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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이론마스터
작가 : 루리망고
작품등록일 : 201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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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원리를 깨우치다>
작성일 : 18-11-10     조회 : 442     추천 : 0     분량 : 6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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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 <원리를 깨우치다>

 

 2011년에 모종의 사건에 의해서 인류는 한 단계 진화했다.

 기관(氣管)을 지닌 인간이 우후죽순 태어나더니, 이제 세상은 능력자 천지가 되었다.

 그동안 사람들이 가슴 한편에 바라던 초능력.

 손에서 불을 뿜고, 몸에서 번개를 내고, 혹은 물리적으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구사한다.

 사람들은 들떴고 세상은 바뀌었다.

 

 그로부터 50년 후.

 기(氣)의 원리를 깨우친 나는 헌터가 되었다.

 

 최약능력자인 채로.

 

 

 

 x x x

 

 

 

 타닥, 타다닥. 딸칵. 딸칵.

 

 키보드 타자 소리와 마우스 클릭 소리만이 방에 고이 들려왔다.

 잘 들어보면 갈수록 타자는 빨라지고 클릭소리는 격해졌다.

 

 “씨발, 씨발! 그래 이거야! 이거 개 쩔잖아!”

 

 나는 흥분한 채로 PPT를 마구 채워나갔다.

 내일이 드디어 내 박사 졸업을 위한 퀄리파잉 날이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던가.

 2성 능력자, 그것도 F등급으로 태어나서 잠재등급까지도 F급이었다.

 즉,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2성 F등급으로 살아가야한다는 말이었다.

 

 할 수 있는 건 간단한 기(氣)강화가 전부이며, 가장 흔한 몬스터인 크리켓하고 혈투를 벌여서 겨우 이길 수준.

 그게 2성 F급 능력자가 가지는 위치였다.

 그래도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기관(氣管)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1성 무능력자보다는 내가 나았으니까.

 

 그래서 무작정 공부했다.

 물론 이 세상은 빌어먹을 재능주의라서, 나 같은 2성충이 4시간 동안 생각해서 겨우 내놓았던 결과를 높은 등급의 능력자는 단 1시간 만에 내고 그랬다.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너가 1시간 공부할 때, 나는 10시간 아니 24시간 하루 종일 공부하겠다.

 너가 매일같이 여자 친구랑 즐거운 데이트를 하고 있을 때도 나는 혼자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겠다.

 

 그렇게 해서 나는 대전과 포항에 적을 두고있는 명문대학교, 카이스텍에 입학할 수 있었다.

 카이스텍은 다른 명문대와는 달리 나 같은 녀석이라도 가능성이 보인다며 뽑아주었다.

 합격했을 때는 하루 종일 울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어깨에 힘을 주고 입학을 했다.

 

 물론 결과는 비참 그 자체.

 학점 2.97이라는 2점충이라는 명예를 달고 학부를 졸업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나를 본보기 삼아 이후에 2성의 능력자가 이 학교에 들어오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운 좋게 대학원으로 진학할 수는 있었다.

 내가 있던 학과 덕을 좀 봤다.

 왜냐하면 내 소속이 ‘기(氣)물리학’이라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학과였으니까.

 다들 기를 이용해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더욱 발전시킬지에 관심을 갖지, 기라는 녀석이 도대체 어디로부터 기원이 되었나와 같은 탁상공론엔 흥미 없으니까.

 그래도 세상에 나 같은 변태들도 몇몇 있는 법이다.

 

 “이건 여기에 넣고… 아, 여기서 이거 말하면 연출 오지겠다.”

 

 나는 그렇게 PPT의 마지막 결론을 무진장 멋있게 꾸미고선, QnA 슬라이드 하나를 마저 집어넣고 저장을 눌렀다.

 이것만 발표하면 이제 박사졸업은 문제없다.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다!

 분명 이후에 나는 이 분야의 선구자로서 계속 추앙을 받을 것이고, 인류는 한 단계 더 진화를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건……

 

 “이걸로 군면제다!!!”

