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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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가희
작성일 : 18-11-21     조회 : 294     추천 : 1     분량 : 6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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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의 영혼이 들어간 자신의 몸을 보는 일은 언제나 불편했다. 가희는 주저앉아있는 현정을 뒤로 하고 빠르게 작업실로 향했다. 이번 의뢰는 쉽지 않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자신의 몸을 잃고 불안해하는 현정에게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 몸의 주인을 설득하기란 분명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몸의 주인인 윤전은, 자기 스스로 만든 감옥 속에 갇혀 있다.

 

 할머니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려운 일을 맡고나니 할머니가 보고 싶었다. 이제는 맡을 수 없는 할머니 냄새가 너무나 그리웠다.

 

 어린 시절, 가희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강원도 바닷가에 있는 할머니 댁에 놀러갔다. 파란 바다도, 하얀 파도도, 노란 모래사장도 좋았지만, 가장 좋은 건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였다. 가희는 밥마다 - 가끔 할머니가 ‘어두운 방’에서 기도하는 날에는 그럴 수 없었지만 -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가 어떤 책에서도 읽을 수 없었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다.

 

 “옛날 옛날, 어느 마음에 심보가 아주 고약한 사또가 살고 있었지. 그 사또는 성질이 어찌나 못돼 먹었는지 포졸이나 이방이 조그만 잘못이라도 할라치면 곧바로 곤장을 쳐댔어. 어디 그뿐이겠냐. 억울한 백성들이 찾아와 하소연을 하면, 귀찮다는 이유로 오히려 누명을 씌워 옥살이를 시킬 정도였단다. 하루는 참다못한 마을 사람들이 달밤에 원두막에 모여 회의를 했단다. 어떻게 하면 사또를 마을에서 추방시킬 수 있을까 하고 말이야. 이런저런 방법을 얘기해 봐도 하나같이 신통치 않은 것뿐이었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때처럼 말만 바쁘게 오가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때까지 구석에서 조용히 있던 나그네 하나가 이렇게 말했단다.”

 

 “사또의 몸을 마을에서 가장 현명한 어르신과 바꿉시다!”

 

 이전에도 할머니에게 몇 번씩이나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가희는 자기가 이야기 속의 나그네인양 크고 새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했다.

 

 할머니는 그래, 우리 가희 똑똑하기도 하지, 라며 가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몸을 바꾸자니, 사람들은 나그네를 어딘가 모자라거나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자기에게는 다른 사람과 몸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나그네의 말을 마을 사람 중 단 한사람도 믿어주지 않았어. 그러자 나그네가 벌떡 일어나 옆에 있던 철이 아범에게 몸을 세게 부딪쳤단다. 나그네와 철이 아범이 동시에 바닥으로 넘어졌고, 장정 넷이 달려와 저 미친놈이 사람을 친다며 나그네를 바닥에 눕혔지. 그러자 나그네가 철이 아범의 말투로 외치는 게 아니겠어. 이놈들아, 왜 애꿎은 나를 잡고 난리여, 사람 치는 망나니를 잡어야지! 그러나 장정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나그네의 몸속으로 들어간 철이 아범을 더욱 세게 잡았단다. 그 때 쓰러졌던 나그네가 철이 아범에게 다가갔어. 철이 아범은 어찌된 일이냐며 소리소리를 질렀고, 철이 아범의 모습을 한 나그네가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지.”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나그네의 말을 믿게 된 거죠?”

 “그렇단다. 나그네를 믿기로 한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해주던 현명한 어르신과 사또의 몸을 바꿔치기했고, 그 이후로 마을 사람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단다.”

 

 가희는 마을 사람들이 행복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할머니 품에서 잠이 들었다. 그렇게 매년 여름방학을 할머니와 보내며 어린아이였던 가희는 소녀로 자랐다.

 

 초경을 시작하던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에도 가희는 어김없이 할머니 댁에 갔다. 할머니는 열네 살 가희를 평소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했던 ‘어두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별채처럼 외따로 떨어진 방은 두 사람이 들어가 반듯하게 누우면 꽉 찰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다.

 

 문을 열자 한여름인데도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처럼 서늘했다.

 

 “앉거라.”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할머니 앞에 가희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평소 같았으면 다리를 쭉 뻗고 앉았겠지만 방안에서 풍기는 엄숙한 기운에 눌려 그럴 수가 없었다.

 

 할머니가 손을 뻗어 방문을 닫자, 안은 동굴처럼 깜깜해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가희는 두려움보다 어떤 종류의 신비한 힘을 느꼈다. 할머니의 따뜻한 손이 가희의 무릎에 와 닿았다.

 

 “내 손을 잡아보렴.”

 

 할머니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잔뜩 긴장한 가희는 손바닥에 땀이 배어나오는 것을 느끼며 할머니의 손을 맞잡았다. 그러자 눈앞에 이해할 수 없는 영상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옛날 영화처럼 흐릿한 영상들은 차츰 선명해졌다. 가희는 깜짝 놀라 작은 비명을 지르며 할머니의 손을 놓았다.

