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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3+1
작가 : 찐따왕과해오름달
작품등록일 : 201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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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인아 - 얼굴 없는 살인마
작성일 : 18-11-01     조회 : 320     추천 : 0     분량 : 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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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인아●

 

  "어머, 원장님! 어디 다녀오세요? 그렇게 부지런하셔서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신가 봐요. 호호호."

 

  "사장님도 일찍 나오셨네요. 아이, 맨날 그렇게 비행기 태워주지 마세요. 더운데 오늘도 고생하세요!"

 

  하아, 정말 귀찮아 죽겠네. 남 이사 어딜 가든 말든, 저 아줌마는 관심이 더럽게 많아. 착한 척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다. 맘 같아서는 입을 꿰매놓고 대형견들한테 개껌으로 던져주고 싶은데...그러면 내 스윗홈이 위험해지니까 참는다.

 

  사랑동물병원. 뭔가 막 따뜻한 느낌이 온다더라. 븅신들. 그저 좀 예쁘고, 늘씬하고 그러면 착한 줄 알아요. 사실 외모랑 인성은 크게 관계가 없는데.

 

  "원장님. 해피 어머님 들어가십니다."

 

  깔깔깔. 정말 나는 동물병원하면서 이게 제일 웃겨. 자기가 주인인지 엄마인지도 헷갈리는 것들. 실제로는 지 새끼라고 부르는 개들한테 별 관심도 없다.

 

  "어머, 해피 어머님 오셨어요? 우리 해피는 좀 컸네요?"

 

  "원장님이 처방해주신 특수사료를 섞어서 먹였다니 자꾸 커지는 것 같아요. 이제 그만 커야하는데. 아파트에서 쫓겨날지도 몰라요."

 

  "특수사료는 조금만 먹어도 괜찮아요. 영양소가 다 들어있으니까. 일반 사료를 섞어 먹이시면 당연히 안 되죠!"

 

  멍청이! 그 특수사료는 우리 집 음식물 쓰레기에다가, 처치곤란 부위들을 갈아서 섞은 건데. 그것만 먹여야 댁이 원하는 대로 강아지가 계속 작은 상태로 있을 수 있어. 영양실조에 걸리겠지만. 그러면 또 데려와! 링거 팔아먹어야지.

 

  "저...."

 

  "말씀하세요, 해피 어머님."

 

  "반려견들...보내는 일도 하신다고...."

 

  "그럼요, 저희 부모님이 하시는 농장에서 돌봐드려요. 대신에, 그렇게 하실 경우 두 번 다시는 못 보신다고 생각하셔야 해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뻔뻔한 년.

 

  "개들은 머리가 좋고 기억력도 좋아서 멀리서도 자기 주인 발소리를 알아듣고, 냄새도 맡아요. 그러니까, 개를 돌보게 된 저희 부모님 입장에서는 주인은 절대로 오지 않게 해달라고 하실 수밖에 없어요. 이해하시죠?"

 

  "네, 그럼요. 혹시...비용도 발생하나요?"

 

  "물론 발생합니다. 그냥 공짜로 맡아주면 더 수상하지 않을까요? 관심 있으시면 나가셔서 김 간호사님한테 자료 달라고 하세요. 그래도 가족 같은 아이를 맡기시는 거니까, 깊이 고민해보시고요."

 

  풀 죽은 모습으로 나가지만, 내 눈을 속일 수는 없지.

 

  ‘와! 잘 됐다.’

 

  한결 같이. 더 이상 키우기 곤란해진 반려견들을 알아서 '처리'해준다고 하면 다 저런 표정이다. 쯧쯧. 적어도 자기가 기르던 짐승은 자기 손으로 보내줘야지.

 

  ‘그저 어디선가 잘 키워준다더라, 그래서 난 거기에 맡겼고 돈도 지불했다.’라며, ‘할 만큼 했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는 더러운 족속들.

 

 하여간 인간들은 죄다 저런 식이야. 다 죽었으면 좋겠다.