 

 

 

 x x x

 

 

 

 나는 문을 끼이익 하고 열었다.

 안에는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던 교수가 다섯 명.

 다섯 명 다 기(氣)물리학의 대가인 최고 변태들이다.

 이들에게 내 논문을 잘 이해시키기만 한다면, 앞으로 내 인생은 승승장구다!

 

 “그, 그럼 이제 바, 발표를 시작…겠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자 내 빌어먹을 버릇인 ‘긴장하면 말더듬기’가 시작됐다.

 급하게 굴지 말라.

 천천히 말해라.

 한 마디에 한 가지 생각만 담아라.

 나는 심호흡을 하고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이번에 발표드릴 내용의 제목은 'The origin of the Chakra in perspective of the historical supernatural phenomenon‘입니다. 제목 그대로 저는 그동안 기(氣)의 근원을 탐구하기 위해 아주 오랜 과거에 ’초자연현상‘이라고 불렸던 사건을 기반으로 해서……”

 

 말이 제대로 나온다.

 교수들의 얼굴을 보자 대부분 흥미롭게 들어주고 있었다.

 먹힌다, 아주 잘 먹히고 있다!

 

 “결국 이러한 사실에 기반 해서 모델을 세우길, 기(氣)입자 하나하나를 액티브 매터로 봄으로써 다음과 같은 해밀토니안을 구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파티션펑션을 그랜드 캐노니칼 앙상블 띠어리를 이용해서 구해보면……”

 

 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 진행해나갈수록 점점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조금씩 말이 빨라지면서 이 열정적인 분위기에 리듬을 탔다.

 

 한 15분 정도가 지났을 때, 드디어 결론부분이다.

 그동안 이 결론 하나를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해왔는가.

 명예만 남았지 이제 다 좆망해 가는 지도교수는 내게 온갖 일거리와 자기 논문 대필까지 맡겨 놓곤 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매달 받는 30만원어치 쥐꼬리만한 학자금은 월세로 증발.

 조교질로 겨우 번 50만원은 한 달을 버티기 위한 식비.

 이런 극악의 환경 속에서 없는 시간 틈틈이 짜내어 5년 간 연구한 게 바로 이 한 장에 전부 담겨있다.

 

 그러니 이 발표만 끝나면 앞으론 예쁜 길만 걷는 승승장구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터!

 

 “즉, 결론을 내리자면 제가 여기서 정의한 기(氣)스핀이라는 것을 조종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단순한 2성 능력자라도 3성, 아니 그 이상의 능력자하고도 동등하게 겨룰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3성 이상의 능력자가 가지고 있는 ‘특수 능력’이라는 것은 사실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체득하고 있는 기술의 한 가지에 불과하며 다른 사람들도 얼마든지―”

 

 그때.

 내 머리를 향해 재떨이가 날아왔다.

 

 어?

 

 뻐악―!

 

 “끄아악!!”

 

 나는 갑자기 날아든 재떨이에 이마를 박고선 바닥을 연신 굴러댔다.

 

 “자네 지금 이걸 발표라고 하고 있나!!”

 

 가장 가운데에 앉아있던 내 지도교수가 책상을 팡! 하고 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교, 교수님!?”

 

 나는 욱신거리는 이마를 쥐어 잡고 상체를 들어 교수를 올려다봤다.

 

 “지금 어디서 약을 팔고 있어! 어? 아주 소설을 써라 소설을! 뭐, 기스핀? 그딴 게 도대체 누가 있다 하고, 도대체 어디에 있는데!”

 

 지도 교수가 더욱 언성을 높이며 내게 질문 아닌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까 그걸 앞으로 추가 연구 주제로 삼아서…”

 

 “저딴 자네 망상에 도대체 누가 투자를 하겠나! 그리고 그 근거가 과거에 있었던 초자연현상? 폴터가이스트? 오컬트? 도대체 언제 적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그게 분명 기(氣)의 근원과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답했다.

 

 “그게 자네 망상에 불과하다고 도대체 몇 번을 말해!”

