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는 아주 커다란 방앗간이 있다. 달나라 떡이라 함은 우주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이 나서 달나라에서는 달 중심에 있는 커다란 방앗간에 취업하는 것을 집안에 가장 튼 영광으로 할 정도로 유명한 곳 이였다. 그 방앗간의 이름은 ‘보름 궁‘이라고 불렸으며 그 곳은 방앗간인 동시에 왕궁 이였다. 매 보름달이 되는 날마다 떡 축제가 열렸기 때문에 그 날은 왕궁 행사도 겸하였고 그렇기에 그 곳에 일하는 ’토끼’들은 매달 최고의 떡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일이였다. 매 해마다 방앗간을 책임지게 될 최고의 ‘토끼’를 뽑아 ‘보름토끼’라 칭하였고 그의 옆에서 지시를 받고 돕는 ‘토끼’를 ‘초승토끼’라 칭하였으며 그는 달나라 왕족 다음에 ‘보름 궁’에서의 최고의 권력이자 모두가 바라는 직책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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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선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때요? 외우실수 있으시겠죠. 공주님들?”
“으아~ 무리야,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 보다 밤비! 수업이 길어져서 우리 간식시간이 줄어들어 버린다고!”
“...토끼”
이 나라에는 두 공주가 있는데, ‘유니’ 그리고 ‘다니’라고 불린다. 왕과 왕비의 딸들로 10년 전 겨울 어느 보름달이 되는 날에 같이 태어난 쌍둥이 공주들이다. 그러나 왕과 왕비, 그녀들의 형제들 그리고 유니 공주를 포함하여 모두 달빛의 아름다운 금발인데, 다니 공주의 머리칼만이 까만 밤 하늘색을 띄고 있었다. 그러한 탓에 그 이후로 왕비님과 다니 공주의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그 내용은 왕비가 지구인간을 만나 둘 사이에 생긴 아이가 다니 공주라는 내용 이였다. 그런 소문을 듣고 자란 다니는 자연스럽게 움츠러들게 되었고 반대로 빼어난 외모의 유니는 사랑을 많이 받아 밝게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소리에는 아랑 곳 않고 유니는 다니를 각별하게 생각하였고 다니의 흑발이 오히려 아름답다고 생각하였다.
터벅터벅
“다니! 오늘도 도서관이야?”
“응, 오늘 수업에서 우리 왕궁에서 떡을 만드는 사람들을 ‘토끼’라고 부른다고 했잖아. 하지만 내가 본 책에서는 토끼는 다른 것 이였는걸.”
“에엑, 그건 지구에서 얘기잖아!”
“알고있어, 달에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 책이 있어서 보러가려고.”
“아 그럼 먼저 가있을래? 난 간식 가지고 갈게! ㅎㅎ”
“그래.”
끼익-
낡은 왕궁 도서관은 문도 낡아 열고 닫을 때 마다 소리가 나고 천장까지 쌓인 오래된 책들은 그 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었다. 낡고 먼지 쌓인 이 도서관에는 책을 매우 좋아하는 사서인 ‘코로‘ 만이 있을 뿐 다른 사람은 거의 오지 않는 다니가 즐겨찾는 장소이다.
“코로.”
“다니 공주님 오셨어요?”
“응... 저번에 봤던 지구이야기 다시 보고 싶은데...“
“아~ 그거 말이죠~ 재밌죠? 저도 그거 한번 씩 생각나서 즐겨읽어요. 오른쪽 3번째 모퉁이돌면 왼쪽 아래에 있을꺼예요. ”
“고마워”
책을 찾은 다니는 아주 커다란 책을 꺼내 힘겹게 펼쳤다.
“앗! 공주님! 또 바닥에 앉으시네! 더러운게 묻는다구요!”
“그치만...”
“책이 무거우시면 저한테 부탁하셔도 되잖아요.”
“그게 아니라, 그냥 바닥이 편한걸... 딱히 더러운게 묻어도 별로 티도 안나고 말이야.”
“무슨 말씀이세요. 공주님 머리칼은 까맣더라도 피부만큼은 누구보다 하얘서 금방 티난다구요!”
끼익~
“다니!”
“유니 공주님, 또 간식들고 오신거예요? 흘리시면 안되요! 아시겠죠?”
“걱정마, 아직도 내가 어린애인줄 아는거니?”
“아직 어린애 맞으시거든요...”
이야기를 나누다. 코로는 자리로 돌아갔고 유니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유니, 넌 책 별로 안 좋아 하잖아, 꼭 따라오지 않아도 괜찮아.”
“무슨 소리야, 나 혼자는 심심하다고, 게다가 이 곳에 오면 코로님을 볼 수 있잖아?”
“그럼 조금 부드럽게 대해보는게...”
“그러고 싶지만 코로는 날 자꾸 어린애 취급하잖아! 나도 이제 어엿한 숙녀인데! 코로는 보는 눈이 정말 없다니깐,”
‘다 들리지 않나...?’
다니는 조심스럽게 코로의 눈치를 살폈으나 코로는 자리에서 그저 책을 읽을 뿐이였다.
“어쩌면 그냥 여자에 관심없는게 아닐까?”
“하긴 그럴지도! 내가 밤비한테 물어봤었는데, 옛날에 코로는 엄청 인기가 많았던 모양이더라?”
“코로가? 코로는 그냥 책만 읽는게 아니야?”
“무슨 소리! 우리 코로님은 옛날에 토끼이셨는데, 무려 초승토끼까지 될 뻔 하셨다던걸?”
“그런데 왜 사서가 되신거래?”
“글쎄, 그것까진...”
“...그래 상상이 안되네, 코로가..?”
“근데 아까 말한 책이 그거야? 엄청 두껍네? 그게 토끼 이야기야?”
“아니, 이건 지구 이야기인데, 목록에 보면 이야기가 아주 많아, 토끼 이야기는 그 중에 하나일 뿐이야.”
“그럼, 그 책을 쓴 사람은 지구인간 인걸까?”
“그럴지도...”
“굉장하잖아!”
“확실한게 아니야. 하지만 이렇게 자세히 쓴 걸 보면 지구에 사는 사람이거나, 아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겠지.”
‘음...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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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니는 책에 빠져들었고, 유니는 그런 다니를 보면서 간식을 먹으며 기다렸다.
-프롤로그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