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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그리고 도적
작가 : 굿페이지
작품등록일 : 20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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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떠도는 소문
작성일 : 18-04-09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9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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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떠도는 소문

 

 

 

 탁-

 

 

 향긋한 소스가 어우러진 고기요리가 탁자에 놓였다.

 

 

 “이야, 왔다 왔어! 드디어 나왔구만!”

 

 “그러게 기다리다 목 빠지는 줄 알았어, 맥주도 벌써 반컵 이상 쌩으로 먹었다고”

 

 “어어, 이 친구들아 이게 금방 나오는 음식인줄 아는가! 최고의 맛을 내기위해 내가 얼마나 정성을 들이는지 알면 미안할 꺼야!”

 

 “그래, 그래 그거 미안하네 하하, 정말 맛있어 맛있다고!”

 

 챙-

 

 

 두 사내가 맥주잔을 부딪치며 고기요리를 우물우물 먹었다.

 

 주인도 안면이 있는 사이인지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며 주방으로 돌아갔다.

 

 서빙을 하는 여자아이는 들어오는 손님을 맞이하느라 바빠 보였다.

 

 

 벽에 걸린 시계가 뎅 소리를 7번 내었다.

 

 

 저녁 7시

 

 

 손님이 밀어닥칠 시간이니까.

 

 동시에 앉으며 이야기를 풀 시간.

 

 

 “자네 그 이야기 들었는가?”

 

 “무슨 이야기 말인가?”

 

 “요즘 각 나라의 프리스트들이 기괴한 꿈을 꾸고있다는 구만”

 

 “그게 무슨 꿈이기에?”

 

 “악마가 나타나서는 이번엔 기필코 이긴다고 웃으며 사라진다는구먼?”

 

 “뭐? 그게 무슨 꿈이야 허허”

 

 “그러게 말이야, 우리 같은 상인들은 전혀 이해도 되질 않지, 악마라는게 있긴 한건가?”

 

 “예끼, 그런 말 마세, 천사가 악마를 대적하기 위해 생긴 존재라고 하지 않는가, 악마의 존재를 의심하면 천사를 존재를 의심한단말과 똑같단 말일세.

 

 “이크이크, 그렇구만”

 

 

 두 사내의 이야기를 듣던 노인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 소문이 퍼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군.

 

 

 노인은 얇지만 몸 전체를 덮는 후드를 뒤집어쓰고는 스프와 빵 그리고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맡은 편에도 똑같은 차림새를 한 인영이 앉아있는데 겉으로 들어나는 몸의 굴곡을 보아 여성이었다.

 

 

 냠냠냠

 

 

 “논,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마, 내가 막기 위해 이렇게 돌아다니는 거잖아?”

 

 

 여성이 노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마디를 건넸다.

 

 같은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스프가 묻을까봐 머리에 덮인 후드를 뒤로 제꼈다.

 

 

 우물우물

 

 

 “그래도 우리가 맨날 먹던 스프보단 더 맛있는 거 같애”

 

 

 순식간에 시끌벅적한 주점이 점점 조용해지더니 이내 적막해졌다.

 

 

 “논, 갑자기 여기 조용 해진 거 같지않아? 오랜만에 밖으로 나와서 사람이야기 듣는 게 재밌었는데 말이야.”

 

 

 냠냠냠

 

 

 “그게… 세인트님은 아직 잘 모르시겠습니까?”

 

 “내가 뭘 모른다는 거야? 내가 얼마나 똑똑한데? 나 도서관에 있는 책 대부분을 읽었다고”

 

 “…”

 

 

 세인트라고 불리는 여성의 외모는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은백발의 목까지 오는 단발

 

 눈썹과 속눈썹마저도 희었다.

 

 피부또한 새하앴으며, 눈동자는 푸른 사파이어를 박은 듯이 색이 아름다웠다.

