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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작가 : 러브조이
작품등록일 : 201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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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05
작성일 : 16-10-05     조회 : 796     추천 : 6     분량 : 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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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화.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05-

 

 

 

 붉은 색의 낡아 보이는 건물은 사람이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 됐는지 거미줄이 군데군데 쳐져 있었다. 호태가 먼저 건물 안에 들어섰고, 철거가 진행 되었던 흔적이 남아있는 건물 안을 둘러봤다.

 

 확인을 마친 호태가 신호를 보내자 석호와 형무가 뒤따라 들어왔고, 석호는 천장이 뻥 뚫려 있는 건물 내부를 호태와 함께 확인했다. 그 사이 형무는 준비해온 장비를 꺼내들고, 건물 안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삐삑. 삐삑. 삑삑.

 

 주위를 둘러보던 석호가 발을 헛딛고 넘어지려는 데, 어느새 나타난 호태가 석호를 잡아주었다.

 

 “어디에 뭐가 있을지 모릅니다. 조심하십시오.”

 

 “네.”

 

 수색을 하던 형무가 무언가 찾아냈는지 호태와 석호를 불렀다.

 

 벽면 안에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전선 하나를 꺼내, 장비와 연결시킨 형무가 작은 모니터를 호태와 석호 쪽으로 돌렸다.

 

 “여기 보이는 것은 이 건물 설계도입니다. 건물은 7층 높이 이지만, 보시다시피 위에는 모두 뚫려져 있어 사용 못하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지하 1층에는 방이 여러 개 있는 데 여길 보시면, 이 표시는 보안을 뜻하는 것인데, 이상하게도 지하 1층에는 5개의 보안 문이 있고, CCTV는 보이는 곳 마다 다 설치되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찾는 유민씨가 여기에 계신다면 아마도 지하1층 일 것 같습니다.”

 

 “CCTV가 그렇게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이상하긴 하네요. 그런데 그 많은 CCTV를 어떻게 피해가죠?”

 

 석호의 질문에 형무는 모니터를 껐다.

 

 “그래서 지금부터 15분간만 CCTV를 끕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5분. 15분 안에 이 건물 안에 있는 유민씨를 찾아서 나와야 합니다.”

 

 형무의 말에 호태가 손목에 찬 전자시계의 타이머를 15분에 맞췄다.

 

 지하로 내려가자, 굳게 닫힌 보안 문이 세 사람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형무의 손놀림이 빨라지면서 곧 문이 열렸고, 세 사람은 서로를 얼굴을 쳐다보며 무언의 신호를 주고받고 다음 문을 향해 전력을 다해 뛰었다.

 

 5개의 보안이 된 문을 통과 하는 데, 든 시간은 5분. 세 사람은 수많은 방 중, 짜기라도 한 듯 무언가 이끌려 한 문 앞에 섰다.

 

 호태가 총을 꺼내들더니, 문 앞에 서서 두 사람에게 신호를 보냈다. 호태는 손가락으로 카운트를 시작하고, 카운트가 끝나자 세 사람은 순식간에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으로 뛰어 든 세 사람은 휑한 방안을 보고, 할 말을 잃었고 형무는 의무적으로 상황에 대한 보고를 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어서 다른 곳을 찾아보자.”

 

 호태의 말에 세 사람은 흩어져 남은 방을 확인 해 보지만, 방은 모두 텅 비어 있었다.

 

 호태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소리쳤다.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3분 남았습니다!”

 

 세 사람은 왔던 길을 다시 재빨리 뛰어 나갔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타이머를 맞춰 놓은 호태 시계가 울렸다.

 

 삐삐삑!

 

 세 사람은 얼마나 빨리 뛰었는지 거친 숨을 쉬었고, 거친 숨을 몰아 쉴 시간도 없이 차로 바로 이동했다. 차가 출발했고,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한 세 사람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그 때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석호가 형무를 다급하게 불렀다.

 

 “형무씨! 해담스님이 건물 내부에서 회사 마크 같은 걸 보셨다고 하셨지요?”

 

 “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마크를 보신 분. 계십니까?”

 

 석호의 말에 두 사람은 말이 없었고, 석호는 형무에게 부탁했다.

 

 “죄송하지만, 해담스님께 전화 좀 걸어주십시오.”

 

 “네!”

 

 형무는 얼른 핸드폰을 찾아 꺼내들어, 해담스님에게 전화를 걸어서 석호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뚜루루. 딸깍.

 

 “어떻게 됐습니까?”

 

 해담스님의 염려스러운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전해졌다.

 

 “해담스님! 저 석호입니다.”

 

 “네! 석호씨!”

 

 “못 찾았습니다! 그 곳이 아니었습니다. 스님 혹시 건물 외관은 보지 못하셨습니까? 아니면 건물이 내부는 혹시 정확히 기억나시는 게 있으셨는지요? 저희들이 간 곳은 철거가 시작된 그런 건물이었는데.”

