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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셜 월드
작가 : 아비스
작품등록일 :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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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퀘스트 2
작성일 : 18-12-27     조회 : 374     추천 : 0     분량 : 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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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성전 개시 2 시간 전, 철수는 기병 5기를 이끌고, 적진으로 향한다. 한젤 요새 안에는 약간의 소요가 일었다.

 

 “아니, 아직 공성전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적이 왔다고?”

 

 “네, 요시키 형님, 저 놈이 저번에 말씀드린 ‘김기사’라는 놈인데 완전 허접한 트롤입니다.”

 

 키리시키는 이번 경쟁 퀘스트를 도와주기 위해 온 길드원들에게 설명을 한다.

 키리시키에게 말을 건 요시키라는 전사는 전신이 붉은 색으로 물든 화려한 갑옷을 착용하고 있다. 그의 허리춤에는 긴 일본도와 숏소드가 채워져 있다. 양검 전사는 분명 일반적인 직업은 아니다.

 

 “임마, 네가 창피를 당했다고 해서, 널 도와주려고 길드에서 잘 나가는 애들만 모아왔어.

 이번에 확실히 저 놈들은 눌러서 우리 원일 길드의 이름을 높이자고.”

 

 그렇다. 원일 길드는 극우 성향의 플레이어가 모여서 만든 집단이다. 그들은 원래 현실 세계에서 ‘너무 인간답게 살게 된 세상이 불행하다.’는 등 현 정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펼치며 공격을 하거나, 다양한 거짓 뉴스를 퍼트려 사회 혼란을 조장하려 시도했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아 활동 무대를 가상 현실 세계로 옮겨서 그 꿈을 펼치려 하고 있다.

 

 “우리 애들은 다 알지?”

 

 “물론입죠. 닌자 계의 신성 '이시다'님, '요리시키'님. 광역 마법의 황제 마법 삼형제 '우리', '제국', '만세'님, 신궁 '늑대눈빛' 님, 죽은 자도 살린다는 힐러 '죽지마너네'님.

 모두 퀘스트 한계 레벨인 22 레벨을 달성하신 분들이 저를 도와주시러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길드의 이름을 먹칠한 녀석을 응징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시다가 살벌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현재 이시다의 레벨은 22지만 공격력 만큼은 40레벨 근처라고 까지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는 도적 클래스 중에서도 공격력에 특화된 암살자 쪽으로 키우고 있었고, 심지어 기연으로 공격력이 대폭 증가하는 스킬을 얻었기 때문이다.

 

 “여~ 이시다여! 자신만만한 모습이 보기 좋다. 너의 막강한 공격력이라면 저 허접한 마법사 정도는 한 칼에 죽일 수 있겠지.”

 

 “네. 반드시 저 녀석을 제 손으로 죽이겠습니다. 아주 지옥의 맛을 제대로 보여줘서 두 번 다시는 우리 길드원 앞에서 깝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하겠습니다.”

 

 그 때, 밖에서 철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키리시키! 이 배워먹지 못한 시키야! 죽고 싶냐? 원일 길드는 어디서 굴러먹던 개뼈다귀같은 길드냐?”

 

 성 안에 있던 원일 길드원들의 얼굴은 전원 차갑게 굳었다.

 

 “뭐라고??”

 

 밖에서 소리치는 철수의 목소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너네 레벨은 그렇게 높으면서 또 성 안에만 처박혀 있을 거지?? 우린 임마 레벨 12짜리도 있어. 근데도 쫄았냐? 내가 너네 레벨이었으면 임마. 확 그냥 XXXXXXX해버린다?”

 

 “저거 모하는 놈이야? 저거?”

 

 요시키가 노성을 지른다. 키리시키의 얼굴도 시뻘겋게 변했다.

 

 “요시키 형님, 저희 NPC 3명만 잠시 기병으로 변환해주세요. 제가 기병을 이끌고 나가 공성전 시작하기 전에 저 놈을 죽이고 오겠습니다.”

 

 “이시다! 좋다. 하지만 기병은 방어전에는 도움이 안 되니, 반드시 공성전 시작 전에 돌아와야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10분이면 충분합니다.”

 

 대답을 마치고, 이시다는 NPC 3명의 무장을 기병으로 전환한 후 철수를 요격하러 출동했다.

 

 철수는 신나게 욕을 하다가 한젤 요새의 성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헐... 뭐냐! 아직 공성전은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싸우러 나오는 것이 어딨냐? 젠장 도망가야겠다.”

 

 어색한 연기와 함께 철수는 말머리를 돌려 본진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뒤에 추격하는 적들의 말발굽 소리가 맹렬히 들려온다.

