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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셜 월드
작가 : 아비스
작품등록일 :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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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생성
작성일 : 18-12-27     조회 : 345     추천 : 0     분량 : 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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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철수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니?”

 

 여느 때처럼 철수를 깨우러 오신 엄마가 깜짝 놀라신다. 철수는 이미 목욕재개를 마치고 정갈한 옷 가짐으로 침대 위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소자에게 찬스가 왔습니다.”

 

 "어제 먹은 술이 다 안 깼니?"

 

 ‘아... 어머니... 이 아들을 믿지 못하시는 군요.’

 

 철수는 짜증이 났지만 부정 타면 안 되었기에 웃는 얼굴로 입술을 꽉 깨물며 엄마한테 말을 한다.

 

 “어머니, 이제 9시가 되면, 저는 ‘포텐셜 월드’로 출동할 것이옵니다.”

 

 요즘 세계에는 게임법이라는 것이 있어서, 길드의 과도한 플레이어 혹사를 막기 위해, 모든 플레이어들은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게임을 하고 로그 아웃하여 점심을 먹은 후, 1시부터 6시까지 플레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추가 시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1주일에 52시간을 넘기지 않기를 국가가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철수는 이미 8시부터 일어나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9시 ‘땡’치면 로그인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다.

 

 특히, 오늘은 캐릭터를 생성하는 날이고, 캐릭터 생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 게임에서 부정을 방지하고 ‘축캐’ 강림을 위해 더더욱 정성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오! 철수야! 왠일이니? 드디어 네가 사람이 되었구나. 그래, 큰 뜻을 품고 넓은 세상으로 나가거라.

 내가 오늘은 우리집 도우미 ‘철수네 인공 지능 8호’에게 이야기해서 점심에 스테미너식을 준비해 놓을게.”

 

 철수 엄마는 모처럼 웃는 얼굴로 철수 방을 나간다. 마침, 딱 9시.

 

 ‘좋다. ‘포텐셜 월드’로 출동이다.’

 

 철수는 자신의 방에서 가상 현실 단말을 통해 ‘포텐셜 월드’로 진입한다.

 

 ------------------

 

 포텐셜 월드의 캐릭터 생성 화면은 철수가 그 동안 공부하고 플레이했던 대다수의 게임과 다르지 않았다.

 

 포텐셜 월드의 캐릭터들은 힘, 민첩, 체력, 지능의 메인 스테이터스를 가지고 있고, 또한 스테미나, 언변, 손재주 등 ‘딱’ 보면 대충 무슨 기능을 할지 알만한 서브 스테이터스를 가지고 있다.

 

 두 스테이터스의 차이점은, 메인 스테이터스는 레벨업이나 기타 퀘스트 등으로만 올릴 수 있고 (플레이어의 분배 없이 자동으로만), 서브 스테이터스는 해당 기능을 노가다를 통해 반복 숙련하면 오른다는 것이다. 또, 서브 스테이터스는 이벤트에 따라 추가 항목이 생성될 수 있다.

 

 서브 스테이터스는 특성 상 노가다를 해서라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메인 스테이터스는 처음 케릭터를 만들 때 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순조로운 ‘포텐셜 월드’에서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것은 바로 메인 스테이터스이다.

 

 '메인 스테이터스여! 대박나라.'

 

 철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포텐셜 월드’의 튜토리얼 단계에 진입한다.

 

 “플레이어 김철수님. 캐릭터명 결정해 주세요.”

 

 가상 현실의 디렉터가 말을 걸어온다. 맑고 경쾌한 여자 아이돌같은 목소리가 들뜬 철수의 기분을 더욱 좋게 만든다.

 

 “김기사!”

 

 철수가 생성할 본인 캐릭터의 이름을 말했다. 맞다. 철수가 말한 캐릭터 명은 철수 아버지가 플레이하는 게임 이름과 비슷하다. 하지만, 특별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단지 기분 탓이다. 그냥, 철수가 ‘김씨’라서 사용하는 탓에 그럴 것이다.

 

 “‘김기사’ 맞습니까? 본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직업과 스킬 자유도를 최대한으로 제공하기에 특별히 하나의 직업만을 플레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튜토리얼을 위해 우선 적정한 직업을 선택하여 플레이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직업은 언제든지 약간의 노력만으로 새롭게 변경하실 수 있습니다. 플레이 가능하신 직업은 전사, ...”

 

 “전사!”

 

 철수는 대답을 다 듣지도 않고 말했다.

