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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3+1
작가 : 찐따왕과해오름달
작품등록일 : 201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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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프롤로그: 얼굴 없는 살인마, 추종자, 추격자, 그리고.
작성일 : 18-11-01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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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화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구미화라고 합니다. 하하하, 이름이 좀 촌스럽죠? 저는 지금 아주 재미있는 몇 사람을 쫓고 있어요. 아니,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런 재미있는 건 아니고요.

 

  저는 아이큐가 꽤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대충 상황을 보면, 가설이 딱 세워지거든요? 분명 수많은 경우에 수들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제 머릿속에서 연산을 거쳐 도출된 결과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자신이 없어요. 설명해도 아무도 이해를 못 하거든요. 바보들.

 

  제 목표는 이 녀석들을 꼭 잡는 거예요. 경찰에 넘겨요? 에이, 그 분들은 증거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요.

 

  제 부모님은 지지리도 가난했어요. 어릴 때의 삶은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나네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제가 머리가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유치원은 꿈도 못 꿨으니 그 때는 다 저 같은 줄 알았거든요. 초등학교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이나 돼야 저랑 대화가 될랑 말랑. 아하하하. 웃긴다.

 

  어떤 느낌이냐하면, 마치 여우가 왕인 산 속 마을에 호랑이가 된 기분이랄까요? 설명해도 뭐 알아들어야 설명하죠. 선생님들조차 저를 피하길래, 뭐 저도 일단 수준에 ‘맞.춰.서’ 학창 생활을 보냈답니다.

 

  집이 찢어지게 가난하니까 내 머리가 아무리 좋아봐야 아무짝에 쓸모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돈을 만들었죠.

 

  아아, 너무 급하게 굴지는 마세요. ‘이것저것 했는데, 돈이 왕창 벌렸다.’ 정도로만 알아두세요. 앞으로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지금 저는 ‘돈을 어떻게 버는 가!’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요.

 

  어쨌든 지금은 돈이 좀 많아요. 이리 저리 벌려놓은 사업에서 돈도 쏠쏠하게 들어오고 말이죠. 그러니까 이런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거죠.

 

  아, 부모님은, 정말 아무짝에도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그 분들은, 외국으로 보내버렸어요. 그래도 일단은 부모님이니까 제가 ‘부양’은 하고 있어요.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낫거든요.

 

  말이 좀 샜네요. 움직이기 편하게, ‘탐정’명함도 하나 파놨어요. 자료 수집이나, 탐문 수사하기엔 참 편하더라고요, 킥킥.

 

  아, 제가 쫓는 게 누구냐고요?

 

  바로, 연쇄살인범‘들’이죠. ‘얼굴 없는 살인마’라고 아시려나?

 

 

 

  ● 설인아 ●

 

  하아,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다. 어제 너무 무리했나봐. 꽥꽥 거리는 아저씨 목소리 때문에 귀가 아직도 윙윙 거리는 것 같아.

 

  --원장님, 똘이 어머니 들어가십니다.

 

  하아, 무슨 어머니야. 개를 낳았나? 낄낄낄. 뭐야 서류상으로 입양이라도 한 거야? 정말 어이가 없어. 자기 진짜 새끼는 저 개새끼보다 잘 돌보려나 모르겠네.

 

  “어머, 어머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네네, 원장님. 잘 지내셨죠? 언제 봐도 미인이시다, 우리 선생님. 우리 똘이가 요즘 힘이 없이 비실비실해요. 아주 속상해 죽겠다니까요!”

 

  푸하핫. 이 아줌마는 개를 키울 자격이 없어. 당신 개는 하도 많이 처먹어서 그런 거야! 댁처럼 디룩디룩 살이 쪄서 그런 거라고!

 

  “음, 엑스레이 한 번 찍어 볼게요. 정말 힘이 너무 없어 보이네요. 똘이야,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엄마 걱정하시잖아!”

 

  “별 일 없겠죠, 원장님?”

 

  크하하. 별일은 없겠지. 당신이 볼 때는. 일한 흔적은 남겨야 되니까 가볍게 한 번 열었다가 닫아야겠다.

 

  “똘이 어머님, 저만 믿으세요. 아주 쌩쌩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 거에요.”

 

  “감사합니다, 원장선생님.”

 

  아,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원장이 이래서 좋아.

 

  “자, 다들 퇴근하세요!”

 

  “네, 푹 쉬세요. 원장님.”

