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프로젝트 나르키소스
작가 : 도아
작품등록일 : 2018.2.10
  첫회보기
 
09.디엘-기억 전달자
작성일 : 18-03-13     조회 : 388     추천 : 2     분량 : 5919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기억 전달자>

 

 “고작 그 돈으로 옷이며 밥이며 차비까지 다하라고 준거에요?”

 

 서둘러 호텔 숙소로 돌아온 디엘에게 315-4호가 다짜고짜 따져 물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방안은 온통 룸서비스로 시킨 음식들로 가득 차 있고 보지 못한 화려한 옷가지들로 바닥이 어질러져 있었다. 신나게 쇼핑을 한 모양이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니 한 손엔 닭다리, 다른 한 손엔 피자 한 조각을 들고 입 주변에 음식물을 잔뜩 묻힌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줄도 모른 채 저리도 당당했다.

 바캉스라도 갈 듯 산뜻한 여름옷으로 갈아입은 차림새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잘 어울리네요.”

 “저 옷이 더 맘에 들었는데, 이것도 괜찮죠?”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돌아보니 온통 붉은색으로 물든 하얀색 여름 드레스 하나가 바닥에 널브러진 화려한 옷가지들 사이에 숨어 있는 것이 보였다.

 

 “항상 먹어보고 싶었어요. 미아가 휴와 즐겨먹던 적포도주와 블루치즈 말이에요, 어떤 맛일까 늘 궁금했거든요. 이곳에 도착해 제일 먼저 먹은 게 그건데 둘 다 내 입맛엔 안 맞더군요. 적포도주는 포도 맛이라곤 하나 나지 않고 구역질이 나는가 하면 치즈라는 것은 꼬리꼬리한 냄새가 어찌나 지독한지 입 근처에도 못 가져가겠던데, 대체 여기 사람들은 그런 걸 왜 먹는 거죠? 315-3호에게 물어보니 기분까지 좋게 만든다던데.”

 

 여러 종류의 레드 와인 9병이 바 탑에 즐비하게 놓여 있는 광경에 대해 변명을 하는 건 아닌 듯 했다.

 

 아마도 그녀의 의중은 ‘바닥에 흘린 와인 닦았는데 저 잘했죠?’ 라는 말을 돌려 말하고 칭찬이라도 기대하는 눈치였다. 의외로 천진한 구석이 있어 보였다.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하죠?” 디엘이 물었다.

 “머리가 나쁠 리가 없는데 왜 기억을 못하나요? 내 소개는 아까 다 했잖아요. 315-4호라고.”

 “제 말은 이름이 뭔지 알아야 그쪽을 부르죠.”

 “315-4호.”

 

 또박또박 힘주어 말하는 그녀의 표정에 짜증이 묻어났다.

 

 “그게 이름인가요?”

 “모두가 날 그렇게 불렀어요. 그게 이름이 아니면 뭐죠?”

 “나르키소스도 당신을 그렇게 불렀나요?”

 

 “네.”

 “좋은 사람들이라고 들었는데......”

 “디엘,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지금 당신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나와 같다는 것쯤은 알아요. 당신도 그들이 아니었으면 지금 이 세상에 없거나 고통 속에서 살고 있을 텐데 그들이 좋은 사람들이 아닌가요?”

 “그렇군요. 그래요. 내 역할은 나도 잘 알아요. 하지만 내 존재의 이유까지 그쪽 315-4호가 정해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디엘은 빈 의자를 끌어 315-4호라 불리는 그 여인의 앞자리에 앉았다. 테이블에 놓인 여러 가지 음식물 냄새가 한데 섞여 불편하게 코를 자극했다.

 

 당신이 나를 찾아 온 이유는?”

 디엘이 물었다.

 

 “1차로는 휴의 기억을 돌려주기 위해서.”

 “그런데 왜 나를 찾아왔죠?”

 “당신이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디엘은 고개를 한번 갸우뚱했다.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을 그녀가 해줬으면 했는데.

 

 “이유는 당신이 알아서 찾으세요. 아마도 스키드블라드니르를 가장 먼저 찾는 게 급선무인 것 같네요.”

 “스키드블라드니르, 아까도 말했던 거 같은데 대체 그게 뭔가요?”