 

 

 햇볕아래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하는 보통의 사람들의 구리 빛의 피부와 더 비교되었다.

 

 논마저도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감탄했다.

 

 세인트가 부드럽게 찢긴 빵을 스프에 적셔 입에 넣으며 말했다.

 

 

 “선택자는 어디서 찾는다는 거야? 무슨 표시가 있어?”

 

 

 논은 한발을 들었다가 땅을 내리쳤다.

 

 그러자 그 중심으로 우웅 - 소리가 나더니 모두가 거짓말처럼 자신이 하던 일을 마저 시작했다.

 

 다시 시끄러워진 주점에 이야깃거리가 넘쳐났다.

 

 세인트가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아앗! 나한텐 성력 쓰지 말랬으면서 왜 논은 마음대로 쓰는 거야!”

 

 “허허허…”

 

 

 논은 왜 차기 성녀가 이런 말광 량이 아가씨인지, 그 짐을 자신이 부담해야하는지 곤란했다.

 

 

 논은 한숨을 쉬고는 조그마한 은색 나침반을 꺼냈다.

 

 정교한 기하학 무늬가 새겨져 있어 아름다운 장식품으로 착각할 만큼 멋졌다.

 

 

 달칵-

 

 

 논이 나침반의 뒷부분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윙-

 

 

 나침반에서 소리가 나며 지침이 뱅글뱅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흔들거리더니 이내 고정되었다.

 

 

 “홀리교황님께서 주신 보물입니다. 가리키는 그 끝에 있다고 합니다.”

 

 “아 이거구나? 책에서 본적 있어.”

 

 “네, 이게 바로 선택자의 도구중 하나 ⌜화려한 길⌟”

 

 “흠…”

 

 “그리고 선택자의 몸 어딘가에는 기운으로 쓰인 표식이 있다고 합니다.”

 

 “기운으로 쓰이다니 무슨 말이야?”

 

 “다른 말로는 저희 같이 포스를 쓸 수 있는면 찾기 쉽다는 거죠”

 

 “아, 서로 부딪히니까?”

 

 “네 맞습니다.”

 

 “마력과 성력이 상극의 성질로 반대되어 반발하듯이 우리가 성력을 쓰면 선택자도 반응을 보일꺼란 이야기구나?”

 

 “네”

 

 

 후루루룩

 

 

 논은 스프를 마저 비우며 일어났다.

 

 세인트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내일도 갈 길이 멉니다, 일찍 잠드시는 것이?”

 

 “그래!”

 

 

 총총총

 

 

 자신을 졸졸 따라오는 세인트를 보며 논은 눈을 감았다.

 

 순순히 따라주는 세인트를 보며 논은 눈치 챘다.

 

 

 몰래 또 나갈 생각이구나.

 

 

 세인트는 숨긴다고는 하지만 논의 눈썰미에는 하루가 다르게 매일 늘어가는 물건이 보였다.

 

 토끼의 털로 만든 뽀송한 인형이라든지

 

 장미향이 폴폴 나는 토끼모양의 비누라든지

 

 토끼모양의 목각인형이라든지

 

 아직 소녀는 소녀인가보다.

 

 

 에휴, 가드가 하루 종일 쉬지도 못하는구나.

 

 

 논은 오늘 세인트를 담당한 가드를 동정했다.

 

 

 세인트는 논과 둘이서 여행을 하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 둘을 따라다니는 가드 10명이 2조를 이루어서 돌아가며 호위하고 있었다.

 

 사방을 한명씩, 그리고 세인트에게 집중되어 한명이.

 

 오늘 이동한 거리만 해도 성력을 써 땅을 접어 걸어왔다.

 

 가드는 그런 재주가 없어 순수 육체의 힘으로 따라왔다.

 

 세인트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드가 걱정되어 성력을 쓰지 않을 순 없었다.

 

 

 가드 모두가 강하다.

