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
조선총독부
작가 : 비밀광복군
작품등록일 : 2018.11.13
  첫회보기
 
18.
작성일 : 18-11-13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3395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진해항은 세계가 인정하는 천혜의 요새였다.

 일본 역시 일찍부터 그 가치를 알아보았다.

 그리하여 강점 초기부터 군항부두를 정비하고 진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주요 함정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일본 본토에 대한 폭격이 본격화 된 지금 그곳은 어느 곳보다 중요한 항구였다.

 그리고 일본 점령지 중 가장 안전한 항구였다.

 하지만 이곳에 미군 정찰기가 나타났다.

 완전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의 출현은 놀라운 일이었다.

 아니 심각한 일이었다.

 군은 일찍부터 첩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경계를 강화했다.

 설마 하던 그 정찰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낮게 날며 주변을 살폈다.

 진해항에는 정박한 함정들이 즐비했다.

 다시 한 번 고도를 낮춘 정찰기는 함정들의 사진을 샅샅이 찍어갔다.

 총독부의 첩보는 정확한 것이었다.

 정찰기가 함정을 찍는 동안 일본군은 정찰기를 찍었다.

 미군이 여기까지 나타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함정의 종류와 수량을 파악한 것은 결코 예삿일이 아니었다.

 당직 사관은 조속히 인화해 총독부로 보내라며 당직사병에게 지시했다.

 별도로 그는 무전을 통해 상부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그리고 이 보고를 들은 사령관 하시모토의 얼굴에는 비장감마저 서렸다.

 아침부터 계속 서성거리고만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총독부의 첩보는 사실이었다.

 드디어 미군이 나타났다.

 

 욕심을 채운 현호의 얼굴에는 만족한 표정이 흘러넘쳤다.

 욕심을 채운 그는 그 음흉한 웃음과 함께 방에서 나왔다.

 마침 그때 화가 난 미나미가 방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호와 마주쳤다.

 현호는 그녀가 누군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하지만 미나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감히 여기서 아는 척 하다니 무례하기 그지없다 생각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현호는 그런 미나미의 뒷모습을 끝까지 감상했다.

 그리고 그는 입맛을 다셨다.

 음흉한 미소가 다시 얼굴을 지나갔다.

 

 민수는 출근과 동시에 국장의 호출을 받았다.

 국장은 사실 출근 훨씬 전부터 민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들어서자 국장은 환한 웃음으로 그를 맞았다.

 책상에는 함정에서 찍은 정찰기의 사진들이 펼쳐져 있었다.

 ‘자네 말이 맞았어.’

 민수의 계획 맞았다.

 광복군의 규모는 보잘 것 없었다.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으나 일본군으로 말하면 일개 중대규모나 될까 말까 할 규모였다.

 이런 규모로 일본군과의 어떤 교전을 벌일 리는 없었다.

 도무지 상대가 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대체 왜 군사정보가 필요한 것일까?

 민수는 당연히 미군과 연계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확한 의도와 목적은 알 수 없지만 미군과의 관련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분명해졌다.

 범석은 당장에 그들을 전원 체포하자고 했다.

 조선에 잠입한 광복군과 관련자들을 모두 색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점조직이었다.

 일망타진을 위해서는 조직계보 확인이 필수이고 조직명단을 확보해야 했다.

 그러지 않고 드러난 인원들만 잡았다가는 나머지는 더 깊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첩자를 심어야 했다.

 하지만 국장은 첩자를 심자는 범석의 제안을 외면했다.

 그러면서 자넨 우선 청사폭파계획부터 확인하라며 범석을 내보냈다.

 민수는 직감했다.

 이미 그들 내에는 첩자가 침투했다.

 그리고 그 루트는 범석이 아니었다.

 범석이 문을 열고 나오자 현호가 대기하고 있었다.

 민수는 국장에게 총독부에 침입했던 창훈을 심문하고 싶다고 했다.

 ‘왜?’

 민수에겐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다.

 창훈을 통해 그들의 목적과 의도를 알아낼 수 있는.

 그리고 국장은 민수의 요청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좋아 내일 아침 심문할 수 있게 조치해 둘게.’

 밖에서 대기하던 현호는 국장실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리고 열심히 머리를 굴려봤다.

 민수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업적으로 변화시킬 멋진 아이디어를.

 

 드디어 근배는 학규와 독대할 수 있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대장과 독대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다.

 바쁘다고 했다.

 사실은 보안을 이유로 거절해 왔다.

