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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딱인 너
작가 : 마미나리
작품등록일 :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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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화 원칙대로
작성일 : 18-12-05     조회 : 445     추천 : 5     분량 : 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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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 화 원칙대로

 

 오늘 정식으로 첫 근무를 하게 된 미르는 호텔 객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 트레이를 밀고 나오는 미르를 향해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

 

 “아 잠깐 아가씨.”

 

 방금 미르가 청소를 마친 룸의 주인 듯한 그가 미르를 보며 느끼한 미소를 보냈다.

 

 “네? 고객님. 뭐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십니까?”

 “나이가 어떻게 되나?”

 “제 나이는 왜?”

 “좋은 게 좋은 거지 안 그래?”

 “아. 고객님. 저는 다음 방으로 이동해야 해서. 필요하신 게 없으시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객실에 필요한 물품이 있는 거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낼 순 없었다.

 미르는 서둘러 인사를 하고 객실을 나섰다. 그런데 그 남자가 갑자기 뛰어나와 미르를 향해 소리쳤다.

 

 “이봐 거기 너?”

 

 남자는 다짜고짜 미르의 손목을 잡고 그의 룸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미르는 어떡하든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버텼다.

 

 “이 손 놔 주세요.”

 

 미르의 뒤편으로 한 남자의 손이 다가와 미르를 그에게서 떼어냈다.

 

 “고객님. 무슨 일이십니까?”

 “당신 뭐야?”

 

 남자는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깔끔한 정장에 큰 키의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자신보다 우월해 보이는 그의 모습에 남자는 상당히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저희 직원이 무슨 잘못이라고 했습니까?”

 “뭐야? 당신이 이 호텔 대표라도 돼?”

 “네. 그렇습니다.”

 

 훤칠한 그가 바로 소피스트 호텔의 대표 강혁이었다.

 설마 진짜 호텔 대표가 나타날 줄 몰랐던 남자는 왠지 모르게 오기가 발동했다.

 

 “무슨 오성급 호텔이 이 모양이야.”

 “무슨 일이신지 말씀을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예상치 못했던 대표의 등장이었지만, 남자는 이때다 싶었는지 더 강하게 소리쳤다.

 

 “아니 도대체 직원 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야?”

 “저희 직원이 고객님께 무슨 실수라고 했습니까?”

 “방에 들어왔으면 청소만 해야지. 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나?”

 “손을 대다뇨? 저는 절대 그런 일을.”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치는 미르를 혁이 한 손을 들어 더 이상을 말을 하지 않게 제지했다.

 

 “없어진 물건이라도 있으십니까?”

 “대표님.”

 

 어느새 달려온 메이드 총 책임자인 최 팀장이 끼어들려 하자, 혁은 손을 들어 그녀를 막았다.

 

 “분실하신 물건이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혁은 침착하고도 정중하게 남자를 대했다. 하지만 그런 혁과 달리 남자는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바쉐론 콘스탄틴 하모니라고 그게 뭔지나 아는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거드름을 피우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혁은 고개를 돌려 미르를 보았다.

 

 “혹시 그게 뭔지 아십니까?”

 

 당연히 그것이 뭔지 모르는 미르는 고개를 내저었다. 남자는 네가 짓게 어찌 알겠냐는 표정이었다.

 혁은 그런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손목시계를 잃어버리셨단 말씀이시군요.”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시계를 정확히 말하는 혁을 보며 그는 살짝 당황한 듯했다.

 

 “흠. 맞아.”

 

 혁은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은 평온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그걸 저희 메이드가 가져간 게 분명합니까?”

 “당연하지. 방금 내 방에서 나온 메이드가 아니면 그게 어디로 갔겠어.”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방부터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그…….그러던가.”

 

 남자는 마음에 들지 않아 보였지만, 혁을 객실로 들어가게 해 주었다. 혁을 따라 최 팀장과 미르도 객실로 들어왔다.

 뒤따라온 미르를 보며 혁은 그녀의 명찰을 보았다.

 

 “백미르씨 객실 청소하면서 손목시계 본 적 있습니까?”

 “아니요. 보지 못했습니다. 만일 봤다고 해도 절대 손을 델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미르를 향해 버럭 화를 냈다.

 

 “아니 그럼 지금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거야 뭐야?”

 “고객님. 진정하십시오. 우선 경찰에 분실 신고부터 하겠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저희 직원의 잘못이라면 저희 호텔에서 고객님의 시계를 배상해 드리겠습니다.”

 “그게 얼마짜린지는 아나?”

 “물론입니다.”

 “그럼 됐어.”

 

 하지만 미르는 보지도 못한 시계를 어떻게 배상하라는 건지 답답하기만 했다.

