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
내가 기억도 하지 못할 무렵,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잃었다.
그 후 난 할머니와 손에 자라게 되었고 할머니는 늘 내게 미안하다는 말과 아버지와 어머니는 좋은 사람이었다는 말을 자주 하였다. 하지만 검게 칠해진 내 머릿속에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딱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게 있었다.
"모두 두 손을 모아 우리 하나님 아버지….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 기도드립시다."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드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녀석아 너도 해야지."
아버지는 고개를 숙인 채로 내게 말했다.
" 아빠 …. 근데 너무 분위기가 조용해서……. 불편해요.“
성당 안에서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원래 기도드릴 때는 조용히 해야 하는 거예요.
그게 예의야. 너도 어서 두 손 모으고 고개 숙여."
"네."
나는 못 이기는 척하며 아버지 말에 따랐다.
"모두 고개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아버지를 바라보았고,
어린 나의 눈에 그 모습은 너무나 신기해 보였다.
"아빠! 아빠 말 한마디에 사람들이 전부 다 고개를 들었어요. 저도 목사 될래요!"
입가에 미소가 퍼진 채로 말했다.
"목사가 되고 싶어? 너 그러면 나쁜 짓 하면 안 된다~“
아버지는 웃으시며 내게 말했다.
"네! 나쁜 짓 안 해요!"
" 그래, 민준아. 넌 절대 나쁜 사람이 되면 안 돼…. 아빠랑 엄마처럼….“
아버지는 한쪽 눈을 치켜세우며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선 내게 말했다.
"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이것이 내 기억 속 남은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