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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S – 삼형제, 끈을 다시 엮다.
작가 : 윌리암
작품등록일 :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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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21     조회 : 44     추천 : 0     분량 : 4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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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사정이 있어 같이 싸울 동료들을 모으기 위해 여행을 하다가 이곳으로 오게 되었소! 전 장영실이고 이쪽 청년은 홍길동이라 하오! 불구덩이가 된 광화문 일대를 날다가 번개인지 난기류에 휩쓸려 이곳에 오게 되었지요!”

 

  셋은 처음엔 경계를 했지만 각자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된 거 서로 도움을 주기로 한다.

 

  “자네들은 이도가 보낸 자들이었군! 자네가 홍길동인가? 잘되었어. 혹시 나중에 손오공을 만난다면 그가 금고아를 뺏는지 물어봐줄 수 있는가? 뺏다면 그 방법 좀 물어봐 주시게나. 보다시피 나도 비슷한 문제로 골치가 아파서 말이야!”

 

  “예, 근데 저 혹시, 그건 다른 문제 아닐까요? 살을 먼저...”

 

  갑작스러운 질문에 길동은 난색을 표했다.

 

  “일단 보자, 현무님을 어서 깨워야겠군!”

 

  저승사자는 민망한지 헛기침을 하며 배 앞으로 갔다.

 

  회복주문을 외우며 팔을 뻗었다.

 

  잠시 뒤 선채의 상처와 구멍들은 사라지고 원래의 모양으로 복원되었다.

 

  현무의 포효소리가 들려왔고, 다시 깨어났다.

 

  “너희들은 괜찮은 것이냐?”

 

  현무는 영실과 길동에게 물었다.

 

  영실은 방금 전 들은 얘기들을 간략하게 현무에게 전했다.

 

  “오랜만입니다. 현무님! 선체가 아주 멋져지셨군요!”

 

  저승사자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여러 일이 있었지, 얘기하자면 길 것이야. 그런데, 정말 내가 알던 자네인가? 그동안 고생이 얼마나 심했기에, 자네 행색이 참으로... 갓은 뭘 그리 꽉 조였는가?”

 

  현무는 앞에 서있는 저승사자의 예전 꽃미남이라 불리던 시절을 생각하며 잠시 탄식했다.

 

  더부룩한 수염과 빵빵한 배에 묻혔는지, 예전 날카로운 턱선과 사늘한 눈빛의 호리호리한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었기에.

 

  “어찌되었건 현무님, 지금은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준서라는 자가 결국 마지막은 청와대로 향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통령도 준서의 눈엔 갑질러 중의 갑일 테니까요!”

 

  저승사자는 현무에게 재촉했다.

 

  “그래, 자세한 이야기는 가면서 듣도록 하지”

 

  문이 열리고 셋은 거북선에 올라탔다.

 

  거북선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둥글게 항해하는가 싶더니 번개를 일으키며 사라졌다.

 

  거북선은 순식간에 광화문 광장 앞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 배는 좀 특별했다.

 

  한민족을 수호하는 사신 중 하나인 현무가 깃들어있는 만큼 신비한 능력들이 많았다.

 

  그 중에 지금 발휘된 능력은 선체 내의 시간을 잠시 분리해 멈추는 것!

 

  거북선은 순식간에 도착했지만 일행들은 아직 그 사이의 시간에 머물렀다.

 

  갑작스레 만난 저승사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잠시지만 이야기를 듣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밀크셰이크다!” 길동의 입에서 배안의 창문에 보이는 바깥풍경을 보고 한마디 단어가 내뱉어졌다.

 

  창문 아래의 풍경을 보고 이 단어가 튀어나온 자신이 얼떨떨했다.

 

  ‘생소해야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그립지만 뜻 모를 이 단어, 내 입으로 튀어나온 이 단어는 무어란 말인가?’

 

  ♪밀크셰이크~ 밀크셰이크~ 밀크, 밀크, 밀크셰이크~ 내가 좋아하는 밀크셰이크~나만 먹을꼬지롱? 누구도 안줄꺼에욤~♬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서 자신이 어느 가정 한 가운데에서 밀크셰이크를 흥얼거리며 장난치던 한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꿈처럼 그것도 역시나 안개 낀 장면이었다.

