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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가[悲愛歌] 하늘을 쫓는 소년
작가 : 린애
작품등록일 : 2018.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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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녀 감성
작성일 : 18-02-24     조회 : 277     추천 : 2     분량 : 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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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아래로 불그스런 빛이 쏟아지듯 여름 눈 앞에 태양 빛이 아른거렸다.

 

 저벅

 저벅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이 낯이 익어보였다.

 여름은 앞머리칼을 한 손으로 쓸어올렸다.

 

 "여름아, 가자."

 

 여름이 올린 손을 거둬 내린 휘연의 손이었다.

 휘연은 여름의 손을 꼭 잡았다.

 

 "휘연아 우리 손 좀 놓고 가지 않을래? 손에 땀이 축축해!"

 "그렇지만.. 널 보면 기뻐서."

 

 

 여름은 짓궂었다. 휘연의 반응을 익히 알고있기에 장난스럽게 얼굴을 구겼다.

 

 "날 그만 짝사랑해줘~"

 "우엑.. 지금건 장난이 지나쳤어."

 

 여름은 제 손을 휘연에게 쏙 빼내버리며 곧 자신의 두 볼을 붙잡고 쭈욱 잡아당겨 약을 바짝올렸다.

 역시나 휘연의 표정은 울상을 지었고, 휘연이 허리까지 숙이며 토해내는 시늉을 보였다.

 

 여름이 길을 걷던 걸음이 골목을 돌아가려는데, 여름은 바닥에 그려진 어두운 그림자를 보고 한발 물러섰다.

 휘연은 옅은 웃음을 짓고, 골목 모퉁이를 돌아 걸어갔다.

 

 척.

 

 휘연이 아무것도 모른 채 걸어가는데

 어두운 그림자의 형체가 실물로 휘연 앞으로 와락 다가왔다.

 

 "야!"

 "헉! 깜짝이야!"

 

 여름은 휘연 뒤로 웃음을 참고 있었고, 휘연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앞을 바라보았다.

 

 "휘연이는 심장이 콩만하니? 왜 매번 놀라는거야~ 자꾸 놀리고 싶게~"

 

 결국 여름은 웃음이 터졌다.

 

 "등장하는 씬이 너무 올드한거 아니니? 바꿀때가 된것 같은데~ 이설."

 

 육성으로 터진 웃음에 비해 여름의 태도가 달랐다. 여름과 절친이 된 시간은 고작 3개월뿐이지만 시간과 관계없이 서로 장난을 칠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이설. 외자인 친구는 여름에게 처음 볼때부터 낯설지 않았다. 기억은 잘 나지않지만 같은 유치원을 다녔다는 엄마의 말로부터였다.

 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마치 태양을 제 두 손으로 받아들이듯이 의미를 알수없는 행동을 취했다.

 

 "여름이 가고 얼른 흰눈이 오는 겨울이 왔으면 좋겠어~ 나는 여름이 너무 싫단말야~"

 "네가 래퍼라도 된줄 아니? 되게 어색한거 느껴지니?"

 

 여름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설을 바라보고있었다. 둘의 자연스러운 케미에 잠시 묻혀버린 휘연이 침을 꼴깍 삼키며 여름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여름아, 이 분위기 실화지?"

 

 휘연의 얼굴은 놀라웠다. 금세 얼음 한 조각을 까득 씹어먹은듯한 냉기어린 표정이었다.

 

 우직하게 그 자리에 서있는 휘연을 둘은 가만히 바라보더니 여름이 설에게 고개를 돌렸고, 여름과 눈이 마주친 설이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휘연이 표정 봐!"

 

 여름과 휘연, 설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웃었다.

 

 학교를 걸어가는 발걸음이 꽃길을 걷듯 평온했다. 여름은 휘연의 손을 잡고, 설은 여름의 손을 붙잡아주었다.

 소설이나 드라마 속 엔딩처럼 소녀들은 행복했다. 엔딩의 결과가 중요하지않았다.

