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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 기사님의 순애는 역사를 쓴다.
작가 : 가우리키나키
작품등록일 : 2018.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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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귀환, 빈자리 (1)
작성일 : 18-07-03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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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메~ 삭신이야. 세이나는 사람을 얼마나 부려먹는 거냐.”

 

  론은 어깨, 허리를 통통 치며 쑤시지도 않는 몸을 아프다며 골골댔다.

 

  “꼬우면 따지던가.”

 

  바이안의 꼬움을 받은 론은 그가 몇 달 동안 많이 바뀐 것이 실감됐다.

 

  여전히 세이나가 없을 때는 평소의 무뚝뚝함과 무표정, 필요한 말만 하지만, 분위기만은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오늘처럼 장난스럽게 태클도 걸어왔다.

 

  “내가 죽어라 노력해도 안 되던 것을 세이나는 쉽게 해버리네.”

 

  “너한테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친구의 옛 성격을 조금이라도 돌리기 위해서 그동안 노력해왔던 것들을 상기하며 꺼낸 그 말에 바이안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내가 그 말을 듣고 싶어서 한 말이냐? 뭐, 좋아 보인다고.”

 

  오늘은 조금 늦어진 시간에 돌아와서인지 케리프의 자택에는 고용인들이 보이지 않았다.

 

  자고 있을 이들을 위해 조용히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가려던 때에 둘은 거의 동시에 행동을 멈추고 얼굴을 굳혔다.

 

  “하... 이게 무슨 일이냐.”

 

  이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마력이 자신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마치 자신들을 찔러버릴 기세라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다섯이다.”

 

  “미쳐버리겠네. 이 자식들.”

 

  마력이 느껴지자마자 세이나를 생각했지만, 느끼는 마력들은 온전히 자신들만을 노리고 있고, 특히나 익숙한 마력들이라 론은 조금씩 짜증이 올라왔다.

 

  그래도 아직 어떤 상황이고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세이나를 지킬 방비를 구상했던 계획들을 이행 할 수 있게 대비함은 잊지 않았다.

 

  “들어간다.”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간 방 안에 다섯 쌍의 눈들과 마주했고, 둘에겐 익숙하고 반가운 면면들이었지만, 서로 반길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몇은 경멸감도 보였고, 잡아 죽이려고 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여~ 오랜만이다. 우리가 보고 싶어서 내려온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누추한 곳에 어언~ 행차시래?”

 

  “닥쳐. 추방자.”

 

  론의 비아냥에 한명의 기사가 으르렁 거리며 적의를 표출했다.

 

  그 순간 가만히 있던 바이안이 마력을 개방해 다섯을 향해 쏘아 보냈다.

 

  바이안의 마력을 그대로 받은 다섯은 순간적으로 무너질 뻔 했지만,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들의 힘으로는 아무리 해도 바이안을 당해 낼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정통으로 맞은 그의 살기가 섞인 마력에 죽을 수도 있다는 경보음이 그들에게 울려댔다.

 

  “비록, 추방된 몸이라도, 내 능력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지. 여기서 나를 상대할 수 있는 놈이 없다는 것은 네 놈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그의 기세는 가라앉지 않은 채로 묵직하게 내 뱉었다.

 

  “단순한 방문은 아니라고 본다.”

 

  무겁게 짓누르는 바이안의 말을 듣던 기사들 중에 주근깨가 돋보이는 한 기사가 손을 들어 다른 기사들에게 그만하라 지시했다.

 

  기사들의 적의가 잠잠해지고 나서야 바이안도 살기와 마력을 거뒀다.

 

  “물론, 우리들도 두 번 다시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하지만, 지금은 우리들의 주군의 명령으로 너희들을 찾아 온 거다.”

 

  그의 말에 론과 바이안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무언으로 세이나가 들켰을 부분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주인이신 플로아님께서 멋대로 나간 둘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후에 처분을 내리겠다고 명하셨다.”

 

  다행히도, 세이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안심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심각하지 않은 내용은 아니었다.

 

  “바이안, 로트론.”

 

  기사가 둘의 이름을 부름과 동시에 네 명의 기사들은 동시에 검을 꺼내어 둘의 목에 가져다댔다.

 

  “지금부터 둘의 신병을 구속, 천공의 땅, 현궁으로의 압송을 명한다. 이에 조금이라도 반항할 시, 무력진압을 이행한다.”

 

  “어이쿠~ 무서워라.”

 

  날카로운 분위기와는 다르게 론은 자신만의 트레이드마크인 능글거림으로 무장한 채로 양손을 머리위로 들어올렸다.

 

  그의 행동에 주근깨 기사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둘에게 가까이 다가와 쓰게 웃어보였다.