 

 

 

  ☆구미화☆

 

  얼굴 없는 살인마는 꽤나 치밀하죠. 제가 작정하고 찾고 있는데 이렇게 못 찾을 줄은 몰랐어요. 프로파일링을 돌려보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여자'입니다, 킥킥킥.

 

  피해자들 중 남성의 비율이 높으면, 그리고 그 시체의 훼손도가 높으면 그 사건을 일으킨 연쇄살인마는 '남자'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저도 처음에는 남자라는 가정을 하고 흔적을 쫓고 있었거든요.

 

  얼굴 없는 살인마는 얼굴을 갈아 냅니다. 아니, 도려낸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피해자의 시체를 한 번 보시면 아마...몇 일간 악몽을 꾸게 되실 거예요.

 

  저는 이 얼굴 없는 살인마를 몽달이 라고 불러요. 왜냐하면...그 피해자의 시체들이 다 몽달귀신처럼 되어 있거든요. 얼굴에 아무것도 없이, 굴곡도 없이, 코 뼈대나 이런 것도 다 평평하게.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만들더라구요. 아마...의료계통 쪽에서 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좀 들더군요.

 

  머리가 아파요. 어떻게 찾아내야 할지. 지금 커뮤니티에 있는 추종자가 어서 몽달이 심기를 건드려 줘야 할 텐데 말이죠.

 

  추종자가 제가 올려놓은 리스트에서 착실하게 대상을 고르더라고요. 하하하. 아, 제가 말씀드리는 리스트는 '죽어 마땅한 년놈'들 리스트에요.

 

  우리 카페에서 VIP이상의 등급이 되면 열람할 수 있죠. 이건 우리끼리의 비밀인데요, 그 리스트 VIP 회원 개개인마다 명단이 달라요. 하하하. 그래서 대충 죽어 나가는 사람들 확인 해보면, 누가 살인을 저지르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여신님쨩'은 추종자 확정이에요. 지금 이 분에게 공개된 리스트에서만 7명 정도가 죽었네요. 그런데...이상하게 신상을 팠더니...도용된 주민번호로 가입을 했더라고요. 에이, 당연히 NMM은 19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죠.

 

  제 판단으로는, '여신님쨩'은 미성년자에요. 하하하! 재밌죠? 이런 카페에 실명인증을 굳이 다른 사람으로 하진 않아요. 그런 거에 쫄 사람들은 가입조차 안하죠.

 

  사실 실명인증 후에는 닉네임만 정하면 되거든요? 그래서 회원들은 ‘익명’이 보장된 커뮤니티라고 생각하겠지만...저는 그 분들 전화번호, 주민번호랑 이름까지 다 가지고 있죠. 킥킥킥.

 

 

 

  ●설인아●

 

  흐음, 정말 짜증난단 말이야. 요즘 사냥을 안 나간지가 한 달이 넘었다. 그런데도 자꾸 ‘내’가 살인을 했다며 기사가 뜨니까 환장할 노릇이다.

 

  <얼굴 없는 살인마. 이번에는 인천!>

 

  태어나서 인천은 가본 적도 없는데! 어떤 잡놈이 내 흉내를 내고 다니는 건지...활동하는데 상당히 걸리적거린다. 욕구불만이 너무 심하네, 오늘은 무리를 해서라도 한 건 해야지.

 

  보자, 오늘은 누구로 할까. 룰룰루~ 룰룰루~ 약! 그래, 약쟁이들 중에 하나로 해야겠다. 딜러를 잡을까? 아님 딜러 윗선? 아냐 아냐, 오늘은 좀 난잡하게 놀아야겠으니까. 아예 약에 쩔어있는 애를 찾아봐야지.

 

 

 

  ☆구미화☆

 

  몽달이가 피해자를 어떻게 고르는 가. 이건 저도 아직 파악을 못 했어요. 그녀가 죽이는 대상은 '너무 유명하지 않고', '정말 나쁜 년놈'이거든요. 어떻게 찾는지 알 수가 없어요.

