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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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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Dream #15
작성일 : 18-06-21     조회 : 71     추천 : 0     분량 :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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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라도 아름이가 기다리다가 나를 못 보고 갈까 봐 문자를 작성하려고 하자 신호가 바뀌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이 건너자 쓰던 문자를 제치고는 빠르게 뛰어가 아름이를 껴안았다.

 

 “나 많이 기다렸지? 미안해. 아침 먹고 오느라 좀 늦었어”

 

 미안하다는 목소리로 말하자 아름이는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미안할 거까지야. 빨리 가자, 지각하겠다.”

 

 그러고는 껴안은 팔을 풀고는 손을 잡은 채 나란히 걸었다. 서로 사소한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며 웃으면서 즐겁게 학교를 가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교문을 넘어 빠르게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책상에 앉아 이제는 꿈에 대한 생각이 사라졌기에 별다른 걱정 없이 수업을 준비했다. 아침에 무슨 꿈을 꿨는지 보다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편안하게 수업에 집중했다.

 

 수업이 차례대로 끝나갈 때마다 편안한 것도 잠시, 점점 잊고 있었던 꿈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서서히 떠올랐다. 걱정은 부풀어갔으며, 이내 초조해졌다. 그렇게 종례를 할 때쯤에는 모든 것이 생생하게 떠오르자 다시 축 처진 상태로 가방을 챙기고 교실을 나섰다. 나의 행동에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아름이가 말했다.

 

 “은아야 무슨 일 있어?”

 

 “별일은 아닌데.. 아름아 혹시 잠을 안 자는 방법이 있을까?”

 

 내 말이 끝나자 순간적으로 아름이의 낯빛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왔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싶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기에 그리 신경 쓰지는 않았다. 이윽고 아름이는 내 대답을 신중하게 생각한다는 듯이 “음”하는 소리를 내며 조심스레 말했다.

 

 “에너지 드링크였던가? 그걸 마시면 잠이 잘 안 온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지만 커피보단 괜찮을 듯싶었다.

 

 “그렇다면 오늘 한번 사서 먹어봐야겠다.”

 

 그러자 아름이는 눈을 크게 뜨더니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또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그래?”

 

 그 말을 듣자 말문이 막혔다. 과연 이 사실을 말해줘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말해도 절대 믿지 않을 것 같다. 나조차도 믿기 힘든 상황인데 다른 사람이 들으면 오죽할까 싶다. 결국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아니, 수업에 좀 뒤쳐진 것 같아서 밤새 공부나 해볼까 해서”

 

 말이 끝나는 순간 고개를 떨궜다. 얼굴을 마주 볼 자신이 없었기에 바닥을 내려다보며 걸었다. 괜히 쳐다보면 들킬 것만 같단 생각에 불안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아름이가 대답했다.

 

 “그래? 그렇다면 내가 도와줄까?”

 

 “아냐, 나 혼자서 해볼게. 혹시라도 하다가 막히면 문자 보낼게”

 

 내 대답을 듣자 이상하게 아름이는 한시름 놨다는 듯이 “휴”라는 소리와 함께 숨을 내뱉었다.

 

 “그러면 나도 문자올지도 모르니 자지말아야겠다”

 

 장난치듯이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자 아름이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서로 별거 아닌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깔깔거리며 얼마 걸어가지도 않은듯싶은데 벌써 눈앞에 횡단보도가 나타났다. 그러자 이상하게 서로 웃음이 멈추더니 아무 말 없이 우두 켜니 횡단보도 앞에 섰다.

 

 “왠지 가기 싫다.”

 

 흐르던 정적을 깨고 먼저 대답한 것은 아름이다. 예상치도 못한 말에 뭐라 대답할지 몰라 놀란 표정으로 아름이를 쳐다만 봤다. 그러자 아름이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농담이야, 농담. 단지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 해본 말이야.”

 

 “아..”

 

 순간적으로 아름이에게 무슨 고민이 있는 것 같았지만, 밝은 표정에 쓸데없는 걱정인 듯했다.

 

 “나 먼저 가볼게, 잘 가고 모르는 거 있으면 문자 해! 그럼 내일 봐.”

 

 “응, 너도.”

 

 대화가 끝나자 아름이는 뛰어갔다. 가면서 천진난만하게 손을 흔들기에 나도 손을 들어 그에 호응해줬다. 살짝 어설프게 끝난 대화에 찝찝함을 느꼈다. 하지만 횡단보도의 신호가 푸른색을 띠자 그 짧은 거리를 걸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잊어버렸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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