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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작가 : 러브조이
작품등록일 : 201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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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어둠의 태동. 02
작성일 : 16-08-24     조회 : 708     추천 : 9     분량 : 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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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화. 어둠의 태동 02-

 

 

 

 G.R이라는 말에 놀란 유민이 큰 목소리로 말하는 바람에 의사들이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다.

 

 “뭐지? 이상하네. 우리 주변에는 아무도 없는데.”

 

 “나만 들은 거 아니지?”

 

 “어.”

 

 “이제 쌍으로 환청도 듣는 건가?”

 

 “환청을 듣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지. 며칠 밤을 샜냐? 우리?”

 

 “3일인가 4일인가. 아 모르겠다.”

 

 테이블 아래에 쪼그려 앉은 유민을 종업원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자 유민은 무언가 줍는 시늉을 했다.

 

 종업원이 사라지자, 빠른 걸음으로 호프집을 나왔다.

 

 “하마터면 들킬 뻔 했잖아. 휴! 어쨌든. 그냥 사건이 아니군.”

 

 유민은 얼른 핸드폰을 꺼내들어, 뉴스를 검색했다. 뉴스를 읽던 유민의 눈이 커다래졌다.

 

 “하하. 역시 하늘은 내편이었어.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좋았어.”

 

 

 ***

 

 

 남동소방서 탈의실.

 

 석호는 옷을 갈아입다가 갑자기 등꼴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춥냐. 기분 탓인가?”

 

 남동소방서의 출입구 문이 열리면서 환한 미소의 유민이 들어섰다.

 

 “안녕하십니까!”

 

 경쾌한 목소리로 인사하는 유민을 본 소방대원들이 반갑게 유민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야. 서기자님! 어쩐 일이십니까!”

 

 “제가 무슨 일이 있어야 여길 오나요. 날씨도 더운데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을 생각에 아이스크림 좀 사왔습니다.”

 

 유민은 특유의 코를 찡긋하는 웃음을 지으며 소방대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누어주었다. 한 명 한 명 아는 척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머! 김대원님 머리 하셨구나! 더 잘생겨지셨네. 이야 심대원님 살 진짜 많이 빠졌다. 훈남 냄새 진동.”

 

 “역시! 우리 챙겨주는 사람은 서기자님 밖에 없습니다.”

 

 “그럼요! 남동소방서가 제게 어떤 곳입니까! 친정 같은 곳 아닙니까. 친정 챙기는 게 당연하죠!”

 

 “하하하.”

 

 유민의 유쾌한 등장에 모두들 즐거워했지만, 석호만이 유민의 방문이 탐탁지 않았다.

 

 “어휴! 저. 진상. 또 왔네.”

 

 마음의 준비를 마친 석호가 문을 활짝 여는데 ‘쿵’ 소리와 함께 무언가에 부딪힌 소리가 들렸다.

 

 문 앞에 서 있던 유민이 석호가 밖으로 열고 나오는 문에 머리가 부딪힌 것 이었다. 유민이 머리를 감싸고 신음하고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픔이 전해졌다. 석호가 얼른 유민을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

 

 유민이 오만상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본 석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유민이 고개를 들다 석호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열이 받은 듯 씩씩댔다.

 

 “야! 이게 지금 사람이 아픈데, 그 딴 표정을 지어!”

 

 “선배가 너무 아플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그런 표정이 나온 거지.”

 

 “이게 변명만 늘어가지고!”

 

 “내 그런 표정 보일 정도면 아무 이상 없네.”

 

 “야! 이게 어디가 이상 없어. 너 소리 들었잖아.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아팠다고!”

 

 “눈 안 튀어나왔어. 괜찮아. 안 죽어.”

 

 석호가 유민의 머리를 끌어 당겨 보자 유민은 그런 석호를 밀어냈다. 석호는 그 틈을 타 몸을 돌렸다. 그걸 놓칠 리 없는 유민이 석호의 허리춤을 잡고 늘어졌다.

 

 “왜 나만 보면 도망가시는 겁니까? 지석호대원님!”

 

 석호는 애써 미소 지으며, 누가 볼세라 유민의 손을 ‘찰싹’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제가요? 그럴 리가 있나요? 무얼 도와 드릴까요? 서유민기자님?”

 

 “음. 너 안 되겠다. 요즘 너무 군기가 빠졌어. 밑에 기수 애들 다 집합시켜!”

 

 “또 왜 이러실까? 우리 선배님. 선배님 일은 곧 제 일입니다. 성심성의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여긴 제가 일하는 곳이니. 그만 나갈까요? 선배님.”

 

 석호의 대답에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유민은 소방서를 나서며 대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수고하십시오. 다음엔 제가 특종 잡으면 소방서 회식비 제가 대겠습니다.”

 

 “와!!!!! 서.유.민! 서.유.민!”

 

 대원의 환호를 받으며 문을 열고 나온 유민은 휑한 문 앞을 보고서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주위를 급하게 둘러보는데, 석호가 빛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유민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석호를 향해 소리 질렀다.

