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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3+1
작가 : 찐따왕과해오름달
작품등록일 : 201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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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 현아 - 각성
작성일 : 18-11-05     조회 : 327     추천 : 1     분량 : 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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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아♧

 

  우우웅

 

  <현아야, 지금 시간 괜찮니?>

 

  아, 정말 이 쌤...질척거리네. 아까 학교에서도 그러더니. 유정이를 흠씬 패준 다음에 바로 자퇴서를 내고 나왔어. 뭐, 굳이 학교 다닐 필요성은 못 느끼니까. 어차피 검정고시로 졸업자격만 얻으면 되지 뭐.

 

  [죽여! 죽여 버려!]

 

  그래, 면식아. 저 쌤을 보고 있으면 공설호 아저씨가 생각나. 그 앞에서 나는 진짜 꼼짝없이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단 말이야. 내가 약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달까? 우리 여신님이 영화 같이 나타나서 날 구해주셨지. 하아....

 

  좋아, 일단 만나볼까?

 

 

 

  ☆구미화☆

 

  띠링

 

  <여신님짱! 조선호를 죽이겠습니다!>

 

  공설호 실패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여신님짱이 킬 예고를 올렸네요? 스트레스가 꽤 쌓였나보죠?

 

  생각해보자구요. 지금까지 한 번도 킬 예고에 실패해본 적이 없는 여신님짱이 드디어 실패를 했단 말이죠. 그것도 오리지널이 등장하면서 깨갱! 하고 도망갔다고요.

 

  아니, 사실 공설호의 제거에 실패해서 도망간 건지, 아님 몽달이의 등장에 꼬리를 말고 도망간 건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건 '실패'라는 거죠.

 

  자존심에 상당한 타격을 입지 않았을까요? 나름 지금 카페에서도 꽤나 잘 나가는 회원이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만 얼굴 없는 살인마의 카피캣으로도 꽤 인지도를 쌓았고요. 아, 이 인지도는 저쪽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말이에요. 나중에 말씀 드릴게요. 그거는.

 

  그런데 제가 지켜본 여신님짱은 몽달이의 엄청난 팬이에요. 그냥 팬 정도가 아니라 거의 신봉자라고 할 수 있겠죠? 카피캣이라는 것은 그냥 그 사람을 동경해서 따라 해보는 이, 범죄수법이 기가 막히니까 따라서 하는 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오리지널을 신처럼 떠 받들면서 그 뒤를 쫓아가는 '신봉자' 세 가지 케이스가 대표적이죠.

 

  당연히 여신님짱은 세 번째. 그러니 오리지널 앞에서 무참히 짓밟힌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을 겁니다. 그것도 카페 내에서 자기 인지도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섬기는 신에게서 '인정'을 얻고 싶은 거죠.

 

  "여보세요? 어, 난데. 조선호 집에 애들 좀 붙여. 여신님짱 킬 예고 떴다."

 

  재미있는 게 뭐냐 하면요, 지금까지도 여신님짱이 킬 예고를 올리면 우리 애들이 늘 대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 번도 마주치질 못했어요. 늘 생뚱맞은 곳에서 시체를 발견하게 되죠.

 

  이번에는 아무쪼록 뒤를 잡아야 할 텐데 말이죠.

 

  아, 이규서를 어느 타이밍에 투입시키냐가 제일 문제에요. 여신님짱이랑 붙여서 난장판을 만들어볼까 하거든요. 자연스럽게 몽달이가 튀어나오도록. 여신님짱이든 이규서든 한 쪽이 쉽게 이겨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오히려 움직일 수 있는 훌륭한 말을 하나 잃는 것 밖에 안 돼요.

 

  이규서와의 약정은 이렇습니다. 이규서가 제 밑에 들어오고, 대신 저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죠. 그리고 가장 큰 조건은 얼굴 없는 살인마에 대한 정보의 무제한 제공. 그리고 이규서는 몽달이와 관련된 일에만 사용할 수 있어요.

 

  뭐, 밑에 들어왔다고 하지만 맘대로 쓸 수는 없는 까다로운 말이죠. 그마저도 싫다고 난동을 부리려고 했는데, 꼬맹이를 내세웠더니 얌전해지더군요. 의외였어요.