 

 “가희야, 너는 보이는 게로구나.”

 “할머니... 이게... 뭐에요?”

 “그건 이 할미의 기억이란다.”

 “할머니의 기억이요?”

 “그래, 네가 조금 전 본 것들은 할미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들이야. 그게 보인다는 건, 네게도 할미와 같은 능력이 있다는 뜻이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네 엄마한테는 그런 능력이 없었지. 네 엄마가 초경을 시작했을 때, 할미가 지금 너한테 한 거랑 똑같이 했었는데... 네 엄마는 할미 손을 꼭 쥐고 바들바들 떨면서, 엄마 왜 그래, 여기 너무 무서워라며 울음을 터뜨리더구나.”

 “할머니 같은 능력이요?”

 

 가희는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할머니의 인자한 미소를 보았다.

 

 “어떻게... 할머니의 기억이 저한테 보이는 건데요?”

 “가희야, 사또의 몸을 바꾼 나그네 얘기, 기억하고 있니?”

 “네, 할머니.”

 “너와 나는 이야기 속의 나그네와 같은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란다.”

 

 사람들과 몸을 바꿀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나그네는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만 살아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가희는 무언가에 압도되는 것 같았다.

 

 “비단 나그네 같은 사람뿐만이 아니야. 세상에는 서로 부딪혔을 때 몸이 바뀌는 사람들이 있단다. 그건 그 사람들의 영혼이 내는 파장이 비슷하기 때문이야.”

 “그럼 능력이 있는 사람 말고 보통 사람들도 몸이 바뀔 수 있는 거예요?”

 “드물기는 하지만 간혹 그런 일이 일어난단다. 그랬을 때 남을 몸을 돌려주지 않고 자기가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

 “남의 몸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요?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그럼, 있고말고.”

 “어떤 사람들이요? 전 싫을 거 같아요.”

 “당연히 그렇겠지. 우리 가희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니까. 하지만 세상에는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는 사람들도 있단다. 그런 사람들이 자기보다 예쁜 사람과 바뀌었다거나, 돈이 많은 사람과 바뀌었다거나 하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이 되어서 살고 싶어 한다구요?”

 “그렇지.”

 

 물론 가희도 반에서 가장 예쁜 친구를 보며 그 친구처럼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인 채로 예뻐지고 싶었던 거지, 그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조용조용히 말을 이었다.

 

 “가희도 조금 더 나이를 먹고 할미처럼 이 일을 하게 되면,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게야. 그 사람들은 상처받은 영혼을 갖고 있단다. 길을 잃고 아파하는 영혼들이 제 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위로해주는 것, 그것이 우리 집안 여자들의 숙명이자 사명이란다.”

 

 숙명이자 사명. 그 말이 열네 살 가희의 머리에 깊이 새겨졌다. 할머니는 그로부터 삼년 후에 돌아가셨고,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가희가 할머니의 뒤를 이어 ‘되받이’ 역할을 했다.

 

 다른 되받이들이 어린 가희를 도와주었다. 되받이 능력은 가희의 집안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희네 집안은 그 능력이 모계로 전해졌지만, 부계로 전해지는 집안도 있었다. 여자는 여자, 남자는 남자끼리만 몸이 바뀌니 당연한 이치였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엄마는 가희가 위험한 일에 휘말리는 걸 원치 않았지만, 워낙에 심지가 굳은 가희를 이길 수는 없었다. 그렇게 엄마를 설득해 작업실로 쓰는 원룸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 생각을 하는 동안 작업실에 도착했다. 가희는 바이크에서 내려 자신만의 어두운 방으로 들어갔다.

 

 온화한 어둠이 가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업실은 한낮이라도 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유리창에 검은 테이프를 붙이고도 암막커튼으로 가려놓았다.

 

 가희는 방 한가운데로 가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정신을 집중했다. 윤전의 뇌를 탐색하기 위해서였다. 일차적인 목표는 윤전의 거주지를 알아내는 것, 그리고 이차적인 목표는 윤전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기억의 저장방식은 다르다. 어떤 사람의 기억은 책장에 꽂힌 책들처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 어떤 사람의 기억은 재활용품을 분류하는 것처럼 몇 개의 큰 통에 뒤섞여있다.

 

 윤전의 뇌 속은 여러 개의 방이 모여 있는 미로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각방의 문들은 색깔만 다를 뿐 아무런 설명이나 단서가 없어 일이이 열어봐야 할 것 같았다.

 

 가희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노란색 방문을 열었다. 옷장이 보였다. 여성스러운 옷이 가득한 옷장이었다. 사이즈를 보니 윤전에게는 맞지 않을 것 같은데 살을 빼고 입으려고 사놓은 걸까? 일단 스킵.