 

 “하지만. 대표님. 저는 절대로.”

 “됐습니다. 우선 신고하고 나서 차후에 이야기 합시다.”

 

 혁은 경찰에 신고하고 그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모두 객실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미르는 정말이지 이 상황이 너무 억울하기만 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호텔 대표까지 나섰으니, 차후의 이야기는 불 보듯 뻔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혁은 인수인계를 하고 바로 그 객실을 나왔다. 미르는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최 팀장을 따라 나왔다.

 

 “저 팀장님.”

 

 최 팀장은 미르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백미르씨 오자마자 이게 무슨 일입니까.”

 “저 정말 억울해요. 팀장님. 소란을 일으킨 건 죄송하지만, 저 정말 아니에요.”

 

 미르가 최 팀장과 대화하는 사이 저 멀리서 혁이 성큼성큼 다가와 미르를 보았다.

 

 “우리 호텔 직원 맞습니까?”

 

 미르는 며칠 전 파견 업체를 통해 계약직으로 들어온 메이드였다. 최 팀장은 혁에게 브리핑하듯 보고했다.

 

 “대표님 안 계신 동안 파견 업체에서 나온 계약직 직원입니다. 오늘부터 정식으로 메이드 일을 시작했습니다.”

 “직원 교육은 제대로 하신 겁니까?”

 “물론입니다. 규칙대로 일주일 전부터 객실 교육하고 들어온 직원입니다.”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혁에게 적절한 보고였다. 하지만 호텔에서의 불미스러운 소동이 혁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혁은 굳은 표정으로 미르를 보았다. 매서운 그의 표정에 미르는 주눅이 들었다.

 

 “잠깐 내 사무실에서 이야기 좀 합시다.”

 

 미르는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었다. 일 시작한 지 하루도 안 돼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으니 당연히 대표 입장에서야 불쾌할 만도 했다. 하지만 미르 입장에선 그저 운이 너무 없는 상황이었다.

 미르는 혁을 따라 그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의 사무실을 정말 각 잡힌 호텔 침대 같았다.

 

 “우선 자리에 앉으시죠.”

 “네.”

 

 미르는 엉거주춤하며 자리에 앉았다.

 

 “객실 청소하면서 정말 손목시계 본 적 없습니까?”

 

 미르는 자신이 의심받는다고 생각하니 울컥했다.

 

 “아닙니다. 절대 제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백미르씨가 나가고 시계가 없어진 것입니까?”

 “그야 저도 모르죠. 저는 하던 대로 고객님 방을 청소하러 들어갔을 뿐, 아무 것도 손 댄 것이 없습니다.”

 “그럼 고객님이 방에 계셨습니까?”

 “아니요. 제가 방에 들어갔을 땐 고객님은 안 계셨습니다. 제가 청소를 마치고 나와 문을 닫고 다음 방으로 가려고 했을 때 오셨습니다.”

 “그럼 바로 들어가서 확인하고 백미르씨를 부르셨나요?”

 “그게. 방에 들어가시기 전에 절 보시고 나이가 몇이냐고 물으시더니 들어갔다 나오셔서는 그런 일이 일어난 거예요. 대표님 ”

 “됐습니다.”

 

 혁은 그녀의 말을 멈췄다.

 

 “그만 나가보세요.”

 “저는.”

 “됐으니까. 그만 나가세요.”

 

 미르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무실을 나서는 미르에게 혁이 말했다.

 

 “아. 그리고 배상 책임은 백미르씨에게도 묻겠습니다.”

 “네?”

 

 놀란 미르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이미 혁이 문을 닫은 뒤였다.

 

 ‘젠장. 누명 쓴 것도 억울한데. 나보고 지금 그걸 배상하라고. 뭐 이런 개뼈다귀 같은.’

 

 미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고객을 찾아갔다.

 남자의 객실 앞에 서 미르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벨을 눌렀다.

 

 “뭐야?”

 

 남자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문을 열었다.

 

 “넌 또 왜 왔어?”

 

 미르는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고객님. 저는 분명 고객님의 시계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훔치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미르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럼 안에 들어와 찾아보던가.”

 

 미르는 순간 망설이다 남자를 따라 들어갔다. 미르는 안으로 들어서며 규정대로 문고리를 밖으로 내었다.

 

 혁이 밖으로 나오며 미르가 고객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안으로 들어 온 미르는 거실부터 청소한 순서대로 살펴보았다. 고객은 입 꼬리를 올리며 미르의 뒤에서 지켜보았다.

 

 미르가 바닥을 확인하려고 몸을 굳히자, 갑자기 남자가 돌변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아. 이거 놓으세요.”

 “뭐야. 이런 거 바라고 온 거 아니야. 조용히 하고 가만히 있어.”