 

  -어, 누님. 조선호 지금 집에 없는데요?

 

  "뭐? 그럼 학교에는?"

 

  -학교에서 나간 지는 꽤 지났다고 하네요.

 

  "에이씨! 그럼 뭐해! 애들 풀어서 빨리 찾아!"

 

  -저 아직 환자.

 

  "평생 누워서 지내게 해줄까?"

 

  -농담입니다. 지금 움직일게요.

 

  지금 든 생각입니다. 여신님짱은 혹시 일을 다 처리한 뒤에 킬 예고를 올리고 있던 거 아닐까 하고 말이죠. 100퍼센트 달성률의 비밀 같은...아니, 그러면 공설호 때의 일이 설명되지 않네요.

 

  그렇다면, 노선을 바꿨다는 이야기겠죠. 여신님짱도 몽달이가 우리 카페에 가입한 상태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실패하는 모습을 자기 우상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겠죠.

 

  하아, 여신님짱 잡기가 더 힘들어지겠네요.

 

 

 

  ♧김현아♧

 

  와, 진짜 이런 사람이 쌤이라니. 너무 깬다. 그래도 이래저래 도움도 많이 받았으니까 잠깐 어울려드리게요. 배도 고프고. 헤헤.

 

  [죽여! 죽여 버려!]

 

  아직은 안 돼. 배고프단 말이야.

 

  "현아야,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아아, 아니요. 이거 정말 맛있네요!"

 

  "현아가 맛있게 먹어주니까 선생님이 기분이 좋네."

 

  저렇게 멋진 미소를 짓는 사람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니. 사람은 겉보기로는 모른다더니 딱 맞는 말이네. 왜 앉을 때도 맞은편에 앉지 않고 옆에 앉는 걸까?

 

  앞자리에는 접시랑 포크, 나이프를 세팅해서 꼭 누가 있다가 자리 비운 것처럼 해놓고. 하여간 치밀해, 우리 쌤은.

 

  "현아는 샴푸 뭐 써? 현아 지나갈 때마다 자꾸 냄새를 맡게 된다니까, 하하."

 

  "저요? 몰라요. 그냥 있는 거 써서."

 

  내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빙글빙글 감는 쌤. 슬쩍 슬쩍 목에 손가락이 닿는데 찌릿찌릿하네. 헤에, 이런 식으로 작업하나보네? 어지간한 여고생, 여중생들은 훅 넘어가겠다.

 

  "아! 잘 먹었다! 잘 먹었습니다, 쌤!"

 

  "아, 현아가 잘 먹었다니까 선생님도 보람이 있다."

 

  한 번 떠볼까?

 

  "그럼, 전 이만 들어가 볼게요! 할머니 기다리시겠어요."

 

  "어? 벌써 들어가게?"

 

  벌써라니요. 지금 밤 9시가 넘었는데.

 

  "할머니한테는 선생님이 전화 드릴게. 걱정하지 마."

 

  "네? 할머니한테 전화를 드려요?"

 

  "아, 요즘 현아가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선생님이 상담을 좀 해주려고."

 

  "네...."

 

  상담을 해달라는 이야기는 한 적도 없는데 참 훌륭한 쌤이네. 헤헤. 본격적으로 나설 생각이신가?

 

  "우선은 나가자. 차타고 드라이브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드라이브요?"

 

  "응, 멀리는 안 갈 건데. 아니, 현아가 원하면 멀리가도 되고."

 

  에헤, 이미 멀리 갈 생각이신 것 같은데. 순진한 척 연기하는 것도 나 많이 늘었네. 헤헤. 사실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듣고 있는데, 저렇게 한 번씩 깜짝 놀라면서 물어보면 좋아들 한단 말이지.

 

  "멀리...오늘 돌아올 수는 있어요?"

 

  "원하는 대로."

 

  거참, 이렇게 잘 생기고 매너 좋은 사람이 나쁜 놈이라니 그것도 슬픈 일이네. 사실 '처음에 죽어 마땅한 놈' 리스트 중에 쌤을 발견했을 때는 내 눈을 의심했지 뭐야.

 

  모델처럼 키도 늘씬하고, 젠틀하고, 얼굴도 참 잘생겼고, 목소리는 또 어찌나 꿀성대인지. 나한테 잘해주길래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더니 흑심이 있는 거였더라. 푸하하하.

