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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서 - 굴레
작가 : 묵현
작품등록일 : 201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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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에 깃든자(1)
작성일 : 18-11-14     조회 : 402     추천 : 3     분량 : 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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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둠에 깃든자 (1)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암흑 속

 온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지지 않는 아주 좁은 공간에 누워 있다.

 슬그머니 손끝부터 움직여 최대한 만질 수 있는 한 주변을 만져 본다.

 돌벽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이 소름끼친다.

 

 잠시후

 눈앞의 공간이 옆으로 스르르륵.. 열린다.

 역시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슬며시 일어나 주위를 둘러 본다.

 이곳의 정체가 궁금해 지는 순간 나타난 불빛에 또 한번 ‘움찔’

 예고 없이 벌어지는 일들에 짜증이 올라온다.

 갑자기 나타난 빛에 눈이 부셔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이고는

 소름끼치는 곳에서 서둘러 일어나 벗어난다.

 

 소연 :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다시 ‘움찔’ 해버렸다.

 이런일로 놀라 버리다니 치욕스럽다.

 이번엔 놀라지 않겠다며 정신 무장을 해보지만 그 모습 또한 우습다.

 그의 우스운 모습에도 동요없는 목소리가 바로 들려왔다.

 

 소연 : [이곳은 앞으로 당신이 머무를 당신만의 공간입니다. 수련과 정비를 도와 주고 휴식과 회복을 할 수 있는 공간이며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고 사용자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 합니다.

 전 이곳의 생활을 도울 둠에 깃든 자 당신의 길랑 ‘소연’입니다.]

 

 소연 : [생각보다 일찍 깨어 나셔서 가면은 벗을 수 가 없습니다. ]

 

 바로 덧붙여 하는 그녀의 말에 자연스럽게 얼굴로 손이 올라 갔다.

 그 곳에서 미끈함을 느낀다.

 그녀가 말하는 가면 인 듯 하다.

 

  : “언제 벗을 수 있지?”

 

 소연 : [정확한 날을 말씀드릴수는 없지만 당분간 하고 계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분간이라는 애메한 대답이 맘에 들진 않았지만 더 맘에 안드는 것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 것이다.

 귀신과 얘기 하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의 기분과 상관없이 소연은 말을 계속 이어간다.

 

 소연 : [길랑은 대부분 전음으로 대화를 합니다. 그래서 길랑과 떨어져 있어도 전음으로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 “전음이란 것은 어떻게 하지?”

 소연 : [머릿속으로… 잘..]

  : “...아…[머릿속으로 … 잘… 쉽게 말하네… ]”

 소연 : [쉬우니까요..]

 

 그녀의 말대로 그것 참 쉽다…. 그냥 생각을 하면 전달이 되는….아… 생각이 전달 된다면…

 생각도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진중한 그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생각을 뺏기는 것 같아 썩 좋지는 않다.

 

  : “그대는 안보이는 자인가?”

 소연 : [아직 못보시는 겁니다.]

 

  : “볼 수 있긴 하고?”

 

 소연 : [*육안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천안을 가지면 희미하게 보이실 겁니다.]

 

 참 비싸게 구는 귀신이다.

 

 소연 : [세상엔 쉬운 일이 없죠]

 

 잊었다.

 생각도 맘대로 못하는 곳이라는 것을…

 들려도 못들은 척 해줄 것이지.. 따박따박 대꾸 하는 것이 참 얄밉다.

 

 소연 : [들리는 걸 어쩝니까!]

 

 참 물색없는 귀신이다.

 

 소연 : [길랑 소연 입니다.]

 겸 : “그래 소연.. 이젠 뭘 하면 되지?”

 소연 : [무기를 선택해합니다.]

 소연 : [빛나는 물체 앞으로 가셔서 손잡이 부분을 잡아 보세요.]

 

 언제 생겨난지 모르게 그의 앞쪽에 빛나는 물체가 있다.

 그가 다가가 윗부분을 잡아 돌려 들었다.