 

 “야! 지. 석. 호! 너! 잡히면 죽는다!”

 

 석호는 유민이 소리를 지르던 말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있는 힘껏 줄행랑을 쳤다. 얼마나 달렸을까? 숨이 턱까지 차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석호는 뒤를 돌아봤다. 짧은 시간 내에 멀리도 달려와 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단거리 선수였던 석호는 뛰는 것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전력질주를 하고 곧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유민이 깁스한 다리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유민의 운동신경으로 절대 자신을 따라올 수 없는데, 깁스까지 하고 있는 유민을 그렇게 떼놓고 온 것이 너무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정신이 번쩍 드는 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지. 이런 연민을 내가 왜 가져. 오우! 엮이지 말자. 워워!”

 

 호흡을 가다듬으며, 걸어가던 석호는 익숙한 사이렌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춰 섰다.

 

 에엥!!!!!!!

 

 “아! 아! 거기 흰 바지에 파란색 줄무늬 티셔츠 입은 지석호씨! 거기 서십시오.”

 

 확성기를 통해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석호는 헛웃음이 났다. 그러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 미친. 이제 환청까지 들리나.”

 

 “아! 아! 지석호! 거기 서라! 서라고 했다!”

 

 석호는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억지로 돌리며 뒤로 돌아봤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다른 아닌 유민이었다.

 

 김대원이 운전하는 응급차 조수석에 앉아 있는 유민이 몸을 반쯤 창문 밖으로 내밀고 석호를 향해 목을 긋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하!”

 

 “좋은 말로 할 때, 빨랑 튀어 와라!”

 

 석호는 체념한 듯 응급차 쪽으로 무거운 발길을 옮겼다. 석호 앞에 응급차가 섰다.

 

 “이거, 공권력 남용 아닙니까? 개인적인 용도로 응급차를 이용하시면 안 되죠. 김대원님! 서유민 기자님!”

 

 석호의 말에 김대원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전혀, 너 때문에 서유민 기자님 다리 또 다치셨다. 그래서 지금 병원으로 가는 중이야.”

 

 “네?”

 

 김대원의 말에 석호는 의심스런 눈초리를 쳐다봤고, 유민은 석호를 향해 혀를 쏘옥 내밀었다.

 

 

 ***

 

 병원.

 

 

 유민은 진료실에서 의사와 마주 앉아 있었다. 유민은 멋쩍은 미소 짓고 있었고, 의사는 그런 유민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서유민 환자님. 우리 오전에 뵙지 않았던 가요? 그런데 어떻게 응급차까지 타시고, 오시게 되셨는지. 제가 이유를 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저 자식! 때문입니다.”

 

 유민이 돌아보며 석호를 가르켰다. 석호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모양으로 뭐? 하고 물었다. 유민은 눈을 부라리며 석호를 째려봤다.

 

 “저 분이 어떻게 했다는 거죠?”

 

 의사의 물음에 유민은 재빨리 고개를 돌리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저 자식 때문입니다. 갑자기 도망가는 바람에 제가 얼마나 뛰었는데요.”

 

 “뛰다니요?”

 

 석호가 얼른 의사의 말에 장단을 맞추었다.

 

 “다리에 깁스까지 하고 뛰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선생님.”

 

 “하! 도저히 안 되겠군요. 서유민 환자님. 오늘 당장 입원하세요.”

 

 “네?”

 

 의사의 말에 유민은 입을 떡 벌릴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열이 받은 유민이 석호 쪽을 향해 돌아봤다.

 

 “야!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야! $#%#8@★”

 

 유민이 욕을 걸쭉하게 하는 모습에 놀란 의사는 급히 사람들을 불러 유민을 입원시켜 버렸다.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된 유민은 분에 겨워 씩씩대고 있었다.

 

 “저 새끼랑 나랑 전생에 분명히 철천지원수였던 게 분명 해. 그러지 않고서야.”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던 석호가 유민의 말에 대꾸했다.

 

 “내 말이. 난 무슨 죄냐. 내가 왜 병원비까지 대야 하는 건데? 소방원이 박봉인거 몰라!”

 

 “너 때문에 다친 거잖아. 야. 그래도 넌 철밥통이지! 난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이라고! 그러니 네가 내야지!”

 

 “알았다. 알았어.”

 

 “나 퇴원 할 때 까지 돈 네가 다 내. 금수저 자식아!”

 

 “금수저는 무슨. 금수저 다 죽었냐?”

 

 유민은 화가 나는지 침대 위에 벌러덩 하고 누워 버렸다. 석호가 그런 유민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손에 들고 온 봉지에서 칫솔, 화장지 등을 꺼내 들었다.

 

 “어머님한테 연락 드렸어.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 대충 사 왔으니. 따로 더 챙길 건 어머님한테 부탁해.”

