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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rnica for the city
작가 : 날개이름
작품등록일 : 20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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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작성일 : 19-01-29     조회 : 403     추천 : 0     분량 :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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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이라는 것도 참 허울 좋은 단어다.

  사회의 밑에서 빌빌 기다가

  어떻게든 우위를 점해보려 아이들 위에서 설교.

  보기 좋게 포장한 줄 아는 보기 싫은 것들을 진리의 씨앗인 듯 뿌려놓아도, 반박 하나 돌아오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니. 그걸 보고 기쁘다고 팔짝 뛰는 거지. 밖에서는 씨알도 안 먹혔거든. 그딴 빈껍데기뿐인 철학은.

  그렇게 해서 얻은 것들의 이름.

  쾌감과, 정복감.

  끝까지 파헤쳐보면 결국 그런 것들만 남는 대화라는 건 이름붙이기 마련이지 뭐.

  어쩌피 현실이 아닌 환상 속에서 커가는 아이들일 거라 착각하며 오르가즘이나 느끼는 게 요즘 어른들의 취미다. 찍 싸지르고 황홀경.

  옆에서 보다보면 역겹기 짝이 없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겠지. 여러 군데에 싸질러놓았으니. 치울 생각도 별로 없어진 요즘은 내가 제일 한심해 보이기까지 해서 딱히 뭐라 할 말은 없다만,

  술은 촉매제.

  지위는 무기.

  사상은 방패.

  그냥 다 까놓고 조지면 되지 미사여구를 같다 붙이려니 그게 더 헷갈린다.

  뭐냐 이게.

  가만 보면 교육만 그런 게 아니니 더 문제다. 수학 공식을 제외한 세상의 대부분의 것들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니 원. 해매이던 사람들만 죽어나는 거지.

  그렇게 어딘가에서 목매달고 죽으면

  티비 속 그러려니.

  채널 돌려 드라마 보고 ‘세상은 사랑이야 흑흑.’

  다음날 일어나 직장에서 하사 한 놈 정수리 쌔리 박고

  술자리에서 누군가에게 감정을 팔다가

  다시 엎드려서 빌빌.

  사는 게 원래 다 그러려니 싶으면서도

  가만 보면 이게 뭔 개짓거린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흠.

  흠. 흠.

  “너도 그러냐?”

  우리 집 강아지한테 사료를 주며 물었다. 마냥 기뻐하며 바닥바닥 사료를 먹는 모습이 솔직해보여서 좋았다. 이따금씩 옆의 개를 견제하며 으르렁거리기도 했다. 사람보다 낫네. 7만년의 역사동안 인류는 발전한답시고 별별 짓들을 다 했는데, 하는 짓은 개랑 똑같고 겉치레만 잔뜩 불어나 있으니.

  당하면 이기려고 노력하면 될 텐데. 뒤죽박죽 쌓인 이 사회에서는 도망칠 구석이 너무나도 많다. 이쯤 되면 뇌가 발전한 게 좋은 진화인지도 의심되는 순간이다.

  흠.

  흠. 흠.

  그렇게, 고민하는 척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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