 신기하게도 잡은 부분이 그의 손안에 착 감기 듯 잡혔다.

 마치 그에게 딱 맞춰진 듯이..

 

 그 빛이 원이 되도록 돌려 가며 몸을 가볍게 움직여 본다.

 죽은자여서 인지 몸이 가볍게 움직여진다. 꼭 무게가 없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그의 몸놀림이 커질 수록 같이 커지는 빛덩어리 …

 마치 빛속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나쁘지 않다.

 슬며시 나오는 미소가 그가 지금 즐기고 있음을 알려준다.

 잠시후 난장을 멈춘 그의 손에는 5척이 넘는 기다랗고 휘어진 형태의 칼이 들려져 있다.

 

 소연 : [역시 대단하세요.]

 

 그 역시 대단하다 생각하는 중이라 소연의 말에 본인도 모르게 끄덕였다.

 겸손했어야 했는데…

 

 소연 : [미덕은 없으시네요]

 

 툭툭 그의 생각에 토를 다는 무뢰한 길랑이다.

 

 소연 : [무기에 이름을 부여하면 좋은 일이 일어 날 수도 있습니다.]

 

 수도 있는 … 이런 막연한 설명이 또 어딧을까? 라 생각 하면서도 그녀의 지시에 참 잘따르는 중이다.

 

  : “...만월..”

 

 푸츄잉~~

 

 부름을 받은 만월도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며 빛을 최대치로 뿜어낸다.

 그 빛이 양이 방대해 둠 전체에 만월도의 빛으로 울렁거린다.

 뿌듯함에 젓어 있던 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진다.

 나는 이름은 무엇이지?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내 이름은…?”

 

 소연 : [이곳에서 미리 정해진 것은 없어요. 당신이 깨어나는 순간 조차 … 무(無)에서 시작 하는 것이 이곳의 규칙이죠. 그 어떤 예외도 없어요. 그냥 지금 정하시면 되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상처받은 사람에게 말하듯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그녀가 낯설다.

 그는 곰곰히 생각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한단어를 내뱉는다.

 

 겸 : “겸”

 

 내뱉는 순간...

 

 두근두근두근두근

 

 갑자기 심장이 미친듯이 내달린다. 이제야 뛰어야 하는 이유를 알아 챈듯 …

 좀전까지 심장이 뛰고 있었던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왠지 멈췄던 심장이 이제야 뛰는 거 같을까…?

 

 소연 : [...좋은 이름이네요.]

 

 소연의 목소리가 아련하다. 겸은 본인 상황에 젖어 소연의 감정변화를 읽지 못한다.

 

 겸 : “그럼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이 뭐지?

 소연 : [임무를 위한 준비를 조금 하셔야 합니다.]

 겸 : “임무?”

 소연 : [네]

 겸 : “어떤임무이고 왜 해야 하는건가?”

 소연 : [당신의 존재의 이유 이니까요.]

 겸 : “내 존재라 하면...”

 

 소연은 잠시 시간을 끌어 말을 이어간다.

 

 소연 : [... 당신은 … 저승 영암부 소속 사자가 될 자 입니다.]

 

 

 

 *육안(肉眼) : 오안의 하나. 사람의 육신에 갖추어진 눈이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볼 수 있다.

 *천안(天眼) : 오안의 하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환히 보는 신통한 마음의 눈이다. *천도(天道)에 나거나

 *선정(禪定)을 닦아서 얻게 되는 눈이다

 *천도(天道) : 삼선도의 하나. 중생들이 윤회하는 길의 하나인 천상 세계로, 육욕천ㆍ십팔천ㆍ무색천을 통틀어 이른다.

 *선정(禪定) : 한마음으로 사물을 생각하여 마음이 하나의 경지에 정지하여 흐트러짐이 없음.

 *영암부 : 악령들을 소멸시키는 염라 산하의 기관

 *저승부 : 죽은자들의 혼을 인도하는 염라 산하의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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