 

 “병 주고 약주냐. 이왕이면 1인실에 좀 입원시켜주지. 쪼잔한 새끼. 8인실이 뭐야. 잠이나 제대로 자겠어. 저 아줌마, 기차화통을 삶아 먹었나? 정신 사나워 죽겠네.”

 

 석호는 투덜거리는 유민의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가져온 물건들을 정리했다. 유민은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석호에게 다가갔다.

 

 물건 정리를 마친 석호가 뒤돌아보다 음흉한 눈을 하고 있는 유민을 보고 화들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 나왔다.

 

 “아오! $# 놀랬잖아!”

 

 “이 자식이 어디 하늘같은 선배한테 욕을 하고. 나 너 때문에 입원했으니까. 책임져.”

 

 “하. 미치겠네. 칼만 안 들었지 완전 강도구만. 앞길이 구만리 같은 나보고 지금 늙은 여자 책임지라는 거야?”

 

 “야. 나도 너 같은 거한테 꽃 같은 내 인생 맡기기 싫거든.”

 

 “꽃이 다 죽었네. 아니네. 할미꽃?”

 

 “아휴. 저걸 그냥.”

 

 “선배. 내가 진짜 걱정 돼서 하는 말인데. 여자가 너무 쉽게 남자한테 책임지라고 하는 거 아니야.”

 

 “미친 소리 적당히 해라.”

 

 “아니. 자기가 먼저 시작해놓고 왜 나한테 화를 내고 그래.”

 

 “내가 저거한테 말을 말아야지. 말을.”

 

 “사람한테 저거가 뭐냐?”

 

 “한 마디를 안지지.”

 

 열 받은 유민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고, 석호는 그런 유민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

 

 

 늦은 밤, 성민은 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성민이 도착한 곳은 병원의 지하주차장. 차를 주차시킨 성민이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짧은 신호음이 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누군가 전화를 받아들었다.

 

 “오셨습니까.”

 

 낮고 굵직한 저음의 남자가 성민을 아는 체 했다.

 

 “네. 민선생님. 지금 도착했습니다. 준비는요.”

 

 “다 됐습니다. 지금부터 1분 후, 출발하시면 됩니다. 그럼. 지하 2층에서 뵙겠습니다.”

 

 “네. 좀 있다 뵙죠.”

 

 시간을 확인한 성민이 준비해온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 미리 준비된 가방을 챙겨들었다.

 

 지하2층 영안실.

 

 영안실 안으로 들어서니 먼저 도착한 민선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갑을 끼고 있었다. 민선생은 성민을 알아보고 깍듯하게 인사 했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CCTV가 다시 작동할 때까지, 8분30초 남았습니다.”

 

 “그럼, 8분 안에 모두 끝내자고요.”

 

 민선생과 성민은 각자의 손목에 찬 시계의 타이머를 맞추었다.

 

 “자, 시작하죠.”

 

 성민의 말이 떨어지자 민선생은 영안실에 안치된 두 구의 시신을 꺼냈다. 시신을 덮고 있는 흰 천을 걷어내자 남자 둘이 누워 있었다. 오늘 아침 산 속에서 발견 된 두 구의 시신. 안성국과 이호영이었다.

 

 “죽어서까지도 고생이십니다.”

 

 성민은 두 시신에게 잠시 예를 갖추고 가방 안에서 정체불명의 액체가 든 주사기와 부적을 꺼내 들었다. 성민이 민선생에게 주사기를 건네자 능수능란한 솜씨로 안성국과 이호영의 몸에 주사를 놓았다.

 

 민선생이 두 사람에게 주사를 놓는 동안 성민은 준비해온 부적을 꺼내 두 시신의의 몸을 머리부터 발 끝 까지 정성스레 붙였다.

 

 모든 조치가 끝나고, 민선생과 성민은 두 시신을 가만히 바라봤다. 차갑게 식어있던 안성국과 이호영의 몸이 조금씩 떨리더니 희미한 푸른빛이 두 사람의 몸을 뚫고 나왔다.

 

 “크허허헉”

 

 안성국과 이호영은 갓난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울음을 내뱉는 것처럼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손이 먼저 움직이더니 얼굴의 근육들이 꿈틀댔다. 안성국이 먼저 눈을 번쩍 하고 떴다.

 

 그 모습을 본 민선생과 성민의 미소를 지었다. 곧 이호영도 눈을 떴다. 성민은 두 시신에게 다가가 말했다.

 

 “자. 이제 일어나셔야죠.”

 

 성민의 말에 안성국와 이호영이 몸을 일으켰다. 민선생이 시간을 확인하고 성민에게 물었다.

 

 “시작 되는 겁니까?”

 

 “네. 이제 시작이죠. 재밌는 구경 좀 하실래요?”

변사또 16-08-25 16:56
 
다음 편 기대할께요......
재미있네요
이카즈치 16-08-25 22:56
 
1화보다 술술 잘 넘어감
또롱이 16-09-12 10:11
 
완전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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