  차라리 계열사로 자리를 차고 내려갈까 생각도 해 봤지만 마음대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당장은 그룹 내에서 기획실장을 맡을 만한 인물도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짧은 기간이나마 홍보 업무를 해 보니까 그것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아직 몰라서 그런 가, 홍보란 게 일이 있는 둥 마는 둥 한 것 같고 언론에 나쁜 기사만 나오지 않는다면 적당히 눈먼 돈도 챙겨 가면서 그야말로 만고강산이었다.

 

  그러다가도 그 아웃풋 되어 나오는 결과는 그야말로 기획업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생색나는 일이었다.

 

 

  “수고들 했는데 오늘은 내가 약속이 있어 안 되고, 내일은 저녁들이나 함께 할 테니 약속들 하지 마. 됐어. 그럼, 이만 나가들 봐.”

 

  “저기…….”

 

 

 창배가 나가는데 박두식 전무의 비서인 김윤희가 박순업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창배를 불러 세웠다.

 

 

  “왜?”

 

  “아까 자금부에서 왔다 갔어요.”

 

 

  김윤희는 얼른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였다.

 

 

  “알고 있어.”

 

 

  창배는 조금 전 박두식의 방 책상 옆에 놓인 쓰레기통 뚜껑 위로 박두식이 구겨서 버린 쇼핑백이 채 다 들어가지 않고 삐죽 위로 솟아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이번 준공식과 관련해 회장으로부터 기자들의 촌지를 받아 챙긴 것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 어떡해요?”

 

  “오늘은 안 돼. 약속 있어.”

 

 

  창배는 정아와의 약속을 생각하고 성큼성큼 복도로 걸어 나갔다.

 

 

  ***

 

  “난 오빠를 보는 순간 내가 화성그룹에 입사했다는 걸 깜박 잊고 마치 서클룸에서 긴 방학을 끝내고 올라온 오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이 그리 낯설지 않았어. 벌써 거의 칠 년이나 돼 가는데도 말이지.”

 

  “참 세상이 넓고도 좁구나. 너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후후, 난 언젠가 오빠를 만나게 되리란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땐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까 상상을 하곤 했지. 날 피할 재주 있으면 또 피해 보지, 그래. 이젠 오빠를 안 놓치고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갈 테니까.”

 

  “이젠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인걸. 너나 나 둘 중에 하나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창배는 정아를 보자 학창시절의 한때의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었다.

 

 

  나는 오빠를 좋아하는데 오빠는 왜 나를 보면 그렇게 멀리하는 거야. 오빠가 그렇게 잘 났어?

 

 

  창배의 냉담함에 자존심이 상한 정아는 자신이 알몸인 것도 잊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떨궜다.

 

  서클 모임이 끝난 후 으레 따르는 뒤풀이에서 정아는 몹시 취했다.

 

  후배들과 여관에 들어가 방을 잡아주고 나오려는데 정아의 계속되는 술 주정에 짜증들을 내며 모두들 돌아가고 창배만 남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창배는 그것이 그동안 짓궂게 따라다닌 정아의 덫임을 깨달았다.

 

  모두들 돌아가자마자 정아는 언제 취했나 싶게 갑자기 창배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모두 벗어던지며 창배에 매달렸다.

 

  창배는 눈앞에 정아의 나신을 보는 순간 심한 갈등을 느꼈지만 애써 억눌렀다.

 

  정아의 고등학교 단짝 친구인 김유진이 창배와 같은 과인 사회학과에 있는 게 그 걸림돌이었다.

 

  창배가 여자들을 좋아하긴 해도 아무래도 절친한 친구인 둘을 다 건드리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유진은 아버지가 무역업을 해 집안이 부유한 편으로 창배가 군대를 마치고 복학하자마자 눈독을 들여 가끔씩 섹스를 해오며 금전적으로도 도움을 받아온 터였다.

 

  그런데 만일 유진이 정아와의 관계를 알아채기라도 한다면 지금껏 공들인 것이 도로 아미타불이 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창배는 그 내막을 알 리 없는 정아가 자신에게 매달릴 때마다 의도적으로 정아를 피해 온 것이다.

