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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셜 월드
작가 : 아비스
작품등록일 :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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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러다임의 변화
작성일 : 18-12-27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6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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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7년.

 

 지난 약 200년간 인류는 두 번의 큰 혁명을 겪었다. 2017년 쯤이던가? 세상에 인공 지능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딥러닝이니 뭐니 고글이라는 훌륭한 회사가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알고리즘에 의해 세상이 변하기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인공 지능에 의해 로봇이 사람과 대화를 하고 지능형 비서나 자율 운전 차량이 등장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서서히 점점 더 영역을 넓혀갔다.

 

 물론, 처음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사람들의 걱정과 거부감이 심했다. 헐리우드의 근육질 배우가 나오는 터미네이터같은 영화처럼 대재앙적인 미래를 상상하며 공포에 떠는 사람들은 차라리 애교였다.

 

 인공 지능과 로봇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당장 자신의 일자리를 언제 빼앗길지 모른다며 걱정하며 심란했다.

 

 미래에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하나 미리 불안해하고 혹시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미래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일이 아닐지 걱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리마다 무직자들이 넘치고, 일할 거리가 없어 삶의 의욕을 모두 포기한 자들이 무분별한 범죄를 저지를 것이다.’

 이런 근거 없는 공포가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인공 지능 개발이 개발되고 전파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우려대로 경제 대참사에 의한 대규모 불황이 현실이 된다고 생각했었다.

 

 실제 로봇과 인공 지능은 단순 노동 직업 뿐만 아니라, 변호사나 판사, 세무사, 의사 같은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 생각되는 직업까지도 진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때, 정말 세계는 대공황의 전조를 맞이했다. 아니 했었다. 하지만 신의 축복이었는지 변심이었는지, 마치 죽음의 신이 인간들을 멸망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지구라는 집의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은 것처럼, 바로 그 시점에서 대 반전이 시작되었다.

 

 그 기반은 사람들은 인공 지능을 이용해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원을 발견하면서였다. 이것이 바로 인류 멸망과 번영의 기로였던 것이다.

 

 이 기적과 같은 발견을 통해 에너지 공급이 원활해 져서 인공 지능 로봇을 기동시키는데 발생하는 비용이 거의 0으로 수렴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상상도 하지 못한 놀라운 일들이 발생했다.

 

 고도로 발달된 인공 지능은 어느새 사람들을 위해 알아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시스템에 의해 농사가 지어지고, 바다가 탐사되고, 동물들이 길러졌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사용 비용은 매우 낮았고, 인공 지능 로봇이 일을 수행했기에, 인건비조차 들지 않았다.

 

 이렇게 인공 지능에 의해 인간의 노력이 조금도 필요없는 자원들... 다시 말해 잉여자원이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맛있는 저녁밥을 먹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농부 아저씨들 같은 생산자, 생산된 재료를 산지에서 운반해 주는 유통업자, 그것들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판매자, 그리고 요리 등으로 가공해주는 사람 등등.

 

 정말 따지고 들면 한도 끝도 없을 정도로 재료와 소비자 사이에는 많은 단계에 걸친 노동력이 필요했다.

 

 따라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리가 저녁밥을 먹기 위해선 그 물품들과 노동력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농부 아저씨 대신 인공 지능 로봇이 농사를 한다. 자율 주행차가 그 재료들을 가정으로 배송하고, 배송된 음식은 또 가정부 로봇이 알아서 요리하여 대접한다.

 

 이러한 일련의 생산-유통-가공의 작업들은 메인 컴퓨터가 관리하며 새로운 인공 지능 로봇들을 필요에 맞게 제작/설계/유지보수/생산/배분을 한다. 그것도 거의 공짜로... 값싼 에너지원과 노동력! 바로 인공 지능 활용의 선순환이 발생한 것이다.

 

 만약, 신이 인간들을 포기했다면, 아주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인공 지능이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인공 지능 개발 초창기의 사람들의 예상처럼 경제 공황이 오고, 그러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점점 더 심해져 한계 상황을 넘게 되었을까?

 

 어쩌면, 그렇게 커진 빈부격차에 의해 사회 구조에 균열이 일고, 그 불안정성으로 인해 내전이 발발하고 혹은 또 그로 인해 세계 대전 같은 대재앙이 인류에게 찾아왔을 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제 생각하면 정말 한 끗 차이였다. God bless!

 

 인공 지능의 발달은 인간 세계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주는 두 가지 대혁명을 만들었다.