 

  제가 나쁜 년놈 리스트를 계속 만들고 있는데, 1년이 지난 요즘에 되서야 적중률이 올라갔거든요? 왜 그런가 했더니, 누구나 아는 나쁜 년놈은 일단 제외에요. 제가 사람 써서, 발품을 팔아서 나쁜 년놈의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더니 그제야 실제 피해자랑 겹치기 시작했단 말이죠.

 

  결론, 몽달이는 범행 대상을 직접 물색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추종자처럼 그냥 던져주는 리스트랑 내용보고 죽이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확인을 하는 것 같아요. 대단하죠?

 

  얼굴 없는 살인마에 의한 살인 사건 발생! 피해자는 oo씨! 알고보니 oo씨는 대형 룸싸롱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인신매매와 강간 등을 일삼아!

 

  이런 식으로 사건이 전파 되요. '몽달이가 죽인 사람은 무조건 나쁜 사람이다.' 라는 프레임이 이미 갖춰져 버렸어요. 아주, 머리 잘 썼죠. 민중의 지지를 얻는 살인마. 하하하.

 

 

 

  ●설인아●

 

  쿵 쿵 쿵 쿵

 

  아, 정말 이 퇴폐적인 냄새. 다 죽여 버리고 싶다.

 

  "오빠, 나 왔어."

 

  "오셨어요, 누님! 야, 누님 들어가신다."

 

  "에이, 왜 또 누님이래."

 

  "아시죠? 꼭대기 층이에요."

 

  "응, 자. 용돈해."

 

  내가 이 클럽 뒷문을 뚫는데 들인 공이 어마어마하지. 나쁜 놈들은 원래 앞문으로 가면 못 만나. 낄낄낄. 기도들한테 뿌린 돈도 상당하긴 하지만, 뭐 돈이야 얼마든지 있으니까.

 

  쿵 쿵 쿵 쿵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옥상에 가까워질수록 클럽 음악소리는 작아진다. 재밌지? 클럽의 핵심에 들어가면, 오히려 클럽의 핵심 요소인 음악은 안 들린다니.

 

  "어, 리나 왔어?"

 

  벌써 부터 약에 취해있구만. 클럽에서 본명을 쓸 수 없어 만든 이름 '리나'. 저 멍청한 놈들은 본명 같은 건 궁금해 하지도 않더라.

 

  "에, 오빠 벌써 시작했나보네. 오늘은 나 끼워준다고 해놓고서!"

 

  "헤헤, 그렇게 되었다! 야! 그런데 너를 어떻게 믿냐! 한 번 대주면 끼워주지!"

 

  하아, 진짜 잘라버리고 싶다. 남자들은 다리 사이에 뇌가 있다고 하더니 쯧쯧.

 

  "오빠가 나 감당할 수 있을까? 웃기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소개해줘. 굉장한 오빠 왔다며!"

 

  "쳇, 그런데 너야말로 걔 감당 못해. 나는 미친놈인데, 걔는 진짜 초필살미친놈이야."

 

  "깔깔깔, 내가 얼마나 미친년인지 알면 깜짝 놀랄 텐데."

 

  하아, 나는 사람이 싫다.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가 싫다. 늘 배신하는 종족, 이기적인 종족, 멍청한 종족. 차라리 개가 낫다. 개는 충성스럽기라도 하지. 개는 주인에게 영원히 충성하지만, 인간은?

 

  "와우! 브로! 이거 완전 대박이잖아? 이런 예쁜이를 어디서 잡아왔어?"

 

  와, 진짜 미친놈 같이 생겼네. 온몸에 문신. 자기 몸에 문신하는 유일한 동물도 사람이지. 뭐라고 써놓은 거야?

 

  "오빠, 오빠가 좀 미쳤다며? 나랑 재밌게 놀아줄 수 있어?"

 

  "크하하하! 너 좀 유명하더라? 멀쩡하게 생겼는데 꽤 하드하다며? 너 오늘 보내버릴 수 있는데 괜찮겠어?"

 

  아, 맛있겠다. 이런 멍청하고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센 줄 아는 놈들 잡아먹는 것이 제일 좋아.

 

  "난, 좀 비싸서. 오빠들처럼 난잡하게 막 섞여서 노는 건 싫거든? 자, 너네는 이거로 술이나 사 마셔."