 

 

 방에 도착한 논과 세인트는 짐을 풀고 각자의 침대로 가서 누웠다.

 

 논은 침대에 누워있는 세인트를 뒤로한 채 몰래 나가서는 가드들에게 축복을 걸어주며 눈을 감았다.

 

 

 ‘고생 하십니다’

 

 

 멀리서 가드가 고개를 끄덕이는 기척이 느껴졌다.

 

 

 ‘논님이 더 고생하시는걸요. 라고 말하는듯했다.

 

 

 방으로 돌아온 논은 침대에 엎어져 책을 읽던 세인트가 잠시 보였다.

 

 세인트는 화들짝 놀라며 시침이 뚝 땐체 누워 자는 척을 했다.

 

 논은 노곤한 몸을 푹신한 침대에 묻으며 눈을 감았다.

 

 

 “논! 불 끌게! 잘자!”

 

 “세인트님, 좋은 꿈꾸십쇼”

 

 

 세인트가 다리사이에 꼬옥 숨긴 책의 이름은

 

 

 ⌜꼭가봐야할 야시장 명소 10선⌟

 

 

 

 

 =

 

 

 빛이 보였다.

 

 그 빛이다.

 

 환한 빛.

 

 

 빛이 점점 옅어지다 시야가 들어왔다.

 

 

 벌거벗은 맨몸이었다.

 

 어딘가 높은 곳에 있는 듯 밑의 풍경이 보인다.

 

 마치 개미들이 집에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점 같은 것들이 모두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 비슷한 것들이었다.

 

 정상적 풍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하던 풍경이 아니었나?’ 라고 깊숙한 곳에서 생각됬다.

 

 

 ‘내가 이런 풍경을 원했다고?‘

 

 

 하늘은 붉었고 구름은 검었다.

 

 검은 구름은 아지랑이처럼 돌돌 제자리를 돌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가 흩어져있다.

 

 잔해마다 금이 많이 가고 으스러진 흔적이 보인다.

 

 매캐한 검은 연기가 땅 틈마다 화산마냥 솟아오르고 끔찍한 괴성이 모든 곳에서 들렸다.

 

 

 쩌쩌적-

 

 

 마우스의 바로 허리 옆으로 사람 머리만한 크기의 구멍과 함께 종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회색의 손이 삐죽 튀어나오며 공간이 일그러졌다.

 

 

 머리의 오른쪽이 날아간 시체가 제자리를 느리게 빙빙 돈다.

 

 상체의 대부분이 오른 가슴을 중심으로 날아간 시체가 괴소리를 내며 느리게 걷는다.

 

 양팔이 찢겨진 채 힘줄을 대롱대롱 달고다니는 시체가 거꾸로 걷는다.

 

 엉망진창인 시체들이 떼를 지으며 뭉치어 돌아다녔다.

 

 

 끼야아아아악

 

 

 생살이 찢긴다면 이런 소리나 날까? 생각이드는 비명소리도 들린다.

 

 

 어느새 시꺼면 형체가 원래부터 있었다는 듯이 서있었다.

 

 

 킬킬킬키끼기끼기끼긱

 

 

 괴 생명체가 마우스를 가리키자 마우스의 팔 주위로 공간이 일그러지며 바다의 소용돌이처럼 뱅뱅돌며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마치 잘 그린 화가가 고운 천에 풍경을 그렸는데 그것을 한 손으로 돌려 비튼 듯한 모양이었다.

 

 

 엄청난 고통이 뇌를 찔러왔다.

 

 하지만 입 밖으로 조금의 신음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너도 할수 있으면서 왜그래? 킬킬킬”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듯이 눈에 익다.

 

 

 “악마…?”

 

 

 하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악마가 이랬나?’

 

 

 마치 매일 쓰던 손에 익은 칼을 들었는데, 기묘한 이질감.

 

 눈에 익은 생김새만 같은 모조품인 것 같은 이질감.