 “나르키소스로 통하는 잠수정이에요. 그걸 타야 당신이 해야 하는 명확한 임무를 알게 될 거라고 믿어요. 그래도 나에 비하면 당신은 행운아에요. 당신을 기다리는 스키드블라드니르가 있으니까요. 뭐 무슨 말인지 차차 알게 될 거에요.”

 

 315-4호는 더는 얘기하기 귀찮다는 듯이 손짓을 하며 앞에 놓인 콜라 캔을 집어 들이키기 시작했다.

 

 ‘잠수정이라......’

 

 그 순간 디엘의 머릿속으로 호수 안에서 제이미와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녀를 끌어당기던 미지의 힘… 그것은 사실상 도망쳤어야 하는 게 아닌 그녀가 당도해야 했던 첫 번째 문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그거였군요.”

 “순서가 뒤바뀐 거 같은데 날 어떻게 지켜 줄지나 생각해봐요. 비록 난 두려움 따윈 없지만 나도 바라는 게 있다고요. 살고 싶은 거 그건 본능이라고 들었어요. 마지막 순간까지도 미아가 얼마나 살고자 했는지 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럼 1차적으로 휴의 기억을 찾았다 치고 2차적인 이유는 뭔가요?”

 

 315-4호의 표정이 별안간 어두워지더니 급격히 낮아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315-4호가 아닌 진짜 내 이름, 그리고 자유를 찾는 거죠. 미아는 우리 중 315-6호라는 실험 번호 대신 이름으로 불리던 유일한 애였죠. 나도 그런 이름이 갖고 싶어요. 그나저나 이것도 순서가 바뀌었네요. 사실상 저에겐 이게 1차적인 이유니까.”

 

 인생의 유일무이한 소망을 말하는 것 치고는 간절함이 부족한 듯싶었다. 아마도 무미건조하게 내뱉는 그녀의 말투 때문일 거라고 디엘은 생각했다.

 

 “그럼 이름과 자유, 그게 당신의 목적이라는 말인가요?”

 “아니요, 내 목적은 감정을 갖는 거예요. 처음부터 나에겐 없었던 감정. 분열된 나는 싫어요. 기억하는 자, 느끼는 자, 사고하는 자, 이름이 있다 한들 의지도 없이 움직이던 315-6호 같이 사는 거 말고요. 그건 마치 내 몸이 감옥이 되는 거와 같죠.”

 

 그녀는 양념과 기름이 잔뜩 묻은 양 손으로 머리를 쥐어 잡고는 세차게 흔들었다.

 

 “미아의 기억 통제자로 사는 건 너무 끔찍해요. 감정이 없다고 고통도 없는 건 아니거든요. 나르키소스가 되면 나에게도 제대로 된 삶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했어요. 그걸 위해서 난 당신을 찾아 온 거예요.”

 “일단은 알겠어요. 관 속에 있던 미아는 어찌된 건지 당신은 어떻게 그곳에서 나왔는지 이제 설명해 봐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양 손은 깍지를 낀 채 물끄러미 315-4호를 응시하며 대답을 기다리는 디엘의 표정은 자못 기대감에 차 있었다.

 

 “디엘, 당신은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군요. 대체 나를 어떻게 지켜주겠다는 건지… 당신 못미더운데, 내가 믿어도 되는 거에요? 정말 날 지켜줄 수 있어요?”

 

 찬물을 끼얹는 듯한 그녀의 말은 디엘이 기대한 바는 아니었지만 그녀를 자각시키기엔 충분한 되물음이었다.

 

 “그게 내 첫 번째 임무라면 해야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신을 지켜줄게요.”

 “미아의 기억 속에서 당신이 찾아야 할 게 뭔지 난 몰라요. 그저 전달하라는 임무만 받았어요. 그 기억 속에서 휴에게 전달해야 하는 걸 찾는 건 당신 몫이에요. 그럼 준비 됐어요?

 “315-4호, 미안한데 난 당신이 하는 말의 절반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이번엔 제가 또 무슨 준비를 해야 하나요?”

 

 그들 대화의 끝이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려고 이러는지 아무런 해답도 얻지 못한 채 오히려 궁금증만 더해가는 상황에 디엘이 답답함을 호소하듯 말했다.

 

 “기억이요 기억! 미아의 기억을 받을 준비가 됐냐고 묻잖아요, 제가!”

