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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 죽기로 했다
작가 : 육일육씨
작품등록일 : 2017.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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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6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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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바로 담임에게 전화를 걸 생각을 했다.

 

 그리곤 담임도 친구 번호도 없는 내 핸드폰 연락처를 보고 포기했다.

 

 "정말.. 어제가 남아있지 않구나."

 

 오늘 하루동안 많은 일이 있지는 않았다.

 

 오늘이라는 말이 과연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무 일 없이 평소처럼 흘러간 것 뿐인데.

 

 물 흐르듯이 흐르는 일상의 안일함에 체념한체 살던건 아닐까 하고 후회가 든다.

 

 

 

 

 교회를 자주 나가진 않았다.

 

 엄마는 교회에서 집사라고 하시고 아빠도 가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가곤 한다.

 

 나는 초등학교까지만 함께 가고, 이제 부모님도 내게 전도 할 생각은 포기하셨나보다.

 

 

 교회의 가식적인 인사가 싫었다.

 

 헌금을 내라며 엄마가 준 1000원짜리 한 장은 넣는척 하다 빼서 과자 사 먹었다.

 

 절밥 먹자며 절도 따라가 봤지만, 고기가 없는 밥도 배가 부르다고 한 술만 떴었다.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신도 결국 사람이 만든게 아닌가?

 

 

 

 한번은, 왜 교회를 다니냐는 내 물음에

 

 엄마는 나약해서라고 했다.

 

 

 지금의 나도 나약하다..

 

 눈 떴을 때 이 좆같은 상황속에 난 너무 나약하다.

 

 평소에 운동을 좀 해둘껄 그랬다.

 

 스트레스로 가득 채워 버린 내 하루는

 

 물병의 물이 넘치듯 정신이 아닌 내 육체까지도 힘겹게 했다.

 

 그렇게 핸드폰만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하루는 축 처진 육체의 움직임이 아닌, 금방 유리라도 깨버릴 것 같은 반장의 목소리로 시작되었다.

 

 "하.."

 

 

 핸드폰에선 어제와 마찬가지로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간은 8시 57분.

 

 '차렷.. 경례..'

 

 "차렷, 경례"

 

 마치 내 말을 따라하듯 내 웅얼거림에 반장의 인사가 시작되었다.

 

 

 꿈은 아닌게 확신한다.

 

 꿈속 드라마가 2부작까지 있을리 없으니까.

 

 '킥..'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온다는 상황이 이런걸까.

 

 핸드폰속 캘린더에는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10일이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일요일에 게임 이벤트도 해야 하는데..

 

 문득, 내일도 이 지겨운 꿈이 반복될까 겁이 난다.

 

 

 

 "그럼 오늘도 수업 잘 들어라, 이만"

 

 

 

 

 "어?"

 

 

 

 내가 잘못 들은게 아니다.

 

 분명 오늘 상담한다고 하지 않았다.

 

 

 

 나는 곧장 담임에게 달려가 붙잡았다.

 

 그리고 담임에게 돌아 온 건 대답대신 날 보며 웃던 그 미소였다.

 

 

 

작가의 말
 

 매주 수, 토요일에 업로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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