 

 *

 

 "휘연아~ 설아~"

 

 여름은 교실 복도를 고양이 걸음처럼 사뿐사뿐 걸어갔다. 낯이 익은 A-1반 표지판 앞에 다가선 여름이 창문을 기웃거리며 외쳤다.

 투명한 유리 창 틈 사이로 키가 작은 여름은 까치발을 들었다. 천천히 창 틈에 여름의 동글동글한 맑은 두 눈이 유리 창문 너머로 비쳐보였다.

 눈동자를 휙휙 굴리며 휘연과 설을 기다렸다.

 조용한 흐름이 설의 짤막한 한마디에 여름은 발가락 끝으로 서서 바라보던 까치발을 밑으로 훅 내렸다.

 

 "왜?"

 

 여름은 베시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과학 필기노트 좀 빌려줄래?"

 

 설의 옆으로 다가온 휘연이 먼저 대답했다.

 

 "응, 내가 빌려줄게."

 "역시~ 나이스 이휘연이야!"

 "은여름. 평소에 공부를 그렇게 하지 그래."

 

 휘연이 금세 가방안에 넣어두었던 과학 노트를 여름의 손에 쥐어주었다.

 여름은 주먹을 쥐더니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고 흡족한듯 유연한 눈웃음을 휘연에게 지어보였다. 여름은 곧 설에게 눈을 돌렸고, 번개가 치는 듯한 번쩍이는 눈으로 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A클라스 급이라 필기도 다르다고. 그러니까 B클라스 급인 나에게 너그러이 봐줘야해."

 

 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굳이 네 입으로 B클라스라고 밝히지 않아도 되지 않니?"

 

 여름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한국사립예고이며,성적순으로 등급이 나뉜다. 여름은 성적 중위권 B-1반, 휘연과 설은 등급 중에 상위권 성적순위인 A-1반이다. 입학을 희망하는 경우 시험에 합격해야 입학할 수 있다.

 

 

 여름과 설의 모닝 케미가 찰떡처럼 궁합이 맞았다. 여름은 고민없이 대답했다.

 

 "응. 굳이 밝히는거야."

 "뻔뻔한건지. 순진한건지."

 

 설의 반격에 여름은 과학 노트를 손에 움켜 쥔후 능청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덧붙여 가벼운 윙크까지 더했다.

 

 "굳이 얘기하자면, 둘 다."

 

 모닝 찰떡 케미는 여름의 꿀같은 윙크로 마무리됐다.

 설은 하얀 교복 팔 밑에 소름이 돋았다. 한여름 밤에 공포와 같았다.

 

 이 모든 일은 3시간전 일이였다.

 

 

 정확히 3시간 59분 이후.

 여름은 한여름 낮에 공포와 같은 느낌을 느꼈다.

 

 "은여름. 속바지 보여."

 "꺅! 눈 감아! 이 나쁜자식.. 응? 이름을 어떻게 안거지?"

 

 여름의 얼굴이 새빨갛게 익어버렸다.

 소년은 여름의 1초마다 바뀌는 표정 변화에 웃음이 나올것만 같았다.

 소년이 어색한듯 입가를 한 손으로 가렸다.

 

 "가방 지퍼 열렸길래."

 

 소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여름이 고개를 홱 뒤로 돌렸다. 하얀 가방이 하마가 입을 쩍 벌린것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열린 사이로 교과서 맨 앞에 검정 글씨로 은여름 이라고 적혀있었기때문에 이름을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어? 그렇네. 아니지. 오늘 본거 다 잊어줘!"

 "봤어."

 

 소년의 짧고 굵직한 한 마디에 여름이 또 한번 외쳤다.

 

 "그러니까 전부 잊어줘!"

 

 여름은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아 제 이마 가까이 가져갔다. 두 눈까지 꼭 감았다. 눈 감고, 3초동안 정적의 흐름이 온 몸을 시리게 파고 들었다.