 

 315-4호는 손에 들린 먹다 남은 피자 조각을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렇게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건만 왜 자신은 감정이 없다고 말하는 건지, 아마도 아직은 가다듬어지지 않은 감정 초보자로서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닐까라고 디엘은 생각했다.

 

 다시 한 번 나르키소스의 능력이 어디만큼인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줘 봐요, 그럼 그 기억.”

 

 성의 없게 대답한 디엘은 눈을 두어 번 깜박거렸다. 뚫어져라 두 눈을 응시하는 315-4호의 시선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315-4호는 디엘의 대답이 성의가 있는지 없는지 자신의 시선을 편하게 느끼는지 불편하게 느끼는지 따위는 전혀 알지도 못할뿐더러 안중에도 없었다.

 

 315-4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 테이블을 향해 가 그곳에 놓인 빈 와인 잔을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더니 기도하듯 두 손을 합장해 조심스레 잔을 모아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315-4호의 눈이 빨갛게 충혈 되기 시작했다. 고통인지 슬픔인지 모르겠지만 곧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디엘을 바라보았다.

 

 ‘기억을 준다더니 그 기억 속엔 슬픔 밖에 없는 걸까......?’

 

 디엘은 당황하여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보았다.

 

 ‘똑’ 하고 빈 와인 잔엔 떨어진 눈물 한 방울, 그것은 영롱한 푸른색을 띄고 있었다.

 

 푸른 눈물, 그녀는 푸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315-4호는 디엘에게 눈물 한 방울이 담긴 와인 잔을 건넸다.

 

 “마셔요.”

 

 맞은편에 앉은 디엘은 주저하고 있었다.

 

 “저랑 키스를 하거나 제 피를 마시거나 아님 이 눈물을 마시거나, 다들 이게 제일 날 거라고 말해서 연습 좀 했는데 싫으면 다른 걸로 할래요? 근데 피는 내가 싫어요. 아프니까.”

 

 이유는 모르지만 마셔야만 했다. 이게 아니면 그녀와의 키스라는 건데 더 고민해봐야 여자에게 기습키스 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니까.

 

 -스읍~

 

 디엘은 그녀의 푸른 눈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뭔가가 달라져야 하나? 디엘이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어느 샌가 두통과 어지러움이 밀려오고 있었고 그녀의 눈물은 디엘의 몸속에서 뇌 속으로 파장하고 세포 속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디엘은 잃어버린 미아의 기억 속으로 소용돌이치듯이 빨려 들어간다. 이제 눈을 감아도 보인다. 그 기억 속의 광경이.

 

 사방이 꽉 막혀 있었다.

 어두움으로 밀폐된 공간인데 따스한 게 기분이 썩 나쁘지 만은 않았다.

 어딘가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통스러운 것 같았다.

 그 소리가 이 공간까지 울려 들썩이고 흔들리고 나를 어지럽게 했다.

 아~ 나가고 싶다.

 누군가 미끄덩한 살결을 내 몸에 비벼댔다.

 너무 좁아 서로를 밀치지만 나갈 곳이 없어 보였다.

 우린 한데 얽혀 서로를 옭아매고 있었다. 어째 이 작은 공간에 대여섯 명은 있는 것 같았다.

 저들도 나처럼 이곳이 좁고 불편한지 열심히 출구를 찾는 눈치였다.

 아 정말이지 빨리 나가고 싶다.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게 분명하다.

 방금 작은 빛이 보였다.

 그리고 그 빛 속으로 누군가 빨려 들어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어느새 이 공간엔 나만 남았고 이제야 약간 숨통이 트일 것 같았지만 그 작았던 빛은 점점 커지고 울음소리는 이제 지쳐가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빛이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 빛 속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러고 싶었다. 무작정 나가야만 했던 것 같다

 갑자기 나를 끌어당기는 손길을 느꼈다.

 그러자 아...... 내 눈앞이 밝아졌다

 온통 빛 투성이었다. 그리고 울음소리들...... 근데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이제야 알았다. 여기는 지금까지 내가 있었던 곳과는 다른 세계.

 내가 있는 이곳은 어디지?

 숨을 쉬자 숨을… 숨을 쉬고자 애를 쓰니 울음이 터져 나왔다.

 가눌 수도 없는 목을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나 말고도 울고 있는 5명의 아기들이 보였다.

 나와 함께 있던 자들이었다.