 

  어쨌든, 거북선에서 내려다보는 밖은 시간격차 덕에 하늘의 구름과 바다 땅 이런 것들이 뒤틀리고 서로가 뒤섞여가는 모습이었다.

 

  마치 거대한 밀크셰이크라도 만드는 마냥!

 

  길동이 무언가를 떠올리고 있을 무렵, 현무와 영실은 저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 수정은 준서 그자가 폭주 전에 마지막으로 흘린 양심의 눈물 같은 것이겠군!”

 

  현무가 말했다.

 

  “예, 현무님, 그렇습니다. 이 수정을 그의 심장에 다시 꽂기만 하면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승사자가 대답했다.

 

  “그 자는 어떤 자였습니까?”

 

  바깥구경을 마친 길동이 다가와서 물었다.

 

  “이제 그 자에 대해서 말을 해 보게나! 그래야 어떤 행보를 보일지 추측할 수 있을 테니!”

 

  현무는 길동의 말에 거들어 물었다.

 

  “예! 그리하지요. 그 자를 보게 된 건 지옥의 염라대왕님께서 보이콧 선언을 하시고 난 직후의 일이옵니다! 지금 이 시대는 이 행성 곳곳에 전체적으로 대대적인 전쟁을 겪으며 예전 군주왕정시대보다 복잡한 세상이 되었지요! 자유라는 명목 하에 전엔 상상도 하지 못할 풍요로움이 생겨났죠. 개개인의 사랑, 배려 이런 좋은 쪽은 물론이고, 시기, 질투, 욕망 같은 악함들도 늘어났습니다. 억눌렸던 판도라의 상자가 이 나라에서도 열린 셈이죠. 양적인 팽창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점점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갔지요. 설상가상으로 자신이 믿고 따르는 절대자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같은 절대왕정시대의 잔재들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 혼란은 더 가중된 상황이지요. 그 덕에 여유롭던 지옥행담당 저승사자들은 백년 사이에 예방관리라는 과중한 업무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전에 없던 능력들도 받았지만, 힘든 건, 말도 마십시요!”

 

  에휴~

 

  저승사자는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자네의 그 행색차림도 이해가 가는군!”

 

  현무는 말했다.

 

  저승사자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렇다.

 

  저승사자는 고생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꽃미남에서 아재가 될 정도로! 우리 주변의 배불뚝이 아재들도 예전엔 꽃미남이 아니었을까?

 

  아재스럽다, 한심하다 욕만 할 것이 아니다.

 

  한번만이라도 야근에 회식에, 사회생활에 시달리는 그들을 안쓰럽게 쳐다봐주자!

 

 

  다시 저승사자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저승사자가 말한 대로 지옥의 일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심지어 지금 지옥의 염라대왕이 보이콧 선언을 해버린 상황이다.

 

  한가한 천당의 옥황상제가 편하게 보여서 심통이 난건지, 저승사자에게 공문을 보내왔다.

 

  [지옥으로부터 전언-지옥의 인원이 꽉 차버렸습니다. 더 이상 받을 구멍이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 당분간 정말 처리가 안 되는 존재가 아닌 이상 받지 않겠습니다. 정화의 검을 첨부해 드릴 테니, 적절한 인간에게 맡겨 개 쓰레기 같은 존재들이 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인간의 인생영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켜드립니다. 메시지를 읽은 후 신청버튼을 눌러주십시오!]

 

  ‘피곤하게 생겼군! 피곤할 거리가 또 있단 말인가?’

 

  저승사자는 신청버튼을 누르며 예전이 좋았단 생각에 절로 한숨이 났다.

 

  그리곤 그 검을 맡길 인간을 찾아다녔다.

 

  얼마 후, 저승사자는 무법자처럼 도심 도로를 휘젓는 버스를 발견했다.

 

  ‘저건 뭐지?’

 

  저승사자의 관심은 버스 쪽으로 갔다.

 

  더 정확히는 버스기사에게로 흥미가 갔다.

 

  ‘저놈으로 할까?’

 

 

  [속보입니다.]

