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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성의 제자
작가 : 추쿠부2
작품등록일 : 20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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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이상한 검.
작성일 : 18-02-06     조회 : 30     추천 : 0     분량 : 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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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눈이 뜬 새벽. 무의식적으로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며 지금은 새벽 5시 54분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애매하다. 자는 것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일어나 있는 것도 어색하고. 정말이지 모호한 시간대에 일어나 버린 나. 그래도 말끔히 눈이 뜨인 상태라 다시 잠을 청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포근하게 덮고 있던 이불을 가지런히 접고 정리를 한 후, 곧장 몸을 씻으려고 욕실로 향하려고 했을 때. 문득 아버지께서 식사하셨는가에 조금 궁금하여 주방 문을 열고 살펴보려고 했다.

 

 끼리릭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아버지가 작게 코를 고는 소리가 주방을 가득 메아리치고 있었다. 다행히도 비어있는 식기를 보니 식사는 하신 것 같았다. 그렇게 안심을 하며 욕실로 향한다.

 

 일단은 가볍게 머리에 물을 적시고, 집고 있던 비누를 머리에 박박 문지른 채, 거품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충분히 감긴 머리에 물 한 바가지를 시원하게 뿌리는 동시에 세안을 한다.

 

 "푸하!"

 

 시원하다.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오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얼굴이 간지럽힌다. 아직 곳곳에 거품이 남아있는지, 터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릴 때에는, 다시 한 번 시원한 물을 한가득 머리 위로 쏟아 붇곤 했다.

 

 어느 정도 깨끘히 씻고서는 벽에 걸린 수건으로 머리와 얼굴에 있는 물기를 닦으며 천천히 욕실은 나선다.

 

 입었던 옷을 벗어 던지고서 천천히 학원 교복을 입고서,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잘 정리한다. 아직 시간은 6시 31분. 일찍 나가서 교실에 앉아 있으면 되겠지만, 일찍 간다 해서 좋을 건 없었다.

 

 그러면 어제 아버지가 고쳐 놓는다고 하신 검을 보러 갈까.

 

 재빠른 걸음으로 문을 열고 곧장 작업터로 갔다. 여러 가지의 농기구와 식칼, 무기 등이 가지런히 깨끗한 모포 위에 놓인 것이 눈에 띄었다. 언제 봐도 뛰어난 솜씨를 가진 아버지다.

 

 그런데 내 검은 어디 있을까.

 

 이리저리 작업장을 들쑤시며 검을 찾아보려고는 했지만. 이상하게도 내 검은 보이지가 않았다. 검을 찾느라 시계를 살짝 보았는데, 벌써 7시 14분. 8시까지 학원에 가야 하니, 서둘러 주방에서 주무시고 계신 아버지를 향해 조급한 발걸음으로 뛴다.

 

 "아버지!"

 

 "무슨 일이냐?"

 

 갑자기 큰소리를 친 나머지, 아버지는 깜짝 놀라 의자가 바닥과 맞춤할 뻔했지만 가까스로 무게 중심을 잡으며 머리를 집는다.

 

 "제 검은 어디 있는가 해서요."

 

 "아. 그거라면 마무리를 하다가 주방에 잠시 놔뒀다, 저기."

 

 아버지는 치켜세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물론 나도 무의식적으로 아버지가 가리키는 손가락의 방향을 보았는데… 일단 검이긴 검인데, 어제 부서진 검이 아니라. 뭔가, 떠오를 듯 말 듯한…. 분명히 부러진 검은 은색제의 장검이긴 한데, 웬 기다랗고 얇아 보이는 검이 있는 거지….

 

 "저, 아버지…. 이거 검이 뭔가 이상한데요…."

 

 나는 세워진 검을 잡으며 살짝 검자루를 잡으며 의아함을 말했다.

 

 "철광석이 몇 개뿐이 없어서 그렇게 만들었다."

 

 불평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시는 아버지. 뭐라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꾸할 수는 없다. 누가 뭐라 해도 아버지가 일부로 모른 척 해주시며 고쳐 준 검이니까 말이다.

 

 "그게 겉으로는 약하게 보여도, 베는 맛이 있다."

 

 "베, 베는 맛이라뇨…."

 

 섬뜩하다. 오랜만에 아버지의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오다니…. 더이상 듣기 싫은 나머지, 얇은 검을 들고서는 급한 인사를 하는 동시에 집을 나선다.

 

 몇 분 정도를 급하게 뛰며, 숨이 좀 차오르더니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거리를 걸으니,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아버지… 고쳐 달라는 부탁 때문에, 이렇게 심술부리신 건가…."

 

 어찌 됐든. 우선은 8시까지 학원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자. 이런 여유로운 걸음으로는 지각이 뻔할 테니까. 괜히 일찍 일어난 정신이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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