 

  “나도 이것이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 이렇게 까지 하고 싶지 않지만, 모시는 주인의 명으로 내려온 몸이야. 그 분께서 무슨 뜻이 있겠지 라고 생각할 뿐이라, 이렇게 대할 수밖에 없는 걸 이해해줘.”

 

  조금 전에 보였던 분위기와는 다른 그에게 바이안은 고개만 끄덕였고, 론은 히죽였다.

 

  “찾아온 놈이 네가 아니었으면, 한바탕 했을 거다.”

 

  “하하하. 추방 되었다고 해도 성격은 여전하네.”

 

  시원하게 웃으며 기사들에게 검을 물리라 명령했다.

 

  그 명령에 기사들은 못내 불만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검을 내려야 했다.

 

  “하일. 한 가지 부탁이 있다.”

 

  “부탁?”

 

  천하의 바이안이 자신에게 부탁이라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들어주지 못할 것도 없어 부탁이 무엇인지 기다렸다.

 

  “도망도, 반항도 하지 않겠다. 다만, 잠깐의 시간만 우리에게 줄 수 있나?”

 

  “건방진.”

 

  “그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하나?”

 

  “그만!”

 

  주변에서 경계하고 있는 기사들이 다시 적의를 내포하려고 하자 하일은 강하게 그들을 막았다.

 

  싫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인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다 보니 하일의 혀가 절로 차진다.

 

  압송 명령으로 자신이 대표가 되어서 맡은 밑의 기사들은 자신의 팀이 아니라서 그런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명대로 압송은 할 것이다. 방해하지 마라.”

 

  “오~~~ 멋진데?”

 

  히죽 웃는 론에게 실소를 지어보이며, 다시 진지하게 자세를 잡았다.

 

  “이 곳 사람들에게 상당히 신세를 졌다. 갑자기 사라지는 것도 예의는 아닌 듯해서, 이 집의 주인한테 만이라도 인사를 하고 싶다.”

 

  “확실히.. 갑자기 사라지면 이상하겠지. 그렇지만 아무리 나라도 많은 시간은 줄 수 없어.”

 

  “상관없다.”

 

  “십분. 그 이상은 나도 무리야.”

 

  “충분해.”

 

  하일과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둘은 서둘러 케리프의 방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자마자 나머지 기사들이 따라 가려 했지만, 하일이 그런 그들을 마력으로 압박해서 저지했다.

 

  “지금은 기사로서 명예를 저버린 이들이나, 그들도 기사였다. 지금에 와서 무언가를 할 정도로 어리석지도 않거니와, 이유도 없다. 네 놈들도 기사라면 기다려라.”

 

  “......”

 

 

 

 

 

  상아색의 깔끔하고 편한 잠옷으로 갈아입은 케리프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늘의 하루를 마감하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덮으려 할 때 갑자기 문이 벌컥 하는 소리와 함께 화들짝 놀라버렸다.

 

  “으햐아학!”

 

  너무 놀란 심장을 달래며 자신의 방으로 침입한 침입자들과 조우했다.

 

  “에. 엘라이어님. 카시어스님.”

 

  “시간이 없어. 본론만 말할게.”

 

  론은 케리프의 말을 자르며 그에게 바짝 다가왔다.

 

  “지금 우리들의 상황이 엉뚱하게 흘러갔다.”

 

  “무슨... 혹, 세이나님께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

 

  케리프의 걱정에 바이안이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동안 세나의 옆에 있을 수 없게 됐다.”

 

  “상당히 황당해. 우리들의 문제 때문이야.”

 

  “무슨..”

 

  짜증과 어이없음을 누르며 론은 그에게 찬찬히 설명을 해줬다.

 

  “우리들의 처벌 건에 대해선 이미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번복이 되었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우리를 압송하라는 명령이란다.”

 

  “그렇다면, 두 분은 어떻게 되시는 겁니까?”

 

  “올라가 보지 않으면 모르지. 하~ 돌아버리겠네.”

 

  론이 머리를 벅벅 긁자, 옆에 있던 바이안이 다음 말을 토스 받았다.

 

  “여기서 우리들이 반항했을 시에는, 오히려 세나가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에, 따라가기로 했다.”

 

  “언제 돌아오시는 것입니까?”

 

  “가봐야 알겠지.”

 

  케리프는 그들에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고, 10분이라는 시간은 상당히 짧아서 둘은 케리프와 헤어져야 했다.

 

  돌아가기 직전에 바이안이 케리프를 불렀다.

 

  “케리프. 세나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 이시죠?”

 

  “...세나를 부탁한다.”

 

  모두가 잠이 든 깊은 밤. 아무도 모르게 움직이는 인영들이 있었다.

 

  그들은 어느 누구한테도 들키지 않게 은밀하고 신속하게 움직였고, 어느 순간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창가에서 유일하게 보고 있는 케리프는 그들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동이 틀 때까지 그 자리에서 망부석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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