 

 다음으로 그 옆의 빨간색 문을 열었다. 우편물을 정리하는 윤전의 손이 보였다. 소인을 찍고 인지를 붙이는 윤전의 바쁜 손놀림. 스킵.

 

 이어 파란 문을 열었다. 수영장이 나타났다. 수영을 하던 여자들이 풀 안으로 막 들어온 윤전을 흘끔거리며 수군댔다. 그리고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윤전은 황급히 물안경을 내려 얼굴을 가리고 풀에서 나와 탈의실로 돌아갔다. 물안경도 벗지 않은 윤전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참담한 심정이 가희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속이 쓰리고 토할 것처럼 울렁거렸다. 집중하자, 오가희. 스킵.

 

 다음으로 갈색 문을 여니 책상이 보였다. 가지런히 정리된 책상 위에는 세금고지서가 놓여 있었다. 가희는 정신을 더욱 집중했다. 그러자 돋보기로 확대한 것처럼 우편물에 인쇄된 집주소가 보였다. 서울 서초구 마방로10길...

 

 윤전의 주소를 확보했으니 어느 정도는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할머니가 가희에게 신신당부했던 말씀은 몸의 주인이 어디 있는지 찾는 것보다 그 사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남의 몸을 돌려주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상처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성급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먼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가슴 속 깉이 공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스스로 혐오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나타난 리터너가 말을 붙이기도 전에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희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초록 문을 열었다.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의 전경이 펼쳐졌다.

 

 “한사람이요.”

 

 윤전이 입구에 서 있는 직원을 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손님, 죄송하지만 지금 자리가 없습니다.”

 “저 안쪽에 빈자리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아, 저기는 전부 예약석입니다. 죄송합니다.”

 

 빈 테이블에는 예약석이라는 표지판이 올라와 있지 않았다. 윤전은 자신을 반기지 않는 장소에 온 것을 후회하며 돌아섰다. 그날은 윤전의 생일이었다.

 

 가희는 얼른 초록 문을 닫고 나왔다. 기억의 미로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자 낡아 보이는 검은 문이 나왔다. 가희는 떨리는 손으로 검은 문을 열었다. 흰 국화... 빈소였다. 빈소에는 윤전 부모님의 영정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윤전의 뒤에서 친척들이 하는 얘기가 들렸다.

 

 “교통사고로 엄마아빠를 한날한시에 잃다니, 불쌍한 것.”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에, 내년이면 고3인데.”

 “그나저나 저래 갖고 어디 남자나 제대로 만날 수 있겠어? 울 언니 눈도 편히 못 감았을 거야.”

 “얘, 조용히 좀 해. 애 듣겠다. 그래도 지 부모가 보험금이라도 넉넉히 남기고 갔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뭐.”

 

 부모님의 사진을 바라보는 윤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입술을 어찌나 꽉 깨물었는지 입에서 피맛이 났다.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악의적일 수 있을까?

 

 가희는 뭔가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빠르게 기억을 더듬었다. 윤전이 거울을 보는 기억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욕실 앞 거울에 비친 윤전의 모습을 봤을 떄 가희는 자신이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윤전은 실제 얼굴보다 자신의 얼굴을 훨씬 더 못생기게 인식하고 있었다. 소극적인 성격과 고등학교 시절의 왕따 경험, 부모님의 이른 죽음... 몇 개의 방문을 더 열어본 가희는 윤전의 콤플렉스가 오랜 세월에 걸쳐 그녀 마음속에 굵은 뿌리를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콤플렉스는 윤전의 시간을 완전히 왜곡시켰다.

 

 윤전을 돕기 위해서는 자신의 본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다짐하며 윤전의 머릿속에서 나오려는데 연한 핑크빛에 하얀 백합으로 장식된, 특별해 보이는 문이 눈에 띄었다.

 

 혹시 즐거운 기억을 모아둔 곳인가.

 

 약간의 기대를 갖고 방문을 열었다. 그 방은 윤전의 상상의 방이었다. 상상의 방은 여섯 살 아이가 갖고 놀만한 인형의 집과 매우 닮아있었다.

 

 금빛으로 장식된 내부, 보석이 달린 커튼, 장미정원, 푸른 나비, 호박 마차, 유리구두가 무중력 상태처럼 방 안에 둥둥 떠다녔다. 그리고 한 가운데서는 턱시도를 차려입은 남자와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홀로그램처럼 춤을 추고 있었다.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분명 아름다운 것들인데, 그것들이 한데 섞여 있으니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희는 얼른 그 방을 빠져나왔다. 턱이 덜덜 떨릴 정도로 오한이 느껴졌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나면 으레 마라톤을 막 끝낸 사람처럼 기진맥진해졌지만, 오늘은 그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다.

 

 당장에라도 방바닥에 눕고 싶은 충동을 누르며 가희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기억의 주인공, 몸의 주인. 윤전을 만나러 갈 준비가 끝났으니까.

 

작가의 말
 

 5화에서 현정과 만났던 리터너 가희, 기억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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