 

  저승사자가 지켜보고 있는 버스 안에는 라디오 방송이 나왔다.

 

  [탈옥범 민은국을 공개 수배합니다. 실로 국민 가슴에 또 커다란 구멍을 내는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수감 중이던 민은국이 탈옥을 하여 도주 중입니다.]

 

  승객들은 방송을 들을 여유 없이 몸을 휘청대며 소리를 질러댔다.

 

  반면에, 버스기사는 이어폰을 끼며 음악에 따라 어깨를 들썩이며 입도 흥얼흥얼거렸다.

 

  그 기사는 엑셀만을 신이 나서 밟아댔다.

 

  [수차례 청문회 출석요구에 거절을 해오던 민씨는 결국 구치소에 큰 구멍을 내고 도주하였습니다. 이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보이며 관련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일관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선 일부러 풀어준 것이 아니냔 의혹을 제기하고 항의 촛불시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

 

  어둑어둑한 방. 저승사자와 굵은 나무줄기에 손발이 묶여있는 한 인간이 기절해 있었다.

 

  버스기사였다.

 

  [쫙~! 쫙! 착~! 착! ... “도망가! 둘이 먼저, 어서!”...]

 

  “이건 혹시 이도가 말한 그 형제들인가? 혹시 모르니 따로 챙겨둬야겠군!”

 

  아그작, 아그작, 쩝쩝. 쩝쩝.

 

  저승사자는 한손에 든 과자봉지 속 내용물을 계속해서 입안으로 옮겨가며 영상하나를 보았다.

 

  부스럭 소리에 인간이 정신을 차린 듯 했다.

 

  저승사자는 영상을 주머니에 꾸겨 넣으며 인간에게 말을 걸었다.

 

  “일어났나, 강준서? 빨리도 일어났네.”

 

  급하게 손가락의 과자도 털어냈다.

 

  인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승사자를 보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누구세요? 어떻게 내 이름을? 여긴 어디에요? 분명 운동장이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당신이 날 데려온 거요? 이 나무줄기는 또 뭐야? 근데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 거죠? 벌을 받는 건가요? 당신은 누군데요? 이봐요, 대답을 좀 해봐요!”

 

  끊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

 

  “말 좀 그만해! 그만!”

 

  저승사자는 짜증을 냈다.

 

  “말 엄청 많네~ 난 말 많은 놈 딱 질색인데... 수다가 거의 이도만큼이구만? 혹시 이도가 환생한 거 아냐?”

 

  저승사자는 진정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넌 사람들을 엄청 죽였더군! 희생자들은 다행히 지옥행 영혼들은 없었지만, 어쨌든 넌 큰 죄를 지어버렸어~! 너의 머릿속을 잠시 들여다 볼 것이다. 위에 보고해야하니!”

 

  저승사자는 손을 인간의 머리 쪽으로 얹으려 팔을 뻗었다.

 

  “뭐야, 왜이래, 누군데 그래요? 뭐하려고요?”

 

  인간이 겁을 먹은 듯 물었다.

 

  “내가 얘기 안했나? 난 저승사자. 한국지부 지옥행 담당이지. 그러나 걱정 안 해도 되! 당장 지옥으로는 안 보낼 거다! 그곳은 지금 인원초과라서 말이야. 널 보낼 자리도 없어. 어쨌든 지금은 염라대왕께선 아주 피곤해하시고 격노하셨지.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보고부터 할 영상이나 봐야겠다.”

 

  저승사자가 팔을 마저 뻗어 인간의 머리 위에 얹으니 바닷물 속에서 그물에 낚여 올라오는 멸치 떼처럼 영상들이 꾸러미 채 건져 올라왔다.

 

  인간은 정신을 잃지 않고 신기해 할 뿐이었다.

 

  “이게 뭐지? 이런 게 가능해?”

 

  인간이 놀라 물었고 저승사자는 대답해주었다.

 

  “저승사자만의 능력이지! 정신을 잃고 잠들 줄 알았는데 꽤나 강한 정신력을 가졌나보구나! 어쨌든 훑어보겠노라~!”

 

  공중에 떠있는 영상물 꾸러미를 양 손으로 쫙 펼쳐서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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