 

 ‘사나이라면 전사지! 내가 생각하는 MMORPG의 로망은 전사다. 시원스럽게 돌격하여 상대를 썰고 다니는 무적의 전사! 얼마나 멋있는가?’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전사로 플레이 시작합니다. 시작 마을은 ...”

 

 “다이현 마을!”

 

 철수는 역시 바로 대답한다. 플레이를 시작할 마을은 특히 이미 영수와 말을 맞춰놓은 것이기에 더 기다릴 필요도 없다.

 

 “알겠습니다. 다이현 마을까지만 선택하셨기 때문에, 다이현 마을 중 한 지부로 워프시켜드립니다. 그럼 전사 김기사님! 다이현 마을, 키파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다시 한 번 ‘포텐셜 월드’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응? 지부?? 그런 말을 듣지 못해...”

 

 이번에는 철수의 말이 가상 현실의 디렉터에게 끊겼다. 워프가 진행된 것이다. 철수의 눈앞은 하얘지더니 곧 정겨운 중세 분위기의 마을이 나타났다. 철수는 황급히 스테이터스 창을 열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스테이터스!”

 

 *이름 : 김기사

 *직업 : 전사

 *레벨 : 1

 < 메인 스테이터스 >

 힘 : 1

 민첩 : 10

 체력 : 5

 지능 : 20

 행운 : 15

 < 서브 스테이터스 >

 HP : 50

 MP : 200

 스테미나 : 10

 언변 : 10

 손재주 : 10

 

 ‘헉... 이럴수가.. 스테이터스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이런!’

 

 어차피 초기 스테이터스는 캐릭터 생성 시 자동으로 생기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한 철수는 초기 스테이터스 수치의 평균값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철수는 급히 영수에게 귓속말을 넣었다.

 

 “영수야, 바쁘냐?”

 

 “야! 영수가 뭐야~ 임마! 게임 상에서는 드라켄3세님이라 부르라고 했지! 내가 기껏 캐릭터명도 알려줬는데 왜 이름으로 불러?? 그나저나 너 어디냐? 왜 안보여?”

 

 “아! 맞다. 나 네가 시킨대로 다이현 마을을 시작지점으로 잡았는데, 지부가 있던데? 키파 정원이래.”

 

 “어? 정말? 나 시작할 때는 그냥 무조건 다이현 마을에서 시작하면 중앙 시청에서 생성됐는데, 사람이 많아져서 서버가 나누어 졌나 보다. 어쩌지? 잠시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알려줄게.”

 

 영수는 잠시 말이 없어졌다. 철수는 그 와중에 신기한 듯, ‘포텐셜 월드’의 세상을 둘러본다.

 

 철수가 매혹적인 중세풍 도시의 모습에 빠져있을 때, 영수가 다시 투덜거리며 말을 시작한다.

 

 “야~ 망했다. 너 있는 데랑 여기랑 좀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할래? 그런데 중간 지점에 10~15렙 구간이 있어서 쉽게 만나지는 못할 것 같다.”

 

 “그게 뭐야! 초반에 쉽게 가려고 같이 하는 건데. 넌 먼저 시작한 애가 정보가 왜 그 모양이냐?”

 

 철수가 먼저 영수를 원망한다. ‘선빵필승’이 철수가 생각하는 세상의 진리이다.

 

 “내가 하루 만에 그렇게 변할 줄 알았냐? 참나 도와줘도 모라고 하네. 게임 초기라 사람들 몰려서 서버도 늘리고 다양한 업데이트가 빈번하단 말이야. 그래도 그래서 쾌적하게 게임할 수 있는 거지.”

 

 “그래 알았다. 그리고, 이거 스테이터스 어떻게 보냐? 어떻게 나와야 축캐야?”

 

 “넌 그것도 공부 안하고 시작했냐? 일반적으로 초기 스테이터스 합이 평균 50 정도 되는데, 축캐는 그보다 한 20 정도 높다더라. 난 딱 52 나왔다. 넌 어떠냐?"

 

 ‘나는... 헉! 61이다. 역시 나는 될 놈이었던 것이다.’

 

 “후후. 이 형님은 꽤 높다. 자그마치 61이다. 아... 그런데 난 전사 주특기인데, 지능이 제일 높고 힘이 1이네... 다시 생성해야 하나?”

 

 “야! 배부른 소리하지 마. 다시 생성한다고 힘이 높은 축캐가 나온다는 보장이 있냐?