 

 “이 놈 거기 안 서냐?”

 

 “너 같으면 서겠냐? 바보야!”

 

 철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적의 약을 올린다. 철수가 아주 빠른 타이밍에 도망을 쳤기 때문에 철수가 본진으로 피신했을 때에는 이시다는 중간 정도까지 밖에 못 왔다.

 

 “너 이 놈! 전쟁 때 만나면 반드시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이시다는 허탈하게 한젤 요새로 귀환했다. 그리고 공성전 시작 30분 전. 다시 한 번 철수가 한젤 요새를 향해 출발한다.

 

 ------------------

 

 “이 닭X가리 같은 놈들아! 방어 준비는 잘 되고 있냐? 이제 30분 뒤면 네 놈들 전부 사망이다. 네 놈들이 주는 경험치로 나는 광렙할 거다. 아이고! 맛있어라! 와구와구.”

 

 “저 놈 또 왔네. 저거!”

 

 원일 길드원들이 성벽으로 몰려 왔다.

 

 “제가 다시 한 번 나가볼까요?”

 

 이시다가 말했으나 이번에는 요시키가 제지한다.

 

 “아니다. 어차피 아까처럼 바로 도망갈 것이 뻔하다. 어차피 30분 뒤면 저 놈들 모두 죽으러 올 텐데. 우린 그냥 기다리면 된다.”

 

 “아우! 우리가 공격하는 쪽이었어야 하는데! 이 참에 우리 방어 NPC 구성을 기병 위주로 바꿔서 오히려 우리가 역공을 가볼까요? 어차피 우리 레벨이 저 놈들보단 높으니까 렙빨에서 그냥 이길 것 같은데.”

 

 “아니다. 키리시키. 물량 빨도 생각해야지. 적이 배후를 노릴 것을 대비하면 우리가 출동할 수 있는 병력의 상한은 플레이어 8명, NPC 7명 정도다. 반면 저 쪽은 50명이 있기 때문에 변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어차피 참으면 우리가 이긴다.”

 

 “요시키 형님, 그래도 그렇게 방어적으로 이기면 우리의 부수적인 목적인 저 놈들에 대한 참교육은 이루어 지지 않자나요.”

 

 “일단, 대의를 생각하자.”

 

 요시키가 대장으로써 길드원들을 적절하게 진정시키며 공성전 방어를 준비하던 그 때였다.

 

 “어? 저... 저거?”

 

 요리시키의 외침에 따라 모두 성벽 너머를 바라보았다. 밖에선 너무 욕에 열을 올리던 철수가 제 풀을 못 이겨 낙마해버렸다. 심지어 떨어지면서 다쳤는지 납작 엎드려서 잘 일어나지도 못한다.

 

 “형님!”

 

 “그래. 이시다. 이번에는 실수 없이 해라.”

 

 “알겠습니다. 너희 넷 나를 따라 와라.”

 

 이번에는 이시다가 NPC 4명을 기병으로 전환한 후 성문을 열고 출동한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철수는 이시다를 발견하고 겨우겨우 다시 말에 올랐다. 이번에는 낙마했다 다시 말을 타는 바람에 아까보다 대응 속도가 훨씬 느렸다.

 

 말머리를 급히 돌려 도망가기 시작했지만, 아까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초반부터 빠르게 가속하는 이시다의 속도에 따라 잡히기 시작한다.

 

 아직 본진까지 한 참의 거리가 남았지만, 뒤를 돌아보니 이시다의 추격대는 철수의 뒤를 바싹 쫓아왔다.

 

 “이 놈!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암기술, 암흑의 표창!”

 

 이시다의 표창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철수를 스쳐 지나간다. 철수가 이시다의 사정권에 들어 간 것이다. 그 때였다.

 

 “어디까지 따라 온 것이냐? 바보녀석아!”

 

 “와!!!!!”

 

 공격 측 본진에서 함성 소리와 함께 다수의 기병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헉... 이 놈들이... 일단 도망가야겠다.’

 

 열심히 쫓아오던 이시다는 이번에는 본인이 말머리를 돌리고 도주를 시작한다.

 

 ‘저 놈들 지금 시간에 겁도 없이 NPC 대부분을 기마병으로 변환하다니...

 좋아, 공성전 개전 시간도 아슬아슬하니, 저 놈들을 잘 유인하면, 저 쪽 NPC의 대부분은 기병인 채로 공성전을 시작하겠군.

 그래! 좀 더 따라 와라.’

 

 이시다가 순간의 기지를 발휘하여 이번에는 역으로 공격 측 NPC들을 유인하여 한젤 요새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그 때, 이시다는 열심히 도주를 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말이 느려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변을 살펴보니 NPC들도 속도가 느려져서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뭐지?? 설마 마법인가?’