 

  내 집은 여기. 동물 병원 이층이 내 집. 룰룰루~ 신나는 해부시간. 동물병원은 참 좋단 말이야. 자격증 검사도 잘 안 하고. 바보 같은 것들.

 

  딸깍

 

  지하에 있는 나의 아지트. 아아아, 황홀해. 파란 형광등아래 철제침대, 조명, 수술 도구들, 바닥에 깔린 비닐. 그리고. 바동거리는 저 아저씨까지. 아아아, 너무 좋다.

 

  장갑을 낄 때 나는 기분이 참 좋아. 손가락 하나 하나 들어가는 이 느낌. 룰룰루~

 

  “아저씨. 어린이들은 건드리지 말지 그랬어요. 그러면 조금은 더 살 수 있었잖아요.”

 

  위이이이잉

 

  “축하합니다! 이번에 비싼 돈 주고 장만한 전동 두개골절개기의 첫 사용 대상자가 되셨거든요!”

 

  키이이이잉

 

  “크아아아악!”

 

  “아참, 미안해요. 마취제는 안 쓰기로 했어요. 천사 같은 어린이들을 유린하셨으니까, 그 정도는 감당하셔야죠. 그쵸?”

 

  낄낄낄, 사실 어린이 따위에는 관심도 없지만.

 

  랄랄라~ 나는야 미녀 동물병원장~ 하지만 내 본업은 따로 있지요~ 랄랄라~ 나는~

 

 

 

 ♤김현아♤

 

  “야이 찐따 같은 년아! 내가 말한 건 크림빵이 아니라 초코소보로 빵이라고!”

 

  딱

 

  “아야!”

 

  오늘도 일진들의 트집이 시작되었다. 분명 크림빵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아야? 귀척 쩌네? 뭘 그렇게 재수 없게 쳐다보세요? 얼굴 좀 반반하니까 왕자님이 나타나서 널 구해줄까?”

 

  아니...나는 이미 여신님을 만났으니까 왕자 같은 하찮은 것들은 필요 없는데. 바보들.

 

  “왜 말이 없어!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짝

 

  아, 뺨은 때리지 말지. 상처 나면 할머니가 걱정하시는데.

 

  띵 동 댕 동

 

  종쳤네. 다행이다. 헤헤. 역시 가만히 있는게 빨리 끝나고 좋다.

 

  ****

 

  “할머니! 저 왔어요.”

 

  “아우, 아아우아.”

 

  “응, 저녁은 대충 먹었죠. 할머니는 식사 하셨어요?”

 

  “어우어우, 아우아.”

 

  “그래, 잘 했어요. 나 좀 씻을 게요.”

 

  참 나도 신기해. 저걸 어떻게 알아 듣지? 하하. 내일은 토요일. 너무 좋아. 학교에 안 가도 된다는 것이 너무 행복해.

 

  오늘 밤은 우리 여신님 도와주러 가는 날! 으쌰! 아자아자! 힘내서 오늘도 쓰레기 청소를 해야지.

 

  자 아현이 등장! 현아는 이만 바이바이.

 

  아현이는 여신님의 조수! 현아는 왕따 찐따 여고생. 너무 짜릿해. 배트맨 옆에 있는 로빈이 된 기분이야.

 

  오늘은 누구로 해야할까?

 

  부스럭 부스럭

 

  자, 리스트를 봅시다. 아니고, 아니고, 아. 이 사람? 음, 애매해. 여신님께 어울리지 않아. 아니고, 아니고. 아! 찾았다. 오늘은 이 아줌마로 해야지.

 

  히히, 아줌마, 미안해요. 우리 여신님은 ‘악인’들을 처단하는 심판의 여신님이거든요. 헤헤.

 

  미안해요, 아줌마.

 그래요. 나는,

 

 

 

 ↔ 이규서 ↔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을 맞고 서 있자니 온몸이 더러워지는 기분이다. 깜박이는 가로등 아래 고여 있는 빗물 놈이 피로 번져간다. 꽤나 장관이다. 도망가라고 말해줬어야 되나. 그랬으면 도망갔을까. 그래도 오랜만에 재밌는 일이었다.

 

 ****

 

 "아!"

 

  통장에 들어온 월급이 이리저리로 홀랑 빠져나가버리는 것을 보고 은행에서 나오던 길, 웬 남자와 어깨를 세게 부딪치자마자 그쪽에서 먼저 죽을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거슬리는 목청에 그냥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뒤를 보자 황소 같은 남자가 건들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무섭다. 진짜 난 되는 일 하나도 없다. 다가오지 마. 무서워. 무서워.

