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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가[悲愛歌] 하늘을 쫓는 소년
작가 : 린애
작품등록일 : 2018.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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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소년과 소녀(프롤로그)
작성일 : 18-02-21     조회 : 468     추천 : 2     분량 :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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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르르~

 

 개구지게 웃는 소리가 학교 담장 너머로 가득 넘쳤다.

 새싹처럼 갓 피어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별처럼 빛나는 어느 소녀의 예쁜 두 눈이 휘어졌다.

 순수한 아이처럼 웃는 아이들의 소리를 넘어 소녀가 웃음 소리를 냈다.

 소녀가 장난스럽게 웃다가 웃음을 멈추고 또렷히 눈을 떴다. 눈을 꿈뻑 꿈뻑거리며 아이들이 기울인 방향으로 고개를 기우뚱 왼쪽으로 기울였다.

 

 "왜?"

 "바보, 그렇게 웃지 말래도. 바보 같아 보여."

 "그치만~ 기분이 좋은 걸 어떡해."

 "웃는 걸 보면 정말 걱정 하나도 없는것 같아. 넌 아무 걱정 없지?"

 "글쎄~"

 

 

 글쎄 하며 두 팔을 들고 손짓으로 장난스럽게 표정을 짓는 소녀의 얼굴.

 소녀를 이상한 눈초리로 노려보는 주위의 반 아이들.

 소녀의 얼굴 뒤로 맑은 하늘이 쏟아졌다.

 

 

 여름 하늘은 그야말로 태양이 무언가를 집어 삼킬듯 화려한 반짝임이었다.

 신비로운 소녀의 얼굴이 밝은 태양에 눈쌀이 찌푸려졌다.

 

 

 "여름아, 휘연이 불러. 얘는 직접 부르면 되지 꼭 시키더라."

 "응, 휘연이?"

 "여름아!"

 

 

 소녀의 이름을 부르는 한 아이의 어깨 너머로 여름이란 소녀가 찌푸렸던 얼굴이 환해졌다.

 여름은 한달음에 휘연이 서 있는 뒷 문에 다가섰다.

 휘연이 수줍어하며 두 손을 맞대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고개를 푹 숙였던 얼굴이 여름에게 향했다.

 금세 휘연의 발그레진 얼굴이 말갛게 보여졌다.

 

 

 "휘연아, 오늘은 같이 못 갈것 같은데. 어쩌지?"

 "그래? 괜찮아. 오늘은 혼자 갈게.. 신경 안써도 돼."

 "괜찮지? 내일은 같이 가줄게."

 "응, 좋아."

 

 

 휘연은 목에 매달고 있는 학생 카드 목걸이를 꼭 손에 쥐고는 웃고 있었다.

 여름이 알고 있는 휘연은 약하고 수줍음이 많고 낯가림이 심한 아이였다.

 늘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찾아와 같이 하교하곤 했다.

 여름은 하필이면 오늘 동생이 입학식을 한 후 집에 일찍 온다는 말을 알고 있어 거절을 해야했다.

 

 

 하교하는 도중에 아차하며 무언가 생각나듯 여름은 제 이마를 쥐어 박았다.

 휘연에게 깜빡하고 빌렸던 노트를 주지 않아 집에 돌아가려던 발걸음을 뒤로 해야했다.

 뒤로 돌아가 교정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데 하늘처럼 맑은 소리가 여름의 귓가에 들려왔다.

 처음 듣는 소리가 왜인지 모르게 끌렸다.

 청아하고 빗소리처럼 촉촉한 소리가 가슴을 울리고, 설레이게 했다.

 

 

 

 위로 위로 걷던 발걸음이 멈춰졌다.

 하늘을 바라보던 여름의 동그란 두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여름은 고개를 위로 들어 유심히 바라보았다.

 하늘을 바라본게 아닌 옥상 위였다.

 하늘 위에 구름처럼 떠있는듯이 한 소년이 학교 맨 층 옥상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는게 보였다.

 고개를 저어 노트만 책상 서랍에 두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위를 보았던 고개를 거두었다.

 멈췄던 걸음을 제촉했던 건 손목 시계를 보고 동생의 잔소리를 알기에 서둘러야 했다.

 

 걸음을 걷던 내내 교정 안을 울리던 청아한 소리는 여전히 맑았다.

 

 

 

 *

 

 

 휘연의 노트를 책상 서랍에 넣어 두고 시간이 없는 여름이 계단을 내려오며 걸음이 빨라졌다.

 후다닥 거리며 내려오는데

 

 

 쿵!

 

 

 

 "으아!"

 

 

 여름의 가녀린 어깨와 그보다 넓은 어깨가 부딪혔다. 여름이 으아 하며 소리를 쳤고 얼얼한 어깨를 문지르며 고개를 들었다.

 

 

 "...."

