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지지고 하나로 묶인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그 아이를 손만 뻗으면..
조금만 다가가면..
‘.....’
그때 보석 같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구름이 걷히고 반짝이는 태양이 드러났다. 그리고 조그만 입이..
“이안애!”
‘.......아아...’
결국 나는 아이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터트렸다.
우는 내게 아이는 끊임없이 그 말을 되풀이 했다. 이.안.애. 이.안.애. 그 의미조차 모른 채, 내가 처음 내 뱉은 그 말을.
‘아이야 너는 그 말의 의미를 아니? 그 말은 미안해라는 말이야.’
나는 아이의 등을 쓸고 쓸고 또 쓸었다.
‘너의 태양 같은 눈에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너의 침묵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한참 동안 아이를 안고 쓰는 동안, 아이는 불편 할 텐데도 몸을 뒤틀거나 움직이지 않고 나를 마주 안아 주었다.
그날 나는 결심했다.
내 목소리가 저주일지라도, 내 죄악으로 설사 모두가 고통스러워할지라도
너를 위해 모든 걸 할게. 너를 위해 내 목숨이라도..
***
“이어?”
“와와! 잘했어!! 리아! 이.거. ‘거’할 때, 혀를 좀 더 음 그어~이렇게 해봐”
“그어-”
“맞아 맞아!” “와 리아! 진짜 대박이야!” “리아 멋져!” “리아 천재 아니야?”
코넬, 제이니, 리채, 티아나 심지어 오르펠 시녀장님까지 옆에서 호들갑을 떨며 내 발음 교정을 도와주는 바람에 좀 머쓱해졌다.
“다시 한번만. 이.거.”
“이.궈”
우오오오
주변에서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궈 줘”
와아아아아아!!
음... 이건 좀 아닌 거 같은데...그래도 좋은 기분은 숨길 수 없어서 볼이 붉게 상기되었다.
나는 그날 이후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연습하기 시작했다랄까? 하지만,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 좀처럼 발음이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착한 이들에게 저주가 갈까봐 무서웠지만, 내 사정을 말하고 부탁한 코넬은 오히려 눈물을 흘리면서 다른 애들을 불러왔다.
걔네들도 다 눈물바다가 되는 바람에 참 곤란했지만, 한 명 두 명 다들 사연을 말해주는데, 다들 콧물 눈물 쏙 빼게끔 하는 사연들이라,
오히려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나를 달래느라 그들이 진담 뺐다.
그날 나는 짧게 허밍을 했다. 제목은 화창한 봄날.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 노래를.
“흐음 흐음 흐음음~ 뚜루뚜루뚜루 뚜-”
리채가 갑자기 박수를 치더니 흥얼거렸다. 결국 코넬, 제이니, 티아나, 오르펠 시녀장님 그리고 나는 얼떨결에 비트에 휩쓸려 들어갔다.
딱딱
짝짝
코넬이 스넵을 하고 제이니는 박수를 치고
쿵짝 쿵짝
“하탕한 옴날에- 옹원으로 오풍 나온 어플 간만에-”
나는 노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