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현대물
은혈록
작가 : 실라인
작품등록일 : 201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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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작성일 : 17-12-14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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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까지나 평온한 날이 지속되기를.

 그런 작은 소망을 가슴에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나에게 내 인생을 뒤바꿔버리는 특별한 날이 갑작스레 닥쳐왔다.

 

 성별은 남자. 나이는 풋풋하다는 18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남학생까진 아니더라도, 부지런히 눈을 돌리면 흔하게 찾을 수 있는 한부모가정의 장남이다.

 한부모가정이라는 편견어린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어릴 때부터 큰 사고 한 번 없이 무난하게 학교생활을 해왔던 나다.

 ‘그런 내가 왜 이런 곳에 쓰러져 있는 거지?’

 한 밤중인지 하늘에는 달과 별이 반짝이기만 했다.

 고개를 들고 몸을 반쯤 일으킨 나는 밝은 달빛을 조명삼아 주위를 둘러봤고, 곧 거대한 조립식 건물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뭐야 여긴? 공장? 윽!’

 휘청

 의문을 품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하는 순간 갑작스런 현기증이 찾아왔다. 제대로 균형을 잡을 수가 없었기에 다시 바닥에 철퍽 주저앉았다.

 괜히 일어서다 넘어지면 손해니까.

 나는 앉은 상태로 어디 이상이 있는 곳은 없는지 몸 상태를 점검하다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니 미친. 내 교복!”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3년 동안 입어야 되니 좋은 걸로 맞추자면서 큰돈을 들여서 산 교복의 상의에 당구공만한 구멍이 뚫려있던 것이다.

 ‘하. 진짜. …뭐야 이건? 왜 이리 축축해?‘

 마치 찢어진 것처럼 뚫려있는 교복은 빨래에서 갓 꺼낸 세탁물처럼 무언가에 젖어있었다.

 “어?”

 도대체 왜 지금에서야 눈치 챘을까.

 ‘이건…. 피잖아?’

 손을 적시는 진득한 액체에서 기분 나쁠 정도로 비릿한 철분 냄새가 났다. 달빛밖에 없는 어두운 밤이지만 모든 감각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손을 떨며 피가 묻은 내 손을 바라봤다.

 무섭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던 공장가인데 당장이라도 공포스러운 무언가가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다른 사람의? 아니면 동물의 피? 설마 내….?

 한참 어렸을 적.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 처음으로 공포영화를 봤을 때처럼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한 밤중. 기억에 없는 장소. 옷에 묻어있는 피.

 평범한 인간이라면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몰래카메라 아니냐며 억지로 발랄한 생각을 해보았지만 주위의 고요함이 만든 공포감은 희망찬 생각을 비웃듯이 가볍게 집어삼켰다.

 이젠 넘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다.

 나는 아직도 어질어질한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최대한 빠르게 주변 공장에서부터 멀어졌다.

 다행히도 더 이상의 현기증은 느껴지지 않았기에 주위를 둘러보며 최대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러길 얼마나 지났을까, 그 공장에서 얼마만큼 떨어진 걸까. 도대체 얼마나 달린 걸까.

 환한 빛을 비추는 가로등과 함께 잘 정돈된 포장도로가 눈앞에 나타났고, 안도감 때문인지 긴장을 푼 나는 다시금 피로에 지쳐 정신을 잃었다.

 

 

 

작가의 말
 

 늦은 공모전 참가입니다.

 

 은혈록이라지만 능력자 배틀물의 가벼운 작품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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