 

 

 쭈와아압-

 

 

 일그러진 공간은 팔을 삼켜 어깨로, 목을, 가슴으로 온 몸을 갈갈이 찢어대며 삼킬 기세였다.

 

 

 “빛을 믿으니”

 

 

 그때 악마와의 반대편 공간에서 흰 빛이 반짝였다.

 

 무언가 스르륵 나오기 시작했다.

 

 흰 깃털이 살랑거리며 삐죽 보였다.

 

 곧 이어 날개 한쪽이 다 나왔다.

 

 웬만한 성인남성만한 크기의 거대한 날개였다.

 

 날개에 이어 사람이 나왔다.

 

 날개를 달고 있는 사람..!

 

 흰 날개를 양 어깨에 단 사람이 등장했다.

 

 

 “빛이 오더라”

 

 

 왼팔에 메어있던 은색방패로 찢어지고 있는 공간을 가리키자 방패에서 흰 빛이 나오더니 아지랑이로 쏘아졌다.

 

 아지랑이가 멈췄다.

 

 몸이 원 상태로 돌아왔다.

 

 흰 날개의 남자가 악마를 그윽히 쳐다보았다.

 

 

 척-

 

 

 깔끔한 솜씨였다.

 

 아마 자신이었다면 반응도 못하고 목이 땅에서 뒹굴고 있었을 것이다.

 

 긴 은색 창을 뻗으며 악마를 목 앞에서 멈추며 노려보았다.

 

 악마는 마저 웃으면서도 그 자세로 뒤로 푹 넘어져 쓰러지더니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흰 날개의 사람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마우스에게 말을 했다.

 

 

 “괜찮으십니까? 빛이 늦지 않아 다행입니다. 빛이야말로…”

 

 뭐라고 말하는데 들리지 않았다.

 

 근데 이상하게도 마우스는

 

 

 ‘이거 반칙인데?’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더 생각하기도 전에 악마와 천사가 쏘아낸 기운이 부딪혀 바람이 여기저기로 튀었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가 찌그러지다 꽃이 되었는데 그 속엔 태아가 들어있다.

 

 태아의 시체가 폭발하며 피 비를 내렸다.

 

 피비를 맞은 시체들은 입을 찢어지는데도 더 크게 비명을 질러댔다.

 

 

 엉망진창이었다.

 

 

 마우스는 처음부터 계속 자신의 눈 앞에 빛나지도, 어둡지도 않다고 생각되는 기이한 곳이 눈에 거슬렸다.

 

 그저 느낌으로만 알뿐인 이 이상한 상태.

 

 무심코 앞으로 손을 쭉 뻗었다.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빛속에서 잡히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물컹

 

 

 “으으읏…”

 

 

 흐릿한 시야가 초점을 찾아 모든 것이 또렸해진다.

 

 마우스의 손 끝에 닿은 것은 여자의 젖가슴.

 

 

 머야?

 

 

 밑 입술을 깨물며 참아내고 있는 왠 여자의 가슴에 손을 파고들고 있었다.

 

 여도적은 당황하면서도 역시나라고 생각했다.

 

 

 ‘이 쓰레기 같은 놈은 자면서까지…지독하다 지독해’

 

 

 마우스는 가슴에서 손을 빼내며 이리저리 둘러봤다.

 

 

 ‘보자, 내 팔은 멀쩡하고…가만? 애는 뭔데 내 침대위에 있는 거지?’

 

 

 어제 일을 떠올렸다.

 

 

 전투 후

 

 

 대장에게 더욱 잘 보이고 싶었다.

 

 빅 베어는 정말로 강한 남자이자 베어하우스의 지배자.

 

 나를 치켜세우고 있지만 마우스의 본성은 말해주고 있다.

 

 자신 같이 잡도적은 절대 넘을수 없는 산이란 것을.