 

 먼저, 인공 지능은 심지어 인간의 고유 영역에서도 엄청난 잠재력을 이루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예전 유명 화가의 그림 화풍을 따라 그리는 정도였다.

 

 그렇게 수 만 번 유명 화가의 그림을 따라 그리던 인공 지능은 무엇인가 새로운 자신만의 화풍을 탄생시키기 시작했는데 그 수준이 놀랍다.

 

 기존 화가의 장점만을 모은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과하게 인공적인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이러한 인공의 천재 화가들은 곧 높은 수준의 디자인 퀄러티를 대중들에게 싼 값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요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분야에서도 인공 지능은 처음에는 단지 정확한 계량과 센서를 통한 음식 맛 측정 기능을 바탕으로 요리사들의 보조 도구로서만 사용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인공 지능은 어느새 스스로 유명 요리사들의 요리를 재현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인간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요리를 탄생시키기 시작했다.

 

 인공 지능이 제공하는 놀랍고도 신선한 맛의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중독되기 시작했을 때, 그런 초일류 요리사들이 각 가정에 무료로 보급되었다.

 

 이제는 각 가정의 요리사 로봇들이 해당 가정에 인구 구성원에 따라 오늘 필요한 영양소를 계산하여 필요한 음식 재료를 선택하여 집으로 배송시킨 후, 그 재료들을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최고의 솜씨로 요리해준다.

 

 예전에는 돈 있는 사람들이나 즐기던 최상급 호텔 수준의 요리를 이제는 집에서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지어,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무료로 말이다.

 

 창의적인 작업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은 이제 아무도 없다.

 

 앞서 설명에서 눈치 챘겠지만, 인공 지능 발달에 의한 이러한 변화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기존 경제 시스템의 붕괴시킬 수 있는 단어, ‘무료’이다.

 

 현대에는 200년 전 고대 사람들이 높은 가치로 쳐주던 것들이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누구나 소유하고 싶은 모든 재화를 마음껏 소유할 수 있다. 노예가 필요하면 인공 지능 로봇이 해준다. 멋진 디자인의 옷이 필요하면 인공 지능 로봇이 최신 트렌드에 맞는 옷을 맞춤형으로 디자인해 준다.

 

 여행을 가고 싶으면 가면 된다. 인공 지능이 발견한 새로운 에너지원은 과거의 화석 연료와 질적으로 다르다. 거의 무한의 에너지를 생성하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에 대해서도 인공 지능의 예측 범위를 넘지 않는 다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것들이 저가 양산품의 품질이 아니다. 그랬더라면, 고품질 제품을 향한 인간의 욕망 때문에 경제 구조가 유지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공 지능이 자신의 창의력을 입혀 고품질 양산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따라서, 이제는 그 누구도 재화에 신경 쓰지 않는다. 돈이 필요 없는 세계이다. 누구나 만족할 만큼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으니까! 오히려 너무 많으면 귀찮기만 할 뿐이다.

 

 그 예전의 석학, 마르크스가 제창한 공산주의가 이런 식으로 실현되리라곤 그 당시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 이것은 공산주의(共産主義)가 아니다. 빌 공(空)자를 쓰는 공산주의(空産主義)이다.

 

 재산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를 인공 지능에 의한 ‘경제 대혁명’이라 부른다.

 

 이러한 천국 같은 세상에도 문제는 생겨났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풍족한 환경이 사람들에게 모든 의욕을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은 점점 심심해졌다. 현실 세계의 삶이 너무 쉬워졌고, 풍요로워졌지만, 동물로서의 본능이 어디 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내가 남보다 우위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남들 위에 군림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천국 같은 현실 세계에 이미 적응해 버린 사람들은 현실 세계를 이전의 경쟁 사회로 돌리려는 용기를 낼 수 없었다. 그 암흑기에 대한 공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오늘 먹을 밥을 구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니! 그런 지옥같은 세상이 어딨어?”

 2216년, 서울시 노원구에 사는 20대 어떤 시민의 말이다. 요즘은 그런 세상이다.

 

 생계가 걸린, 즉, 목숨이 걸린 환경에서는 두 번 다시 예전처럼 치열해지고 싶지는 않다.

 

 맨날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돈 몇 푼에 벌벌 떨고, 돈 있는 놈들이 갑질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그럼 모험을 택하는 대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분야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는데 이 때 해성처럼 나타난 분야가 (모두들 예상했겠지만) 바로 가상 현실 게임이다.

 

 이 것이 바로 인공 지능에 의한 두 번째 대혁명인 ‘가상 현실 대혁명’이다. 인간의 삶을 바꿀 정도로 발전한 인공 지능은 감히 2100년도에도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완벽한 가상 현실 세계를 구현해 냈다.

