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무협물
대리서사소설(大里敍事小說 )
작가 : 아미가
작품등록일 : 201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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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국의 전화방들
작성일 : 19-08-10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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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오칠칠 전화방 성주는 성은 이(李)가요 이름은 숙은(李恩), 호는 번(繁)을 쓰는 자였다. 이 이숙은은 태어났을 때 앞의 모습과 뒤의 모습. 즉 앞뒤가 똑같은 모습을 하고 태어났다. 그를 본 그의 부모는 그를 무서워 하여 그를 산

 속 깊은 곳에 버려두었고 그 산 속 이름 모를 암자의 스님이 그를 거두어 키웠다.

 

  그는 스무 해가 되던 날 그 암자를 나왔으나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로 올곧게 성장하지 못하고 도박을 즐겨하며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그의 범 같은 모습도 그러하고 특히 앞의 모습과 뒤의 모습이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사

 람들은 모두 그를 기괴하게 여기고 두려워했다.

 

  그는 도박으로 번 돈으로 골만어국 관료에게 뇌물을 주어 전화방의 자리를 살 수가 있었다. 골만어국도 노지국과 똑같이 전화방들의 횡포로 백성들은 살기 어려웠고 그 반대로 전화방 관리들은 점점 부를 축적하게 되었다.

 

  이 이숙은은 골만어국 이남지역에 전화방을 쌓아 올리고 스스로 성주라 칭하며 골가격을 형편없이 책정하여 백성들의 노동을 착취하기 시작하였다. 다른 전화방들이 보통 2만골만(골만어국 화폐단위)을 처 줄 때 이 일오칠칠은 겨우 1만2천골만이나 기껏해야 1만5천골만 뿐이 처 주질 않았다. 이에 백성들이 원성이 높아지자 이숙은은 무시무시한 락을 들고 있는 여전사들로 하여금 그들을 사정없이 못살게 굴었다.

 

  이에 백성들은 번이라는 호를 쓰는 이숙은의 폭정이 점점 진화한다 하여 앞뒤가 똑같이 생겨 폭정이 진화한 번호, 즉 줄여서 앞뒤가 똑같은 진화번호 일오칠칠이라 불렀다.

 

  이 일오칠칠 전화방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골이 많이 나고 또 많이 잡히기도 하였다. 그래서 골마너국 백성들은 이곳으로 이주를 많이 하였고 골 값은 형편없지만 골을 많이 잡을 수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자연스레 백성

 들이 모였다. 골이 많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골마너 고을마다 퍼지고 아직 골을 잡는 것이 서툰 백성들도 이곳에서 골 잡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자연스레 이 일오칠칠 전화방으로 많은 백성들이 모였다. 이렇게 백성들이 모이자 거두어 들일 세금이 많아져 일오칠칠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어느새 골만어국도 이 일오칠칠 이숙은의 눈치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이숙은에게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그의 아들 엽(燁)이었다. 이 이숙은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앞뒤가 똑같이 생긴 이 엽을 몹시도 이뻐 하였다. 이 엽은 아비의 극악무도하고 도박을 좋아하는 성격과는 달리 머리가 총명하였으며 무예가 뛰어났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엽을 신동이라 불렀고 이숙은도 이런 칭찬이 기분 나쁘지가 않았다.

 

  이 엽은 어렸을 때부터 아비의 옆에서 권력의 힘을 보았기에 성인이 되자 스스로가 일오칠칠 성주가 되고자 하였고 자신의 가신들과 함께 아비를 암살하고 스스로가 일오칠칠 성주가 되었다. 엽은 일오칠칠의 성주가 바뀌었음을 골만어국 왕에게 전하였고 골만어국 왕도 이를 허락하니 정식으로 일오칠칠의 성주에 오를 수가 있었다.

 

  이에 백성들은 신동이었던 엽이 지 아비를 살해하고 일오칠칠 성주가 되었다 하여 신동엽의 일오칠칠이라 부르게 되었다.