 

 그러기 위해선 남의 틈을 더욱 벌리고 그것을 지적하여 나의 위상을 올린다는 생각에 꼬투리를 잡는다.

 

 산에게 포옹을 받는다.

 

 든든한 산이 나의 뒤에서 우뚝 서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제의 희생물인 이 여도적.

 

 내가 묻힌 흙을 지적받으며…

 

 

 까지 생각났다.

 

 

 그 와중에 난 한거야? 이런 나 너무 대단해지면 큰일인데?

 

 

 흐하하핫!!

 

 

 “나 먼저 나갈 테니 그리 알어라”

 

 “…네”

 

 

 여 도적이 눈을 감으며 답했다.

 

 아까까지 자신의 가슴을 헤치고 다니던 손의 감촉이 남아있었다.

 

 

 짹짹- 짹

 

 

 아침 새의 지저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아우 시끄러! 저것들... 애들 시켜서 다 잡을까보다, 아 해봤었지’

 

 

 마우스는 저번에 부하들을 소집하여 새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대장에게 눈치먹은 일을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베어는 새 고기 얼마 양도 안나오는거 잡아서 뭣하느냐, 라는 말로 말린거지만은.

 

 베어에게 새를 잡으면 숲이 죽는다는 핫소리를 해대던 늙은 영감이 생각났다.

 

 

 ‘그때 100마리도 못 잡았었지, 무능한 놈들’

 

 

 마우스의 따가운 눈초리에도 새가 얼마 담기지도 않은 보따리를 신음소리를 내며 가져오던 부하들이 떠올랐다.

 

 

 마우스가 몸을 일으켜 커튼을 걷었다.

 

 따사로운 햇빛이 쬐인다.

 

 입을 크게 벌려 바람을 삼켰다.

 

 시원한 공기가 폐로 들어간다.

 

 

 요상한 경험이 싹 날아갔다.

 

 뒷목이 뻐근했지만은, 개꿈으로 취급하며 떨쳐냈지만은 여전히 찝찝한게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었다.

 

 

 “오늘도 일을 하자! 일을!”

 

 

 세안을 하고 면도를 했다.

 

 

 ‘이정도면 귀족집 아가씨들도 껌뻑 죽고 넘어오겠는데? 흐흐흐’

 

 

 거울을 이리저리 다양한 각도로 얼굴을 비춰보며 씨익 웃었다.

 

 

 [베어하우스]

 

 빅 베어의 할아버지 그레이트 베어가 세운 도적 마을.

 

 말도 안되는 종교들끼리 사람을 죽이고 다녔다.

 

 분노심이 폭발했다.

 

 억울함이 분노를 받혔다.

 

 날로 치솟는 물가도 한탄을 불러왔다.

 

 도시에서 도망쳐온 사람들의 모임으로 시작됬다.

 

 돈을 벌어서 먹고 살빠에는 자급자족형식으로 농사도짓고 옷감도 짜며 생각하기로 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불러 기술을 배워 조금씩 일궈나갔고, 커갔다.

 

 

 ‘저 귀족놈봐 젠장할’

 

 

 먹지 못해 마른 처녀도 귀족의 눈에 보이면 눈물 흘려야했다.

 

 치욕을 당하며 입에서 소리를 내면 안됬다.

 

 피폐해진 정신은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떨어트렸다.

 

 

 잠을 잘 때도 편히 자지못해 뜬 눈으로 지새던 여럿날이 평범해질정도로 계속 됬다.

 

 귀족놈들은 보지도못한 특이한것들을 평생 만지지도 못할 돈을 푼돈마냥 주며 생활해나갔다.

 

 

 어수룩하면 절대 안된다.

 

 

 저 게으른 놈들은 할줄 아는거라곤 돈을 걷고 당연하단 듯이 먹고 자고 사고 하는것이었다.

 

 우리에겐 실전의 지식이 있다.

 

 저런 돼지들이랑은 다르다.

 

 

 보여주겠다.