 

  창배는 자기를 여학생들이 따르는 게 본래 활달한 성격 탓도 있지만 운동으로 다져 진 단단한 균형 잡힌 몸매도 작용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군에 가기 전까지는 아이스하키로 유명한 성덕대학에서 선수를 했고 군대를 갔다 와서는 잠시 그 팀을 이끄는 주장을 맡아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난 이만 간다. 이제 그만 울어. 갈래면 택시 잡아 줄 테니 타고 가든가. 옆방에서 들으면 누가 널 강제로 잡아먹는 줄 알겠다.

 

 

  “오빠는 그럼 그때 여기 화성그룹에 입사했던 거야? 그때 졸업하고 나서 오빠가 어디 입사했다고는 들었지만 그 후론 통 소식이 없었으니까.”

  “그래, 간신히 턱걸이해 들어왔다. 그런데 너는 어떻게 된 거냐? 네 나이에 지금 직장을 다니는 걸 보면 네 남편 돈벌이가 시원치 않은 모양이지? 아침에 우리 직원한테 비서실에 여직원이 새로 왔다고 듣긴 했는데 그게 너인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왜, 나를 다시 보게 돼 기분 나빠?”

 

 

  정아는 곱게 눈을 흘겼다.

 

 

  “아니, 기분 나쁘긴. 이젠 네가 원한다면 지금껏 해묵은 네 소원도 풀어 줄 수가 있는데.”

 

  “뭐야?”

 

  “아니, 그건 농담이야.”

 

  “…… 난 …… 남편과 헤어졌어. 이제 한 삼 년 돼.”

 

  “애들은? 어떡하고?”

 

  “지금 보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애는 없었어.”

 

  “왜 그랬어?”

 

 

  창배의 입에선 하마터면 그거 참 잘 됐구나, 하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글쎄, 남편이 무능했던 건지, 아니면 내가 잘못 생각했는지 모르겠어. 결혼 초엔 자기 아버지가 하는 사업체를 맡아 운영을 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곧 망했어. 그 충격 탓인지 뭔가 할 생각을 하질 않아. 그리곤 툭하면 그 사람 큰아버지가 사는 시골에 내려가 한 몇 달씩 올라오질 않는 거야. 한 번은 내가 내려가 보니 주인이 서울로 떠나 비어있는 집에 들어가 혼자 아주 살림을 차렸더라고. 어디서 주워 왔는지 헌 침대까지 주워 다 방에 들여놓고 마루 위에는 뭘 만든다고 나무뿌리를 잔뜩 캐다 늘어놓고 자기는 닭이나 키우면서 거기서 그냥 살겠대. 그래서 그냥 아주 살라고 그랬어. 그리곤 끝이야.”

 

  “그런데 화성그룹은 어떻게 들어오게 됐냐?”

 

  “졸업하고 체이스 은행에 들어갔어.”

 

  “좋은데 있었구나. 그런데 왜 나왔어?”

 

  “들어 봐. 그 성질 급하기는. 내가 영어를 잘하니까 거기서 은행장 비서를 하고 있었는데 그 새끼가 너무 밝히는 거야. 그러더니 나중엔 집을 하나 얻어 줄 테니 자기애를 하나만 낳아 달래. 자긴 딸만 둘이라나. 그래서 야, 새꺄, 엿이나 처먹어라! 하고 나왔지.”

 

  “그거, 아주 잘 한 짓이다.”

 

  “그 새낀 외국인 같지 않게 아들에 대한 집착력이 유난히 강하데. 사실 그전에 화성그룹에서 몇 번 오라는 제의를 받긴 했었어. 조만호 회장이 우리 은행에 왔을 때 몇 번 얘길 하기에 농담으로 듣긴 했는데 정말이었어.”

 

  “술 잘 먹는 건 여전하구나.”

 

 

  술 한 병이 거의 비워지는 걸 보고 창배가 말했다.

 

 

  “모처럼 만나 반가워 그런가. 술이 당기네. 그런데 오빠는 지금 애가 몇 살이야?”

 

  “몇 살 이나 될 것 같니?”

 

  “글세. 한 서너 살쯤 됐나?”

 

  “후후. 아직 결혼 안 했다.”

 

  “뭐, 정말이야? 믿기 지 않아. 나이가 몇인데.”

 

 

  창배는 그렇게 말하는 정아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본 순간 오늘 집에 들어가긴 틀렸다고 생각했다.