 

 지도교수가 나를 크게 윽박지르자 나는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이어서 지도교수가 조금 진정한 다음에 마저 이야기를 꺼냈다.

 

 “다음 주에 다른 연구 주제 가져와서 다시 발표해.”

 

 지도교수는 그렇게 말하곤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가려 했다.

 다른 교수들도 지도교수를 따라 짐을 챙겨 그 뒤를 따랐다.

 

 “자, 잠깐만요! 다, 다른 주제라뇨!”

 

 내가 지도교수를 말로 붙잡았다.

 

 “자네가 들어온 지 벌써 5년이야. 그동안 뭐 한 게 있을 거 아닌가. 제대로 정리해서 다시 발표하게.”

 

 아니 그 5년 동안 니 새끼 논문 대신 써주느라 다른 거 뭐 했을 리가 없잖아!

 지금이라도 당장 눈앞에 널브러져있는 재떨이를 지도교수에게 집어던질까 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비굴한 표정을 짓고 어색하게 웃는 것뿐이었다.

 

 “저… 그게… 없습니다.”

 

 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

 

 “그동안 연구한 게 이것 말고는 없습니다.”

 

 내 말을 듣자 지도교수를 포함한 모든 교수가 벙찐 표정을 지었다.

 

 “진짜인가.”

 

 “네.”

 

 “정말로 5년 동안 한 게 이것밖에 없었다고?”

 

 “네…”

 

 나는 숨을 죽이며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지도교수는 근처 선반 위에 손을 올리고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도교수의 다음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리기도 몇 초.

 드디어 지도교수가 입을 열었다.

 

 “더 이상 자네에게 볼일 없네. 앞으로 절대로 내 앞에 얼굴 비추지 말게.”

 

 지도교수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랬던 그의 목소리는 나에 대한 단 일말의 기대조차 담겨있지 않은 듯했다.

 

 “교수님… 제발요… 다시 연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일 년만이라도…”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에 나는 비굴하게 무릎을 끌며 지도교수의 옆에 가서 빌었다.

 그러나 지도교수는 그런 나를 힐끔 한 번 보더니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교수님! 제발…!”

 

 내가 지도교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

 지도교수가 그런 나를 보고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에 나는 약간 환희가 되었고.

 

 파앙―!

 

 순간 지도교수의 온몸에 노란빛이 깃 들더니 내 앞에 태풍이 일었다.

 

 “커헉!?”

 

 나는 그대로 뒤로 날아가며 벽에 붙어있던 선반에 등을 박았다.

 

 “지금 당장 이 학교에서 꺼져.”

 

 지도교수는 그렇게 나를 윽박고선 세미나실 문을 거칠게 열고 밖으로 나갔다.

 

 “자, 잠깐만요 교수님!! 제 박사 졸업은 어떡하고요! 제 전문연은!!”

 

 “못 들었나! 지금 당장 꺼지라고!”

 

 결국 지도교수는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내 앞에서 사라졌다.

 

 “아… 아아…”

 

 그렇게 혼자 남게 된 고독한 세미나실에서는 한 남자의 구슬픈 곡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x x x

 

 

 

 그 다음날도, 그 그 다음날도, 매일 계속해서 지도교수를 찾아갔다.

 하지만 갈 때마다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내가 학생증을 기(氣)물리학과 건물 앞에 갖다 대자.

 

 [삐빅, 이 카드로는 출입할 수 없습니다.]

 

 이런 소리가 나게 되었다.

 지도교수는 정말로 나를 이 학교에서 내보낸 것이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나는 박사 ‘졸업’이 아닌 ‘수료’로 돼있었다.

 

 기물리학이라는 길을 선택해버린 난 쥐꼬리만 한 학계로 진출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길드에 가서 능력자로 활약을 하고 싶어도, 2성 F급인 나는 잎에 풀칠을 하기도 전에 몬스터의 밥이 될 것이다.

 알바를 할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나는 왜 그간 공부를 해왔는가.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학부생활 5년, 대학원 생활 5년, 총 22년이다.