 

  자신의 아버지까지 죽일 수밖에 없는 것이 권력이고 그 권력의 승자가 쓰는 것이 역사라 해도 참으로 잔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앞뒤가 똑같이 생긴 일오칠칠 성주를 궁금해 하던 노지국왕은 골만어국에 서 자신의 나라로 투항하라 하였고 만약 거절할 시에는 대규모 군사를 보내어 일오칠칠뿐만이 아니라 골만어국까지 패망하게 하노라 선포하니 이에 겁을 먹은 골만어국 왕은 엽에게 노지국으로 가라 명하였다. 이에 일오칠칠은 바로 노지국에 충성을 맹세하였고 노지국왕은 흡족해 하며 일오칠칠전화방에 많은 권세를 주었다.

 

  일오칠칠의 소식은 인근 전화방 사이로 급속하게 퍼졌고 소현(小縣)지방의 박씨 성을 가진 성주가 있는 *이오팔팔(理五叭叭)에게 까지 소문이 나기 시작 했다.

 * 이오팔팔(理五叭叭) : 노지국의 이북 소현(小縣)지방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으나 골이 급속하게 많이 출현하여 빠르게 커나가고 있는 전화방. 소현지방의 박씨 성을 쓰는 자가 전화방 주인이라 하여 사람들은 이곳을 박소현의 이오팔팔이라 불리었다.

  이 이오팔팔 성주는 노지왕이 특별히 일오칠칠을 어여삐 여기는 것이 질투가 나 노지왕에게 투서를 올리고 노지왕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자 이 자를 성으로 불러 들였다.

 

  "그래. 그대가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무엇인고?"

 

 "성...성은이...망극하나옵니다...왕께서 앞뒤가 똑같이 생겼다 하여 일오칠칠 성주를 어여삐 여기심을 잘 아...아..옵니다..."

 그는 노지왕 앞에 엎드려 벌벌 몸을 떨고 있었다.

 

 "그래서? 무엇이 잘못되었느냐..." 노지왕이 짐짓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아니옵니다... 그가 앞뒤가 똑같.....이 생겼다면... 소인은 좌우로 정렬, 좌우로 정렬... 즉 좌우가 똑같사옵니다..."

  그가 여전히 몸을 사시나무 떨듯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것이 무슨 소린고? 그대는 고개를 들어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거라”

  왕이 궁금하여 물으니 이에 용기를 내어 그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왕이여 보시 옵소서. 일오칠칠 성주가 앞뒤가 똑같다면 저는 좌우가 똑같사옵니다."

  그가 팔을 양옆으로 크게 벌리었다.

 

  "...... 네 이놈....사람은 본디 좌우가 똑같거늘... 너가 감히 짐을 능멸하느냐... 여봐라 저 놈에게 당장 큰 벌을 내리도록 하여라.“

  그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던 노지왕은 불같이 화를 내었다.

 

  이에 이오팔팔 성주는 왕에게 크게 혼이 나서 쫒겨 나고 주변 전화방 성주들에게서 놀림을 받게 되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역사에는 기록되어 있지 아니하고 야사로 전해저 내려오는 이야기다.

 

  노지국은 땅이 워낙 광대하여 직접 모든 지역을 관장할 수가 없어 각 전화방 제도를 운용하고 있었다. 이 노지국에만 수 백개의 전화방들이 있었고 각 성주들에게 자치권한을 주었다. 전화방들은 백성들에게서 거두어 들인 부로고림비의 세금을 중앙정부에 바치기만 한다면 나라에서 크게 간섭하려 들지 않았다.

 

  이렇듯 노지국의 기반은 각 지방마다 설치 운용되어 지고 있는 전화방들이 되었고 이 전화방들을 통해 백성들을 통치하고 있었다.

 

  전화방들은 성주가 누구냐에 따라 백성들의 삶이 달라졌다. 즉 성주가 올곧고 바른 이라면 그 전화방의 백성들은 삶이 편안하였으나 그렇지 않은 곳의 전화방들 백성들은 고통 속에 살아 가야했다. 하지만 당시 노지국은 상당히 부패하였고 돈으로 전화방을 거래하는 일이 잦았다. 거액의 뇌물을 관리들에게 바처서 얻은 전화방 성주들은 자신이 들인 돈의 본전을 뽑고자 더 더욱이 백성들을 핍박하였고 이중 삼중의 세금을 강요하고 골값을 많이 처 주질 않았다.

 

  열에 아홉은 백성들을 괴롭히는 성주들이 있었으나 백성들의 신망을 얻는 전화방도 있었으니....

작가의 말
 

 전화방들은 지금의 시,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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