 

 “아쉽게도 외관은 보지 못했습니다. 건물 안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건물 같아 보였습니다. 내부는 하얀색과 흰색으로 되어 있었고, 새 건물에서 나는 그런 냄새가 났습니다. G.R 이란 회사마크도 은빛 색으로 반짝반짝 거렸습니다. 왜 치과 같은 데 가면, 안내데스크 뒷면에 치과 이름이 멋들어지게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보였습니다. 회사마크가.”

 

 “아무래도 저희가 잘못 짚은 거 같습니다.”

 

 “그렇군요. 석호씨! 지금 그들이 오고 있습니다! 어서! 어서 피하세요! 함정입니다!!!”

 

 다급한 해담스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는 굉음을 내며, 단단한 물체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쿵! 쿠쿵!!!

 

 충격에 차는 튕겨져 나가 도로의 중앙분리대를 박고 간신히 섰다.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 세 사람은 정신이 혼미해져 있는 사이, 푸른 섬광이 번쩍 하고 비추더니 차 뒤 트렁크에 불이 붙으며 또 한 번의 충격에 차는 심하게 요동쳤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형무가 두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대장!!!! 해담스님!!!! 일어나세요!! 정신 차리세요!”

 

 호태와 석호가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형무는 빠르게 무기 인검을 챙기고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 푸른빛이 형무 앞을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청월광하!”

 

 지이이잉!

 

 “악!!!!!!”

 

 이호영이 쏜 푸른빛이 형무의 오른쪽 다리를 스쳐 지나간 자리에 피가 솟구쳤다.

 

 “윽...”

 

 피가 나는 다리를 이끌고, 형무는 인검을 이호영을 겨냥하고는 있는 힘껏 세차게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인검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이호영을 향해 날아갔다.

 

 핑! 챙!

 

 이호영은 형무가 날린 인검을 재빠르게 피했고, 인검은 바닥으로 힘없이 ‘툭’하고 떨어졌다. 공중으로 떠오른 이호영이 형무를 내려다 봤다.

 

 “이런 하찮은 칼 한 자루로 나를 이기려고 한 건가?”

 

 “하찮은 검이라. 처음에 만났을 때 살려두는 게 아닌데. 그 때 다쳤던 거 기억 안나?”

 

 “인간이 만든 칼 따위가 나에게 통할 것 같아? 청월광하!”

 

 지이이잉!

 

 이호영이 형무를 향해 푸른빛을 쏘자, 바닥에 떨어져 있던 인검이 저절로 움직이면서 형무에게로 향하던 푸른빛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모습에 이호영은 멈칫했고, 형무는 재빠르게 기회를 노렸다.

 

 “인검!!”

 

 형무의 말에 인검이 형무의 손 안에 들어 왔고, 형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호영에게 돌진했다.

 

 “야!!!!!”

 

 형무가 이호영 쪽으로 달려가며 인검을 휘두르자 인검은 사람만한 크기로 변하면서 이호영의 오른 쪽 다리가 잘라져 나갔다.

 

 털컥.

 

 이호영의 다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형무는 다음 공격을 들어가는데 이호영이 순식간에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비겁하게 도망가는 거냐!”

 

 형무가 허공에 대고 소리치자, 하늘에서 푸른빛이 내려오더니 무자비하게 형무를 공격했다. 인검이 재빠르게 푸른빛을 막아서며 형무를 보호했다.

 

 “제법이군.”

 

 이호영이 다시 도로 위로 내려와 손가락 하나를 까딱하자, 형무가 자른 이호영의 오른 쪽 다리는 잘려 나간 흔적도 없이 완벽하게 붙었다. 표정 없이 이호영이 멀쩡해진 두 다리로 뚜벅 뚜벅 걸어 형무 쪽으로 걸어왔다.

 

 “너희들이 아무리 그렇게 해봤자 소용없어. 시간낭비하지 말고, 너도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다. 곧 하리님의 시대가 도래 한다. 우리 쪽으로 붙는 게 네 목숨을 부지하는 길 일 테니. 이제 그런 바보 같은 짓 그만 두지 그러니?”

 

 이호영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형무는 인검을 들어 칼끝을 이호영 얼굴에 가져다 댔다.

 

 “너희들의 세상은 오지 않는다. 예전에도 그러했듯이.”

 

 “과연 그럴까?”

 

 푸른빛을 장전한 이호영의 눈동자가 형무가 아닌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재빨리 인검을 휘둘러보지만 이호영이 한 발 빨랐다.

 

 “청!월!광!하”

 

 지이이잉! 쿵! 쿠궁!!!

 

 “안 돼!!!!!!”

 

 석호와 호태가 타고 있던 차가 엄청난 폭발음을 내며 터지면서 불길에 휩싸였다.

 

 형무는 차로 달려가 보지만, 손쓸 겨를도 없이 2차 폭발이 일어나며 차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윽!!!!”