 그리고 캐릭 삭제 후 재 생성하려면 일주일의 패널티를 받아야 하는데, 그 하루 동안 차라리 달리는 것이 낫지 않겠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다른 놈들 위에 서지.”

 

 “그렇겠네.”

 

 “그리고 그럼 너 이것도 모르겠다?”

 

 “뭐?”

 

 “이 게임 세계에선 레벨업 마다 주력 스텟이 5, 그외 스텟이 1 정도씩 오르는데, 이것도 경우에 따라 최대 15 최소 5가 오르기도 한다고.

 너 지금 나보다 스테이터스 총합이 9 높지만 2레벨업할 때, 너 5씩 2번 난 15씩 2번 오르면 스텟의 총합은 역전된다.”

 

 “크크. 악담을 해라. 이 운빨왕 김철수가 잘도 그렇게 찔끔찔끔 오르겠다?”

 

 “모르는 일이지. 그리고 만약 레벨업마다 스테이터스 총합이 대폭 상승한다고 해도 주력 스텟 외에 다른 스텟이 크게 오르면 단순히 잡캐가 될 수도 있다고!”

 

 친구인지 적인지 모르겠는 대화 상대의 저주가 이어진다.

 

 ‘훗. 영수 이 놈, 이거 나를 질투하는군. 나는 대충 이쯤에서 자랑을 마치고 게임에나 전념해야겠다.’

 

 철수는 일단 축캐에 가까운 스텟을 얻고 시작하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오! 영수! 아니 드라켄3세님. 오랜만에 영양가 있는 조언 고맙소. 그럼 우린 15렙은 되어야 만나는 거냐?”

 

 “그래, 임마. 어서 열렙해서 15렙된 다음에 만나자. 참 너 근데 지금 직업이 했어??”

 

 “나? 당연히 전사지!”

 

 “전사?? 너 튜토리얼 다 안 들었냐? 어쩐지 지금 대화하면서도 뭔가 이상한 위화감이 들더라.”

 

 “왜?? 뭐가 이상해?”

 

 “일반적으로 초기 직업으로 전사, 마법사, 성직자, 도적, 궁수의 다섯 가지 중 하나를 고르지만 ‘포텐셜 월드’를 제대로 즐기는 준비된 플레이어들은 초기 스테이터스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6번째 직업인 백수를 고른다고.”

 

 “뭐?? 백수??”

 

 “그래 임마! 그래서 초기 스테이터스보고, 시청 길드에 가서 직업을 선택하는데...

 너무 당연한 상식인데 이것조차 안 지켰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너의 가장 큰 뻘짓을 눈치 채지 못 했다.

 나한테 초기 스테이터스 높다고 자랑하더니 꼴좋다. 힘 1짜리 전사라. 큭큭. 죽지나 말고 와라. 이 게임에선 죽는 페널티는 꽤 크다.”

 

 “아니 분명 직업의 자유도가 있다고 했는데, 약간의 노력만으로 쉽게 겸직이나 전직된다고 한 것 아니었어?”

 

 “그거 난 놈들 기준으로 쉽게다.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야. 기본으로 주어진 스킬을 자주 사용해야 상위 스킬을 얻는 단 말이야.

 그런데, 전사용 스킬 대신 다른 직업 스킬을 배우려면 기술서나 스킬북을 사서 익혀야 하는데, 지금 게임 초반이라 타 직업 스킬은 초반용 저렙 스킬이라도 비싸.

 또, 첫 직업 기준으로 튜토리얼이 진행되기 때문에 타 직업에 대한 가이드도 받으려면 그건 그거대로 시간 낭비가 되고.

 게임 센스가 뛰어나야 전직도 쉽지, 차라리 겸직을 하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그렇다. 어차피 요즘 게임은 랭킹이 중요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사망 패널티는 꽤 큰 편이다. 플레이하다 사망하게 되면, 레벨 다운과 함께 아이템 드롭율도 높은 편이다.

 

 또한 한 번 사망하게 되면 하루 동안의 접속 불가 패널티도 생긴다. 기분 좋지 않은 강제 휴가행이다.

 

 이렇게 패널티가 강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째는 패널티가 약하면, 톱랭커가 되기 위해 현재 수준을 벗어난 무리한 플레이를 자행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두 번째는 일단 후발 주자들이 톱랭커와 한 번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철수는 힘1짜리 전사로써 친구도 없이 성장을 해나가야 것이다.

 

 ‘아... 그냥 하루 더 쉬고, 내일부터 새 캐릭터로 시작할까?’

 

 철수는 잠시 진지하게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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