 

 29살 무직 백수 동정.

 능력 등급은 2성 F급.

 잠재 등급도 마찬가지.

 

 내 29년의 인생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있었던 것인가.

 

 그래서.

 나는 무작정 공부를 시작했다.

 내 29년의 인생을, 무로 돌릴 수 없었기에.

 모두가 나를 손가락질 하고, 아니, 손가락질조차 하지 않으면서 무시로 일관하고 있을 때.

 나는 계속 공부를 했고.

 또 공부를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남겨주신 유일한 재산 1억 원을 이용해서 나는 연구기자재를 샀다.

 모델을 세우고.

 방정식을 풀어.

 내 몸에 실험을 해서 검증했다.

 

 틀렸다.

 내 왼발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모델을 수정하고.

 방정식에 항을 추가해.

 다시 풀었다.

 

 틀렸다.

 매일 밤 오른발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세운 방정식을 폐기하고 새로운 방정식을 세웠다.

 그러나.

 또 틀렸다.

 왼손이 부들거려 타자도 제대로 칠 수가 없다.

 

 이 짓을 3번 더 반복했다.

 이제는 온몸에 성한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제대로 책을 읽을 수도 글을 끄적이는 것조차 고통이 수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볼펜을 잡았고, 종이를 집었으며, 계속해서 계속해서.

 식을 써내려갔다.

 

 어느 날.

 

 “아… 아아…! 그래! 지금까지 해왔던 게 틀린 게 아니었어!”

 

 다섯 번을 거쳐 세운 완전히 상이한 방정식이 다섯 개.

 그리고 인체실험을 자행하기는 벌써 수십 번에 달했을 때.

 나는 드디어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한 가지 궁극의 방정식을 다섯 방향에서 비춘, 다섯 개의 극한이었던 거야!”

 

 그걸 깨닫고 나서, 나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모두 하나로 합쳤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가, 지금 이 주사기 하나에 전부 담겨있다.

 결과뿐만이 아니다.

 내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인류의 전 시간대가.

 바로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이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주사기를 역수로 잡고선, 그걸 그대로 내 몸에 박았다.

 주사기의 서늘한 바늘 감촉이 심장을 찌르는 게 느껴졌다.

 내 목숨이 끝나기 전에, 바로 피스톤을 쭉 눌렀다.

 내가 몇 달을 거쳐 조합해낸 ‘기적’이 내 심장을 통해 온몸으로 퍼졌다.

 

 그러자 곧바로 심신이 뒤틀리는 고통이 전신에서 느껴졌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신음은 한 번에서 그치지 않았다.

 

 “끄아아아악! 끄허어어억! 끄으윽… 그으흐으으윽……! 그아아악―!!”

 

 나는 바닥에 엎어진 채, 일순에 목이 잘린 돼지처럼 마구 경련을 일으켰다.

 모든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거품이 일었다.

 

 그렇게 5분 정도가 지나고.

 1년 일시불로 1만원 할인받아 월세 29만원인 곰팡내 나는 방에서.

 나는 아무 말 없이 바닥에서 일어섰다.

 

 아까와 같은 떨림은 없었다.

 심장에서부터 느껴지던 고통은 이미 가신지 오래였다.

 나는 온갖 종이로 더러워진 내 책상위에 시선을 향했다.

 

 책상 한 구석엔 재떨이 하나가 있었다.

 지도교수가 내 머리를 향해 던졌던 그것.

 그 위엔 물로 적신 휴지도, 타다 남은 담배꽁초도, 그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29년, 아니 내 30년 인생의 무거움과 오기, 혹은 객기라고 부를 수 있는 무언가가 가득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 재떨이 아래에는 뜯겨진 편지 하나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집어 내용물을 꺼냈다.

 

 [대체복무지원서ㅣ지원계열: 헌터ㅣ사유: 군대 가기 싫어서ㅣ기간: 1년ㅣ시험일시: 2061년 3월 15일]

 

 그리고 오늘이 바로 2061년 3월 14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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