 

 뒤를 돌아보니, 적들이 바싹 쫓아와서 비웃고 있었다.

 

 “후후. 바보같은 놈들! 그래 나를 죽여라! 하지만 너네는 나의 유인계에 걸렸구나!

 이대로 나와 NPC 4명은 전력에서 열외 되겠지만, 대신 네 놈들 NPC는 전원 기병인 상태로 공성전을 시작하겠구나.”

 

 “무슨 소리?”

 

 “응??”

 

 “우리 NPC는 이미 모두 본진으로 돌아갔는데?? 저 말발굽 소리와 먼지는 모두 본진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거야.”

 

 이시다가 쫓아 온 적들을 살펴보니 정말 NPC는 몇 없고 모두 플레이어들이었다.

 

 쫓아온 인원들이 탄 말꼬리에는 길게 짚단 등이 묶여 있어 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랬다. 어느 순간 공격 측 NPC들은 말머리를 돌려 본진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나 쫓기는 입장에서는 뒤에서 발생하는 많은 먼지로 인해 본진으로 돌아가는 인원들을 디테일하게 살펴볼 여지가 없었다.

 

 “공성전 개시 전에는 NPC를 죽일 수도 없고, 플레이어는 그냥 PK 개념으로 죽여도 되지만, 괜히 PK를 통해 내가 카오되는 것도 싫고 하니 그냥 살려 줄게. 너 하는 것 보니 넌 완전 허접이더구나.”

 

 ‘포텐셜 월드’에서는 PK가 허용된다. 하지만 퀘스트나 정당한 결투에 의한 PK가 아니라면 카오틱 (chaotic) 수치가 증가하게 된다.

 

 이 카오틱 수치가 높은 플레이어들은 NPC들과의 거래나 퀘스트 진행에 패널티를 받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유저들은 카오틱 수치를 높이지 않게 조심하고, 수치가 올라간다면 빠르게 내리기 위해 노력을 한다.

 

 “자. 열심히 도망 가 봐라. 슬로우가 풀리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설마 너 기병으로 방어전을 치를 생각인 것은 아니지?”

 

 마판베르가 계속 아프게 말로써 이시다의 뼈를 때린다. 이시다는 창피함에 얼굴이 붉어진다.

 

 ------------------

 

 ‘이시다, 이 놈 왜 이렇게 빨리 안 오는 거지?’

 

 한젤 요새에서 기다리는 요시키는 속이 탄다. 물론 본인들은 길드에서 퀘스트 제한 레벨에 맞는 최정예 인원을 데려왔기에 유리하지만, NPC 숫자 차이에서 벌어지는 물량 격차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4명의 NPC는 현재 우리 NPC 전력의 거의 절반이고, 이 4명이 배제되면, 적과 우리의 NPC 숫자 차이는 4배에서 7배로 거의 2배 가깝게 벌어지게 된다. 이러면 성벽 사수가 정말 어려워.’

 

 “요시키 형님, 이제 공성전 개시까지 1분 남았습니다. 이시다 형님은 아직 안 오시는 것으로 보아 이를 고려하여 NPC 병과를 최종 결정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키리시키가 옆에서 주눅 든 목소리로 말을 한다.

 

 “알았어! 지금 생각하고 있자나!!”

 

 요시키가 짜증을 느껴 버럭 소리를 친다.

 

 ‘젠장... 키리시키 놈의 말이 맞다. 일단 4명이 빠진다 치자. 일단 우리 길드원 중에 힐러가 2명이 있고 화력이 모자라면 안 되니, 5명을 원거리 딜러, 1명을 나를 보조하여 성벽이 뚫렸을 때 대응할 방패 한 손 검병으로 해야겠다.’

 

 “대장님, 저희들의 병과를 최종 결정해 주십시오.”

 

 NPC 대표가 요시키 앞으로 와서 말을 한다.

 

 “좋다. 마법병 2, 궁병 3, 방패 한 손 검병 1이다.”

 

 "네, 그에 맞춰 준비하겠습니다."

 

 방어 측의 NPC 직업 선택이 끝나고 이어 공성전이 개시됨을 알리는 뿔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요시키님, 저기 멀리서 이시다님과 기병 3기가 귀환하고 있습니다.”

 

 성벽에 올라가 있던, 늑대눈빛이 독수리의 눈 스킬로 먼 거리를 정찰하다, 이시다의 귀환을 알린다.

 

 ‘이시다, 이 멍청한 녀석! 도대체 뭘 하다가 이제야 온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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