 나는 그 울음소리와 섞여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집중을 했다.

 

 “성공한 것 같습니다. 계획대로 6쌍둥이 순산입니다.”

 

 어디선가 들리는 사람의 목소리,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려 했지만 내 힘으론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을 돌렸다. 내 눈에 보인 그는 하얀 가운을 입고 투명한 고글을 썼다.

 

 “산모는?”

 “진통이 올 때 이미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게 처음이지?”

 “예,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의 산모들은 6개월을 버티지 못한 걸 생각하면 10개월 간 꾸준히 약물 주입에 성공한 케이스는 지금 이 315호 아이들이 유일하니 지금으로선 제일 지켜볼 만한 대상입니다.”

 “300호부터 314호까지 중 폐기 안 한 실험체가 있나?”

 “303-2호, 309-3호 그리고 311-2호는 포이보스 밖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없습니다.”

 “315호가 유일무이 하군, 비교 분석 좀 하게 기회 되는 대로 그 셋은 도로 잡아오게.”

 “예, 알겠습니다.”

 

 “그만, 그만! 잠깐만 멈춰 봐요.”

 디엘이 외쳤다.

 

 315-4호가 디엘에게 넘긴 미아의 첫 번째 기억이었다.

 

 “왜요? 아직 시작도 안 한 거 같은데? 벌써 이상증세가 있나요? 머리가 아파요? 속이 메스꺼워요? 그럼 안 되는데.”

 “......”

 “이봐요 디엘!”

 “이것은 그녀가 태어나던 순간의 기억이군요.”

 “그래요. 제가 어떤 특정 기억만을 골라서 당신에게 전달해야 하나요?”

 “아니, 그러니까...... 미아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을 나에게 넘겨주겠다는 거예요?”

 “당신 밖에 없다고 들었어요. 그게 가능한 사람은.”

 315-4호가 말했다.

 

 -후~

 

 디엘의 입에서 큰 한 숨이 불어져 나왔다.

 

빌리이브 18-03-13 11:15
 
푸른 눈물 스읍!
요 장면 다시 보니 또 새롭네요~~
  ┖
도아 18-03-13 12:05
 
* 비밀글 입니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이야기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2/15 599 1
28 14.서로-키스의 의미 (2) 3/25 406 1
27 14.디엘-붉은 해안가 사건 3/24 337 1
26 13.서로-감정의 주파수 3/23 364 1
25 13.디엘-푸른 눈물 3/22 368 1
24 12.서로-내가 너를 버린 이유 3/21 354 2
23 12.디엘-내가 이곳에 온 이유 (2) 3/20 393 2
22 11.서로-네가 잊은 사람 3/19 370 2
21 11.디엘-푸른 물질 (2) 3/18 393 3
20 10.서로-날개를 가진 소년 (2) 3/17 421 2
19 10.디엘-315-3호의 일탈 (2) 3/16 393 2
18 09서로-들린다, 너의 심장소리 3/14 390 2
17 09.디엘-기억 전달자 (2) 3/13 389 2
16 08.서로-너의 별 너의 우주 (2) 2/28 399 2
15 08.디엘-당신은 누구십니까 2/27 374 3
14 07.서로-너의 말을 느끼고 그 마음을 듣는다 (6) 2/26 395 3
13 07.디엘-디엘이 가지고 있는 것 (4) 2/25 391 2
12 06.서로-틀린 정답 (2) 2/24 394 3
11 06.디엘-사라진 편지는 어디로? (4) 2/20 402 2
10 05.서로-머리가 나쁜가 (2) 2/19 380 2
9 05.디엘-기억상실 환자의 신경과민 노이로제 (2) 2/18 399 2
8 04.서로-초감각의 소유자를 찾아라 (2) 2/17 398 1
7 04.디엘-누가 감압병에 걸렸나 (2) 2/14 389 1
6 03.서로-우연인 듯 운명 2/14 369 1
5 03.디엘-미지의 힘은 디엘만을 끌어당긴다 2/13 373 2
4 02.서로-담 높은 이웃집에 이사 온 소년 (2) 2/12 404 2
3 02.디엘-연구소 폭파사건 (4) 2/12 397 3
2 01.서로-우린 둘 다 물속에 있었다 2/11 378 2
1 01.디엘-기적의 소녀, 눈을 뜨다 (8) 2/10 58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