 

 앞서 말한 대로 풍요로워진 요즘 세상에서는 누구나 해외 여행을 아무런 부담 없이 갈 수 있지만 사실 요즘의 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왜 굳이 힘들게 비행기를 타러 가서 기다렸다가 장시간 비행 ( 비록 예전보다 2배 이상 비행 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하는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이렇게 좋은 가상 현실 세계가 있는데!

 

 2200년대의 사람들은 해외에 가고 싶으면 가상 현실 머신에 접속을 한다. 가상 현실 머신은 직접 사람의 뇌에 자극을 줘서 사람이 실제 겪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

 

 200년 전에 존재했던 UHD? 이 정도의 디스플레이가 아니다. 4G? 5G? 이 정도의 데이터량도 아니다.

 

 현재의 27G 통신망을 통해, 초당 수십 테라 단위의 데이터가 전송된다. 가상 현실 기기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보를 받아서 인간의 눈이 아닌라 뇌에 직접 전달해 준다. 따라서, 가상 현실 세계에서의 활동은 현실 세계에서의 활동과 구분하기 힘들다.

 

 심지어 뇌에 직접 정보를 주입하기 때문에, 경험 시간도 단축된다. 실제 사람이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와이에 날아가서, 와이키키 비치에서 훌라춤을 추고, 수영을 하다 저녁에 바비큐를 먹고, 야시장을 즐기다 하루를 마감하는 맥주를 마시며 침대에 누우면 현실 세계에서는 단지 3시간이 지나있을 뿐이다.

 

 이러한 가상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게임은 사람들의 경쟁하고 군림하고 싶어 하는 욕구의 발산처가 되었다.

 

 현실 세계에서는 먹고 사는 걱정이 없기에 이제 사람들은 초등/중/고등학교에서 가상 현실 세계에서 잘 살기 위한 법을 배운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몇 년의 대학 교육을 받고 현재 운영되는 게임 중에 자신이 도전하고 싶은 게임을 선택하고 지원한다.

 

 즉, 사람들은 예전 미개한 시대 기준으로 초등/중/고등학교 때는 게임의 기본 기술, 게임에서의 사람들과의 관계 및 예절, 본인의 마음가짐 및 도덕 등에 대해 공부하고, 대학교 과정에서는 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임 장르에 대해 심도 깊게 공부를 한다.

 

 대학생들은 온/오프라인으로 만나 몇 년 전에 유행했던 게임이라든지, 혹은 고전 게임들에 대해 스터디를 조직하고, 어떤 플레이를 하는 것이 게임에서 유리한지 공부한다.

 

 심지어 몇몇 과욕에 빠진 대학생들은 박사라도 되려는 것인지 대학원이라는 추가 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미래의 게임 세계를 준비한다.

 

 보다 많은 준비가 정답인지, 빨리 게임에 가입하여 미숙한 실력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더 좋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대학원들 갔다고 한들 욕하겠는가? 그냥 마음이 가는 데로 정하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는 가상 현실 게임들은 다양한 장르가 있다. 어떤 사람은 요리의 디테일이 잘 구현된 게임에 지원하고 어떤 사람은 농경이나 낚시 등에 특화된 게임에 지원한다. 물론, 운동 종목이 메인인 게임도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제일 유행하는 것은 예전으로 따지면 서양 중세 시대 배경의 MMORPG 같은 스타일이다. 역할 수행 게임을 즐기는 유전자는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인간의 DNA 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현대 세계에선 모두가 알아주는 게임의 톱랭커에 드는 것만큼 명예로운 일도 없다. 요즘 사람들의 유일한 목적은 내가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톱랭커가 되는 것이다.

 

 띠라서, 처음으로 플레이할 게임을 선택하는 일은 매우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톱랭커에 들기 위해선 어째든 꾸준히 플레이해야 한다.

 

 게임 자체가 인기 없든지,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다 보니 적성에 안 맞는다든지 하는 이유로 하던 게임을 접고 다시 다른 게임을 시작한는 불상사는 만나면 안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만큼 톱랭커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비용을 잃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교육 과정 중에 내가 어떤 게임에 소질이 있는 지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래서 자신의 적성과 안 맞는다 싶으면 최대한 빨리 접고 다른 게임을 시작하는 센스가 필요하기도 하다.

 

 인생은 일이 벌어지기 전까진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어쩌겠나? 지금 선택한 내 게임이 나의 적성에 잘 맞는 것이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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