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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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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진우
작성일 : 18-11-11     조회 : 78     추천 : 1     분량 : 6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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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백화점 신축 공사장에서 고된 노동을 마친 진우가 목에 걸려있는 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있을 때였다. 사람 좋은 박씨 아저씨가 와서 물었다.

 

 “진우야, 막걸리 한잔 하러 갈텨?”

 “좋죠.”

 

 진우도 마침 목이 마르던 참이었다. 진우와 박씨 아저씨, 철호형과 구선생은 공사장 건너편의 함바집에 갔다. 함바집은 진우 일행처럼 일을 마치고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했는데도 땀 냄새가 훅, 코에 와 닿았다. 그래도 싫지 않았다. 다들 땀 흘려 열심히 일한 증거였으니까.

 

 “사장님, 자리 없슈?”

 

 박씨 아저씨가 앞치마를 두른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저기 안쪽으로 들어가세요.”

 

 마침 안쪽에 4인용 테이블이 하나 남아있었다. 진우 일행이 자리에 앉자 아주머니가 와서 오늘은 감자탕이 맛있는데, 라고 했다. 별 이견 없이 감자탕과 막걸리, 막걸리를 안 먹는 철호형을 위한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잠시 후 아주머니는 깻잎이 수북이 쌓인 감자탕 냄비를 들고 와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스 불을 켜주었다.

 

 “고기는 다 익은 거니까 끓기 시작하며 드세요.”

 

 탕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철호형이 시원한 막걸리를 사발에 채웠다. 박씨 아저씨는 사발을 들어 뽀얀 막걸리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에구, 세상이 어떻게 될는지...”

 

 라고 끌끌 혀를 차며 말했다. 박씨 아저씨는 하루 종일 휴대용 라디오를 허리춤에 차고 뉴스를 듣는다.

 

 보나마나 오늘 뉴스에게 떠들썩했던 얘기를 꺼내려는 거겠지.

 

 오지랖 넓은 박씨 아저씨의 성품을 잘 알고 있는 진우는 금세 짐작했지만 눈치 없는 철호형은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전혀 감을 못 잡는 표정이었다.

 

 “오늘 사람들 몸 바뀌었다는 거 말씀이죠?”

 

 진우가 얼른 장단을 맞췄다.

 

 “그려, 옛날 전래동화에서나 나올 것 같던 일이 왜 여서 일어나느냔 말이여.”

 “맞다. 그 전래동화 있었죠? 그게 옹고집전이었나요?”

 

 철호형이 물었다.

 

 “아, 이 친구야. 옹고집을 허수아비로 똑같은 사람을 만들어서 둘 중에 누가 진짜냐 시비를 가리는 것이여. 이거랑은 전혀 다른 얘기지.”

 

 박씨 아저씨가 가늘게 눈을 흘기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뭐 다시 맞부딪히기만 하면 된다니 자기 몸으로 되돌아가는 방법이 간단혀서 다행이긴 허지만.”

 “맞다. 그 여자는 찾았대요?”

 “여자? 뭔 여자?”

 “병원에 가서 되찾는 법 알려주고 갔다는 여자요.”

 “글씨... 그런 뉴스는 아직 못 들어본 거 같은디...”

 

 진우의 물음에 박씨 아저씨가 말끝을 흐렸다. 그 여자는 어떻게 방법을 알고 있었던 걸까?

 

 “진우야, 너 나랑 한번만 바꿔보자.”

 

 막걸리 한 사발에 얼굴이 발개진 철호형이 말했다.

 

 “응?”

 “진우 너 같이 멋진 놈으로 하루만 살아봤음 소원이 업겠거든. 얼굴 잘생겼지, 키 크지. 이건 무슨 공사장에서 일하는 녀석이 아니라 영화배우 같잖어.”

 “철호야, 이눔아. 어디 진우가 우리 같이 그냥 일꾼이여? 진우는 그 유명한 J대 법대생이잖어. 진우가 로스쿨만 졸업하면 우리는 검사님 빽이 생기는 거여. 귀허신 몸이라고.”

 “그래요, 형. 그럼 저랑 하루만 바꿔볼까요?”

 

 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아서라, 진우야.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녀.”

 

 박씨 아저씨가 정색하며 손을 내저었다. 그때였다. 구석자리에서 조용히 막걸리 사발만 만지작거리던 구선생이 입을 열었다. 사십대 중반의 구선생은 전직이 뭔지 알 수 없었지만 사람들에게 꼬박꼬박 높임말을 쓰고 성품도 단정했기 때문에 모두가 구선생이라 불렀다.

 

 “맞습니다. 진우씨 같은 분은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네?”

 “십년 전, 영혼치기를 당한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구선생이 안 그래도 톤이 낮은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

 

 “무신... 치기?”

 

 박씨 아저씨가 물었다.

 

 “영혼치기라는 겁니다. 소매치기가 다른 사람의 지갑을 훔쳐 달아나는 것처럼 상대방의 몸을 빼앗아 달아나는 놈들입니다.”