 조직 내에서도 그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다 같이 모이는 경우는 가끔 있었다.

 그래도 여기가 군인 이상 아무나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수차례에 걸친 근배의 청을 비로소 오늘 학규가 들어 준 것이다.

 ‘저희 조직 내에 첩자가 있습니다.’

 학규를 보자마자 근배는 현황을 보고했다.

 다소 뜬금없긴 했다.

 하지만 학규 역시 조직 내에 첩자가 있다는 심증을 굳힌 지는 오래였다.

 하지만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근배가 첩자를 색출할 방안이 있다며 선수를 쳤다.

 그는 학규에게 색출 방안을 설명했다.

 이를 들은 학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작전의 모든 권한을 근배에게 일임했다.

 드디어 첩자 근배는 첩자색출작전 책임자가 될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의심의 소지가 있는 조직원들을 추렸다.

 색출방법은 사실 간단했다.

 거꾸로 경무국 직원을 추적하는 것이다.

 대상은 범석과 현호였다.

 첩자가 있다면 이들이 심었을 것이다.

 이들을 추적하면

 이들을 미행하면

 결국은 꼬리가 잡힐 것이다.

 근배의 의도는 명확했다.

 이 작전의 의도는 근배가 자신을 의심하는 현식을 올무에 넣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현호는 현식에게 접근했다.

 당연히 근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근배를 의심하는 현식을 제거하고

 근배의 조직 내 입지를 견고케 한다.

 드디어 현식이 홀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현호가 반갑게 그의 손을 잡았다.

 근배와 동료들은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

 물론 현식은 현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접근과 내미는 손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악수를 나누고 그가 따르는 술을 마셨다.

 무슨 일인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그저 궁금해 하면서

 현호가 먼저 서류를 내밀었다.

 지난번 정보는 아주 괜찮았다며

 현식은 그저 어리둥절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야?

 당연히 현식은 묻지는 못했다.

 전혀 분위기도 파악하지 못했다.

 현호가 잔을 들어 그와 잔을 부딪치고

 현식의 어께를 두드리며 문을 나갔다.

 황당한 일이었다.

 하지만 진짜 황당한 일은 따로 있었다.

 그 진짜 황당한 일은 지금부터였다.

 그들을 지켜보던 근배와 동료들은 확신했다.

 그리고 현식을 둘러쌌다.

 근배가 현호가 내민 서류봉투를 빼들었다.

 민수가 건넨 해군기밀서류들이었다.

 현식은 그저 입만 벌렸다.

 그리고 순순히 그들을 따라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전혀 상황을 몰랐다.

 분위기 파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래 걸리진 않았다.

 깨닫는 건 단 한순간이었다.

 ‘첩자?’

 단 한 단어로 모든 상황은 설명됐다.

 분위기도 파악됐다.

 현식은 항변했다.

 현호와의 만남은 그가 봐도 황당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항변을 해도 들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억지 누명을 오래 끌 수는 없었다.

 근배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근배는 일부러 현식이 도망갈 수 있도록 지하실 문을 슬쩍 열어 놓았다.

 동료들도 쉬게 했다.

 당연히 길에서 매복을 하고 있었다.

 그의 항변은 그의 도주로 물거품이 될 것이다.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도주하는 첩자를 죽이려는 것이었다.

 현식의 입을 완전히 다물게 하는 것이었다.

 그게 이번 작전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그의 계획은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현식이 도주에 진짜로 성공해 버린 것이다.

 현식도 황당했지만 아니었다.

 진짜로 황당한 건 근배였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30 30. 11/13 276 0
29 29. 11/13 262 0
28 28. 11/13 285 0
27 27. 11/13 272 0
26 26. 11/13 277 0
25 25. 11/13 282 0
24 24. 11/13 291 0
23 23. 11/13 274 0
22 22. 11/13 275 0
21 21. 11/13 260 0
20 20. 11/13 297 0
19 19. 11/13 263 0
18 18. 11/13 268 0
17 17. 11/13 286 0
16 16. 11/13 281 0
15 15. 11/13 287 0
14 14. 11/13 259 0
13 13. 11/13 296 0
12 12. 11/13 266 0
11 11. 11/13 289 0
10 10. 11/13 273 0
9 9. 11/13 273 0
8 8. 11/13 249 0
7 7. 11/13 270 0
6 6. 11/13 279 0
5 5. 11/13 302 0
4 4. 11/13 284 0
3 3. 11/13 278 0
2 2. 11/13 263 0
1 1. 11/13 46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