 "저기, 사람을 쳤으면 최소한 미안하다고 사과 해야하는게 예의 아니니?"

 "응, 미안."

 "엎드려서 절 받는것도 아니고 말야. 내가 바쁘니까 넘어가는거야."

 "그래."

 

 

 

 여름의 당당한 태도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소년의 얼굴. 여름이 발갛게 상기된 채 소년을 바라보았다.

 딱딱하게 말을 끊어서 하는 소년의 어처구니 없는 말투.

 시간 없다는 이유로 소년에게 더이상 말을 하지 않고 여름은 다급하게 걸음을 제촉했다.

 

 

 "근데, 친 쪽은 너인데 내가 왜 사과하는지 모르겠다."

 

 

 여름이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한 계단 두 계단을 걷는데 걷는 뒤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가 너무 맑아서 여름이 한번 걷던 걸음을 멈추고 소년에게로 홱 돌아보았다.

 

 

 소년의 말에 여름의 두 뺨이 새빨갛게 올라왔다.

 한여름 태양처럼, 빨갛게.

 

 

 소년과 소녀의 까만 눈동자가 서로 마주보았다. 시선에 닿은 여름이 먼저 눈길을 복도 쪽으로 돌렸고, 뒤를 돌아 씩씩한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소년이 여름을 불러세웠다.

 

 

 "은여름. 속바지 보여."

 

 

 **

 

 

 17살의 기억, 청아한 소리로 가득했던 소리를 쫓아 다녔던 소년.

 소리를 좋아해 쫓아다닌 소년과 소리를 듣고 설렜던 소녀.

 

 그 시절 소년과 소녀가 만났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린애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ㅠ ㅠ 정말 보고싶었고.. 추억이 많은 이곳에 다시 노크를 합니다.

 노크를 해도 될까요? ㅠ

 정말 오고싶었고.. 그리웠어요 ㅠ 까마득한 먼 일처럼 추억이 된 이곳을 떠날 수는 없었어요

 저에게 있어 이곳은 가족처럼 맞아주었던 따뜻한 곳이거든요..

 한번더 출발해볼까 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프롤로그에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프롤로그가 조금 낯설지만 예쁘게 봐주세요ㅎㅎ (프롤로그 처음 썼어요 :(

빌리이브 18-02-21 04:20
 
린애 님 당연이지요!! 깜짝 놀랐고 반가웠어요!
톡도 잘 받았습니다~~~ 우리 다시 작년 여름으로 돌아가는 건가요? ㅋㅋ
  ┖
린애 18-02-21 08:44
 
이브님~! 빌리이브 작가님! ㅜ ㅜ 맞아요! 작년 여름처럼 다시 돌아가요ㅋㅋ 너무 그리웠는걸요 ㅠ ㅎㅎ 기쁘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까만쿠키v 18-02-21 17:42
 
린애님^^- 이러케 바로 연재하시다뇨ㅋㅋ
전 저번 2회 공모전에서도 은빛이 떨어져버려서요ㅠ

음... 제겐 나름 많은 일들이 잇엇어요...
그때 여름으로 저도 돌아가서 린애님과 함께햇던추억 다시느껴보고싶어요^^-
힘내세요!!
  ┖
린애 18-02-21 18:44
 
까만쿠키 작가님^^ 오셨군요!!
아... 오시자마자 슬픈 소식이 ㅠ 그래도 공모전에 참여한 의의를 두고 긍정적이게 생각하는건 어떨까요? 힘드시겠지만 힘내시고 글이 더 좋아진 결과만 생각하는건 어떨까요..
저는 신작을 계획한건 아니고 솔직하게 글이 그리웠고 이곳이 그리웠어요 ㅠ 오니까 이렇게 반겨주시고 ㅜ ㅜ 감사드려요~!! 까만쿠키 작가님도 바쁘게 지내시면서 마음 힐링도 하고 좋은 생각으로 마음을 다듬어요~ 화이팅!!! 응원합니다!! 늘 밝고 항상 건강하세요~
안녕블루 18-02-22 10:38
 
자유 게시판에 저 나름 반가운 필명이 보여서 왔어요^^
프롤로그가 너에게닿기를 처럼 잔잔함이 ^^
기대할게요ㅎㅎ
  ┖
린애 18-02-22 11:42
 
오오~!! 안녕블루 작가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ㅠ ㅠ 항상 좋은 말씀을 남겨주셨던 작가님이 제 신작을 보고 오실줄 생각도 못했어요 ㅠ 사실 보고싶었어요 ㅜ 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잘 지내셨나요?ㅎㅎ 또 다시 볼수있어 좋아요~
좋은 말씀까지.. 너에게 닿기를 같은 잔잔하게 오래남는 배경과 스토리를 좋아해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너무 행복해요~!
오늘도 밝은 하루로 보내시길 바라요^^ 앞으로도 잔잔하고 깊은 여운을 남는 이야기로 보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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