 “그게 뭔 말도 안 되는-”

 

 진우가 팔꿈치로 박씨 아저씨의 팔뚝을 툭 쳤다. 평상시 조용한 구선생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였다. 구선생은 사람들과 대화를 아는 것 자체가 어색한 것처럼 눈 주변에 경련을 일으키며 말을 이었다.

 

 “오늘 사람들한테 일어난 일 말입니다. 사실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일입니다.”

 “오래전부터? 내 평생 사람이 몸이 부딪혀서 서로 바뀐다는 얘기는 오늘 처음 들어봤는디?”

 “물론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난 건 처음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오직 그놈들만 그런 능력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놈들은 그걸 이용해 큰돈을 벌었습니다.”

 “돈을 벌어? 누가 남의 몸을 갖고 싶어하는디? 잘나면 잘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사는 게 순리아녀?”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확률이 높겠지요. 하지만 중병에 걸린 사람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에?”

 “건강한 사람과 몸을 바꾸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려... 그럴 수도 있겠구먼.”

 “영혼치기를 고용하는 사람들은 죽을병에 걸린 돈 많은 노인이 대부분입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받고 고용된 영혼치기는 연고가 없는 신체 건장한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정합니다. 그들은 그런 젊은이들의 명단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우씨도 조심해야 한다는 겁니다.”

 

 시끌벅적한 다른 테이블과 달리 진우 일행의 테이블에 한순간 적막이 흘렀다.

 

 “에이, 구선생님이 지어내신 얘기죠? 괜히 착한 진우 겁주지 마세요.”

 

 철호형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장난스럽게 말했다.

 

 “뭐, 구선생이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니께, 그런 게 있다고 치자. 그 영혼치긴가 무시기가 와서 내 몸을 뺏어갈라치면 누가 그냥 손 놓고 있다니? 다시 멱살을 붙들고 갖다 박으면 되는 거잖여. 그럼 도로 자기 몸을 찾을 수 있으니께.”

 

 박씨 아저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구선생은 여전히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아까 뉴스에서도 잠깐 언급된 거 같은데... 일단 몸이 바뀌고 나면 현기증이 나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합니다. 게다가 영혼치기는 이미 죽어가는 노인과 몸을 바꿔온 상태입니다. 그런 노인의 몸으로 젊은이와 충돌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젊은이는 순식간에 늙고 병든 신체로 바뀌는 겁니다. 그런 몸으로 빠르게 대응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구선생, 잠깐만, 가만있어봐. 영혼치기란 놈이 일단 지 몸을 노인네랑 바꾸고, 다시 젋은이랑 바꿔치기 해서는 그 몸을 원래 부탁한 노인네한테 갖다준다... 뭐 이런 건가?”“그렇습니다. 노인은 영혼치기의 몸을 한 채 기다리다가 영혼치기가 바꿔온 젊은이의 몸을 갖게 되는 겁니다.”

 “하이고, 그러니까 몸을 빼앗아 배달한다는 말인디, 복잡해서 난 잘 몰겄네.”

 

 박씨 아저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 이걸 잘 보십시오.”

 

 구선생이 막걸리 사발과 소주잔, 물 컵을 테이블 위에 나란히 엎어놓고는,

 

 “이게 노인, 이게 영혼치기, 그리고 이게 젊은이라고 합시다.”

 

 라고 하나씩 가리키며 말했다. 다음 순간 막걸리 사발이 소주잔과 부딪쳤고, 소주잔이 물 컵과, 그리고 물 컵이 다시 막걸리 사발과 부딪히며 자리를 바꿨다.

 

 “쿵, 쿵, 쿵. 이렇게 세 번만 부딪히면 젊은이와 노인이 바뀌게 되는 겁니다.”

 

 말을 마친 구선생은 막걸리 사발을 뒤집어 잔을 채운 후 단숨에 마셔버렸다. 언제나 구석 자리에서 한 모금씩 마시던 것과 다른 모습에 진우는 약간 놀랐다.

 

 “그 분 말이에요. 십년 전 영혼치기를 당하셨다는 분.”

 

 철호형이 뒤집혀진 자신의 소주잔을 가져가며 말했다.

 

 “네.”

 “그 분은 어떻게 됐나요?”

 “죽었습니다.”

 

 구선생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하고 어떻게 아는 사이였는디?”

 “제 아내였습니다.”

 

 구선생의 말에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제 아내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회장 부인과 바꿔치기 당했습니다.”

 “세상에, 천벌 받을 놈들 아녀!”

 “당시 일흔 두 살이었던 회장 부인은 오랜 기간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방금 전에 무연고자만 타겟이 된다고 하셨는데...”

 

 철호형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만, 그쪽에서 제 아내를 골랐다고...”

 “네? 그쪽이라면...”

 “회장 쪽 사람들 말입니다. 정확히 사흘이 지나고 나서 제게 연락을 해 왔습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미친 사람 취급만 당하고... 어떻게 해야 아내의 몸을 되찾을 수 있을지 허둥대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사람들이 돈 가방을 들고 찾아와서는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떠들고 다니지 말라고 하더군요. 어차피 사흘이 지났으니 무슨 짓을 하더라도 아내의 몸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말입니다.”