 

  준비해 온 신사임당 언니들을 뿌려줬다. 당연히 환장하지. 그런데 재밌는 건 저기 환장하고 있는 애들 중에 나보다 100배는 잘 사는 애들이 대부분이라는 거지.

 

  "와, 맨! 너 진짜 미친년이네! 가자. 어디로 갈까?"

 

  "오빠, 게임 좋아해?"

 

  "나? 짜릿한 게임이면 다 좋지!"

 

  큭큭큭. 세상에서 제일 짜릿할 걸. 너무 짜릿해서 깨어나면...깨어난 것을 후회할 정도로.

 

  "자, 일단 차에 타."

 

  "야! 씨X, 이거 진짜 니 차야? 와! 장난 아니네."

 

  아하하하, 이 새끼 눈빛 변하는 거 보소. 지금 머릿속에서 날 어떻게 빨아먹을까 시뮬레이션이 엄청 돌아가고 있겠지.

 

 

 

  ☆구미화 ☆

 

  제가 요즘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나쁜 년놈들이 모이는 곳을 확보하는 거예요. 클럽, 나이트, 룸. 여기에 나쁜 놈들이 꽤나 많이 왔다 갔다 하죠. 알고 있어요?

 

  순진하게 저런데 아무리 다녀도 나는 괜찮던데? 하고 있는 건 아니죠? '아직' 괜찮은 거예요. 킥킥킥.

 

  뭐 어쨌든 거기 기도들, 웨이터들, 그리고 업소 언니들을 섭외해놨어요. 이상한 사람 나타나면 알려달라고. 아, 물론 직접 하진 않죠. 요즘은 인터넷이 워낙 발달했잖아요? 스마트폰도 다 들고 다니고.

 

  그 친구들 커뮤니티들을 다 만들어 줬어요. 그리고 '소문'을 올리는 게시판을 열어주죠. 올린 소문을 확인해서 쓸만하면, 포인트를 쌓아줘요. 그리고 포인트가 쌓이면 현금으로 환전을 해주죠.

 

  남이 쓴 글은 못 읽어요. 제목만 보이죠. 그러니까...돈을 벌고 싶은 놈들은 주구장창 올려요. 지금 가장 많이 벌어간 친구가 천안 쪽 룸에 있는 심재현이라는 친구거든요? 2억 벌었나? 정보도 꽤 신뢰도가 높아요.

 

  걔네들은 커뮤니티를 당연히 못 끊죠. 2억? 말이 2억이지 평생 만져나 볼 수 있겠어요?

 

  돈을 환전하려면, 계좌번호도 넣어야 하고, 실명 인증도 해야 하죠. 킥킥. 다시 말해서. 환전하는 사람은 제 앞에서 발가벗게 되는 거예요. 이름, 주소, 전화번호, 주민번호.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함부로. 저런 정보들 입력하지 마세요. 킥킥.

 

  아, 저는 그 정보로 그거보다 훨씬 많이 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설인아●

 

  "자, 지금부터 게임을 할 거야. 오빠가 지금까지 했던 나쁜 짓을 이야기 해주면, 내가 옷을 하나씩 벗겨주는 거야."

 

  "좋아! 그런데 꼭 이렇게 눈을 가려야 해?"

 

  "바보야, 그게 더 짜릿하잖아."

 

  "그런데 옷이라고 별로 입고 있지도 않은데?"

 

  "옷을 다 벗고 나면, 내가 정말 짜릿하게 해줄 거야. 게임 시작할까?"

 

  "그래! 좋아!"

 

  "자, 나쁜 짓, 제일 약한 것부터 말해봐. 많을수록 더 짜릿해지겠다. 그치?"

 

  "어! 나 엄청 많아! 그래...뭐부터 하지. 나! 퍽치기를 했는데 웬 노인네 머리통이 터진 적이 있어! 캬하하하! 그래서 놔두고 튀었지! 다음 날 이야기 들어보니까 죽었다더라!"

 

  "와우, 정답."

 

  잘 먹겠습니다.

작가의 말
 

 설인아: 보람찬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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