 

 

 겉으론 평범한 산속의 마을처럼 보이지만은 사실은 도적의 아지트로 삼는 곳.

 

 하지만, 대상은 철저히 ‘적’ 한정.

 

 

 그곳이 [베어하우스]였다.

 

 

 거리에 나서자 모두가 억지미소를 마우스에게 인사했다.

 

 눈을 마주친 중년 남성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마우스 부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여기 어제 밭에서 재배해온 무가 있습니다! 하나 드시겠습니까?”

 

 “오 제법 싱싱한데? 너도 그거 키우는 재주는 있네?, 그거 한 10개만 내 집 앞으로 갔다놔”

 

 “…네!”

 

 

 중년 남성은 여전히 고개를 내린 상태였다.

 

 

 ‘아 젠장 반개도 안먹을꺼면서, 그럼 나누어 주기로 한 수량이 빌텐데 에휴.’

 

 

 또 다른 청년이 마우스와 눈이 마주쳤다

 

 

 “마우스 부대장님! 오늘도 멋져 보이십니다!”

 

 “어 그래, 이번에 새로 노획한 물건인데 멋있지? 근데 넌 뭐 줄꺼없냐?”

 

 “저는…”

 

 “아 됐어 가라”

 

 “하하 죄송합니다!”

 

 “아 심심하다 심심해.”

 

 

 느닷없이 욕을 먹었지만 청년은 너무나도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때 저 멀리서 부하로 보이는 사내들이 마우스에게 달려왔다.

 

 가볍게 목례를 하며 말했다.

 

 

 “마우스 부대장님, 언제 봐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제 들었는데 1선에서 거의 다 정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뭘… 그 정도는 해줘야 사람 아니겠냐?”

 

 “하하하! 역시!”

 

 “근데 뭐야?”

 

 

 부하 한명이 입을 가린 채 귓속에 대고 말했다.

 

 

 “어제 일의 보고서로 대장님께서 찾으십니다.

 

 “대장님이? 그래 가자, 근데 좀 너희 둘이서 날 업고가 줘라 내가 요즘 발이 무겁다”

 

 “…네!”

 

 

 ‘조용히 모셔오라했는데, 이러면 눈에 띄잖아. 아 정말 못살겠다.’

 

 청년 둘이서 팔을 꼬아 합쳐 네모칸 두 개를 만들고는 무릎을 꿇었다.

 

 마우스는 칸마다 다리를 집어넣고 양 청년의 정수리를 붙잡았다.

 

 

 “자 출발!”

 

 “네!”

 

 “야, 야 너무 흔들리잖아 좀 조심히가 팍 씨”

 

 “죄송합니다!”

 

 “흔들린다고!”

 

 “죄송합니다!”

 

 “너무 느리잖아”

 

 “죄송합니다!”

 

 “에휴 됐다 니들 주제에 어쩌겠냐, 가자”

 

 “네!”

 

 

 마우스의 행동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여러 감정이 섞인 눈으로 쳐다보다 이내 자신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야 대장님 계시냐?”

 

 “헉, 헉”

 

 “헉, 헉”

 

 “야 겨우 이거하고 헉헉 대냐? 정말 나때는 그러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청년들도 한 체력 하는 인물들이었는데, 마우스가 사방으로 몸을 흔들면서 가는 바람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힘을 더 쓰다 보니 체력이 생각보다 많이 쓰였다.

 

 

 “야 됐어, 가서 체력이나 더 키우고 와라, 가”

 

 “네! 고생하십쇼!”

 

 

 청년들이 가볍게 목례를 하고 가려던 순간

 

 

 “야 뛰어가, 체력 키워야지 안그렇냐?”

 

 “네!”

 

 “뭘 어슬렁어슬렁 걸어가?”

 

 

 청년들은 힘차게 억지웃음 지으며 뛰어갔다.

 

 다른 집과 달라 보일 것 없는 집.