 

  [죽여! 죽여 버려!]

 

  응, 일단은 그럴 생각이야. 그래도 나에게 IP우회하는 거나, 위치추적 피하는 것을 알려준 고마운 쌤이니까 가시는 길 최대한 배려해드리려고. 아무리 그래도 내 몸을 허락해주지는 않으려고. 왠지 뭐랄까, 아플 것 같거든.

 

  아, 아니 진짜로. 증거자료실가서 동영상이나 이런 거 봤는데 장난 아니더라고. 쌤이 IP우회나 이런 쪽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PC에 저장되어있는 뭐 그런 것들 때문이라고 했거든. 본인은 자기가 개발한 엄청난 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NMM에서 보내준 자료를 보면 자기가 학대한 여자애들 동영상이랑 사진이 다 들어있더라고.

 

  도대체 NMM에서는 어떻게 그 PC를 해킹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나도 엄청 은밀하게 움직이느라 늘 고생을 했지. 지난번에도 공설호 아저씨 킬 예고를 올렸더니 그 주변에 엄청 사람들이 몰리더라. 바보들. 티 안 나게 감시하던지.

 

  다행히 그 건물에는 나 같은 예쁜 여고생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하니까 상관없었지만.

 

  이번에도 아예 밖에서 보기로 하길 잘했어.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 무작위로 감시하고 있을 수도 있잖아? 그래서 이제는 킬 예고도 죽인 다음에 올릴 거야. 괜히 여신님이 보시는데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구미화☆

 

  아, 미치겠네요. 도대체 이 자식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자동차 조회를 했더니 집 앞에 주차되어 있네요. 그렇다는 이야기는 조선호나 여신님짱 둘 중 하나가 작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겠죠.

 

  조선호가 작업에 들어갈 때 늘 대포차를 사요. 물론 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 차를 쓰는 게 더 이상하겠지만. 조선호가 돈은 많아요. 벌어들이는 돈이 꽤 많거든요.

 

  멤버십으로 동영상을 판매하고 있는데 의외로 고객이 많더라고요. 여고생, 여중생 학대 영상이라고 검색해보시면...성관계는 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마 조선호가 성기능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죠.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남성의 경우, 성욕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연쇄살인마 중에도 꽤 있죠. 그것을 통해서 성욕을 해소한다고 해야 하나...뭐 아무튼 잘생긴 얼굴과, 외모를 보면 불쌍하기까지 해요.

 

  여자애들이 훅훅 낚여 올 텐데 그걸 써먹지는 못하니까요. 피해자들은 대부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심하게 학대가 이뤄진 경우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죠. 특히나, 강제적으로 한 경우에요.

 

  지금 '학대'라는 것이 SM(새디즘 & 매조키즘) 이야기인 것은 다 알고 계신 거죠? 그냥 막 굶기고 하는 학대가 아니라요, 수갑이나 가죽 끈으로 결박해 놓고 채찍으로 때리는 행위가 일반적이죠. 촛농을 떨구기도 하고.

 

  그런데 조선호는 쪼금 수위가 높아요. 설명해드리기도 뭣할 정도에요. 덕분에 우리 피해자들은 '증언'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되지도 못하죠. 모르긴 몰라도 경찰이나 검찰 이쪽에도 조선호 고객이 있는 거로 생각이 되요. 신고도 몇 번 들어갔지만, 늘 증거불충분이거나 신고 자체가 누락되니까요.

 

 

 

  ♧김현아♧

 

  "헉...헉...쌤! 진짜 대단해요! 헉...."

 

  와, 이런 세계가 있다니 몰랐어.

 

  "잠깐만. 현아야, 잠깐 대화로 풀어보자."

 

  "네? 이런 것까지 준비해주시고는 무슨 대화에요. 헤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철썩 철썩

 

  "크헉, 아니! 크어어억!"

 

  죽을 때 까지 때려볼까? 채찍으로 사람을 때려죽일 수 있던가? 에이, 뭐 하다가 안 되면 그냥 목 졸라 죽이자. 아현이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는지 공설호 살해가 실패한 이후로 나올 생각을 안 하네.

작가의 말
 

 김현아 : 헤헤, 이거 손맛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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