 

 이제는 철호형도 호기심어린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감자탕의 국물이 졸아들었지만 다들 안주를 먹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술만 홀짝였다. 구선생이 힘겹게 한마디 덧붙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제 아내가 회장 부인의 젊은 시절과 꼭 닮았더군요.”

 

 국물이 졸아붙은 냄비 바닥에서 매캐하게 타는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진우는 가스 불을 끄고 사발에 남아있던 막걸리를 비웠다. 미지근하게 식은 막걸리 맛은 텁텁하기만 했다.

 

 *

 

 집으로 가는 길, 진우는 구선생의 이야기에 영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색하다 싶을 정도로 특이한 말투도 그렇고, 지나치게 조용한 성격도 그렇고 구선생에게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고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런 과거를 갖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오늘 일어난 일을 생각할 때 믿지 못할 이야기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구선생 성격에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 영혼치기라니, 다른 사람의 몸을 빼앗아서라도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려는 욕망, 그건 욕망이 아니라 탐욕이다. 진우는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구선생의 아내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정의로운 사회란 실현가능한 것인가. 모두가 사회정의, 자유와 평등을 외치지만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치는 것은 아닌가. 공평함을 위해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은 정작 자신의 저울이 기울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진우는 그 저울을 바로잡기 위해 법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물론 혼자서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그는 슈퍼맨이 아니다. 설령 슈퍼맨이라고 하더라도 혼자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진우와 같은 생각을 가진, 기울어진 저울을 바로잡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속에 언제든지 활활 타오를 준비가 되어 있는, 정의를 갈망하는 불씨를 품고 있는 사람들. 그들과 힘을 합한다면 우리 모두가 슈퍼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일하러 가면 구선생에게 그 대기업 회장이라는 작자가 누군지 넌지시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구선생이 순순히 대답해 주지 않을 수도 있고, 지금 와서 그의 아내가 살아올 수도 없겠지만, 부당한 짓을 저지른 이들은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진우는 굳게 믿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눌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다가 집 앞 골목길에서 멈칫했다. 허름한 차림에 비쩍 마른 노인이 담벼락을 짚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숨쉬기가 몹시 힘든 듯 쌕쌕, 거리는 쇳소리가 몇 발짝 떨어진 진우에게까지 들렸다. 평소 같으면 당연히 노인에게 달려가 부축해드릴 진우였지만, 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 같이 가족도 친지도 없는 청년이 영혼치기의 타겟이 되기 쉽다는 구선생의 말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니더라도 도와드릴 사람이 있을 거야.

 

 진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끄고 가던 길을 가려했다. 그러나 편의점에서 물건이라도 훔친 사람처럼 심장이 뜨끔거리고 뒤통수가 당겨와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였다. 뒤에서 어이쿠 소리와 동시에 쿵, 하는 둔탁한 소음이 났다. 돌아보니 노인이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눈동자는 허옇게 뒤집히고 입에서는 게거품이 배어나왔다. 진우는 반사적으로 노인을 향해 달려갔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할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그냥 지나치려 했던 자신을 자책하며 몸을 숙여 일으키려는데, 노인이 벌떡 일어나 진우에게 힘껏 몸을 부딪혀왔다. 조금 전 발작했던 노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센 힘에 불안정한 자세로 몸을 구부리던 진우는 뒤로 나가떨어졌다. 현기증이 났고, 잠깐 동안 눈앞이 아득해지더니 다시 정신이 들었다. 흐릿한 눈으로 옆을 보자 주저앉아있던 자신이 바지를 툭툭 털며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왜 나를 보고 있는 거지? 이건 혹시...

 

 “영혼... 치기?”

 

 진우는 필사적으로 바닥을 기어 이제는 더 이상 자기 것이 아닌 자신의 다리를 붙잡으려 했다. 영혼치기는 도망가지도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진우가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을 뻗어 그의 바짓단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영혼치기는 뱀이 먹이를 노리듯 허리를 숙여 진우의 코앞으로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사진이나 거울이 아닌, 실물로 마주보는 자신의 얼굴이 너무나 낯설어 진우는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그는 그렇게 말없이 진우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다가 내뱉듯이 말했다.

 

 “눈동자는 그대로란 말이지, 신기하게도.”

 

 영혼치기는 가벼운 발짓만으로 진우의 손을 떨쳐내고 뒤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를 놓치면 끝장이다.

 

 진우는 안간힘을 다해 그를 뒤쫓으려 했지만 마음만 앞설 뿐 두세 걸음도 가지 못해 무릎이 꺾였다. 진우는 그 자리에서 다 타버린 숯처럼 무너져 내렸다.

 

 “진우씨 같은 분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구선생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귓가에 울렸다. 진우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절규했다. 그러나 입에서는 자신의 우렁우렁한 목소리 대신 쉬어빠진 신음만 새어나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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