 3초의 흐름을 참지 못하고 여름은 오른쪽 눈만 살며시 뜨려는 찰나

 

 소년이 소녀 앞으로 다가왔다.

 소녀의 두 눈은 동그랗게 떠졌고, 코 앞으로 다가온 소년의 얼굴은 눈 부신 햇살 같았다.

 소년이 말간 미소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투명한 미소를 입가에 그린 소년이 소녀에게 말했다.

 

 "분홍 곰돌이."

 

 천연덕스러운 소년의 모습에도 소녀는 눈 한번 깜빡이지않았다.

 

 "다 잊고 우린 모르는 사이인거.. 에엑?!"

 

 다만, 뒤늦게 상황을 파악해버린 이유였지만.

 다급히 이마에 올린 양 손을 뒷 부분 교복 치맛자락에 내려 치마 끝자락을 휙 잡아버렸다.

 

 여름의 눈이 소년의 의미 모를 미소에 머물렀다.

작가의 말
 

 10대 소녀들의 평범한 일상인가요?ㅎㅎ

 사실 요즘 눈이 안좋아진 관계로 ㅠ 며칠 쉬다가 결국 노트북을 켜지 못하고 어제 새벽에 핸드폰으로 두드린거거든요

 1화를 핸드폰으로 적은건 처음인데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ㅜ

 다음엔 꽉 찬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빌리이브 18-02-24 12:16
 
* 비밀글 입니다.
  ┖
린애 18-02-24 12:53
 
* 비밀글 입니다.
까만쿠키v 18-02-24 17:19
 
이런 눈이 안조아 지셧어요??
늘 건강이 우선이라는점 잊지마세요 린애님ㅠ

린애님 특유의 감수성이 묻어나오는 작품이네요ㅋㅋ
여름이라... 앞으로가 기대 됩니다ㅋㅋ
잘 돌아오셧어요!! 기다렷거든요^^-

강신이와 은별이 그리고 리원이와 유아도 잘 지낼까요ㅋㅋ
리원이랑 은우 해피엔딩이엇겟죠ㅠ^ㅠ
린애님 화이팅!! 힘내세요!!
  ┖
린애 18-02-24 17:55
 
무리가 왔나봅니다 ㅠ 지금도 휴식이 필요한데.. 글은 쓰고싶고 ㅜ 까만쿠키 작가님의 위로에 힘을 내야죠ㅎㅎ 감사합니다^^ 제 마음에 콕 담아놓았는데 아직 리원과 은우가 준비가 안됐대요 ㅠ ㅋㅋ 농담이고요 스토리 진행이 되질 않았는데잠시 몇달 쉬면서 리원과 은우의 스토리가 나오질 않네요 ㅜ
강신이와 해별이를 기억해주신 마음 넓은 까만쿠키 작가님 강신이랑 해별이는 해피하게 해봄이와 함께 잘 지내고  있어요^^ 기억해주신 마음 꼭 간직할게요~ 예전 추억이 떠오르네요~ 까만쿠키 작가님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오늘도 까만쿠키 작가님 건강하게 밝게 보내세요~
   ┖
까만쿠키v 18-02-24 18:40
 
저 지금 해별인거 기억하고 고치러왓는데ㅠ
이런 이미 린애님이 오셧다 가셧어ㅠ
죄송해요ㅠ 이름을 틀리다니;; 하도 은빛에 습관이 되서
진짜 죄송해요ㅠ 린애님
해별님도ㅠ 죄송해요ㅠᆢ
    ┖
린애 18-02-24 19:13
 
까만쿠키 작가님ㅎㅎ 괜찮아요~ 기억해주신것만해도 좋은걸요^^ 감사해요~ 그렇게 죄송해하지않아도 돼요ㅎㅎ 제가 댓글을 보면 기분이 업돼서 대댓글을 빨리 달았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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