 

  순간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파오는 고통에 얼굴을 구기며 고통을 삭혔다. 고통이 점점 옅어지는 것도 잠시, 머리가 멍해져오며 금방이라도 바닥에 얼굴을 처박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세상이 이리저리 돌고 있다.

 

 ****

 

 투두두둑 - 투두두둑 - 쏴아아 -

 

  난 이 거센 빗속에 왜 우산도 없이 서 있는 걸까. 갑작스런 추위가 몰려와 저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여기서 무얼 하던 중이었을까. 황소 같은 놈이 왜 내 앞에 서 있는지 모르겠지만 얼굴을 보니 내가 뭐라도 잘못한 것 같다.

 

  대충 무시하고 가려던 찰나, 놈이 시비를 걸어온다.

 

  "어이, 눈 삐었냐? 사람 어깨를 치고 갔으면 사과를 해야 할 것 아니야. "

 

  어깨를 툭. 툭. 검지로 밀어오며 비아냥거리는 이 놈을 죽일까, 살릴까. 여러모로 거슬리는 놈인데.... 그래, 오랜만에 먹잇감이 될 인연을 만났으니 그냥 돌려보내기에는 아깝다.

 

  그냥 죽인다.

 

  뚜두둑

 

  가볍게 그 놈의 검지를 꺾자, 명쾌한 소리가 난다. 놈이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대는 모습이 가관이다. ‘살려주세요!’하고 빌어야지 왜 개눈깔을 뜨고 보는 걸까? 죽이고 눈도 파줘야겠다.

 

  놈은 고통이 너무 심한 것인지 입에서 침을 흘리며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뒤로 물러선다.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믿기지 않는지 당황해하는 얼굴이 일품이다.

 

  손을 뻗어서 놈의 손을 움켜쥐었다.

 

  “아아악!”

 

  거대한 몸집에서 나오는 가녀린 비명소리가 귀청을 찢는다. 역시 여러모로 거슬리는 놈이라니까. 꽁지가 빠지게 도망갈 줄 알았는데 그래도 사내라고 자존심 하나는 있는 것 같다.

 

  아니, 내가 여자니까 아직도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걸까? 한심한 남자다.

 

  투박한 손가락만큼이나 두툼한 주먹이 느리게 날아온다. 아니, 얼마나 빠른지는 모르겠으나 동체시력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내 눈엔 느리게 보인다. 놈의 주먹이 내 얼굴에 닿기 전에 가볍게 옆으로 쳐내자 그의 얼굴이 재밌게 굳어진다. 근데 여전히 개눈깔로 날 바라본다.

 

  맞아, 죽이기로 마음먹었는데 괴롭히다보니 깜빡했다.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는 묵직한 렌치를 꺼내든다.

 

  "무...무기까지...제기랄! "

 

  놈의 눈썹이 움찔거리며 파도를 치는 모습이 가관이다. 놈은 자기 손보다 작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어 꺼낸 핸드폰으로 급히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싸움 중에 갑자기 전화라, 찌질하다.

 

  도움을 청하는 거겠지. 경찰인가, 동료인가...뭐, 상관 없다. 어차피 놈은 지금 죽을 테니.

 

  놈이 전화기에 정신이 팔려있는 틈을 노려 빠르게 그의 사각으로 다가간다. 렌치를 번쩍 들어올린다. 놈이 그제야 내 의도를 눈치를 챘는지 작은 눈을 억지로 크게 떠내며 움찔한다.

 

  놈과 눈이 마주친다. 손에 묵직하게 느껴져 오는 렌치의 무게가 웃음을 짓게 만든다. 그리고 처음 만난 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잘 가요.”

 

  쿵 -

 

  묵직한 충격이 바닥에서 발을 타고 올라와 온몸에 퍼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에 그 느낌은 순식간에 씻겨 내려간다.

 

  놈은 내가 봐줄 때 도망갔어야 했다. 기회를 줘도 명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남자였다. 한심하다.

 

  비가 세차게 내린다. 뺨에 닿는 느낌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나는 대체 어디를 가려했던 걸까. 사방이 길인 골목길에 우뚝 멈춰 선다. 오늘도 사람을 죽일 계획이었던가? 혼란스럽다. 난 누구인가. 스스로도 어이없는 물음에 실소를 터뜨린다. 가로등 빛이 깜빡이는 거리로 나선다.

 

  내가 누구긴. 난,

 

 ******

 

  ●♤↔ 나는 살인마다.

 

  ☆ 너희는 내가 잡는다. 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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