 

 

  “나이하고 무슨 상관이야?”

 

  “늦었잖아.”

 

  “늦긴. 별 상관 안 해.”

 

  “그럼, 하구 싶을 땐 어떡해?”

 

  “꽤 유들유들 해졌군. 화성그룹 여직원들 중 좀 반반한 애들은 전부 다 내 파트너야.”

 

  “호호, 농담 두…….”

 

  “농담이라고? 어쩌면 너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진 않아. 각 부서에 한 명씩 만들어 놓을 계획이야. 어쩌면 금년이 가기 전에 그렇게 될지도 몰라. 비서실이라고 봐주진 않아. 그간 비서실엔 얼굴 반반한 애가 없었거든.”

 

  “그럼, 오빠는 내가 예쁜 걸 자인한 셈이네.”

 

  “그렇게 되는 거냐?”

 

  “오빠도 오랜만에 봐서인지 그간 많이 변한 것 같아. 마치 노련한 바람둥이 같아. 그럼, 이제 앞으로 기대를 한번 해 볼까?”

 

  “그래? 그런 건 먼 미래가 아닌 항상 현재 진행형이 돼야 해. 나가자.”

 

 

  창배는 정아의 손을 움켜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어디 가?”

 

  “하러.”

 

  “저, 정말이야?”

 

  “난 쓸데없는 농담 같은 건 안 해.”

 

  “이 위에 방이 있을 텐데 어디로 가?”

 

 

  창배가 지하에서 나와 호텔 프런트를 그냥 지나치자 정아가 물었다.

 

 

  “여기서 오 분 거리에 내 오피스텔이 있어. 비싼 돈 주고 뭐 하러 그리 올라가. 참, 그런데 너 유진이 소식 아냐?”

 

  “몰라. 졸업하고 한 일 년 인가 있다가 소식이 끊겼어. 그건 왜 물어?”

 

  “아니, 그냥 궁금해서.”

 

 

  ***

 

  “우와! 남자 혼자 사는 집이 왜 이리 깨끗해. 오빠, 혹시 여기 다른 여자들 데려오는 것 아냐?”

 

  “쓸데없는 상상 마. 여긴 네가 딱 두 번째야.”

 

 

  창배는 호텔 지하 바에서 술을 먹을 때 위에 있는 객실로 올라갈까 하다 곧 자신의 오피스텔로 생각을 바꿨다.

 

  한 번의 잠자리로 빌미를 삼아 여자가 찾아오거나 구질구질 들러붙는 것은 딱 질색이었다. 그러나 정아는 그 나름대로 판단을 해서 데리고 온 것이다.

 

  그것은 오피스텔에 외국계 광고 회사 매니저인 오지희를 처음 데리고 왔을 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판단이 빗나가지 않았음을 알았다.

 

  한 신문사에서 주관한 홍보 광고 관계자들의 모임에서 그녀를 알게 돼 이곳에 데려와 처음으로 섹스를 나누게 되었을 때도 스물일곱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오지희는 적극적이었다.

 

  외국에서 자라고 공부를 해 와서인지 모든 게 자연스럽고 주저함이 없었다.

 

  지금도 자기가 전화를 해 와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만나는 사이지만 전혀 부담이 없어 좋았다.

 

  처음에 창배는 오지희에게 나이를 말할 때 이왕이면 두어 살 더 낮춰 말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었다.

 

  그러나 몇 번 만나다 보니 서른셋 그 이상이라 해도 그건 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아 와 의 섹스는 우습게도 금방 끝이 나고 말았다.

 

  창배는 옛 생각을 하며 천천히 아주 오래 즐길 생각을 했지만 달아오른 정아의 절정일 때 내는 소리에 창배는 금방 사정을 하고 말았다.

 

 

  “너, 네 남편하고 헤어지고 처음으로 하는 거냐?”

 

  “아이, 그런 걸 왜 물어?”

 

 

  정아는 곱게 눈을 흘겼다.

 

 

  “네가 하도 소릴 질러 그래.”

 

  “아이, 몰라! 오빠, 냉장고에 맥주는 있지?”

 

 

  정아가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며 물었다.

 

 

  “씨발, 할 땐 창배 씨! 창배 씨! 하다 끝나니깐 또 오빠라네.”

 

 

  창배는 정아가 들어 간 욕실 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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