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났다.
이제 무언가 틀린 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덕의 교과서 같은 멘트가 끝난 후 곧장 담임에게 달려갔다.
민석이랑 얘기를 해 봐야 더이상 답도 안 나올게 뻔하다.
'드르륵'
"어, 하루 왔구나. 무슨 일이니?"
가장 교무실에서 복도에 가까이 있는 수학 선생이 인사를 건내주었다.
'이 인간도 만년 막내겠군...'
"저 담임쌤 만나러 왔는데요"
"선생님 방금 어디 가시는 것 같던데, 복도에서 못 뵀니?"
아차, 생각 해 보니 어제와 같다면 담임은 지금 면담중일텐데.. 내 생각이 짧았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현실에 부정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네.. 방금 뵌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교무실을 나와 난 곧장 담임이 있을 상담실로 향했다.
하지만 내 가슴만 실컷 뛸 뿐, 발 걸음이 멈춘 상담실 앞 문 앞에서 난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내가 이런 말을 해 봐야 담임도 민석이와 같은 반응이겠지. 내가 지금 담임과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과연 현재가 바뀌기는 할까.'
현실에 대한 확신을 한번더 가지는 시간에 상담실내에서 드르륵 의자 소리에 난 놀라 몸을 수길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지금 뭐하는거냐..'
"어머님은 잘 계시냐"
담임 목소리로 들리는 듯한 중년의 걸걸한 목소리가 벽 너머로 들렸다.
"아... 네.. 항상 감사합니다"
현진이의 목소리가 답가를 하듯 들려옴으로써, 난 이 소리의 방향이 상담실이라 확신했다.
문이 한번 닫히고, 현진이가 방을 나가는걸 본 다음에야 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나저나, 항상 밝게 생활하던 현진이라 그런지, 난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 본 이 느낌을 떨쳐 낼 수 없었다.
'현진이가 먼저 나갔으니, 조금 더 기다려야겠군.'
내 예상과 맞게,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자마자 문을 여는 소리가 한번 더 들렸다.
'담임이 나가는 것 보니 현진이 상담은 맞는 것 같은데...'
모르겠다, 단시간에 너무 머리아픈 일이 많이 들어와버렸다.
현재로써, 내가 알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담임의 데자뷰도 어제와 똑같으니.
지금, 진리의 시간 속을 거스르는건 나 밖에 없다.
반대로, 나만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담임이 나가는걸 확인한 후에야 나가는 바람에 수업시간에 늦어 버렸다.
다음이 방금 교무실에서 뵌 수학 선생님이여서 오해를 덜 샀지만, 지금 내 현상을 봤을때,
난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현진이는 담임이랑 무슨 상담을 했길래 엄마 안부까지 물었을까?'
'현진이 사실 엄마가 없는게 아닐까?'
여기서, 내 생각에 엄마가 없다는건 이미 이혼을 해 편부관계이거나, 어머니가 곧 돌아가신단 생각이였다
한마디 들은 것 뿐인 말이 내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하는 바람에, 내가 처한 상황까지 잊을뻔했다.
'아'.. 이게 아니지, 그나저나 어제와 같다면 분명 오늘 마지막 상담은 내가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며, 우선은 기다리는게 맞는 것 같아 수업이 끝나길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운동장을 비추던 해의 그림자가 조금씩 줄어 갈 쯤
담임이 15번을 넘어가고 상담을 하자는 말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