 

 차이점이라면 가정집으로 쓰이지 않고 업무용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집 앞에 서있는 여인이 공손히 인사했다.

 

 

 “마우스 부대장님.”

 

 “어 그래, 대장님은?”

 

 

 마우스의 건방진 태도에 익숙하다는 듯 대장의 수행 비서를 맡고 있는 여인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 그래, 문 열어”

 

 

 마우스는 수행비서가 두 손으로 열어준 문에 발을 들이며 수행비서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말랑한 촉감이 손에 가득 들어오자 마우스는 만족하며 대장의 방으로 걸어갔다.

 

 수행비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정색을 하며 고개 숙이고 있을뿐이었다.

 

 

 똑똑-

 

 “열려있네”

 

 “대장, 나왔어!”

 

 “어 그래 들어와 허허허”

 

 

 마우스가 오색유리로 꾸며진 문을 열고 들어가자 빅 베어가 거대한 자태를 뽐내며 그에 맞는 크기의 의자에 앉아서 맞이했다.

 

 너털한 웃음을 짓고있지만 그 안에 있는 흉폭하고 거대한 발톱이 느껴졌다.

 

 마우스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어제 일 정말 고생했어.

 

 “케케케, 나 강하다니까 몰랐어?!”

 

 “허허허허!”

 

 

 자신이 손 쓸 새도없이 재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가드가 앞으로 검을 찔렀을 때 이미 목에 단검이 박혀 그어져있었고 다른 손은 벌써 다른 가더의 눈에 단검을 던지고 있었다.

 

 소리지르는 입안으로 돌을 넣어 볼을 걷어차면서도 다음 부술 부위를 눈으로 쫒았다.

 

 그 모든걸 보는 베어는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마우스가 뭐라던 하는 말 모두가 마음에 든 베어는 입이 귀에 걸렸다.

 

 

 “어제 우리가 거둔 성과들 말이야”

 

 “엉!”

 

 “자네가 한번 봐줘봐, 내가 이런 건 또 잘 모르잖아”

 

 “아 도와줘야지! 당연하지!”

 

 

 마우스의 눈이 반짝였다.

 

 빅 베어가 총합보고서를 던져 줬다.

 

 

 ‘보자’

 

 

 성과를 처리하는 담당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럼에도 일부로 마우스를 불러내어 보고서를 보여준다?

 

 

 ‘한 몫 더 챙겨. 그리고 더 나에게 일좀 해줘라’

 

 

 라는 무언의 뜻이겠지.

 

 마우스는 헤벌쭉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일을 더 시키려고~

 

 이래서 유능한 일꾼은 피곤하단말이야~

 

 

 마우스는 총합보고서를 이리저리 둘러보고는 말했다.

 

 

 “그럼 다녀오겠수다.”

 

 

 베어가 고개를 끄덕이며 거대한 몸을 일으켜 문 밖으로 바래다줬다.

 

 보고서를 보며 여러 항목을 마음속으로 고른 마우스는 성과를 모아놓은 창고로 이동했다.

 

 그러다 상품을 모아놓은 감옥을 지나치게 됐다.

 

 마우스는 어제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방금의 꿈도 떠올려졌다.

 

 

 빛.

 

 고통.

 

 악마.

 

 천사.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풀었다.

 

 아무래도 관련이 없을래야 없었다.

 

 분명 그 여자의 짓이다.

 

 다시 떠올리자 몸에 소름이 끼쳤다.

 

 

 '한 번 가봐?, 만나봐? 아 가자! 이 남자 마우스 , 무서울 게 뭐있냐? 저주면은 당장 풀라고 본대를 보여줘야지, 일어날때마다 이런 꿈을 꾸는건 질색이라고'

 

 

 마우스는 투덜거리면서 비정한 표정을 지으며 감옥으로 발길을 돌렸다.

 

 

작가의 말
 

 좋은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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