 

 미르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완강히 거부하며 뿌리쳤지만,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미르는 하는 수없이 남자의 팔을 물었다.

 

 “아이씨. 이 년이.”

 

 남자가 손을 들어 미르를 내리치는 순간 혁의 손에 의해 내동댕이쳐졌다.

 

 “아. 뭐야?”

 

 혁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남자를 보았다.

 

 “고객님. 이건 성폭력입니다.”

 “뭐야. 저년이 먼저 와서 꼬리를 쳤다고.”

 

 미르는 울먹이는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혁은 남자를 밀치고 보안 직원을 불렀다. 보안 직원이 객실로 들어와 남자를 잡자, 그는 불같이 화를 냈다.

 

 “내가 누군지 알고 너희들 이러는 거야?”

 

 혁은 남자에게 다가와 귀에 대고 속삭였다.

 

 “누구긴 여자 성추행하는 쓰레기지.”

 

 혁은 옷을 매만지며 보안 직원에게 말했다.

 

 “뭐해? 빨리 데리고 가.”

 “네. 대표님.”

 

 보안 직원이 나가고 혁은 여전히 벌벌 떨며 구석에 주저앉아 있는 미르에게 다가왔다.

 

 “괜찮습니까?”

 

 미르는 그를 올려다보며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트렸다.

 혁은 난감한 표정으로 주머니에 있는 손수건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손수건을 받아든 미르는 한참을 울고서 코를 풀었다.

 

 “이제 좀 나아졌습니까?”

 “네. 죄송합니다.”

 “죄송할 짓을 왜 합니까?”

 “그럼 제 잘못도 아닌데 배상까지 할 순 없지 않습니까.”

 

 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보았다.

 

 “그래서 지금 잘했다는 겁니까?”

 “그게 아니라.”

 

 미르는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혁은 그런 미르를 보고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고객을 상대한 겁니까?”

 

 미르는 혁의 손을 잡고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혁은 그런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

 

 “제가 고객님이 그럴 줄 알았나요.”

 “왜 모릅니까. 자기가 한 일도 아닌데 도둑으로 몰 정도의 사람이면 조심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까?”

 

 미르는 그제야 자신이 너무 경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죄송합니다.”

 

 *

 

 보안 직원에게 끌려가면서 난동을 부리는 남자를 보고 하 여사가 눈을 치켜떴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최 팀장을 보고 그녀를 불러 세웠다.

 

 “최 팀장.”

 “아. 사모님. 나오셨어요?”

 “무슨 일이에요?”

 “아. 그게 저희 메이드를 성추행을 해서.”

 “뭐? 이런 천하의 쌍쌍 바를 봤나.”

 

 하 여사는 불같이 화를 내며 들고 있던 핸드백을 집어 던지고 팔을 걷어 붙였다. 최 팀장은 큰일 날세라, 서둘러 그녀를 붙잡았다.

 

 “사모님. 진정하세요. 대표님께서 이미 해결하셨습니다.”

 

 하 여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단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래요. 그럼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 혁이는 어디 있나?”

 “아마. 객실에 계실 겁니다.”

 “그래요.”

 

 하 여사는 최 팀장과 함께 혁이 있는 객실로 향했다. 객실 문은 열려 있었고, 그 안에 혁과 미르가 보였다.

 

 하 여사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사모님. 왜?”

 “쉿!”

 

 하 여사는 조용히 하라며 최 팀장에게 검지를 세웠다. 그 후 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쨌든 백미르씨 하나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으니, 메이드로썬 실격입니다. 백미르씨의 메이드일은 오늘까지입니다.”

 

 미르는 당황해하며 그를 보았다.

 

 “아니. 제 잘못도 아닌데요.”

 “백미르씨의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혁은 매정한 말을 남기고 뒤돌아서 객실을 나왔다. 하 여사는 서둘러 최 팀장과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혁이 가고 나서야 최 팀장을 데리고 하 여사가 객실 앞에 섰다. 그리고 객실 안에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는 미르를 보았다.

 

 “최 팀장.”

 “네. 사모님.”

 “저 아가씨 어떻게 할 건가?”

 “그야. 대표님께서 그만두라고 하셨으니.”

 

 하 여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으응. 아니지. 혁이는 분명 메이드일은 오늘까지 만이라고 했어.”

 “네?”

 “다른 일은 할 수 있는 거잖아. 안 그래?”

 “하지만. 사모님. 대표님이 아시면.”

 “그건 내가 알아서 해.”

 

 하 여사는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섰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조한나 19-02-08 21:17
 
* 비밀글 입니다.
이태희 19-03-28 10:35
 
안녕하세요~
축하드리고 재밌는 글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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