 

 폭발한 차의 파편에 눈을 질끈 감은 형무 옆에 이호영은 다가섰다.

 

 “어리석은 인간들.”

 

 바로 옆에서 들리는 이호영의 목소리에 형무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렸지만, 이호영은 사라지고 난 후였다.

 

 

 

 어떻게 해서든 나갈 방법을 궁리하던 유민은 의자에 묶인 몸을 비틀어대고 있는 중이다.

 

 쿵!

 

 의자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생각보다 큰 충격에 유민은 너무 아파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의자에 묶인 채 바닥에 누운 꼴이 되어버렸다.

 

 “아....더럽게 아프네.”

 

 유민이 넘어지는 소리가 제법 컸는지 문 밖에서 급하게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검은 양복을 입은 덩치 두 명이 다가와 유민의 상태를 확인했다. 의자를 일으켜 세우는 두 남자를 보며 유민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다급히 말했다.

 

 “설사! 지금 설사가 나오려고 해요! 제발 화장실 좀 가게 해주세요!”

 

 “안됩니다.”

 

 덩치하나가 감정도 없는 사이보그처럼 말을 하자, 유민은 호들갑스럽게 엉덩이를 부여잡았다.

 

 “아! 아! 배야! 나 여기에 설사해도 나는 몰라요! 에잇 모르겠다! 여기서 똥 싸지 뭐! 당신네들 보스가 좋아하겠다! 방 안 가득 똥냄새가 풍기면! 아이구 배야!!”

 

 유민은 두 덩치의 눈치를 보는데, 두 덩치는 멀뚱하게 유민을 쳐다 볼 뿐이었다.

 

 “내가 죽더라도, 설사한 모습으로 죽고 싶지 않아요. 내가 여자로서 마지막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네?

 

 눈물을 글썽이는 유민을 보면서 둘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뿌우웅! 뿡!!

 

 ‘나이스 타이밍!’

 

 유민은 방귀를 모으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지금 없는 방귀도 만들어 내야 할 판국인데 다행히 유민의 장은 위기 대처를 위해 열일을 해주었다.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에 덩치 하나는 헛구역질을 해댔다.

 

 웩!

 

 다른 덩치하나가 인상을 찌푸리며 유민의 몸이 묶여 있는 밧줄을 풀고, 팔을 잡아끌어 올렸다.

 

 “허튼 수작하면, 바로 제거하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목숨 부지하시려면 알아서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유민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 하나를 얼른 엉덩이 쪽에 가져다 대며 지금 당장 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덩치 두 명 중 하나가 화장실 문 입구에 서 있고, 시연은 화장실 안에 들어 앉아 있는 중이다.

 

 ‘어떻게 하지? 무슨 수로 나가지? 미치겠네.’

 

 “볼일 다 끝나 가십니까?”

 

 덩치가 기다리기 지루했는지 유민의 상태에 대해 물어왔고, 유민은 소리 없는 절규를 했다.

 

 ‘어쩌지! 어쩌지! 아!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님! 누가 됐든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이제 정말 착하게 살겠습니다! 제발!!!!’

 

 “곧, 끝나요!”

 

 변기에 물을 내리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 문이 열리고 덩치가 문 쪽으로 돌아서는데.

 

 빡! 쿵!

 

 눈 깜짝 할 사이에 일어난 일에 유민의 심장은 미치듯이 날뛰었다.

 

 “뭐.....뭐야? 진짜 쓰러진 거야?”

 

 쓰러져 있는 덩치의 머리 쪽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유민의 손에 들려진 변기 수조 뚜껑은 반 토막이 나있었다. 유민은 조심스럽게 덩치를 발로 툭툭 찬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덜컥 겁이 난 유민은 손을 얼른 덩치의 코 쪽으로 가져다 댔다.

 

 벌떡 일어난 유민은 변기 수조 뚜껑을 가슴팍에 꼭 껴안고, 화장실을 급하게 뛰어 나갔다. 살아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유민은 뛰기 시작하고, 문 앞에 선 유민은 문을 열어 보려 하지만 문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바보! 바보! 이 병신!”

 

 그제야 자신이 이 곳에 들어오기 전 수 많은 보안 문을 거친 것이 생각이 났다.

 

 “어떻게 해서 도망쳐 나온 길인데!”

 

 유민이 대충 본 보안 문만 해도 4개가 넘었다. 아무리 운이 좋다고 해도 그 많은 보안이 된 문을 어떻게 열고 나가겠는가? 망연자실한 유민은 멀리서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눈을 꼭 감았다.

 

 “신이시여. 곧 만납시다. 만나면 죽통 날릴 줄 알아라!!!! 에이 씨!!!!”

 

 삐삐삑. 지이잉.

 

 문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소리에 유민은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떴다.

 

 “어!”

ㄴㅅㄴㅅㄴ 16-10-09 12:32
 
꿀잼
이카즈치 16-10-09 12:47
 
수녀와 스님 콜라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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